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옥 시인, 제1회 완도청해문학상 대상 수상
수상작품집 『나비 도둑』, 천년의시작 출간 시집
“치유는 성찰에서 비롯된다.” 문학적 깊이 인정
ABC뉴스=이재욱 기자/
오봉옥 시인이 시집 『나비 도둑』(천년의시작 출간)으로 제1회 ‘완도청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2천만 원.
오봉옥 지음, 천년의시작, 2025년 7월 25일
완도청해문학상은 ‘해양 치유’를 기치로 내건 완도군이 문학을 통해 치유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제정한 문학상이다.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총 134권의 작품집이 올라올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시 부문 15권, 소설 부문 7권 등 총 22권이 본심에 올랐다.
본심에서는 시 부문에서 『그대를 바라는 일이 언덕이 되었다』, 『나비 도둑』, 『오늘 당신의 장례엔 눈이 내리지』가 주요 논의 대상이 되었고, 소설 부문에서는 『곳』, 『달의 미로』, 『몽유도원』, 『프레너머』를 중심으로 심사가 진행되었다. 심사 결과 시 부문에서는 오봉옥의 『나비 도둑』이, 소설 부문에서는 민혜숙의 『몽유도원』이 각각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오봉옥의 『나비 도둑』에 대해 “삶의 구체적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의 감각과 구어적 리듬을 바탕으로 현실의 고단함과 따뜻함을 함께 포착한 시집”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상의 장면을 통해 인간 중심적 시각을 전복하고, 자연을 타자가 아닌 이웃으로 인식하는 관계 윤리와 공존의 서정을 구축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소설 부문 당선작인 민혜숙의 『몽유도원』에 대해서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축으로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고, 추리적 기법과 액자 구조를 결합해 서사를 입체적으로 확장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최종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장르적 특성이 다른 시와 소설을 단순(單純)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문학의 향기로 치유한다.’라는 완도청해문학상의 제정 취지에 비추어볼 때, 『나비 도둑』이 문학적 성취와 치유의 의미를 보다 직접적이고 깊이 있게 구현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심사위원 전원의 합의로 『나비 도둑』을 대상으로, 『몽유도원』을 우수상으로 결정했다.
오봉옥의 『나비 도둑』은 지난해 7월, 등단 40주년을 맞아 출간한 그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은 ‘수심’, ‘사랑’,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지혜’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오봉옥 시인의 시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고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오봉옥 시인
『나비 도둑』은 민중적 토대에서 출발한 오봉옥의 시 세계가 시대와 세계를 품는 넓이와 깊이를 더해온 결과물로 평가된다. 많은 평자는 이 시집을 두고 “민중의 시인에서 삶의 철학자로 나아간 오봉옥 시 세계의 결정판”이라 평해왔다. 40년 시력의 내공이 삶의 구체성과 존재에 대한 성찰 속에서 한층 깊어진 것이다.
오봉옥 시인은 시집 출간 이후 “나이가 들수록 시가 수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시집에서 노래한 모든 대상은 나를 비춰보는 거울 같은 것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나비 도둑』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곧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
‘치유’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깊은 성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나비 도둑』은 제1회 완도청해문학상의 취지와 가장 아름답게 만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오봉옥 시인의 이번 수상은 한 시인의 40년 문학 여정이 오늘의 독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답이자, 문학이 여전히 삶을 치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오봉옥 시인은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연세대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1985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 『지리산 갈대꽃』 『붉은 산 검은 피(상, 하)』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노랑』 『섯!』 『달리지 馬』 『나비 도둑』 등을 출간했다. 산문집 『난 월급 받는 시인을 꿈꾼다』, 동화집 『서울에 온 어린 왕자(상, 하)』, 비평집 『시와 시조의 공과 색』 『김수영을 읽는다』 등을 펴냈다. 서정시 「등불」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영랑시문학상, 한송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ABC뉴스」에 ‘동시 작법’을 연재 중이고,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문예지 『문학의 오늘』 편집인을 맡고 있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아~~
축하,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