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fB 슈투트가르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독일 분데스리가는 이제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 기간에 돌입한다.
이번 시즌은 젊은 피로 구성된 슈투트가르트가 선전을 거듭한 끝에 우승을 차지한 것 외에도 깜짝 스타를 배출해내며 시즌내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기대와 달리 실망감을 안겨준 스타나 팀들도 있었다.
[2006-07 시즌 베스트]
슈투트가르트
슈투트가르트의 올시즌 성공 비결은 어느 한두 선수로 정의 내리기 힘들다. 시즌 개막 당시만 해도 사실상 임시 방편이었던 아민 페 감독 체제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을 뿐 우승 후보로 슈투트가르트를 거론했던 전문가는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가능성만 드러냈던 마리오 고메즈가 팀공격을 이끌면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까지 성장했다. 거기에 올시즌 팀에 합류한 로베르토 힐베르트와 멕시코 대표팀 듀오 리카르도 오소리오와 파벨 파르, 코트디부아르 대표 출신 아르투어 보카 등이 팀 전력에 확실한 보탬이 되면서 리가 우승까지 이뤘다. 사미 케디라, 세르다 타스키 등 유스팀 출신 선수까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된 것도 슈투트가르트 우승의 주된 요인이었다.
테오파니스 게카스
올시즌 2부리그에서 1부로 승격한 VfL 보쿰이 파나티나이코스에서 테오파니스 게카스(26·그리스)를 영입할 당시만 해도 그가 올시즌 득점왕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카스는 임대로 보쿰 유니폼을 입은 뒤 전반기 라운드 이후 고작 70만 유로(약 8억 8000만원)라는 헐값(?)으로 완전 이적했다. 그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전반기에 7골을 넣어 득점 감각을 조율한 게카스는 후반기 들어 무려 13골을 추가, 로이 마카이, 알렉산더 프라이, 케빈 쿠라니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특출한 무기를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탁월한 결정력을 바탕으로 적은 기회 속에서도 착실히 득점포를 가동해 보쿰을 1부리그에 잔류시켰다.
보쿰은 다음 시즌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게카스를 이적시키면서 이적료로 470만 유로(약 59억원)를 챙겼다. 1년만에 7배를 남기는 실익을 거둔 것. 보쿰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다음 시즌 '제 2의 게카스'를 찾고 있다.
디에고
올시즌 분데스리가를 '삼바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한 주인공이 바로 디에고다. 지난 시즌까지 브레멘 팀공격의 선봉 역할을 맡았던 조안 미쿠가 떠난 자리를 올시즌 훌륭하게 메운 디에고는 지금까지 분데스리가를 거쳤던 수많은 브라질리언 중 가장 인상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악평을 들으며 팀 전술에 동화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개인기와 패싱력이 살아나면서 진가를 드러냈다. 디에고가 합류하면서 브레멘은 적어도 공격력 만큼은 예년보다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7라운드 보쿰전에서 상대 수비수 6명을 제치고 성공시킨 골이나 30라운드 알레만니아 아헨과의 경기에서 기록한 63m짜리 장거리슛은 올시즌 그가 기록한 득점 장면들 중 백미로 꼽힌다.
마누엘 노이어 & 레네 아들러
올시즌은 유독 골키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시즌 중반 팀내 주전 골키퍼를 밀어내고 새롭게 주전 자리를 꿰찬 마누엘 노이어(샬케 04)와 레네 아들러(바이어 레버쿠젠)의 활약은 이변 이상의 큰 수확이었다.
백전노장 프랑크 로스트를 결국 겨울철 이적기간을 이용해 함부르크 SV로 이적시킨 주인공 노이어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 일약 샬케의 주전으로 도약하며 팀이 시즌 막판까지 우승권에 머무는데 큰 공을 세웠다.
청소년 대표 출신의 레버쿠젠 소속 아들러 역시 후반기 라운드 도중 주전 골키퍼인 한스-외르크 부트의 퇴장으로 인한 결장을 틈타 주전으로 도약한 뒤 연일 선방을 거듭하며 노이어와 함께 올시즌 가장 빛난 골키퍼로 인정받았다.
[2006-07 시즌 워스트]
바이에른 뮌헨
바이에른 뮌헨의 부진은 올시즌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바이에른은 2006년 독일월드컵 주역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 루카스 포돌스키 등이 잇따라 부진에 빠져 팀 전력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고질적 문제인 플레이메이커 부재 역시 해결하지 못하고 4위까지 떨어져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70년대 최강팀으로 군림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글라드바흐는 90년대 들어 심화된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99-00 시즌과 00-01 시즌을 2부리그에서 보내야 했다.
글라드바흐는 새 구장 건설과 그에 따른 수입 증대, 새로운 스폰서십 계약에 힘입어 재승격 한 뒤 명문도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의 페데리코 인수아를 비롯해 스위스 대표팀 출신의 다비드 데겐, 독일 청소년대표 출신의 미하엘 델루다 등을 영입하며 중상위권 도약을 노렸다.
하지만 일찌감치 2부리그 강등이 결정되면서 다시금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강등이 결정됨에 따라 팀의 간판스타인 올리버 뇌빌, 마르셀 얀센, 인수아 등이 이미 팀을 떠났거나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다음 시즌 팀이 곧바로 1부승격을 이룰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미로슬라프 클로제
올시즌 13골을 기록한 클로제는 전반기 10골과 달리 후반기 들어 지독한 골 가뭄으로 단 3골을 추가하는데 그쳐 시즌 막판 소속팀이 우승 레이스를 펼치는데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후반기에도 8어시스트(시즌 전체 16어시스트)를 기록,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려줬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득점포는 큰 아쉬움이었다.
특히 클로제는 자신의 이적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피한채 오랜 기간 포커페이스를 유지해 소속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특히 리가내 이적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주장과 달리 시즌 막판 바이에른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밝혀지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에 큰 손실을 입었다.
(독일 아헨 = 차상엽 특파원 sych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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