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 닦은 일본어로 고향의 매력 알릴 것"
2013 F1 87세 최고령 자원봉사자 영암 박정화 옹
포뮬러원(Formula One) 머신들이 펼치는 세계 최대 규모 레이싱 경주인 ‘2013 F1코리아 그랑프리 대회’가
오는 10월4일부터 6일까지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다.
F1대회조직위원회가 지난 4월15일부터 5월27일까지 43일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 결과
500명을 선발하는 자리에 1303명이 신청해 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박정화(87) 옹은 자원봉사자 500명 중 최고령 참가자로 벌써 4번째 선발됐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제가 태어나고 자란 영암에서 국제적인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박정화 옹과 자동차와 인연은 반세기가 넘는다.
1926년 영암에서 태어난 박 옹은 당시 차량이 많지 않았지만 집 근처에 택시회사가 있어 차와 금방 친숙해졌다.
쇠로 만든 커다란 차가 혼자서 움직이는 것이 신기해 하루에도 몇 번씩 쫓아다녔다는 박 옹.
이때부터 자동차는 삶의 일부가 됐다.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다가 퇴직했고 자동차 운전면허 학원에서도 일했다.
세월이 흘러 미수(米壽)를 앞두고 다시 F1대회에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반가운 인연도 만났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시 온 가족이 백령도까지 피난을 떠났다.
목숨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 학창시절, 해병대 복무 시절 사진과 기록을 모두 잃어버렸다.
그런데 F1대회장에서 우연히 만난 군대 후임병을 만나 과거 기록을 접할 수 있었다.
일제시대를 겪으며 자연스레 일본어를 익힌 박 옹은 지난 대회에 이어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F1대회를 찾은 일본인들에게 경기장 안내하는 것은 물론 ‘영암사람’으로서 고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박정화 옹은 F1대회가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지만
매년 대회를 개최하면서 관람객도 증가하고 대회수준도 나아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F1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전남에서 개최하면서도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영암의 매력을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해 아쉽다며
앞으로도 고향을 알리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또한 영암에 있는 월출산 뿐만 아니라 왕인박사 유적지 등 일본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장소에 대해
체력이 허락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공적인 F1대회를 위해서는 관람객 숫자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흘리는 자원봉사자들에게도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F1대회 성공을 위해 전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F1 대회와 영암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다시 찾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봉사자들이 F1대회를 즐기고 영암을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자원봉사자들이 내일의 손님이 될 수 있도록 식사나 숙소 등 작은 부분에서 좀 더 배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소식 고맙습니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