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스마트홈 '자이 플랫폼'
도어록 대신 안면인식으로 출입
이상징후 알아채 고장 사전예방
스마트홈 찾는 소비자 점점 늘어
건설사들, 주도권 놓고 경쟁 치열
21일 강남구에 있는 자이갤러리 안 모델하우스 20대 남성이 현관문 앞 화면에 얼굴을 비추자 자동으로 문이 열렸다.
거실 소파에 앉아 '영화관처럼 만들어 달라'고 말하니 조명이 어두워지고 커튼이 저절로 쳐진 후, TV에서 영화가 상영됐다.
잠시 후 주방으로 자리를 옮겨 '요리할 께'라고 말하니 환기장치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외출을 알리면 냉장고 등이 절전 모드로 바뀌고,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하는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기도 했다.
GS건설은 이날 이런 청사진을 담은 스마트홈 시스템 '자이 AI 플랫폼'을 공개하고,
이를 2021년까지 전국 1만 가구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이 실제 아파트 단지에 적용되면 앞으로 각 가정에서 모든 전자 기기를 스마트폰이나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GS건설뿐 아니라 최근 건설업계에선 잇따라 스마트홈 기술을 내놓고 치열한 물밑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스마트홈 기술이 아파트 실수요자를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가구마다 맞춤형 온도.습도 등 재공.보안도 강화
GS건설이 내놓은 자이 AI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집안 기기를 하나하나 조작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거주자의 생활 습관을 알아서 판단하고 자동으로 집 안 환경을 조절해준다.
예컨대 미세먼지가 심한 날 늘 공기청정기를 켜두는 가정이라면, 인공지능이 날씨를 판단해 알아서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킨다.
가족 중 추위를 많이 타는 딸이 외출에서 돌아오면 자동으로 보일러가 작동해 온도를 올린다.
김영신 GS건설 상무는 '단지 전체로 넓히면 아파트 놀이터 CCTV가 사람이 쓰러진 모습을 위급 상황으로 판단해
관리사무소에 알리거나, 엘리베이터 이상 징후를 수집해 미리 고장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GS건설은 기존 카카오 미니 음성인식 연동에 이어 'SKT 누구', 'KT지니', LG 클로이', '네이버 클로바', '아마존 알렉사'까지
국내에 출시된 주요 음성엔진(AI 스피커) 연동을 완료했다.
자이아파트 입주민이면 통신사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자이 AI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개별적으로 구매한 공기청정기, 에어컨,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도 자이 플랫폼과 연결할 수 있다.
그동안 스마트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보안도 강화했다.
지난 몇 년간 스마트홈 시스템이 적용된 건물에선 홈(CCTV)를 헤킹해 집안을 훔쳐보거나 외부인이 문을 열고 침입하는 등의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다.
GS건설은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그동안 단지와 단지 외부 사이에만 있던 방화벽을 각 가구 사이에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단지 내 모든 통신을 암호화하고, 허가된 디지털 기기만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건설사들, 스마트홈 주도권 놓고 물밑 경쟁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2017년 약 15조원에서 2025년에는 약 3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피데스 개발이 수도권 주택 소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2019년 주거공간 소비자 인식 조사'를 했더니
주택 차별화 요소를 고르는 문항에서도 '스마트 주택'이 22.1%로, 커뮤니티 특화'(20.3%), '조경특화'(19.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홈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75.1%로 나타났다.
GS건설 외에 다른 건설사들도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홈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6월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주거 시스템을 결합한 '레미안 IoT 플랫폼'을 내놨고,
대우건설은 스마트홈 개념을 단지로 확장한 '스마트단지'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현대건설은 통신사.가전화사별로 재각각인 체제를 하나로 묶는 공간 통합 허브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영신 GS상무는 '그동안 은 평면, 외관,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 보이는 공간에 건설사들이 공을 들였다면
앞으로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편리한 주거환경에 꼭 필요한 스마트홈 플랫폼 구축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