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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39권
增壹阿含經卷第三十九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43. 마혈천자품②
馬血天子品第四十三之二
[ 5 ]②
“그때 악마 파순은 분노가 불꽃처럼 일어나 곧 사자 대장에게 명령하였다.
‘네 무리의 군사를 속히 집결시켜라. 저 사문을 치러 가리라. 그리고 어떤 세력이 있기에 나와 싸울 수 있는지 관찰해 보리라.’
나는 그때 생각하였다.
‘보통 사람이 싸우려 해도 잠자코 있을 수 없는데 하물며 욕계(欲界)에서 세력이 있고 귀한 사람이겠는가? 반드시 저 자와 싸워 보리라.’
“是時,弊魔波旬瞋恚熾盛,卽告師子大將曰:速集四部之衆,欲往攻伐沙門。又當觀察,爲有何力勢,堪任與我共戰鬪耶?我爾時,復更思惟:與凡人交戰,猶不默然,何況欲界豪貴者乎?要當與彼少多爭競。
“시시,폐마파순진에치성,즉고사자대장왈:속집사부지중,욕왕공벌사문。우당관찰,위유하력세,감임여아공전투야?아이시,부경사유:여범인교전,유불묵연,하황욕계호귀자호?요당여피소다쟁경。
비구들아, 나는 그때 인자(仁慈)의 갑옷을 입고, 손에는 삼매(三昧)의 활과 지혜의 화살을 들고 그들을 기다렸다. 그때 악마 대장이 거느린 군사의 수는 18억이었고, 그들은 원숭이와 사자 등 제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내게 찾아왔다.
時,我比丘著仁慈之鎧,手執三昧之弓、智慧之箭,俟彼大衆。是時,弊魔大將兵衆十八億數,顏貌各異,猿猴、師子來至我所。
시,아비구저인자지개,수집삼매지궁、지혜지전,사피대중。시시,폐마대장병중십팔억수,안모각이,원후、사자래지아소。
그때 나찰(羅刹)의 무리 중에는 한 몸에 몇 개의 머리가 달린 자도 있었고, 혹은 수십 개의 몸에 한 개의 머리만 가진 자도 있었으며, 두 어깨에 세 개의 목이 있고 가슴에 입이 붙은 자도 있었다. 어떤 자는 손이 하나뿐이고, 어떤 자는 손이 두 개, 또 어떤 자들은 손이 네 개였다.
두 손으로 머리를 받쳐 들고 입에 죽은 뱀을 물은 자도 있었고, 머리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입으로 불빛을 내는 자도 있었으며, 두 손으로 입을 벌리고는 달려들어 삼켜버리려는 자도 있었고, 배를 가르고 서로 마주 보며 손에는 칼을 잡고 창을 둘러멘 자도 있었다.
어떤 자는 절구를 들고 있기도 했고, 산을 짊어지거나 돌을 지고 큰 나무를 둘러멘 자도 있었으며, 두 다리는 위에 있고 머리가 밑에 있는 자도 있었다. 그들은 코끼리ㆍ사자ㆍ호랑이ㆍ이리ㆍ독충(毒蟲) 따위를 타고 다니기도 하였고, 혹은 걷기도 하며 공중을 날기도 하였다.
그때 악마는 이러한 무리들을 거느리고 내가 앉아 있던 보리수를 에워쌌다.
爾時,羅剎之衆,或一身若干頭,或有數十身而共一頭,或兩肩有三頸,當心有口,或有一手,或有兩手者,或復四手,或兩手擎頭,口銜死蛇,或頭上火然,口出火光,或兩手擘口,欲前噉之,或披腹相向,手執刀劍,擔持戈矛,或執舂、杵,或擔山負石,擔持大樹者,或兩腳在上,頭在下,或乘象、師子、虎、狼、毒虫,或步來者,或空中飛。是時,弊魔將爾許之衆,圍繞道樹。
이시,라찰지중,혹일신약간두,혹유수십신이공일두,혹량견유삼경,당심유구,혹유일수,혹유량수자,혹부사수,혹량수경두,구함사사,혹두상화연,구출화광,혹량수벽구,욕전담지,혹피복상향,수집도검,담지과모,혹집용、저,혹담산부석,담지대수자,혹량각재상,두재하,혹승상、사자、호、랑、독충,혹보래자,혹공중비。시시,폐마장이허지중,위요도수。
이때 악마 파순(波旬)이 내 왼쪽에서 내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빨리 일어나라.’
비구들아, 나는 그때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였다.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내가 두렵지 않은가?’
내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마음을 잘 단속하고 있으므로 두려울 것이 없노라.’
그러자 파순이 말하였다.
‘사문이여, 나의 이 네 무리 군사가 보이느냐? 그런데도 너는 혼자 몸으로 무기도 군사도 없이, 까까머리에 드러난 몸으로 세 가지 법의만 걸치고 서서 〈나는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하는구나.’
時,魔波旬在我左側,而語我曰:沙門速起。時,我比丘默然不對。如是再三魔語我曰:沙門畏我不乎?我告之曰:我今執心無所畏懼。時,波旬曰:沙門頗見我四部之衆耶?然汝一己,無有器杖、兵刃,禿頭露形,著此三衣。復言:吾無所畏。
시,마파순재아좌측,이어아왈:사문속기。시,아비구묵연불대。여시재삼마어아왈:사문외아불호?아고지왈:아금집심무소외구。시,파순왈:사문파견아사부지중야?연여일기,무유기장、병인,독두로형,저차삼의。부언:오무소외。
그때 나는 파순에게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인자(仁慈)의 갑옷 입고 삼매의 활에
손에는 지혜의 화살을 들었네.
복된 업으로 군사를 삼았으니
내 이제 너의 군사 쳐부수리.
爾時,我向波旬,便說此偈: 이시,아향파순,편설차게:
仁鎧三昧弓, 인개삼매궁,
手執智慧箭, 수집지혜전,
福業爲兵衆, 복업위병중,
今當壞汝軍。 금당괴여군。
이때 악마 파순이 다시 내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 사문에게 많은 이익을 주리라. 그러나 만일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너를 잡아 그 몸을 가루로 만들리라.
또 그대 사문은 얼굴이 단정하고 나이도 한창 청춘이며 찰리의 전륜성왕 종족으로 태어났다. 빨리 여기서 일어나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도록 하라. 내 장차 그대를 전륜성왕이 되게 하리라.’
나는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네가 말한 것들은 무상(無常)한 것이고 변하는 것이어서 그리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그것은 버려야 할 것으로서 내가 탐내는 것이 아니다.’
악마 파순이 다시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을 마음에 두고 있는가?’
그때 내가 대답하였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근심과 두려움이 없는 곳, 즉 안온하고 담박한 열반(涅槃)의 성에서 지내는 것이며, 생사(生死)에 떠돌면서 고뇌에 잠겨 있는 이 중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일이다.’
時,魔波旬復語我曰:我於沙門,多所饒益。設不從我語者,正爾取汝,灰滅其形。又復沙門顏貌端政,年壯可羙,出處剎利轉輪王種,速起此處,習於五樂,我當將和,使汝得作轉輪聖王。時,我復報波旬曰:汝所說者,無常變易,不得久住,亦當捨離,非吾所貪。時,弊魔波旬復語我曰:沙門今日爲何所求?志願何物?時,我報曰:吾所願者,無憂畏處,安隱恬泊,涅槃城中,使此衆生,流浪生死,沈翳苦惱者,導引正路。
시,마파순부어아왈:아어사문,다소요익。설불종아어자,정이취여,회멸기형。우부사문안모단정,년장가양,출처찰리전륜왕종,속기차처,습어오악,아당장화,사여득작전륜성왕。시,아부보파순왈:여소설자,무상변역,불득구주,역당사리,비오소탐。시,폐마파순부어아왈:사문금일위하소구?지원하물?시,아보왈:오소원자,무우외처,안은념박,열반성중,사차중생,류랑생사,침예고뇌자,도인정로。
악마는 나에게 말했다.
‘사문이여, 만일 지금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네 다리를 잡아 바다 속으로 던져버리리라.’
이때 나는 파순에게 대답했다.
‘내가 천상과 인간을 관찰해보건대, 악마이건 마천(魔天)이건 사람이건 사람이 아니건, 또 너의 네 무리라 할지라도 나의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악마가 대꾸하였다.
‘사문이여, 지금 나와 싸우자는 것인가?’
내가 말하였다.
‘싸울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악마가 대꾸하였다.
‘너의 원수는 누구인가?’
魔報我曰:設今沙門不速起乎坐者,當執汝腳,擲著海表。時我報波旬曰:我自觀察天上、人中,魔若魔天、人若非人及汝四部之衆,不能使吾一毛動。魔報我曰:沙門今日欲與吾戰乎?我報之曰:思得交戰。魔報我曰:汝怨是誰?
마보아왈:설금사문불속기호좌자,당집여각,척저해표。시아보파순왈:아자관찰천상、인중,마약마천、인약비인급여사부지중,불능사오일모동。마보아왈:사문금일욕여오전호?아보지왈:사득교전。마보아왈:여원시수?
내가 말하였다.
‘교만이다. 교만이란 곧 증상만(增上慢)을 일컫는 말이니, 자만(自慢)ㆍ사만(邪慢)ㆍ만중만(慢中慢)ㆍ증상만이니라.’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네가 무슨 방법으로 그 여러 가지 교만을 없애려고 하는가?’
그때 내가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파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자인삼매(慈仁三昧)ㆍ비삼매(悲三昧)ㆍ희삼매(喜三昧)ㆍ호삼매(護三昧)ㆍ공삼매(空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ㆍ무상삼매(無相三昧)가 있다. 자삼매(慈三昧)로 말미암아 비삼매를 얻고, 비삼매로 말미암아 희삼매를 얻으며, 희삼매로 말미암아 호삼매를 얻는다. 공삼매로 말미암아 무원삼매를 얻고 무원삼매로 말미암아 무상삼매를 얻나니, 이 세 가지 삼매의 힘으로 너와 싸울 것이다. 행(行)이 다하면 괴로움이 다하고 괴로움이 다하면 결박이 다하며 결박이 다하면 열반에 이른다.’
我復報曰:憍慢者,是增上慢、自慢、邪慢、慢中慢、增上慢。魔語我曰:汝以何義,滅此諸慢?時,我報曰:波旬,當知有慈仁三昧、悲三昧、憙三昧、護三昧、空三昧、無願三昧、無相三昧。由慈三昧,辦悲三昧;緣悲三昧,得喜三昧;緣喜三昧,得護三昧;由空三昧,得無願三昧;因無願三昧,得無相三昧,以此三三昧之力,與汝共戰。行盡,則苦盡;苦盡,則結盡;結盡,則至涅槃。
아부보왈:교만자,시증상만、자만、사만、만중만、증상만。마어아왈:여이하의,멸차제만?시,아보왈:파순,당지유자인삼매、비삼매、희삼매、호삼매、공삼매、무원삼매、무상삼매。유자삼매,판비삼매;연비삼매,득희삼매;연희삼매,득호삼매;유공삼매,득무원삼매;인무원삼매,득무상삼매,이차삼삼매지력,여여공전。행진,칙고진;고진,칙결진;결진,칙지열반。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법으로써 법을 멸할 수가 있는가?’
내가 대답하였다.
‘법으로써 법을 멸할 수 있다.’
악마가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법으로써 법을 멸할 수 있는가?’
그때 내가 대답하였다.
‘바른 소견이 삿된 소견을 멸하고 삿된 소견이 바른 소견을 멸하며, 바른 다스림이 삿된 다스림을 멸하고 삿된 다스림이 바른 다스림을 멸하며, 바른 말이 삿된 말을 멸하고 삿된 말이 바른 말을 멸하며, 바른 업(業)이 삿된 업을 멸하고 삿된 업이 바른 업을 멸하며, 바른 생활이 삿된 생활을 멸하고 삿된 생활이 바른 생활을 멸하며, 바른 방편이 삿된 방편을 멸하고 삿된 방편이 바른 방편을 멸하며, 바른 기억이 삿된 기억을 멸하고 삿된 기억이 바른 기억을 멸하며, 바른 선정이 삿된 선정을 멸하고 삿된 선정이 바른 선정을 멸한다.’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그대가 오늘 비록 그렇게 말은 하지만,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너는 지금 빨리 일어나 내가 너를 잡아 바다 속으로 던지는 일이 없게 하라.’
魔語我曰:沙門頗以法滅法乎?時我報曰:可以法滅法。魔問我言:云何以法滅法?時我告曰:以正見滅邪見,以邪見滅正見;正治滅邪治,邪治滅正治;正語滅邪語,邪語滅正語;正業滅邪業,邪業滅正業;正命滅邪命,邪命滅正命;正方便滅邪方便,邪方便滅正方便;正念滅邪念,邪念滅正念;正定滅邪定,邪定滅正定。魔語我曰:沙門,今日雖有斯語,此處難剋也。汝今速起,無令吾擲著海表。
마어아왈:사문파이법멸법호?시아보왈:가이법멸법。마문아언:운하이법멸법?시아고왈:이정견멸사견,이사견멸정견;정치멸사치,사치멸정치;정어멸사어,사어멸정어;정업멸사업,사업멸정업;정명멸사명,사명멸정명;정방편멸사방편,사방편멸정방편;정념멸사념,사념멸정념;정정멸사정,사정멸정정。마어아왈:사문,금일수유사어,차처난극야。여금속기,무령오척저해표。
이때 나는 다시 파순에게 말하였다.
‘너는 한 번 보시하는 복을 짓고도 지금 욕계(欲界)의 마왕이 될 수 있었는데 내가 옛날에 지은 공덕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런데도 너는 〈매우 어렵다〉고만 말하고 있구나.’
파순이 대답하였다.
‘내가 지은 복은 네가 지금 증험해 알고 있다. 너는 지금 무수한 복을 지었다고 스스로 말하는데 그것을 누가 증명하는가?’
비구들아, 나는 그때 오른손을 펴서 손가락으로 땅을 어루만지며 파순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은 공덕을 이 땅이 증명해 알리라.’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때 지신(地神)이 땅에서 솟아올라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마땅히 증명하리이다.’
지신이 이렇게 말하자 악마 파순은 근심하고 괴로워하더니 곧 물러나 사라졌다.
時,我復語波旬曰:汝作福,唯有一施,今得作欲界魔王。我昔所造功德無能稱計。汝今所說,方言甚難耶。波旬報曰:今所作福,汝今證知。汝自稱說造無數福,誰爲證知。時我,比丘,卽伸右手,以指案地,語波旬:我所造功德地證知之。我當說此語。是時,地神從地涌出,叉手白言:世尊,我當證知。地神語適訖時,魔波旬愁憂苦惱,卽退不現。
시,아부어파순왈:여작복,유유일시,금득작욕계마왕。아석소조공덕무능칭계。여금소설,방언심난야。파순보왈:금소작복,여금증지。여자칭설조무수복,수위증지。시아,비구,즉신우수,이지안지,어파순:아소조공덕지증지지。아당설차어。시시,지신종지용출,차수백언:세존,아당증지。지신어적흘시,마파순수우고뇌,즉퇴불현。
비구들아, 이런 사실로 보아 알 수 있다. 올바른 법도 오히려 없애야 하거늘 하물며 잘못된 법이겠느냐? 나는 오랜 세월 동안 너희들을 위해 일각유경(一覺喩經)을 설명하면서도 그 글을 기록하지 않았는데, 더구나 그 뜻을 해석한 것이겠는가? 왜냐하면 이 법은 오묘하고 깊어 이 법을 수행하는 성문(聲聞)이나 벽지불(辟支佛)은 큰 공덕을 얻어 감로(甘露) 같은 무위(無爲)의 경지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을 뗏목의 비유라고 하는가? 이른바 교만을 의지하여 교만을 없애는 것이니, 교만이 모두 없어지면 다시는 온갖 번뇌의 어지러운 생각이 없게 되느니라. 마치 살쾡이의 가죽을 아주 잘 가공하면 주먹으로 치더라도 소리가 나지 않고 뻣뻣한 데도 없는 것처럼, 만일 비구에게 교만이 없어진다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전혀 없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너희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설사 도적에게 사로잡히더라도 나쁜 생각을 내지 말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온 세상을 가득 채워라. 저 매우 부드러운 가죽처럼 그렇게 오래 시간을 보내면 그는 무위의 경지를 얻게 될 것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比丘,當以此方便知之,法猶尚滅,何況非法?我長夜,與汝說一覺喩經,不錄其文,況解其義?所以然者,此法玄邃,聲聞、辟支佛所修此法者,獲大功德,得甘露,無爲之處。彼云何名爲乘筏之喩?所謂依慢滅慢。慢已滅盡,無復諸惱亂想之念。猶如野狸之皮極修治之,以手拳加之,亦無聲響,無堅䩕處。此亦如是,若比丘慢盡,都無增減。是故我今告汝等曰:設爲賊所擒獲者,勿興惡念。當以慈心遍滿諸方,猶如彼極柔之皮,長夜,便獲無爲之處。如是比丘,當作是念。”
비구,당이차방편지지,법유상멸,하황비법?아장야,여여설일각유경,불록기문,황해기의?소이연자,차법현수,성문、벽지불소수차법자,획대공덕,득감로,무위지처。피운하명위승벌지유?소위의만멸만。만이멸진,무부제뇌란상지념。유여야리지피극수치지,이수권가지,역무성향,무견䩕처。차역여시,약비구만진,도무증감。시고아금고여등왈:설위적소금획자,물흥악념。당이자심편만제방,유여피극유지피,장야,편획무위지처。여시비구,당작시념。”
이렇게 설법하셨을 때 그 자리에서 3천 천자(天子)는 모든 번뇌가 다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고, 60여 비구는 법복을 벗고 속인으로 돌아갔으며, 또 60여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뜻에 이해가 생겼으며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當說此法時,於彼坐上,三千天子諸塵垢盡,得法眼淨;六十餘比丘還捨法服,習白衣行;六十餘比丘,漏盡意解,得法眼淨。
당설차법시,어피좌상,삼천천자제진구진,득법안정;륙십여비구환사법복,습백의행;륙십여비구,루진의해,득법안정。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6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의 신령스러운 강 항수(恒水) 가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摩竭國神祇恒水側,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불재마갈국신기항수측,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갈국에 어리석고 지혜가 적은 목동이 있었다. 그는 항수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소를 건너게 하려고 하면서 양쪽 기슭의 깊고 얕은 곳을 살펴보지도 않고 곧장 소를 물로 몰아넣었다. 그는 여윈 놈과 아직 어린 송아지들을 먼저 건너게 하였는데, 그 소들은 강 가운데에 이르자 너무도 피로해 저쪽 언덕으로 건너갈 수가 없었다. 다음에는 그다지 힘세지도 않고 그리 약하지도 않은 중간 소들을 건너게 하였으나 그들도 건너지 못하고 중간에서 고통을 당하고야 말았다. 다음에는 아주 힘센 놈을 건너게 하였으나 그들도 강에서 곤란을 겪었다.
爾時,世尊告諸比丘:“猶如摩竭牧牛人愚惑少智慧,意欲從恒水此岸,渡牛至彼岸,亦復不觀彼此之岸深淺之處,便驅牛入水。先渡瘦者,又犢尚小,在水中央,極爲羸劣,不能得至彼岸。復次,渡中流之牛,不肥不瘦,亦不得渡,於中受其苦惱。次復,渡極有力者,亦在水中,受其困厄。
이시,세존고제비구:“유여마갈목우인우혹소지혜,의욕종항수차안,도우지피안,역부불관피차지안심천지처,편구우입수。선도수자,우독상소,재수중앙,극위리렬,불능득지피안。부차,도중류지우,불비불수,역불득도,어중수기고뇌。차부,도극유력자,역재수중,수기곤액。
마찬가지로 지금 내 제자로 있는 비구들 중에도 마음이 어둡고 둔하며 지혜가 없어서 살고 죽을 자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악마의 다리인지 배인지도 분별하지 못하면서 생사의 흐름을 건너려고 하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금계(禁戒)의 법을 익히지 않았기 때문에 곧 파순이 틈을 노리게 된다. 그들은 삿된 길을 좇아 열반을 구하면서 멸도하기를 바라지만 끝내 그 결과를 얻지 못한다. 그래서 스스로 죄업을 짓고 또 남들을 타락시켜 죄에 빠지게 하느니라.
또 마갈국에 영리하고 지혜가 많은 목동이 있었다. 그는 소를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네려고 할 때 먼저 깊고 얕은 곳을 살펴보고는 아주 힘센 소를 맨 앞에 건너게 하여 저쪽 언덕에 이르게 하였다. 그 다음에는 그다지 힘이 세지도 않고 그리 약하지도 않은 중간 소들을 건너게 하여 저쪽 언덕에 이르게 하였고, 다음에는 아주 약한 놈을 건너게 하여 무사히 건넜고 송아지들은 그 뒤를 따라 또 무사히 건너게 하였느니라.
今我衆中比丘亦復如是,心意闇鈍,無有慧明,不別生死位,不別魔之橋船,意欲渡生死之流,不習於禁戒之法,便爲波旬得其便也從邪道,求於涅槃,望得滅度,終不果獲,自造罪業,復墮他人,著罪中。猶摩竭牧牛人黠慧多智,意欲渡牛至彼,此之岸,先觀察深淺之處,前渡極盛力牛到彼岸;次渡中流之牛,不肥不瘦,亦得渡,至彼岸;次渡極羸者,亦渡無他。小犢尋從其後,而濟渡無爲。
금아중중비구역부여시,심의암둔,무유혜명,불별생사위,불별마지교선,의욕도생사지류,불습어금계지법,편위파순득기편야종사도,구어열반,망득멸도,종불과획,자조죄업,부타타인,저죄중。유마갈목우인힐혜다지,의욕도우지피,차지안,선관찰심천지처,전도극성력우도피안;차도중류지우,불비불수,역득도,지피안;차도극리자,역도무타。소독심종기후,이제도무위。
비구들아, 여래도 그와 같이 금세(今世)와 후세(後世)를 잘 살펴보고, 생사의 바다와 악마의 길을 관찰하고는 스스로 8정도(正道)를 따라 생사의 재앙을 건넜으며, 또 그 길로 인도하여 건너지 못한 자들을 건네주느니라.
마치 저 소를 바르게 인도할 때 하나가 바르게 건너면 다른 놈들은 다 그 뒤를 따르는 것처럼, 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번뇌가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심해탈(心解脫)하고 혜해탈(慧解脫)하며, 현세에서 몸소 증득하고는 스스로 유행하며 교화하고 악마의 경계를 넘어 무위의 경지에 이르느니라.
또 저 힘센 소가 항수를 건너 저쪽 언덕에 이르는 것처럼, 나의 성문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5하분결(下分結)을 끊고 아나함(阿那含)이 되어서는 그곳에서 반열반에 들고 이 세상으로 돌아오지 않으며, 악마의 경계를 넘어 무위의 경지에 이르느니라.
그리 힘이 세지도 않고 그리 약하지도 않은 저 중간 소들이 항수를 아무런 의심 없이 건너는 것처럼, 나의 제자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3결(結)을 끊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사다함이 되어서는 이 세상으로 돌아와 괴로움을 완전히 없애며, 악마의 경계를 끊고 무위의 경지에 이르느니라.
저 쇠약한 소들이 많은 송아지들을 이끌고 저 항수를 건너는 것처럼, 나의 제자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결박을 끊고 수다원(須陀洹)이 되어 반드시 건너게 되며, 악마의 경계를 건너고 생사의 재앙을 건너게 되느니라.
저 어린 송아지들이 어미를 따라 건너는 것처럼, 나의 제자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믿음을 지키고 법을 받들어 악마의 모든 결박을 끊고 무위의 경지에 이르느니라.”
比丘,如來亦復如是,善察今世、後世,觀生死之海,魔之徑路,自以八正道,度生死之難,復以此道,度不度者,猶如道牛之正,一正,餘者悉從。我弟子亦復如是。盡有漏,成無漏,心解脫,智慧解脫,於現法中,以身作證,而自遊化,度魔境界,至無爲處,亦如彼有力之牛渡彼恒水,得至彼岸。我聲聞亦復如是,斷五下結,成阿那含,於彼般涅槃,不還來此閒,度魔境界,至無爲處。如彼中流之牛,不肥不瘦,得渡恒水,而無疑難。我弟子亦復如是,斷三結使,婬、怒、癡薄,成斯陁含,來至此世,盡於苦際,斷魔境界,至無爲之處。如彼瘦牛將諸小犢,得渡彼恒水,我弟子亦復如是,斷結使,成須陁洹,必至得度,度魔境界,度生死之難。如彼小犢從母得渡,我弟子亦復如是,持信奉法,斷魔諸縛,至無爲處。
비구,여래역부여시,선찰금세、후세,관생사지해,마지경로,자이팔정도,도생사지난,부이차도,도불도자,유여도우지정,일정,여자실종。아제자역부여시。진유루,성무루,심해탈,지혜해탈,어현법중,이신작증,이자유화,도마경계,지무위처,역여피유력지우도피항수,득지피안。아성문역부여시,단오하결,성아나함,어피반열반,불환래차한,도마경계,지무위처。여피중류지우,불비불수,득도항수,이무의난。아제자역부여시,단삼결사,음、노、치박,성사타함,래지차세,진어고제,단마경계,지무위지처。여피수우장제소독,득도피항수,아제자역부여시,단결사,성수타원,필지득도,도마경계,도생사지난。여피소독종모득도,아제자역부여시,지신봉법,단마제박,지무위처。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악마에게 붙잡히면
생사의 끝을 다하지 못하네.
여래는 이제 끝까지 살펴
지혜의 밝음을 세상에 나타냈네.
爾時,世尊便說斯偈: 이시,세존편설사게:
魔王所應獲, 마왕소응획,
不究生死邊, 불구생사변,
如來今究竟, 여래금구경,
世閒現慧明。 세한현혜명。
모든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것
범지들은 밝게 깨닫지 못하고서
여전히 생사의 언덕을 거닐며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네주려 하네.
諸佛所覺了, 제불소각료,
梵志不明曉, 범지불명효,
猶涉生死岸, 유섭생사안,
兼度未度者。겸도미도자。
이제 이 다섯 종류 사람들과
그밖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들
생사의 재앙을 건너고 싶다면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끝까지 다하라.
今此五種人, 금차오종인,
及餘不可計, 급여불가계,
欲度生死難, 욕도생사난,
盡佛威神力。진불위신력。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그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가지고 게으름이 없이 실천하며, 또 방편을 구해 현성의 8품도를 성취하도록 하라. 성현의 길을 의지하면 스스로 생사의 바다를 건널 수 있으리라. 왜냐하면 저 어리석은 목동은 바로 외도 범지들에게 비유한 것이니, 그들은 스스로 생사의 흐름에 빠지고 또 남들을 타락시켜 죄에 빠지게 한다. 저 항수는 곧 생사의 바다에 비유한 것이며, 저 지혜로운 목동은 바로 여래에 비유한 것이니, 현성의 8품도를 말미암아 생사의 재앙을 건넌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방편을 구해 8성도를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是故比丘,當專其心,無放逸行,亦求方便,成賢聖八品之道,依賢聖道已,便能自度生死之海。所以然者,猶如彼愚牧牛之人,外道梵志是也。自溺生死之流,復墮他人著罪中。彼恒水者,卽是生死之海也。彼黠慧牧牛者,如來是也。度生死之難,由聖八品道。是故比丘,當求方便,成八聖道。如是諸比丘,當作是學。”
“시고비구,당전기심,무방일행,역구방편,성현성팔품지도,의현성도이,편능자도생사지해。소이연자,유여피우목우지인,외도범지시야。자닉생사지류,부타타인저죄중。피항수자,즉시생사지해야。피힐혜목우자,여래시야。도생사지난,유성팔품도。시고비구,당구방편,성팔성도。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에 있는 기바가이원(耆婆伽梨園)에서 1,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온갖 번뇌가 이미 없어졌고 여섯 가지 신통[六通]이 맑게 트인 자들이었는데, 오직 아난 비구 한 사람만은 그렇지 못했다.
一時,佛在羅閱城耆婆伽梨園中,與千二百五十弟子俱。盡是阿羅漢,諸漏已盡,六通淸徹。唯除一人阿難比丘也。
일시,불재라열성기파가리원중,여천이백오십제자구。진시아라한,제루이진,륙통청철。유제일인아난비구야。
그때 아사세왕(阿闍世王)이 7월 15일, 한해를 끝내는 때[受歲時] 밝은 별들이 초롱초롱한 한밤에 월광(月光) 부인에게 말하였다.
“오늘은 15일, 보름달이 둥글고 너무도 청명(淸明)하오. 이런 밤에 무엇을 하면 좋겠소?”
爾時,王阿闍世七月十五日,受歲時,夜半明星出現,告月光夫人曰:“今十五日,月盛滿,極爲淸明,當應施行何事?”
이시,왕아도세칠월십오일,수세시,야반명성출현,고월광부인왈:“금십오일,월성만,극위청명,당응시행하사?”
부인이 대답하였다.
“오늘은 15일, 계(戒)를 설하는 날입니다. 마땅히 창기들로 하여금 풍류를 울리게 하고 5욕(欲)을 즐기는 게 좋겠습니다.”
夫人報曰:“今十五日說戒之日,應當作倡伎樂,五欲自娛樂。”
부인보왈:“금십오일설계지일,응당작창기악,오욕자오악。”
왕은 그 말을 듣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왕은 다시 우다야(優陀耶) 태자에게 물었다.
“오늘밤은 너무도 청명하다.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時王聞此語已,不入其懷。王復告優陁耶太子曰:“今夜極淸明,應作何事?”
시왕문차어이,불입기회。왕부고우타야태자왈:“금야극청명,응작하사?”
우다야 태자가 왕에게 아뢰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아직 항복하지 않은 외적(外敵)들이나 다른 나라를 정벌하러 가면 좋겠습니다.”
優陁耶太子白王言:“如今夜半,極淸明,應集四種之兵,諸外敵異國不靡伏者,當往攻伐。”
우타야태자백왕언:“여금야반,극청명,응집사종지병,제외적이국불미복자,당왕공벌。”
아사세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다시 무외(無畏) 태자에게 물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是時,王阿闍世聞此語已,亦復不入其意。復語無畏太子曰:“如今極淸明之夜,應何所施行?”
시시,왕아도세문차어이,역부불입기의。부어무외태자왈:“여금극청명지야,응하소시행?”
무외 왕자는 아뢰었다.
“불란가섭(不蘭迦葉)은 온갖 산수(算數)에 밝고 더불어 천문(天文)과 지리(地理)를 잘 알고 있어서 사람들이 받들고 우러르니, 그에게 찾아가서 이 의심을 물어보소서. 그는 왕께 지극히 오묘한 이치를 설명하여 끝내 걸림이 없을 것입니다.”
無畏王子報曰:“今不蘭迦葉明諸算數,兼知天文、地理,衆人所宗仰,可往至彼,問此疑難。彼人當與尊,說極妙之理,永無留滯。”
무외왕자보왈:“금불란가엽명제산수,겸지천문、지리,중인소종앙,가왕지피,문차의난。피인당여존,설극묘지리,영무류체。”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왕은 다시 수니마(須尼摩)라는 대신(大臣)에게 물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時王聞此語已,亦不入其意。復語須尼摩大臣曰:“如今之夜,極爲淸明,應何所施行?”
시왕문차어이,역불입기의。부어수니마대신왈:“여금지야,극위청명,응하소시행?”
수니마가 왕에게 아뢰었다.
“오늘밤은 이렇게 너무나도 청명합니다. 아이단(阿夷耑)이라는 사람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그는 아는 것이 많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에게 찾아가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물어보소서.”
須尼摩白王言:“如今夜半,極爲淸明,然阿夷耑近在不遠,多所曉了,唯願大王,往問其宜。”
수니마백왕언:“여금야반,극위청명,연아이단근재불원,다소효료,유원대왕,왕문기의。”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바사(婆沙)라는 범지(梵志)에게 물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王聞此語已,亦復不入其意,復告婆沙婆羅門曰:“如今夜半,極爲淸明,應何所施行?”
왕문차어이,역부불입기의,부고파사파라문왈:“여금야반,극위청명,응하소시행?”
범지가 아뢰었다.
“오늘은 15일, 밤이 너무도 청명합니다. 지금 구야루(瞿耶樓)라는 사람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에게 찾아가 그 뜻을 물어보소서.”
婆羅門報曰:“如今十五日,極爲淸明,然有瞿耶樓,近在不遠。唯願大王,往問其義。”
파라문보왈:“여금십오일,극위청명,연유구야루,근재불원。유원대왕,왕문기의。”
왕은 그 말을 듣고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마특(摩特) 범지에게 물었다.
“이처럼 청명한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는가?”
時,王聞此語已,復不合其意。復語摩特梵志曰:“如今夜半,極爲淸明,應作何事?”
시,왕문차어이,부불합기의。부어마특범지왈:“여금야반,극위청명,응작하사?”
범지가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파휴가전(波休迦旃)이라는 사람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선 그를 찾아가 그 일을 물어보소서.”
梵志報曰:“大王,當知彼休迦旃近在不遠。唯願大王,往問其情。”
범지보왈:“대왕,당지피휴가전근재불원。유원대왕,왕문기정。”
왕은 그 말을 듣고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왕은 다시 군사를 맡은 색마(索摩)에게 물었다.
“이처럼 청명한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는가?”
王聞此語已,復不合其意。復告索摩典兵師曰:“如今夜半,極爲淸明,應何所施行?”
왕문차어이,부불합기의。부고색마전병사왈:“여금야반,극위청명,응하소시행?”
색마가 아뢰었다.
“선필로지(先畢盧持)라는 사람이 여기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그는 온갖 산수에 밝다고 합니다. 그에게 찾아가 그 일을 물어보소서.”
索摩報曰:“先畢盧持近在不遠,明諸算術,可往問其義。”
색마보왈:“선필로지근재불원,명제산술,가왕문기의。”
왕은 그 말을 듣고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최승(最勝)이라는 대신에게 물었다.
“오늘은 15일, 밤이 이처럼 청명한데 무엇을 하면 좋겠는가?”
王聞此言已,亦不合其意。復告最勝大臣曰:“如今十五日,極爲淸明應何所施行?”
왕문차언이,역불합기의。부고최승대신왈:“여금십오일,극위청명응하소시행?”
최승이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니건자(尼揵子)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모든 경전을 두루 보아 스승들 중에서도 최상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를 찾아가 그 뜻을 물어보소서.”
最勝白王言:“今有尼揵子,博覽諸經,師中最上。唯願大王,往問其義。”
최승백왕언:“금유니건자,박람제경,사중최상。유원대왕,왕문기의。”
왕은 그 말을 듣고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모두들 이처럼 어리석고 미혹하여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교묘한 방편도 없구나.’
王聞此語已,不合其意。復作是思惟:此諸人等斯是愚惑,不別眞僞,無有巧便。
왕문차어이,불합기의。부작시사유:차제인등사시우혹,불별진위,무유교편。
그때 기바가(耆婆伽) 왕자가 왕의 왼쪽에 있었다. 왕은 기바가를 돌아보고 물었다.
“이처럼 청명한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는가?”
爾時,耆婆伽王子在王左側,王顧語耆婆伽曰:“如今夜半,極爲淸明,應何所施行?”
이시,기파가왕자재왕좌측,왕고어기파가왈:“여금야반,극위청명,응하소시행?”
이때 기바가가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아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여래께서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빈취원(貧聚園)에서 노닐며 1,250명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계십니다. 원컨대 대왕께서 찾아가 그 일을 물어보소서.
저 여래께서는 광명과 같으신 분이라서 어떤 의심이나 걸림도 없으시며, 3세의 일을 다 알아 꿰뚫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 분이 왕을 위해 그 일을 연설하시면 왕께서 가지신 의심이 탁 트여 스스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是時,耆婆伽卽前,長跪,而白王言:“今如來近在不遠,遊貧聚園中,將千二百五十弟子。唯願大王,往問其義。然彼如來爲明爲光,亦無疑滯,知三世事,靡不貫博。自當與王演說其事,王所有狐疑㸌然自悟。”
시시,기파가즉전,장궤,이백왕언:“금여래근재불원,유빈취원중,장천이백오십제자。유원대왕,왕문기의。연피여래위명위광,역무의체,지삼세사,미불관박。자당여왕연설기사,왕소유호의㸌연자오。”
아사세왕은 기바가의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였으며 착한 마음이 생겨 곧 기바가를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왕자여, 그 말 참 잘하였다. 왜냐하면 지금 내 몸과 마음은 불타고 있다. 또 나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부왕을 죽이고 나서 항상 ‘누가 내 마음을 깨우쳐 주겠는가?’ 하고 생각했었다. 지금 기바가가 한 말은 내 마음에 쏙 드는구나.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여래라는 말만 들고도 번쩍 크게 깨닫겠구나.”
是時王阿闍世聞耆婆伽語已,歡喜踊躍,善心生焉。卽歎耆婆伽曰:“善哉,善哉!王子,快說斯言。所以然者,我今身心極爲熾然。又復無故,取父王殺。我恒長夜作是念:誰堪任悟我心意者。今耆婆伽向所說者,正入我意。甚奇,甚特!聞如來音響,㸌然大悟。”
시시왕아도세문기파가어이,환희용약,선심생언。즉탄기파가왈:“선재,선재!왕자,쾌설사언。소이연자,아금신심극위치연。우부무고,취부왕살。아항장야작시념:수감임오아심의자。금기파가향소설자,정입아의。심기,심특!문여래음향,㸌연대오。”
이때 왕은 기바가에게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늘 이 밤은 너무도 청명하건만
내 마음 깨달을 수가 없네.
너희들은 제각기 말해 보아라.
누구를 찾아가 이 이치 물어야 할까?
時,王向耆婆伽,便說此偈: 시,왕향기파가,편설차게:
今日極淸明, 금일극청명,
心意不得悟, 심의불득오,
汝等人人說, 여등인인설,
應往問誰義。 응왕문수의。
불란가섭과 아이단과
니건자와 범지의 제자들
그들은 의지할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은 날 구제하지 못하리.
不蘭阿夷耑, 불란아이단,
尼揵梵弟子, 니건범제자,
斯等不可依, 사등불가의,
不能有所濟。불능유소제。
오늘 이 밤은 너무나 청명하며
조그만 티도 없고 달도 둥그네.
내 이제 기바가에게 묻나니
누구를 찾아가 이 이치 물어야 할까?
今日極淸明, 금일극청명,
月滿無瑕穢, 월만무하예,
今問耆婆伽, 금문기파가,
應往問誰義。응왕문수의。
그러자 기바가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 부드러운 음성만 들어도
저 마갈어(摩竭魚)를 벗어나리니
원컨대 즉시 부처님께 나아가
두려움 없는 세계에서 영원히 사소서.
是時,耆婆伽復以偈,報王曰: 시시,기파가부이게,보왕왈:
聞其柔軟音, 문기유연음,
得脫摩竭魚, 득탈마갈어,
唯願時詣佛, 유원시예불,
永處無畏境。 영처무외경。
왕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옛날에 보시를 베풀었어도
부처님께는 아무 이익도 드리지 못했고
저 부처님의 참 제자를 죽였으니
그 이름은 빈바사(頻婆娑)라 하네.
時,王復以偈,報曰: 시,왕부이게,보왈:
我昔所施行, 아석소시행,
於佛無益事, 어불무익사,
害彼眞佛子, 해피진불자,
名曰頻婆娑。 명왈빈파사。
이제 너무도 부끄럽고 창피해
세존을 뵐 낯이 없는데
너는 어떻게 내게 말하는가?
그 분을 찾아가 뵈라고.
今極懷羞恥, 금극회수치,
無顏見世尊, 무안견세존,
汝今云何說, 여금운하설,
使吾往見之。사오왕견지。
기바가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부처님은 이것저것 차별이 없고
온갖 번뇌가 이미 다 없어졌으며
평등하여 두 가지 마음 없나니
이것이 부처님 법의 본뜻입니다.
是時,耆婆伽復以偈,報王曰: 시시,기파가부이게,보왕왈:
諸佛無彼此, 제불무피차,
諸結永已除, 제결영이제,
平等無二心, 평등무이심,
此是佛法義。 차시불법의。
설사 전단향(栴檀香)을
오른손에 바른다거나
칼을 들어 왼손을 자르더라도
그 마음 조금도 흔들리지 않나니.
設以栴檀香, 설이전단향,
以塗右手者, 이도우수자,
執刀斷左手, 집도단좌수,
心不起增減。심불기증감。
그 아들 라운(羅云)을 가엾이 여기듯
똑같은 숨길로 차별하지 않으며
마음을 지키면서 제바(提婆)를 대하니
원수이건 친구이건 다름이 없네.
如愍羅云子, 여민라운자,
一息更無二, 일식경무이,
持心向提婆, 지심향제파,
怨親無有異。원친무유이。
원컨대 대왕께서는 몸을 굽히어
여래의 얼굴을 찾아가 뵈소서.
그 의심 끊어야 하나니
조금도 주저하실 것 없사옵니다.
唯願大王屈, 유원대왕굴,
往覲如來顏, 왕근여래안,
當斷其狐疑, 당단기호의,
勿足有留滯。물족유류체。
이때 아사세왕이 기바가 왕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빨리 5백 마리 수놈 코끼리와 5백 마리 암놈 코끼리에 멍에를 메우고 5백 개의 등불을 밝혀라.”
是時,王阿闍世告耆婆伽王子曰:“汝今速嚴駕五百牙象、五百牸象,然五百燈。”
시시,왕아도세고기파가왕자왈:“여금속엄가오백아상、오백자상,연오백등。”
기바가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그때 기바가 왕자는 곧 천 마리 코끼리에 멍에를 메우고 5백 개 등불을 켜고는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대왕께선 때를 아소서.”
耆婆伽對曰:“如是,大王。”是時,耆婆伽王子卽時嚴駕千象,及然五百燈,前白王言:“嚴駕已辦。王知是時。”
기파가대왈:“여시,대왕。”시시,기파가왕자즉시엄가천상,급연오백등,전백왕언:“엄가이판。왕지시시。”
아사세왕은 많은 시종들을 거느리고 이원(梨園)으로 가다가 도중에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왕은 기바가 왕자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내가 지금 너에게 속고 있는 것은 아니냐? 나를 원수에게 데려가는 것은 아니냐?”
爾時,王阿闍世將諸營從,往詣梨園中,中路便懷恐怖,衣毛皆豎,還顧謂耆婆伽王子曰:“吾今將非爲汝所誤乎?將非持吾與怨家耶?”
이시,왕아도세장제영종,왕예리원중,중로편회공포,의모개수,환고위기파가왕자왈:“오금장비위여소오호?장비지오여원가야?”
기바가가 아뢰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좀 더 앞으로 나아가소서. 여래께서는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계십니다.”
耆婆伽白王:“實無此理。唯願大王,小復前進。今如來去此不遠。”
기파가백왕:“실무차리。유원대왕,소부전진。금여래거차불원。”
아사세왕은 그래도 두려운 생각이 들어 거듭 기바가에게 말하였다.
“장차 너에게 유혹을 당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또 여래께서는 1,250명의 제자를 거느리셨다고 들었는데 지금 그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구나.”
時,王阿闍世意猶懷恐,重告耆婆伽曰:“將非爲汝所惑?又聞如來將千二百五十弟子,今不聞其聲。”
시,왕아도세의유회공,중고기파가왈:“장비위여소혹?우문여래장천이백오십제자,금불문기성。”
기바가가 아뢰었다.
“여래의 제자들은 항상 삼매(三昧)에 들어 있어 어지러운 생각이 없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조금만 더 나아가소서.”
耆婆伽報曰:“如來弟子恒入三昧,無有亂想。唯願大王,小復前進。”
기파가보왈:“여래제자항입삼매,무유란상。유원대왕,소부전진。”
아사세왕은 곧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문으로 들어갔고, 강당 앞에 이르러 잠자코 서서 성중을 관찰하다가 기바가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시느냐?”
그때 성중은 모두 염광삼매(炎光三昧)에 들어 강당(講堂)을 두루 비추고 있었다.
阿闍世王卽下車,步入門,至講堂前,默然而立,觀察諸聖衆,還顧謂耆婆伽曰:“如來今在何處?”爾時,一切聖衆盡入炎光三昧,照彼講堂,靡不周遍。
아도세왕즉하차,보입문,지강당전,묵연이립,관찰제성중,환고위기파가왈:“여래금재하처?”이시,일절성중진입염광삼매,조피강당,미불주편。
이때 기바가가 즉시 꿇어앉아 오른손을 펴 여래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제일 한가운데 구름을 벗어난 태양 같으신 저 분이 바로 여래이십니다.”
是時,耆婆伽卽時長跪,伸右手,指示如來言:“此是如來,最在中央,如日披雲。”
시시,기파가즉시장궤,신우수,지시여래언:“차시여래,최재중앙,여일피운。”
아사세왕이 기바가에게 말하였다.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구나. 이 성중의 마음이 고요함이 이 정도라니. 또 이런 광명은 어떤 인연으로 있는 것인가?”
是時王阿闍世語耆婆伽曰:“甚奇,甚特!今此聖衆心定乃爾。復以何緣,有此光明?”
시시왕아도세어기파가왈:“심기,심특!금차성중심정내이。부이하연,유차광명?”
기바가가 아뢰었다.
“삼매의 힘으로 광명을 놓기 때문입니다.”
耆婆伽白王:“三昧之力故放光明耳。”
기파가백왕:“삼매지력고방광명이。”
왕이 다시 말하였다.
“내가 지금 이 성중을 관찰해보니 너무도 고요하다. 우리 우다야 태자도 이처럼 고요하고 함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때 아사세왕은 합장하고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를 보아 주소서.”
王復告曰:“如我今日觀察聖衆,極爲寂然。使我優陁耶太子,亦當如是寂然,無爲。”時,王阿闍世叉手,自稱說曰:“唯願世尊,當見觀察。”
왕부고왈:“여아금일관찰성중,극위적연。사아우타야태자,역당여시적연,무위。”시,왕아도세차수,자칭설왈:“유원세존,당견관찰。”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왕은 여래의 음성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여래께서 왕이라고 부르셨기 때문이었다.
世尊告曰:“善來,大王。”王聞如來音響,極懷歡喜。如來乃見稱說王號。
세존고왈:“선래,대왕。”왕문여래음향,극회환희。여래내견칭설왕호。
아사세왕은 부처님 앞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두 손을 여래의 발 위에 얹고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기시어 이 참회를 받아 주소서. 저는 죄 없는 부왕을 잡아 해쳤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참회를 받아 주소서. 다시는 그런 일을 범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을 고쳐 미래를 닦아나가겠습니다.”
時,王阿闍世卽至佛所,五體投地,以兩手著如來足上,而自稱說:“唯願世尊,當見垂愍,受其悔過。父王無罪,而取害之,唯願受悔,後更不犯,自改往修來。”
시,왕아도세즉지불소,오체투지,이량수저여래족상,이자칭설:“유원세존,당견수민,수기회과。부왕무죄,이취해지,유원수회,후경불범,자개왕수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그럴 때입니다. 마땅히 지금 즉시 참회하여 때를 놓치지 마십시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허물이 있을 때 스스로 고칠 줄 알면 그를 상인(上人)이라고 말합니다. 나의 법은 매우 넓고 크니 지금 즉시 참회하십시오.”
이때 왕은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世尊告曰:“今正是時。宜時悔過,無令有失。夫人處世,有過能自改者,斯名上人。於我法中,極爲廣大,宜時懺悔。”是時,王禮如來足已,住一面坐。
세존고왈:“금정시시。의시회과,무령유실。부인처세,유과능자개자,사명상인。어아법중,극위광대,의시참회。”시시,왕례여래족이,주일면좌。
“여쭈고 싶은 것이 있사온데 여래께서 허락하신다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時,王白佛言:“唯願欲有所問,如來聽者,乃敢問耳。”
시,왕백불언:“유원욕유소문,여래청자,내감문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심스러운 것이 있으면 마땅히 지금 물으십시오.”
佛告王曰:“有疑難者,宜時問之。”
불고왕왈:“유의난자,의시문지。”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현세(現世)에서 복을 지으면 현세에서 그 과보를 받습니까?”
王白佛言:“於現世造福,得受現報不乎?”
왕백불언:“어현세조복,득수현보불호?”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에 이 이치를 누군가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까?”
佛告王曰:“古昔已來,頗以此義,曾問人乎?”
불고왕왈:“고석이래,파이차의,증문인호?”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일찍이 이 이치를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또 불란가섭에게도 ‘어떤가? 불란가섭이여, 현세에서 복을 지으면 현세에서 그 과보를 받는가?’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복도 없고 보시도 없으며 이승과 저승, 그리고 선악(善惡)의 과보도 없다. 세상에는 아라한 따위를 성취한 이도 없다’고 저에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때 과보를 받는 것에 대해 물었는데 그는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이에 대해 물었을 때 능금에 대해 설명하는 것처럼 저 가섭도 그와 같았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범지가 세력이 있는 종족인 왕이 묻는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서 그저 임시방편으로 다른 일을 끌어다 대답하는구나.’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그의 목을 베고 싶었지만, 그 말만 받아들이지 않고 곧 쫓아 보냈습니다.
王白佛言:“我昔曾以此義,而問他人不蘭迦葉:云何不蘭迦葉,現世作福,得受現報乎?不蘭迦葉報我言:無福,無施,無今世、後世,善惡之報,世無阿羅漢等成就者。當我爾時,問此受果之報。彼報曰:無也。如有人問以瓜義,報以柰理。今此迦葉亦復如是。時,我作是念:此梵志已不解義,豪族王種所問之義。此人方便引餘事報我。世尊,我卽欲斷其頭,卽不受其語,尋發遣之。
왕백불언:“아석증이차의,이문타인불란가엽:운하불란가엽,현세작복,득수현보호?불란가엽보아언:무복,무시,무금세、후세,선악지보,세무아라한등성취자。당아이시,문차수과지보。피보왈:무야。여유인문이과의,보이내리。금차가엽역부여시。시,아작시념:차범지이불해의,호족왕종소문지의。차인방편인여사보아。세존,아즉욕단기두,즉불수기어,심발견지。
언젠가 저는 다시 아이단에게 가서 그 이치를 물었습니다. 그때 아이단은 저에게 ‘설사 강 왼쪽에서 중생을 죽여 한량없는 죄를 짓는다 하더라도 그 죄도 없고 또한 나쁜 과보도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지금 현세에 과보를 받는 이치에 대해 물었는데 이 사람은 살생의 과보를 가지고 대답하는구나. 마치 어떤 사람이 배에 대해 질문을 하는데 능금에 대해 설명하는 것과 같구나.’
그래서 저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時,我復至阿夷耑所,而問此義。阿夷耑報我言:若於江左,殺害衆生,作罪無量,亦無有罪,亦無惡果之報。時我,世尊,復作是念:我今問現世受報之義,此人乃持殺害報吾。猶如有人問梨之義,以柰報之。卽捨之去。
시,아부지아이단소,이문차의。아이단보아언:약어강좌,살해중생,작죄무량,역무유죄,역무악과지보。시아,세존,부작시념:아금문현세수보지의,차인내지살해보오。유여유인문리지의,이내보지。즉사지거。
저는 다시 구야루(瞿耶樓)에게 가서 그 이치를 물었습니다. 그 사람은 ‘강 오른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온갖 공덕을 짓는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또 선한 행위의 과보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때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지금 물은 이치에 대해 끝내 대답하지 못하는구나.’
그래서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復至瞿耶樓所,而問此義。彼人報我曰:於江右邊造諸功德不可稱計,於中亦無善之報。我爾時,復作是念:吾今所問義者,竟不報其理。復捨之去。
부지구야루소,이문차의。피인보아왈:어강우변조제공덕불가칭계,어중역무선지보。아이시,부작시념:오금소문의자,경불보기리。부사지거。
다시 파휴가전에게 가서 그 이치를 묻자 그는 저에게 ‘한 사람이 세상에 나오면 한 사람이 죽는다. 오직 한 사람이 있어 그가 왔다 갔다 하면서 그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지금 물은 것은 현세의 과보(果報)에 대한 것인데, 저 자는 생사(生死)를 오고가는 모습에 대해 설명하는구나.’
그래서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復往至彼休迦栴所,而問斯義。彼人報曰:唯有一人出世,一人死,一人往返,受其苦樂。時,我復作是念:我今所問現世之報,乃將生死,來相答。復捨之去。
부왕지피휴가전소,이문사의。피인보왈:유유일인출세,일인사,일인왕반,수기고악。시,아부작시념:아금소문현세지보,내장생사,래상답。부사지거。
저는 다시 선비로지(先毗盧持)에게 가서 그 이치를 물었습니다. 그때 그는 ‘과거는 이미 사라졌으니 다시는 생기지 않는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그것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는 머무르지 않으니, 머무르는 것은 곧 변하고 바뀐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저는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지금 현세의 과보에 대해 물었는데 이 자는 3세를 가지고 대답한다. 이것은 올바른 이치가 아니다.’
그래서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往問先毘盧,持如此之義。彼人報我言:過去者,以滅,更不復生;當來未至亦復不有;現在不住,住者卽變易。時,我復作是念:我今所問現世之報,乃持三世相酬。此非正理。卽復捨去。
왕문선비로,지여차지의。피인보아언:과거자,이멸,경불부생;당래미지역부불유;현재불주,주자즉변역。시,아부작시념:아금소문현세지보,내지삼세상수。차비정리。즉부사거。
저는 다시 니건자에게 가서 그 이치를 물었습니다.
‘어떤가? 니건자여, 혹 현세에서 복을 지으면 현세에서 과보를 받게 되는가?’
그는 저에게 대답하기를 ‘아무 인(因)도 없고 아무 연(緣)도 없이 중생들은 결박되고, 또 아무 인도 없고 아무 연도 없이 중생들은 결박에 집착하며, 아무 인도 없고 아무 연도 없이 중생들은 청정해진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범지들은 이처럼 어리석고 미혹하여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 마치 눈 없는 장님과 같구나. 묻는 뜻에는 끝내 대답하지 않는 것이 마치 전륜성왕의 종족들을 희롱하는 것 같구나.’
그래서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그 이치를 여쭙습니다. 현세에서 복을 지으면 현세에서 그 과보를 받습니까? 원컨대 세존께서 그 이치를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至尼揵子所,而問此義:云何尼揵子,頗有現世作福,得受現世報也?彼報我言:無因,無緣,衆生結縛;亦無有因,亦無有緣,衆生著結縛;無因,無緣,衆生淸淨。時,我復作是念:此梵志等斯是愚惑,不別眞爲,猶盲無目。所問之義,竟不相報,如似弄轉輪聖王種。尋復捨之去。今我,世尊,故問其義:現世作福,現受報也?唯願世尊,演說其義。”
지니건자소,이문차의:운하니건자,파유현세작복,득수현세보야?피보아언:무인,무연,중생결박;역무유인,역무유연,중생저결박;무인,무연,중생청정。시,아부작시념:차범지등사시우혹,불별진위,유맹무목。소문지의,경불상보,여사롱전륜성왕종。심부사지거。금아,세존,고문기의:현세작복,현수보야?유원세존,연설기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시여, 제가 이제 왕에게 이치를 물을 터이니 좋을 대로 대답하십시오. 대왕이시여, 그 좌우의 심부름꾼에게 아끼던 물건을 상으로 주는 전주(典酒)나 주재(廚宰)가 있습니까?”
爾時,世尊告曰:“大王,我今問汝,義隨所樂報之。大王,頗有典酒廚宰,賞護物左右使人乎?”
이시,세존고왈:“대왕,아금문여,의수소악보지。대왕,파유전주주재,상호물좌우사인호?”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있습니다.”
王白佛言:“唯然,有之。”
왕백불언:“유연,유지。”
“만일 그 심부름꾼이 오랫동안 수고했다면 또 상을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設彼使人執勞經久,復當賞遺不乎?”
“설피사인집로경구,부당상유불호?”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공을 따라 표창하여 원망이 없게 해야 합니다.”
王白佛言:“隨功敍用,不令有怨。”
왕백불언:“수공서용,불령유원。”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현세에 복을 지으면 현세에서 그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이미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백성을 사랑한다면 상을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佛告王曰:“以此方便,知現世作福,得受現報。云何大王,旣處高位,恤民以禮,當復賞遺不乎?”
불고왕왈:“이차방편,지현세작복,득수현보。운하대왕,기처고위,휼민이례,당부상유불호?”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으면 목숨을 걸고 원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王白佛言:“唯然。世尊,食共同甘,幷命不恨。”
왕백불언:“유연。세존,식공동감,병명불한。”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원래는 비록 천한 출생이었다 하더라도 점점 공을 쌓으면 왕과 즐거움을 같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세에서 복을 지으면 현세에서 과보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佛告王曰:“當以此方便,知昔日出處極卑,漸漸積功,與王同歡。以是之故,現世作福,得受現報。”
불고왕왈:“당이차방편,지석일출처극비,점점적공,여왕동환。이시지고,현세작복,득수현보。”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공로가 있는 사람이 세월이 흐른 뒤에 왕을 찾아와 ‘저희들이 세운 공로는 왕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십니다. 왕께서 소원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하고 말한다면 왕께서는 허락하시겠습니까?”
佛告王曰:“彼有勞之人經歷年歲,來白王言:我等功勞已立,王所朋知,欲從王求意所願。王當以與不乎?”
불고왕왈:“피유로지인경력년세,래백왕언:아등공로이립,왕소붕지,욕종왕구의소원。왕당이여불호?”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들의 소원을 따라 주고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王白佛言:“隨彼所願,而不違之。”
왕백불언:“수피소원,이불위지。”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공로가 있는 그 사람이 왕의 곁을 떠나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청청한 행을 닦으려고 한다면 왕께선 들어주시겠습니까?”
佛告王曰:“彼有勞之人欲得辭王,剃除鬚髮,著三法衣,出家學道,修淸淨行,王聽不乎?”
불고왕왈:“피유로지인욕득사왕,체제수발,저삼법의,출가학도,수청정행,왕청불호?”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들어주겠습니다.”
王白佛言:“唯然,聽之。”
왕백불언:“유연,청지。”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이 제 곁에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왕께선 무엇을 해 주고 싶습니까?”
佛告王曰:“設王見彼剃除鬚髮,出家學道,在我左右,王欲何所施爲?”
불고왕왈:“설왕견피체제수발,출가학도,재아좌우,왕욕하소시위?”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받들어 공양하고, 때때로 예배하겠습니다.”
王白佛言:“承事供養,隨時禮拜。”
왕백불언:“승사공양,수시례배。”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현세에 복을 지으면 현세에 그 과보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공로가 있는 그 사람이 계율을 완벽하게 지키고 범하는 일이 없다면 왕께선 무엇을 해 주고 싶으십니까?”
佛告王曰:“以此方便,知現作福,得受現報。設彼有勞之人持戒完具,無有所犯,王欲何所施行?”
불고왕왈:“이차방편,지현작복,득수현보。설피유로지인지계완구,무유소범,왕욕하소시행?”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목숨을 마칠 때까지 음식ㆍ의복ㆍ침구ㆍ병을 치료할 의약품을 공급해 주되 모자람이 없게 하겠습니다.”
王白佛言:“盡其形壽,供給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不使缺減。”
왕백불언:“진기형수,공급의피、음식、상부와구、병수의약,불사결감。”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현세의 몸으로 복을 지으면 현세에서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만일 그가 사문이 되어서 번뇌를 다해 번뇌가 없어지고, 심해탈(心解脫)하고 혜해탈(慧解脫)하여 몸소 증득하고는 자유로이 노닐면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면 왕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佛告王曰:“以此方便,知現身作福,得受現報。設復彼人已作沙門,盡有漏,成無漏,心解脫,智慧解脫,己身作證,而自遊化,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王欲何爲?”
불고왕왈:“이차방편,지현신작복,득수현보。설부피인이작사문,진유루,성무루,심해탈,지혜해탈,기신작증,이자유화,생사이진,범행이립,소작이판,경불부수유,여실지지,왕욕하위?”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받들어 섬기고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을 치료할 의약품 등을 공급하되 모자람이 없게 하겠습니다.”
王白佛言:“我當盡形壽,承事供養,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不令有乏。”
왕백불언:“아당진형수,승사공양,의피、음식、상와구、병수의약,불령유핍。”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사실로 보아서도 현세에 복을 지으면 현세에 과보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그가 목숨을 마치고 무여열반(無餘涅槃)의 세계에서 반열반(般涅槃)한다면, 대왕께서는 무엇을 해 주고 싶으십니까?”
佛告王曰:“當以此方便,知現世作福,得受現報。設復彼人盡其形壽,於無餘涅槃界,而般涅槃者,王欲何所施設?”
불고왕왈:“당이차방편,지현세작복,득수현보。설부피인진기형수,어무여열반계,이반열반자,왕욕하소시설?”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네거리에 큰 절[神寺]을 세우고 또 향과 꽃을 공양하며 비단과 번기와 일산을 달고 받들어 섬기며 예배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곧 하늘의 몸이요 사람의 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王白佛言:“當於四道頭,起大神寺,兼以香華供養,懸繒幡蓋,承事禮敬。所以然者,彼是天身,非爲人身。”
왕백불언:“당어사도두,기대신사,겸이향화공양,현증번개,승사례경。소이연자,피시천신,비위인신。”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현세에 복을 지으면 현세에 그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佛告王曰:“當以此方便,知現世作福,得受現報。”
불고왕왈:“당이차방편,지현세작복,득수현보。”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이 비유로 인해 이해하였습니다. 오늘 세존께서 거듭 그 이치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금부터는 그 이치를 믿고 받들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제자로 받아 주소서. 저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이제 거듭 참회합니다. 저는 어리석고 미혹해 아무 죄도 없는 부왕을 잡아 죽였습니다. 이제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귀의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죄를 용서하시고 영원히 함이 없는 묘한 법을 연설해 주소서. 이와 같이 저는 지은 죄의 과보를 알고 선한 바탕이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王白佛言:“我今以此譬喩,於中受解。今日世尊重演其義,自今已後,信受其義。唯願世尊,受爲弟子。自歸於佛、法、比丘僧。今復懺悔:如愚如惑,父王無過,而取害之。今以身命,自歸,唯願世尊,除其罪愆,演其妙法,長夜無爲。如我自知,所作罪報,無有善本。”
왕백불언:“아금이차비유,어중수해。금일세존중연기의,자금이후,신수기의。유원세존,수위제자。자귀어불、법、비구승。금부참회:여우여혹,부왕무과,이취해지。금이신명,자귀,유원세존,제기죄건,연기묘법,장야무위。여아자지,소작죄보,무유선본。”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죄 없이 목숨을 마치고 나서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 천상(天上)에 태어나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두 종류의 사람인가? 첫째는 죄의 근본을 짓지 않고 선(善)을 닦는 사람이요, 둘째는 죄를 짓고 나서 곧 그것을 고치는 사람입니다. 이른바 이런 두 종류의 사람들은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나며 또 아무런 지체함도 없습니다.”
佛告王曰:“世有二種人,無罪而命終,如屈伸臂頃,得生天上。云何爲二?一者不造罪本,而修其善;二者爲罪,改其所造。是謂二人,而取命終,生於天上,亦無流滯。”
불고왕왈:“세유이종인,무죄이명종,여굴신비경,득생천상。운하위이?일자불조죄본,이수기선;이자위죄,개기소조。시위이인,이취명종,생어천상,역무류체。”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이 지독한 악행을 지었어도
허물을 뉘우치면 차츰 엷어지나니
나날이 뉘우치길 쉬지 않으면
죄의 뿌리는 영원히 뽑히리라.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人作極惡行, 인작극악행,
悔過轉微薄, 회과전미박,
日悔無懈息, 일회무해식,
罪根永已拔。 죄근영이발。
“그러므로 대왕이시여, 법으로 다스리고 잘못된 법으로 다스리지 마십시오. 법으로 다스리는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좋은 곳인 천상에 태어납니다. 그가 목숨을 마치면 그 이름이 널리 퍼져 사방에 두루 알려지고, 뒷사람들은 다들 ‘옛날에 바른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아첨이나 굽힘이 없었던 왕이 있었다’는 말을 두고두고 할 것입니다. 그가 태어난 곳을 일컬어 전하는 사람은 그 수명이 더욱 늘어나 일찍 죽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시여,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켜 3존(尊)인 부처님과 법과 성중을 향하도록 하십시오. 대왕이시여, 마땅히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是故大王,當以法治化,莫以非法。夫以法治化者,身壞命終,生善處天上。彼以命終,名譽遠布,周聞四方,後人共傳:昔日有王,正法治化,無有阿曲。人以稱傳彼人所生之處,增壽益算,無有中夭。是故大王,當發歡喜之心,向三尊,佛、法、聖衆。如是大王,當作是學。”
“시고대왕,당이법치화,막이비법。부이법치화자,신괴명종,생선처천상。피이명종,명예원포,주문사방,후인공전:석일유왕,정법치화,무유아곡。인이칭전피인소생지처,증수익산,무유중요。시고대왕,당발환희지심,향삼존,불、법、성중。여시대왕,당작시학。”
그때 아사세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왕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저 아사세왕이 부왕을 살해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오늘 사문의 첫째 과(果)를 얻어 사쌍팔배(四雙八輩) 속에 들어갔을 것이고, 또 현성의 8품도를 얻어 여덟 가지 욕망을 없애고 여덟 가지 재앙을 벗어났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큰 행운을 얻었으니, 즉 뿌리가 없었던 믿음[無根之信]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죄를 지은 사람은 방편을 구해 뿌리가 없었던 믿음을 성취하도록 해야 한다. 나의 우바새(優婆塞)들 중에 뿌리가 없었던 믿음을 얻은 사람은 아사세가 바로 그이니라.”
爾時,阿闍世王卽從座起,頭面禮佛足,便退而去。王去不遠,佛告諸比丘:“今此阿闍世王不取父王害者,今日應得初沙門果,證在四雙八輩之中,亦復得賢聖八品道,除去八愛,超越八難。雖爾,今猶獲大幸,得無根之信。是故比丘,爲罪之人當求方便,成無根之信。我優婆塞中,得無根信者,所謂阿闍世是也。”
이시,아도세왕즉종좌기,두면례불족,편퇴이거。왕거불원,불고제비구:“금차아도세왕불취부왕해자,금일응득초사문과,증재사쌍팔배지중,역부득현성팔품도,제거팔애,초월팔난。수이,금유획대행,득무근지신。시고비구,위죄지인당구방편,성무근지신。아우파새중,득무근신자,소위아도세시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여덟 가지 법이 있어 세상을 따라 돌고 돈다.
어떤 것이 그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이익[利]이요, 둘째는 손실[衰]이며, 셋째는 헐뜯음[毁]이요, 넷째는 칭찬[譽]이며, 다섯째는 칭송[稱]이요, 여섯째는 비난[譏]이며, 일곱째는 괴로움[苦]이요, 여덟째는 즐거움[樂]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여덟 가지 법이 세상을 따라 돌고 돈다’고 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有世八法,隨世迴轉。云何爲八?一者利,二者衰,三者毀,四者譽,五者稱,六者譏,七者苦,八者樂。是謂比丘,有此八法,隨世迴轉。諸比丘,當求方便,除此八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세팔법,수세회전。운하위팔?일자리,이자쇠,삼자훼,사자예,오자칭,륙자기,칠자고,팔자악。시위비구,유차팔법,수세회전。제비구,당구방편,제차팔법。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이 세상에 나타나 이 세계에서 부처의 도를 이루었다. 그래서 세상의 여덟 가지 법에 집착하거나 찾아 떠돌지도 않는다.
비유하면 마치 진흙탕에서 피어난 연꽃은 너무도 곱고 깨끗하며 티끌이나 흙탕물에 더러워지지 않아, 모든 하늘의 사랑을 받고 보는 이마다 기뻐하는 것처럼, 여래도 그와 같아서 태(胎)에서 생겨 거기서 자랐지만 부처의 몸을 이루었다.
또 마치 유리라는 보배와 물을 맑게 하는 보배는 티끌에 물들지 않는 것처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세상의 여덟 가지 법에 물들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정진하여 이 여덟 가지 법을 닦아야 한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如來出現世閒,又於世界成佛道,然不著世閒八法。猶與周旋,猶如淤泥出生蓮華,極爲鮮潔,不著塵水,諸天所愛敬,見者心歡。如來亦復如是,由胞胎生,於中長養,得成佛身,亦如琉璃之寶,淨水之珍,不爲塵垢所染。如來亦復如是,亦生於世閒,不爲世閒八法所染著。是故比丘,當勤精進,修行八法。如是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여래출현세한,우어세계성불도,연불저세한팔법。유여주선,유여어니출생련화,극위선결,불저진수,제천소애경,견자심환。여래역부여시,유포태생,어중장양,득성불신,역여류리지보,정수지진,불위진구소염。여래역부여시,역생어세한,불위세한팔법소염저。시고비구,당근정진,수행팔법。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에 떠돌지만 생사에 머무르지 않는 여덟 종류의 사람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덟 종류의 사람인가? 수다원(須陀洹)으로 나아가는 이ㆍ수다원을 얻는 이ㆍ사다함(斯陀含)으로 나아가는 이ㆍ사다함을 얻은 이ㆍ아나함(阿那含)으로 나아가는 이ㆍ아나함을 얻은 이ㆍ아라한(阿羅漢)으로 나아가는 이ㆍ아라한을 얻은 이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여덟 종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생사에 떠돌지만 생사에 머무르지는 않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이여, 부디 방편을 구해 생사의 재앙을 벗어나고 생사에 머무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有八種之人,流轉生死,不住生死。云何爲八?趣須陁洹,得須陁洹;趣斯陁含,得斯陁含;趣阿那含,得阿那含;趣阿羅漢,得阿羅漢。是謂比丘,有此八人,流轉生死,不住生死。是故比丘,求其方便,度生死之難勿住生死。如是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팔종지인,류전생사,불주생사。운하위팔?취수타원,득수타원;취사타함,득사타함;취아나함,득아나함;취아라한,득아라한。시위비구,유차팔인,류전생사,불주생사。시고비구,구기방편,도생사지난물주생사。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마혈(馬血ㆍ재(齋)ㆍ난타(難陀)와
제바달(提婆達)과 선벌(船筏),
목우(牧牛)와 무근신(無根信)과
세법(世法)ㆍ선(善)ㆍ팔인(八人)에 대해 설하셨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이시,제비구문불소설,환희봉행。
馬血、齊、難陁, 마혈、제、난타,
提婆達、舩筏, 제파달、선벌,
牧牛、無根信, 목우、무근신,
世法、善、八人 세법、선、팔인
。增壹阿含經卷第三十九 。증일아함경권제삼십구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