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2002월드컵축구 4강신화에 박수를 보냈던 베트남 취재진이 정작 뚜껑을 열어 보고는 한국축구에 대해 혹평했다. 베트남 취재진은 한국이 베트남을 2-1로 꺾었지만 경기 내용은 베트남을 압도하지 못했다며 아직도 월드컵 4강의 단꿈에 젖어 있는 아시아의 맹주에 일침을 가했다.
‘더 타오 베트남’의 다오 퉁 기자는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은 전반 내내 걸어다니듯 움직였다”며 “너무 게으른 플레이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프레레 감독이 경기를 마친 후 굉장히 화난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더 타오 호치민’의 쾅 롱 기자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그는 “졌지만 우리가 이겼다”며 “한국축구는 좀 더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정환 등 한국의 스타 플레이어에 대해 경외감을 품었던 베트남 기자들의 싸늘한 반응과 함께 대표팀의 경기 운영도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전반 끝 무렵 상대 선수의 반칙에 흥분해 팔꿈치로 상대의 얼굴을 가격해 퇴장당한 차두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체로 선수들은 현명한 경기운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반 초반 우세한 경기내용을 펼치고도 상대의 밀집수비에 막혀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하자 선수들은 허둥지둥 당황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을 이끌 리더가 없었고, 일부 선수들은 고집스럽게 개인 플레이에 의존해 경기 내용을 망쳤다. 본프레레 감독의 베트남전 대비도 허술하고 미흡했다. 경기 전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고 농담을 건넸던 그는 공격에 강점이 있는 이천수를 3-5-2 전형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는 정말 깜짤 놀랄 카드를 선보였다. 부상한 박지성을 대신해 이천수에게 경기 전체의 흐름을 관장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보직을 줬지만, 이천수가 공격에 많이 가담하는 통에 오히려 상대의 역습을 자주 허용했다.
베트남전을 준비하며 단 한차례도 베스트11을 가동한 실전훈련을 하지 않은 본프레레 감독의 훈련방법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그는 승리의 열쇠가 될 세트플레이를 한번도 실험하지 않으며 기본적인 패스 및 체력 훈련에 집중한 데다 경기 당일에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선발 라인업과 전형을 공개하는 등 독단적인 대표팀 운영으로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