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인 요즈음, 삼성팬인 필자로써 금번 강동우선수의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게 되어 놀랍기도 하고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에 많은 야구팬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필자는 트레이드를 관련한 삼성라이온즈를 되돌아보고, 2005년부터 지금까지 각 구단의 트레이드 현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삼성의 입장에서 본 트레이드 사례
현 KIA의 사령관인 서정환감독은 프로원년 82년 삼성에 입단했고, 이듬해인 1983년 국내 프로야구 트레이드 1호로 KIA의 전신인 해태로 이적했었다. 이후 각 구단은 구단의 실익을 위하여 오프시즌 혹은 시즌 도중에 트레이드를 단행하였다. 트레이드 후 서로 ‘WIN WIN 트레이드’로 성공적인 트레이드인 경우도 많으나, 어느 한쪽에만 대박 인 경우도 있었고, 양쪽 모두 실패를 본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프로야구 선수에게 트레이드는 시련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였다.
구단의 이익을 위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정들었던 팀을 떠나야 하는 것이 트레이드이므로, 선수 개인에겐 말 그대로 시련일수도 있고, 새로운 기회가 되어 성공적인 변신을 이루기도 하였다. 수많은 트레이드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어, 삼성의 입장에서 한번 트레이드 되었다가 다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되어 돌아온 사례를 위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 말은 곧 실패한 트레이드였기 때문에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를 영입한 사례이므로 트레이드의 실패와 성공 그 양면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여겨진다.
1. 먼저 현역 선수 중 양준혁의 트레이드 사례이다. 이번 강동우의 트레이드를 두고 많은 삼성팬들은 양준혁 이후 또 한번 팀의 프랜차이즈선수를 내보냈다고 원성이 자자하다. 양준혁은 91년 11월 당시 우선지명권을 가진 신생팀 쌍방울이 2차 지명하자 이를 거부하고 상무에 입단했다. 결국 양준혁은 자신의 뜻을 이뤄 93년 역대 신인 타자 최고 계약금인 1억 100만원(연봉 1800만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첫 해부터 양준혁은 루키답지 않은 정교함과 파괴력을 앞세워 타격, 최다안타, 출루율 1위를 석권했고,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도 각각 2위에 올랐다. 생애 단 한번뿐인 신인왕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이후 양준혁은 승승장구 삼성의 프랜차이즈스타로 성장한다. 그러나 타격3관왕이라는 타이틀을 따고도 1998년 12월 14일, 해태로 트레이드(양준혁+곽채진+황두성 : 임창용)된다.
2000년엔 LG로 트레이드(양준혁+손혁+현금 5억), 그리고 다시 2001년 겨울부터 삼성으로 오게된다. 당시 최고의 마무리였던 임창용은 분명 탐나는 선수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트레이드설이 있었지만 팀의 프랜차이즈선수를 눈앞의 이익을 위해 보낸 이 사례는 삼성의 트레이드 역사상 가장 팬들에게 야유를 받은 트레이드로 기억되고 있다.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삼성은 향후 양준혁에게 ‘최고의 은퇴식’이란 선물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 다음은 현재 삼성 중간 계투진의 믿을맨 박석진의 경우이다. 95년 이승엽과 같이 삼성에 입단한 박석진은 95년 방어율(4.71) 96년 방어율(4.68)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지만 97년 방어율(7.02)로 부진하자, 구단은 미련 없이 이동수와 함께 롯데 박동희, 김종훈과 트레이드 해버린다. 박석진은 트레이드 후 98년은 그저 그런 성적을 남기지만 99년부터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99년 생애 가장 많은 148과 1/3이닝을 소화하며 방어율(3.58)을 기록하였고, 특히 99년 플레이오프에서 박석진은 삼성을 상대로 한 맺힌 투구를 하며 자신을 버린 삼성에게 엄청난 부메랑을 날리게 된다. 알다시피 박동희는 삼성에서 특별한 활약을 못 보여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고, 그나마 김종훈이 아직까지 외야백업으로 버팀목 구실을 해주고 있어 다행이지만 박석진의 활약에는 비할 바 못된다.(특히 롯데에서 삼성 킬러로 활약한...)
01년까지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박석진은 무리한 등판(01년 133이닝)으로 부상을 당하여 02년 시즌은 재활에 힘써야 했으나 03년 다시 부활투를 잠깐 보여주다가 결국 확실한 중간 계투진이 필요했던 삼성은 걸출한 마무리 노장진과 트레이드하여 다시 데려온다. 노장진과 박석진의 트레이드는 ‘WIN WIN 트레이드’로 평가받고 있다.
외... 작년 은퇴를 선언하며 시즌도중 코치로 승격한 한국프로야구 최고 미들맨 김현욱은 93년 삼성에 입단, 부상 등으로 별다른 활약을 못 보여주다가 95년 쌍방울로 트레이드, 이후 97년 중간계투요원으로
뛰며 20승을 달성, 승승장구하게된다. 98년 쌍방울의 재정사정이 좋지 않은 이유로 다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되어 02년 승률왕에 오르는 등 작년 은퇴전까지 삼성의 중간 허리를 책임져 주었다.(02년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에는 64경기에 등판, 10승 2세이브 9홀드 방어율 2.11, 승률 1위(1.000)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 구단은 부상 등으로 부진했던 선수를 과감히 트레이드로 내치듯 보냈다가, 옮겨간 구단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이자 다시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기도 하는 것이 트레이드이다. 양준혁의 경우는 부진한 이유를 들어 트레이드 된 경우는 아니지만, 겉으로 들어 난 이유가 임창용이란 특급마무리를 영입키 위한 트레이드였다 하니, 굳이 트레이드에 대한 비난을 퍼부을 생각은 없다. 문득 글을 쓰다보니 한국 프로야구 최다 트레이드 기록을 세운 ‘저니맨’ 최익성이 떠오른다.
94년 삼성에 입단한 최익성은 97년 20-20클럽에 가입하며 파워와 빠른 발을 겸비한 몇 되지 않은 톱타자로 활약을 보이다, 지금 삼성과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당시 삼성은 늘 투수력에 문제점을 들어내고 있던 터라, 한화 노장진과 트레이드 되었다. 그 이후 LG-KIA-현대-삼성-현대-삼성-SK...필자의 기억이 맞는지도 모를 정도로 여러구단을 떠돌다 저니맨으로 전락하게 되어, 이젠 제3의 리그에서 뛰기 위해 홀로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한다.
2006년 시즌을 겨냥한 트레이드(2005년부터) 작년 7월 리오스+김주호와 전병두의 두산과 KIA 간 2대1 트레이드가 있었다. 이 트레이드로 두 구단은 서로 필요에 의한 ‘WIN WIN 트레이드’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두산은 리오스를 데려오면서 에이스 박명환의 부상 위기를 잘 넘겨 준우승을 달성했고, KIA는 특급좌완 유망주 전병두가 가세하여 올시즌 투수진을 꾸려가기가 훨씬 나아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굳이 작년 시즌 트레이드 후 두선수의 활약상을 얘기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KIA는 LG와의 빅 트레이드 성사가 또 있었다. KIA 마해영+최상덕+서동욱과 LG 장문석+손상정+한규식의 3:3트레이드가 그것이다.
LG는 거포영입 과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KIA는 마무리 신용운의 부상으로 인한 마무리 해결 차원에서 성사된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LG는 이 트레이드 후 공공연히 최상덕을 데려 오기 위한 트레이드였다며 올시즌 최상덕을 LG의 선발진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작년 시즌 초 SK 조원우와 한화 조영민의 트레이드 이후 조원우는 한화에서 둥지를 틀고 난 후 3할타를 때려내며 맹활약을 펼쳐 올 시즌도 한화의 주축선수로 뛸 전망이다.
두산은 FA인 홍원기와 계약을 체결한 직후 현대로 트레이드 했다. 두산은 홍원기와 8천만원에 1년 계약했으나 곧바로 현대 내야수 장교성과 1대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그리고 삼성의 강동우와 두산의 김창희+강봉규 트레이드가 이루어져 현재 곧바로 시범경기에 투입되어 기량을 점검 받고 있다. 두산의 입장에선 충분히 납득이 가는 트레이드이다. 외야 주축선수들의 노쇠화에 대한 대비책이라 보면 이해가 되지만 삼성의 입장에선 왜? 강동우를 보내고 김창희를 받았을까?
두가지 측면에서 추측을 해보자. 첫째는 심정수가 어깨부상에서 덜 회복되어 외야수비를 당분간 못 맡으므로 양준혁이 외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또, 걸출한 외야백업 김종훈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 할 수 있다. 둘째 삼성킬러였던 김창희를 데려오므로서 미리 불씨를 없애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강동우는 루키시절 팀의 승리를 위하여 펜스에 부딪히는 호수비(98년 10월 16일 플레이오프 2차전(대구 LG전)에서 이병규의 타구를 잡고 펜스에 부딪히는 사고로 부상, 왼쪽무릎 정골과 비골 복합골절)를 보여주며 투혼을 불사른 프랜차이즈선수 중 한명 이였기에 필자를 비롯 삼성팬들은 이번 트레이드에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를 해보면... KIA=좌완 계투 전병두+마무리 장문석 LG=선발 최상덕+중심타자 마해영 두산=특급선발 리오스+외야수 강동우+내야백업 장교성 한화=3할 톱타자 조원우 현대=전천후 내야수 홍원기 삼성=외야 김창희 끝으로 강동우선수를 보내는 마음이야 어찌 말로 다 표현 할 수 있겠냐마는 새로운 둥지 두산에서 여전히 좋은 활약을 보여 주었으면 하고, 각 구단은 서로 전력에 보탬이 된 트레이드가 되어 올 시즌 훌륭한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해 주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