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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낙남정간 제 7구간 [발산재~배치고개]
<부분별 시간대>
- 08:55 발산재 들머리 산행시작
- 09:10 첫 전망대바위
- 09:47 돌탑바위봉
- 10:06 깃대봉9520.6)정상
- 10:21 임도(음내무재)
- 10:32 삼각점봉우리
- 11:35 용암산(399.5)정상
- 11:52 탐티재
- 12:24 필두봉(420)돌탑
- 12:34 무명봉 식사
- 13:00 식사끝 출발
- 13:30 새터재
- 14:10 369봉(탕근재)
- 14:38 신고개
- 15:28 배티고개
▶ 산행일자 : 2004년 04월 11(둘째 일요일) - 날씨 : 맑고 더움
▶ 산 행 지 : 창원군 진전면, 고성면 마암면
▶ 산행코스 : 발산재~깃대봉~남성치~탐티재~필두봉~새터재~신고개~배치고개
◎ 산행거리 : 약 14.5 Km(도상거리)
◎ 산행시간 : 약 6시간 35분 (휴식/식사 포함),
▣ 참가인원 : 총 16 명(윤구연 김병섭 정민수 장태술 김옥남 김창경 김정희 김영우 최화성 최무균 김종주 김장범 홍차정 이장석 유남해 최인숙 등반대장 이한성)
낙남 7구간 개요
꽃피는 춘삼월의 절기이건만 거의 초여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다. 아직 익숙지 못한 더위와의 만남이라 몸으로 전해지는 감도가 대단하다. 오늘구간은 어쩌면 낙남의 특징을 잘 나타낸 한 구간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시종 오밀조밀한 야산의 연속에다 유달리 많은 고개가 도사리고 있었다. 마루금을 가로지르는 일곱 번의 고개가 하나같이 큰 폭으로 오르내림에 따라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톡톡히 맛보게 된다. 거기다가 최근 심한 일교차의 날씨 탓에 몇몇 병사들은 감기까지 달고 다니느라 꽤나 고생을 한 산행이 되었다.
그 여파가 미친 탓일까? 애시당초 계획했던 코스를 다 못하고 배티고개에서 발길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 계속 가자는 의견과 그만 가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은 상황끝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만다. 거리에 비해 제법 어려움이 있었던 산행이었지만 초반 진달래와 연두색 새순이 잘 어울린 산길을 걸을 땐 상큼한 출발에 마음 흐뭇했었다. 그리고 깃대봉의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은 이 구간 최고의 경관을 제공하는데 손색없었다. 오늘의 최고봉은 420고지의 필두봉이 고작이지만 고도차 200을 오르내리는 굴곡은 예상을 초월한다.
식수가 모자랄 정도로 더운 날씨가 하나의 복병이라면 정작 큰 산에 비해 이런 굴곡진 야산산행이 더 힘들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한 산행이다. 구간을 조기 종료한 덕분에 산행뒤풀이 시간은 여유가 있었다. 양촌의 온천욕을 마치고 마산 가포의 유명한 정어구이를 시식한 것은 오늘의 빅 이벤트로 망외소득이라 할 수 있다. 산행 후 별미는 또 다른 산행의 즐거움일 것이다. 굳건하게 이어가는 낙남의 산줄기들, 산은 인간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오늘은 그 의미를 함께 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산행스케치........
남해고속도로 군복IC에서 내려 이반성방면을 들어서면 삼거리가 나온다. 마침 “아침식사됩니다.”라는 간판이 눈에 띄어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차는 한적한 지방도를 달려 진주가는 2번국도를 만나 발산재 고갯마루에 닿는다. 옛 고개를 비켜 그 옆에 새로운 도로를 내느라 한창 공사중이다. 공사장 흙길을 내려와 절개지 왼쪽 편을 겨냥 들머리로 들어선다.(08:15) 시멘트도로의 초입을 따르면 곧 경사가 급해지고 도로 끝나는 곳에서부터 산길이 시작된다. 잘 손질해놓은 널따란 묘지 중간을 가로질러 숲으로 올라간다.
발산재 들머리, 팬스 왼쪽끝에서 올라간다.초입로 시멘트길....
가파른 오르막을 10여분 치고 오르니 범상치 않은 바위가 나온다. 초반부터 만나는 바위지대가 뜻밖이다. 엉겁결에 바위턱 한곳을 올라서자 첫 번째 만나는 전망대다.(09:10) 올라온 도로가 발아래 보이고 주변경관들이 시원하게 관망된다. 멋진 경관을 배경으로 사진들을 찍어대고 좁은 바위공간은 어느새 포토라인으로 변한다. 몇 번인가 이런 아기자기한 바위길을 즐기면서 산행은 한껏 기분을 낸다. 주변에 막 새잎이 돋아난 연두색 숲과 분홍빛 진달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분위기는 고조되고 꾼들의 발걸음은 한층 가볍다.
첫 전망대 바위봉,
돋아나는 새잎과 진달래
산길은 한참 고도를 높이더니 어느 봉우리에 당도한다. 반듯한 바위공간이 비스듬히 깔려있고 한쪽 귀퉁이에는 작은 돌탑이 포개져있다.(09:47) 언뜻 보아 주위에 높은 봉우리도 없고 오라! 이곳이 깃대봉 이겠거니 하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나니 얼마안가 정상석이 반듯하게 서있는 진짜 깃대봉 정상이 나타난다.(10:06) 해발 520.6m, 오늘구간의 최고봉이자 유일하게 정상석이 세워져있는 봉우리다. 인터넷에서 봤던 정상석을 깜빡한 것이다. 산행시작 약 1시간 10분가량 걸렸으며 거리에 비해 의외의 시간이 소요됨을 느낀다.
마지막 바위봉, 깃대봉으로 오인한 곳...,
깃대봉 정상과 정상석
봉우리에 올랐으니 이제 평탄한 능선길이겠지 했더니 산길은 이내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내리막이다. 올라온 고도를 다 까먹고 약 15분 만에 산간마을이 인접한 비포장 임도에 닿는다. 지도상 표기로 ‘응내무재’라 일컫는 얕은 고갯길이다.(10:21) 아무 생각 없이 다시 산으로 오른다. 봄 날씨라 하지만 바람한점 없는 마치 여름 같은 날씨다. 땀 꽤나 흘리며 올라선 곳은 어느 야산봉우리이며 길 중간 밋밋한 곳에 삼각점이 박혀있다.(10:32) 지도에도 없는 삼각점이라 어딘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버린다.
과수농가 고개
삼각점..., 소속불명??
잠시 후 다시 산길은 빠지고 곧이어 과수농가가 보이는 남산치에 떨어진다. 고개 좌우로 비포장도로가 길게 넘어가고 있다. 언덕 한쪽에 산불감시 오토바이한대가 주인도 없이 홀로 서있고 도로를 건너자자마자 다시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고개하나를 넘으니 완경사의 숲길이 제법 길게 올라간다. 한차례 땀을 빼고 정상부에 올라서자 무심결에 지나칠 뻔한 곳에 쇠로 박아놓은 삼각점이 보인다.(11:35) 추정컨대 이곳이 바로 용암산(399.5m)정상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하지만 잡풀우거진 숲 사이로 길만 나있을 뿐 별것이 없다.
남산치
용암산정상으로 추정되는 원형삼각점
용암산을 지나자 산길은 이내 아래로 또 빠진다. 지긋이 능선을 탈 여유도 없이 마치 미끄럼틀 타듯 17분여 아래로 떨어지니 탐티재 도로다.(11:52) 함안 일반성과 고성 마암면을 넘는 2차선 지방도로다. 고개마루에는 뜻밖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마치 청량수 같은 시원한 바람이다. 차량통행이 그리 많지 않은 도로에 배낭을 내려놓고 시원한 얼음물로 마른 목을 적신다. 더위에 지쳐서인지 은근히 졸음이 쏟아지고 한숨 자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식사장소를 묻는 대원들에게 필두봉을 오르게 하고 맨 꼴찌로 도로를 떠난다.
탐티재 도로
해발180의 도로에서 420고지의 필두봉을 다시 올라야한다. 들쑥달쑥한 야산의지형을 잘 나타낸 구간 같다. 산길은 커다란 송전탑을 지나 계속 된비알로 치닫고. 급한 오르막에 숨이 찰 때, 앞에 두 사람이 보인다. 종아리부상으로 몇 차례 산에 못 가신 산봉우리님계서 오늘 무척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옆에 산구름님은 계속 격려를 해주고 있고..., 고도계를 보니 아직도 고도 100을 더 올라야하니. 만만하게 보다간 큰코다칠 산이다. 금방 올라설 것 같은 봉우리가 무려 32분이나 걸려 필두봉 꼭대기에 선다.(12:24)
필두봉 정상부 돌무더기
힘들게 올랐지만 아무런 표식은 없고 작은 돌탑 하나만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적당한 공간이 없어서인지 식사장소는 이곳에서 약 10분 더 진행한 곳의 펑퍼짐한 솔밭공터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조금 늦게 올라와 점심을 먹는 사이 마지막 산봉우리님과 산구름님이 최종합류를 한다. 너무 힘들어서 밥맛마저 없다는 그에게 억지로 물에 말아 드시게 한다.(식사 12:34~13:00) 늦은 식사를 마치고 곧장 대열을 따라가니. 모처럼 평지길이 이어진다. 산길은 그런 상태로 얼마간 이어가다 약 30분 만에 다시 2차선 포장도로에 떨어진다.
무명봉에서 식사장면... 지각생들...
새터재 도로
바로 새터재 도로다.(13:30)도로에 내려섰으니 다시 올라붙어야한다. 지열의 더운 공기가 팍팍 올라오는 산길을 한차례 오르니 길가에 ‘수원백씨묘지입구’라 새겨진 돌비석이 서있다. 오르막은 계속되고 제법 빡신길을 한번더 치고 오르니 잡목사이 작은 바위군이 있는 정수리다. 무심코 가던 길을 가다 낌새가 이상하여 되돌아온다. 마루금은 우측 잡목오솔길로 나있고 곧장 가면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14:10) 지형도에 표기된 369봉(탕근재) 분기점으로 확인되며 삼각점 흔적 같은 것이 있다. 갈림길 표지기하나 달아놓고 종주길로 빠져간다.
묘지입구 비석...
탕근재 분기봉, 무심코 직진(사진왼쪽)하면 시루봉 능선이다.
잡목길을 빠져나가자 잠시 후 시야가 트이고 뒤돌아본 능선분기점이 선명하게 구분된다. 동쪽으로 뻗어가는 시루봉능선이 제법 준엄하게 형체를 갖추고 있고 그 중간에 갈림길봉우리가 우뚝하게 솟아있다. 또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키 작은 관목지대와 소나무잡목지내를 번갈아 내려치니 저만치 과수원농가가 보이고 하얀 시멘트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지형도상의 ‘신고개’란 곳이다. 곧이어 바닥으로 떨어져 도로에 닿으니 분기봉에서 무려 30분이나 내려온 셈이 된다.(14:38) 야산마루금을 이어간다는 것...,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신고개 절개지
신고개 절개지를 건너 언덕에 올라서니 전형적이 야산풍경이 펼쳐진다. 큰나무가 없는 잡목 숲과 후끈한 지열, 어수선한 주변 환경 등..., 큰 산에서 볼 수 없는 이런 요인들이 오히려 큰 산에 임하는 것보다 사람을 힘들게 한다. 인적은 없고 오직 산길만이 끈질기게 이어자는 낙남줄기, 선답자들의 표지기만이 하염없이 길을 안내한다. 이어지는 봉우리, 지형도에 290고지로 표기되어있는 곳이라 금방 오를 것 같았지만 이마저도 쉽지가않다. 마지막 열을 한번 올리고 정상부에 오르자 배치고개까지의 산길은 밋밋하게 이어간다.
마지막 오르막을 향해 영차~!!
얼마나 내려왔을까? 저만치 도로와 함께 노란색버스가 보이고 이내 2차전포장도로에 떨어진다.(15:28) ‘배티고개’라고 불리는 곳, 녹슬은 철문하나가 보일뿐 도로주변에는 공터가 없어 주차하기가 불편한 곳이다. 원래의 계획은 장전고개까지 잡았으나 일단 이곳까지 진행해본 뒤, 더 가느냐마느냐를 결정한기로 한 터라 버스도 요 아래 미리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힘이 남아 더 가자는 사람도 있었으나 대부분 분위기가 그만 갔으면 하는 쪽으로 기울어간다. 그것은 당연히 버스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배티고개 도로... 산행종료
등산은 고도의 심리운동이다. 내가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갈수가 있고 내가 마음을 놓으면 금방 힘이 빠진다. 즉, 팽팽하던 긴장을 유지하다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심리로 돌아오면 다시 그때의 심리로 되돌아가기가 쉽지 않게 된다. 우리의 버스가 이미 와있기에 더 이상 진행은 힘들게 되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무덥고 힘든 오늘구간을 여기서 접고 산행을 종료한다. 다른 분을 배려하여 더 가고 싶은 마음을 자제해주신 일부 대원께 감사드리고 항상 협동정신으로 팀 산행에 임해주신 대원들께 심심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끝-]
작성자 : 등반대장/이한성 [bjc22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