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나이 들면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들 하던데 저는 아직 나이가 덜 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남자와 달라서인지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서도 근래에 즐겨 본 게 하나 있는데 지난 일요일에 종영이 된 '그래, 그런거야'입니다.
작가 김수현 씨에 대한 호볼호는 아주 극명하던데 저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 분이 쓴 드라마 중에 시간을 챙겨서 본 것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혹 예전에 MBC에서 방영한 '사랑이 뭐길래'가 그 분이 쓴 것이라면 그것은 제대로 보았던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방영되다가 엊그제 종영이 된 '그래, 그런거야'는 시간을 챙겨 제대로 보았습니다. 끝나고 나니까 시청율이 너무 저조해서 조기 종영을 했다는 얘기도 있고, 생각보다 광고수입이 적어서 그 극을 방영한 SBS가 1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래도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거기 나오는 캐릭터들이 다 요즘 볼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고 특히 임예진과 남규리가 좋아서 더 열심히 봤던 것 같습니다.
김수현의 드라마는 늘 다 똑 같다는 얘기, 시대에 뒤떨어진 스토리, 판에 박힌 인물들만 나온다는 얘기 등 별로 좋지 않은 얘기들이 먾던데 저는 그 분이 쓰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은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계속 본 '그래, 그런거야'는 나이 먹은 사람들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가족드라마였음은 분명합니다. 형제 간의 우애와, 사돈 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의 갈등 등은 어느 드라마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얘기지만 그 방법과 깊이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김수현 씨도 연세가 많아서 앞으로 어떤 드라마를 더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에 벙영한 '그래, 그런거야'로 끝을 맺는다해도 별로 부족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56회 동안 시간 기다리며 본 드라마였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