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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경리단길이 있고, 인천에 평리단길, 경주에 황리단길 있다면 김해에는 봉리단길이 있다."
점집이 많아 한 때 '신의 거리'라 불렸던 봉황동 김해대로 2273번길부터 가락로 37번길까지의 '장유가도'가 최근 SNS에서
일명 '봉리단길'로 불리며 김해의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장유가도는 구도심에서 장유지역으로 향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수로왕릉 쪽에서 온다면 회현동 주민센터 옆 회현동 벽화골목을 지나면 되고, 가야의거리를 통과했다면 옛
봉황초등학교 정문을, 김해5일장 쪽이라면 공구거리를 지나면 바로 봉리단길을 만날 수 있다.
봉리단길은 '일주일에 가게 하나 생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계속 옷을 갈아입고 있다.
우리가 취재를 나선 3월 23일만 해도 2곳의 가게가 영업을 위해 한창 준비 중
이었다.
처음 봉리단길에 도착한 사람들은 평범한 거리의 모습에 순간 당황할 수 있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거리를 조금만 걷다보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카페와 음식점, 옷가게 등 봉리단길만의 특색있는 가게를 만나게 된다.
봉리단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느꼈던
당황스러움은 카페와 음식점마다 빈 자리 없이 들어선 20, 30대들의 모습을 보며 이내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부산시 화명동에 사는
신모(남, 37세) 씨는 "SNS를 통해 알게된 봉리단길을 직접 찾아왔는데 처음에는 번화가 느낌이 나지 않아 이상했는데 거리를 조금 걷다보니
바로 그런점이 봉리단길만의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현재 봉리단길에는 김해지역 청년 문화예술협동조합인 '회현종합상사'와 일본
강점기 시절의 일본가옥을 복원해 만든 카페 '봉황1935'가 들어서면서 특색 있는 카페와 음식점,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봉리단길이라는 이름은 문화카페 '재미난 쌀롱'이 '회현종합상사'로 이름을 바꾸고 봉황동에서 음식점,
카페, 옷가게, 뜨개질방 등을 열어 새로운 문화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자연스럽게 불려지게 됐다.
봉리단길이 알려지면서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한 지역 재생을 통해 회현동이 슬럼화됐던 이미지를 벗고 젊은 문화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상인, 전문적인 거리 디자인 전문가 등이 봉리단길을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도심 재생사업을
활발히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봉리단길 일대의 부동산 가격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3.3㎡당 200만 원~350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가격이 현재는 450만 원~500만 원 사이에 거래가 된다"라며 "보름에 한 두
건 정도는 상가 임대 문의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가 살아나니 거리가 살아나고, 거리가 살아나니 동네가 살아나게 된
것이다. 봉리단길은 김해의 구도심 활성화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마을 토박이 임모(여, 60세) 씨는 "처음에는 동네에 희한한 가게가
생겨 신기하게 봤는데 이제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왕래해서 동네에 활력이 넘쳐 좋다"고 말했다.
협의회 구성으로 더 나은 마을 만들기에
나선 장유가도(봉리단길) 주민들은 '봉리단길이 떠야 김해가 뜬다'는 생각으로 지역 활성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봉리단길은 청년가게들이 계속 입점하고 있다. 사진은 3월23일 촬영한 것으로 오래된 가게를 직접 리모델링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