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식당 ‘티원’
대개 분위기 좀 있는 중식당을 떠올리면 상당히 고급스럽고 무거운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자장면이나 짬뽕 같은 흔한 메뉴를 시키기에는 눈치 보이고 코스요리를 시키자니 가격이 만만찮다. 이런 골치아픈 고민을 하지도 않아도 되는 중식당이 고속철도 신 서울역사 콩코스 4층에 위치한 ‘티원(T園)’이다. 샐러드나 단품 메뉴만 놓고 보면 “정말 중식당인가” 싶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대에 가볍고 산뜻한 요리를 선보인다.
‘티원’은 프라자호텔의 전통 깊은 중식당 ‘도원’의 캐주얼 브랜드. 그래서 ‘T園’이라는 이름도 ‘도원’의 영문이니셜 ‘T’자와,무릉도원을 일컫는 동산 ‘園’을 합쳐서 만들어 냈다. 영문과 한문을 한 자씩 따 만든 이름이니 만큼 동양의 깊은 맛과 서양의 감각을 조화시키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내부에 들어서면 눈을 뗄 수 없는 것이 중국풍의 신비스런 인테리어. 최근 오리엔탈 디자인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민경식 건축연구소의 민소장이 지휘봉을 잡아 레드와 블루그린을 주색으로 정통 중국 문화를 모던하게 표현해놨다. 메탈 소재의 꽃이 만발한 중앙 파티션이 업라이팅 조명과 촛불과 조화를 이루며 은근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낸다.
주방은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12명의 특급 조리사들이 책임을 진다. 중식 주방장 사이에 양식 조리사 2명이 있다는게 특징. 기존의 정통 중식에 양식의 소스를 가미해 ‘편안하지만 현대적인 입맛의 중국 가정식’을 맛보는 기분을 누릴 수 있다. ‘찹쌀과 토마토 소스로 맛을 낸 탕수육’과 ‘알로에 누룽지탕’ 그리고 ‘새우 상추쌈’ 등이 그런 요리들.
추천메뉴는 ‘망고와 게살 샐러드’. 시원한 발사믹 소스가 뿌려진 야채 속에 망고와 방울토마토를 넣어 새콤한 맛이 그대로 묻어난다. 식사 전 와인으로 입맛을 돋구는 것 처럼 차가운 망고가 입안의 혀를 살짝 긴장시켜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작은 냄비에 알코올로 불을 지펴 식사내내 뜨끈뜨끈한 국물을 맛볼 수 있는 ‘사천식 연두부전골’은 기름진 음식에 질린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밥 한공기에 두부가 듬뿍 들어간 전골 국물을 한 그릇 붓고 비벼먹으면 식사한번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특히 맵고 얼큰한 사천고추가 들어가 저녁에는 마오 타이나 소흥주 같은 중국의 강한 술들과 함께 안주로 사용하기에도 안성맞춤.
▲메뉴-삼선자장면 5,000원. 사천식 연두부 전골 1만3,000원. 토마토소스 찹쌀 탕수육 1만3,000원. 망고 게살 샐러드 1만4,000원. 마늘 버터 새우볶음 1만6,000원. 청코스 3만5,000∼6만원.(02-392-0985)
발췌:스포츠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