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클럽에서 독서토론한다고 책 읽어오라고 하면 미처 못읽었을 경우
다이제스트판으로 읽은 후 토론에 참가하는 것과 같은 트래킹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올레트래킹을 2박 3일에 어느 곳을 어떻게 할지 모른채 무턱대고 제주관광에 예약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금요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 제주에 도착한 날은 그냥 하루 공치고
다음 날 아침 8시 30분부터 8코스를 시작으로 13코스까지 맛보는 것이 우리들의 첫째날 일정이었다.
등산복에 등산화, 배낭까지 중무장한 우리들이 걷기에는 길은 너무 평탄하고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아주 친철하게 개발을 다 해놓았다.
올레꾼들이라 불리우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배낭을 다 메고, 얼굴이 타지 않도록 두건으로 가린채 해변길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제주도는 여러번 왔어도 이렇게 해안도로를 따라 걷기는 처음이다.
푸른 바다와 검은 절벽,,,, 그리고 해안을 따라 자생하는 해송들이 보기 좋게 어울어져 탄성이 절로 나온다.
중문단지 롯데호텔 뒤로해서 하이야트호텔을 끼고 걷기 시작한 지 1시간 정도 되니 우리를 안내하는 택시기사가 정확히 약속한 자리에 대기하고 있었다.
좀 싱겁기도 하고, 이게 아닌데 싶었지만 다음 코스로 이동하였다.
9코스는 안덕계곡이라는 곳을 따라 1시간 정도 또 걷는다.
다른 사람들이 쓴 답사기를 읽어보면 한 코스에 4~5시간 씩 걷는다고 하던데 우리들은 시간상 그럴 수 없어 각 코스별로 1시간 정도 걷도록 일정이 짜여져 있었다.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을 말 수 없고 가지 않은 길엔 무엇이 있을 지 몰라 일단 우리들은 일정대로 맛을 보는 셈이었다....
10코스는 마라도 가는 선착작이 있는 송악산 코스였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햇빛이 따뜻한데도 얼굴을 때리는 찬바람이 따갑다.
송악산에 올라 멀리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다시 내려와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10코스 해변을 따라 1시간 정도 또 걸었다.
제주 올레가 회자되기 시작하여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가고 드디어는 우리부부도 잠깐 짬을 내어 체험해보았지만, 우리나라의 추진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작년 개교기념일에 (2008년 11월 1일) 한라산 등반을 할 때만 해도 제주 올레 트래킹이라는 말은 없었다.
그 후 걷기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고 스페인, 터키, 등을 걷고 돌아온 우리나라 한 여성의 제안으로 비롯 된 제주올레는 마을 구석구석 관광객이 잘 다닐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를 해 놓았다.
13코스의 저지오름을 갔을 때는 마을 어귀에 있는 간이 화장실이 어찌나 깨끗하고 음악까지 나오는 상쾌함에 내심 놀랐다.
해변을 따라 한 없이 걷고 또 걷고..... 걸음이 빠른 남편은 어느 틈에 한 모롱이를 앞서 나가다 저만치에서 뒤를 돌아다보며 서 있다.
" 그 쯤에서 기다릴 거면 왜 미리 앞서 간담? "
내심 서운한 맘이 들다가도 올레길을 걸으려면 말이 필요없겠다 싶다.
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보면 어느새 발걸음이 빨라지나 보다 .
덕분에 난 아주 실컷 푸른 바다를 맘껏 눈에 넣고 마음껏 바람을 들이마시며 여기 저기 둘러보면서 제주도의 바람과 돌과 바다를 카메라에 담았다.
난 아주 한동안 이 사진들을 보면서 제주도 해변과 몇 개 오른 오름들의 분화구를 추억할 것이며 귓전을 때리던 찬 바람을 서늘하게 느낄 것이다....
참,,,, 우리가 타고 다니던 기사님 이야기도 해야겠다.
나이먹어서 부부 둘만 여행을 한다는 것이 어찌나 화제가 궁하던지...
관광버스에 타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며 이런 저런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에 대해 이런 저런 추츧도 해보며 하던 관광을 해오다, 딱 둘만을 위해 하루 종일 안내하며 수입을 잡는 기사가 왠지 불편하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여 올레 코스 하루 일정이 끝나는 날 기사가 추천한 몽골 마장쇼를 관람하기도 했다.
덕분에 이 기사님 시키는대로 몽골의 전통가옥 겔에서 사진도 한장 찍게 되었고, 다음 날은 완전 신혼 여행 다니 듯 포즈를 잡게 한 후 기념사진을 몇 장 찍었다.
둘째날은 성산일출봉에서 섭지코지까지 걷는 1, 2코스이다.
1코스가 15km 2코스가 17.2km 이니 제대로 완주하려면 오늘 하루 종일 걸어야 할 것이다.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이 7시 30분이니 오전 만 이 코스를 걷기로 했다.
성산일출봉은 언제 보아도 참으로 감동스럽다. 일출을 경험하려면 새벽 4시에 일어나 움직였어야 했다.
난 그 전날 마장쇼를 한시간 여 관람할 때 많이 걸은 후 찬바람이 부는 곳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감기 기운과 체기가 있어 몸미 안좋았기에 일출은 포기하고 9 시 30분부터 일정대로 성산일출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해는 분화구 높이 떠올라있었지만 감동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국관광객이 아주 좋아하는 코스가 바로 이 곳이라고 하더니, 주위에 온통 중국어가 들린다.
성산일출봉에서 내려와 광치기 해변서부터는 섭지코지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걸었다.
이병현, 송혜교가 나온 올인이라는 드라마 덕분에 섭지코지가 유명세를 탓다고 하지만, 그 영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지난번 오드리가 결혼 30주년으로 다녀온 사진에 제주 섭지코지가 있었는데, 겨울이 이토록 아름다우니 유채꽃이 활짝 피는 봄에는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사진을 하는 카메라맨들의 미적 감각으로 태어난 제주의 여러 곳은 우리같은 이들에게 충분한 아름다움을 선사하였다.
<광치기 해안에서 섭지코지로 가는 길---------걷고 걷고 또 걷고>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7코스 외돌개 ,,,, 대장금촬영지랍니다.>
<7코스 해안길을 따라 한 없이 걷습니다. 가다가 뒤돌아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걸어 왔더라구요. >
<걷다보면 길섶에 노란 꽃들도 피어있고, 미니리 논도 보이고 말들도 보이고 하더이다. 주렁주렁 매달린 감귤밭도 많구요. >
<원래 올레는 제주말로 동네 마실길 정도 되는 가봐요. 이런 길들을 찾아 연결하며 제주 일주를 할 수 있는 정도로 개발했더군요. 해안도로와 섬에는 걷기 쉽게 나무로 데크를 깔아 놓았는데, 걷기는 편하지만 자연미는 좀 없어진듯 해요.>
걷고 걷고 또 걷고..... 중간 중간 우리를 이동 시켜준 택시기사 덕분에 편하게는 했으나 한 코스도 완주한 것이 없어서 우리의 올레트래킹은 완전 다이제스트판 올레길 걷기라고나 할까요?
하루씩 비껴서 올레 트레킹을 한 동료 부부는 점심은 빵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하루에 2코스씩 완주를 했다고 하더군요.
발에는 물집이 잡히고 얼굴은 검게 그을린 것이 완주의 기쁨에 힘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사람이 사는 모습이 이렇게 다르지요?
저도 그렇게 하자면 그리했을터이지만, 남편은 그런 스타일 보다는 우리가 경험한 스타일이 맘에 맞는가 봅니다.
트래킹 둘째날 저녁 비행기 시간이 맞으면 일찍 올라가 쉬고 싶다고 하는 걸보니, 비슷비슷한 길을 걷고 또 걷는 올레 트래킹이 지루했나봅니다.
저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첫째날은 겨울 한라산 등반을 하고, 다음날 올레길을 걸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동 중에 바라본 하얀 눈이 덮인 한라산이 끝없이 우릴 유혹하더라구요....
어쨋거나 남편이랑 함께 걸은 제주 올레길,,,,,,,,,,,, 날씨도 좋고 바람도 좋고 더욱 좋은 것은 함께 걸을 수 있는 건강한 남편이 있다는 것이었답니다.
첫댓글 사진만 보아도 제주의 신선한 풍광이 느껴지네. 올레 트레킹은 정말 해보고싶은 나의 숙원사업(?)인데.. 한 1주일 푹 걷기에 빠져보는것. 짧은 일정이 아쉽긴하지만 너무 좋은 여행을 했구나.부럽당~
차~암~~ oks 증말 (열)심~히 돌아다닌당~~!!! 난 제주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별로 안 좋아해~~ 울 시누이 제주도에 맛있는 것 많다고 자주 가더만..(먹는것 심히 밝히는 집안이어서..) 모두들 제주 올레 다니느라 지난 가을에 꽤 떠들석했었어~~
그러고보니 김헌홍선배님의 고향이 제주도라고 했지요? 지금도 연고가 남아 있다면 기회가 되면 제주도로 MT가서 한라산이고 올레길이고 의기투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참으로 대단한 부부야 난 딸네부부와 7코스 반만 걸어 보았는데... 3월에 동네 아줌마들과 가려는데... 제일 좋은 길 추천 좀 해봐요~~~
내 대학친구가 제주도 애월 쪽에 땅 3000평을 사서 Container 하나 갖다놓고, 뭘 할까 하면서
3년째 거기서 진도개 2마리와 지내고 있음. 얼마전에 잠깐 가보니 ,책읽고, 친구들이 내려오면 하자는데로 다 하면서 즐기고 있읍디다.(골프,올레,말타기,등산, 낛시,스쿠버)
내 땅(한림읍)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라서 내가 빨리 은퇴해서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합니다.
취미는 성악, 바둑, 독서 , 제주도가 그리 좋다 합디다. 그 친구는 진주 출신임.
MT갑시다.!
MT가요! 요즈음 주말이면 새벽부터 공항가는 지하철이 북적인다하던데.. 헌홍선배님의 한림읍땅도 구경하구요. 은퇴해서 제주생활하시려면 자주 가서 그곳의 기운에 익숙해 지셔야 지요.. 바닷바람을 벗삼아 섹스폰부는 선배님, 정말 멋질 것 같아요. 오짱! 제주MT다시한번 주선해보삼..
제주도는 5월이 제일 좋다고 하던데.... 5월 석가탄신일이 21일~23일까지 연휴로 이어지네요. 금토일이 황금연휴라 비행기삯이 비싸질테지만 그 때가 챤스인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