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위에 암에 걸렸다는 사람이 무척 많다. 최근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암발생율은 매년 3.5%씩 높아지고 있다. 2010년에는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새로이 암으로 진단되었다. 우리나라 남성이 평균수명인 77세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거의 5명 중 2명, 여성이 84세까지 살 경우에는 3명 중 1명에 이른다. 암은 점점 흔한 병이 되어가고 있다.
왜 암발생이 계속 늘어나는 것일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 같은 환경오염이나, 불량식품이나 식품첨가제 등이 그 주범일 것이라 생각한다. 소위 현대문명이 가져온 병이라고 인식한다. 과거에는 암이 흔하지 않았기에. 그러나 암발생이 늘어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1970년대 초 60세 전후였는데, 지금은 80세를 넘어섰다. 발암원의 강도나 개인적인 감수성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암은 발암원에 오래 노출되어야 발생하는 병이다. 따라서 오래 살수록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표적인 예가 전립선암으로 이 암은 대부분 노인층에서 발생한다. 남성호르몬은 정상적으로 전립선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며, 그 노출 기간이 수십년을 지나면서 일부에서 전립선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최근 암진단기술의 발전과 검진 활성화도 한몫하고 있다. 경부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작은 크기의 갑상선암의 진단과, 전립선 암수치(PSA) 검사에 의한 전립선암의 진단이 크게 늘어났다. 사실 이 두 질환 환자의 상당수는 암이 진단되지 않은 채 수명을 다할 수도 있는데, 검진과정에서 진단되는 것이다.
수명 연장과 진단기술의 발전 외에도 과거에 비해 발암원에의 노출이 늘어나는 것도 암 발생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흡연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요즘에는 어린 학생들이 일찍 흡연을 시작하는데, 이들은 성장기에 있기에 암 발생 위험은 더 크다. 여성 흡연자의 증가세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여성 암 환자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음주량의 증가나 환경오염 등도 암발생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서구형 식생활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은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와 상관관계가 있다. 여기에 비만과 운동부족도 암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 가장 흔했던 위암, 간암이나 자궁경부암의 발생은 감소하고 있다. 식품저장방법의 개선이 위암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생각되며, B형 간염백신의 접종이 간암의 발생을 줄였다.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과 적절한 치료는 자궁경부암의 발생을 크게 줄였다. 아직도 암이란 남에게만 생기는 특이한 병이라고, 그래서 나에게는 생기지 않을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래 살기를 기대한다면 암에 대한 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행히 암은 우리가 노력하면 피할 수 있는 병이다. 암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