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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를 썩지 않게 하는 숯의 신비한 성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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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에서는 무덤을 쓸 때 많은 양의 숯을 묻어 묘에 물이 차지 않게 하였는데 1972년 중국 호남성(湖南城) 장사시(長沙市)에서는 2100~23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이 발견되었다. 고고학적인 가치도 가치지만 사람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무려 2천년이 지났는데도 죽은 지 나흘 밖에 안된 것처럼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는 사체의 상태였다. 50대 안팎으로 보이는 여인은 150cm의 키에 혈액형은 B형, 사망원인은 협심증인 것으로 부검 결과 밝혀졌고, 위 속에는 생전에 먹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오이 씨앗이 남아 있었는데 씨앗을 발아시킨 결과 모두 싹을 틔웠다고 한다. 관을 덮고 있는 화려한 비단도 당시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는데 이것 또한 그 무덤 주변에 묻힌 5톤가량의 숯의 힘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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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은 만들어진 지 7백년이 넘었지만 목판의 보관상태는 신비에 가깝다고 할 만큼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팔만대장경의 보존이 제작 과정에서 나무를 바닷물에 담갔다가 건조한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고, 경판을 보관하는 장경각 설계의 과학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배웠지만 과연 목판을 7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것 뿐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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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하게 보이는 고분과 장경각 주변에는 대규모의 ‘숯’이 묻혀있었다. 사람들은 2천 년이 넘도록 사체가 상하지 않고 보관된 비밀을 밝히기 위해 고분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와 조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고분 발굴 작업이 완전이 끝났을 때 주변에서 발견된 숯의 양은 5톤 가량에 이르렀고, 그 후 중국의 다른 지역과 일본에서 발견된 고분 주변에서도 다량의 숯이 발견되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장경각 밑에도 건물의 배열을 따라 많은 양의 숯이 묻혀있다. 숯이 가진 어떤 힘이 사물을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드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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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의 성분은 탄소가 75~85퍼센트이고 회분, 즉 미네랄 성분이 2~3퍼센트이다. 탄소는 전기를 전달하는 힘, 즉 전도성이 매우 강한데 나무보다 10 *16배 빠르다. 이러한 탄소질이 연료로서의 효력을 발휘하는가 하면 강한 전기를 흡수하는 힘 또한 지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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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은 부패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썩지 않는다는 것인데, 물질이 썩는다는 것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양이온과 음이온의 관계가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물은 양이온 수소(H)두개와 음이온 산소(O) 한 개, H₂O로 이루어져 있다. 물이 썩는 것은 산소가 날아가고, 수소만 남아 썩게 되는 것이다. 물질의 구성성분 중에서 양이온은 쉽게 썩는 성질이 있다. 탄소가 주성분인 숯을 음식 가까이 놓아두면 좀처럼 썩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숯의 탄소성분이 음이온을 계속 방사해 자신은 물론 주변에 놓인 사물까지도 신선한 상태를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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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 조상들과 숯은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그 중요성이 점차 잊혀져 지금은 주변에서 숯을 찾아보기조차 힘든 실정이지만 근래에 들어 점차 숯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