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운문사

[벽강]

운문사(경북 청도) 문화재(불교)

2006/05/24 10:07

http://blog.naver.com/gamrae007/100024607249

雲門寺(경북 청도)

탈속의 풍경 장엄한 천년도량

영남알프스 속살에 파묻힌 신라 고찰

경내 빼어난 풍경... 작은 수목원 착각

'두주불사' 처진소나무엔 세월의 무게

운문사 비구니들이

모두 한자리에 둘러 앉아

메주를 빚고 있다

입동 무렵

콩더미에선 더운 김이 피어오르고

비구니들은 그저

묵묵히 메주덩이만 빚는다

살아온 날들의 덧없었던 내용처럼

모두 똑같은 메주를 툇마루에 가지런히 널어 말리는

어린 비구니

초겨울 운문사 햇살은

그녀의 두 볼을 발그레 물들이고

서산 낙조로 저물었다

(이동순의 '운문사 비구니')

운문산에 해가 걸리기 시작할 무렵 장삼과 가사를 곱게 차려입은 비구니 셋이 범종루 2층 누각에 오른다. 정확하게 오후 6시 15분. 산사를 찾은 속인들은 늦은 시각이지만 범종루 앞 서점 주변으로 삼삼오오 몰려든다. 조금 전까지도 절집을 찾은 속인들을 위해 활짝 웃던 뜰안의 장미와 모란까지도 돌변하는 경내 분위기에 압도당해 입을 다문 채 범종루를 주시한다.

운문사의 명물로, 경건하면서도 사뭇 숙연하기까지한 불전사물(佛典四物)을 앞둔 절집 풍경이다.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板) 범종(梵鐘) 순으로 사물이 차례로 울려퍼지며 시방세계에 어둠을 알린다.

가죽짐승들을 제도하기 위한 법고, 물속의 비늘짐승을 위한 목어, 조류 등 날짐승을 달래는 운판, 지옥 중생을 깨치는 범종 소리는 속세에 마음을 매어놓은 범인들의 마음속까지 스며들어 탈속의 세계로 이끈다.

불전사물은 다른 절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유독 운문사의 그것이 속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불전사물을 두드리는 이가 모두 이승(여승)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60여명의 동료 학인스님들도 장삼과 가사로 예를 갖추고 함께 동참한다는 점 때문이다.

7분간 울려퍼지는 법고 소리는 혼자만으론 힘이 부쳐 셋이 번갈아 가며 두드린다. 새벽엔 삼라만상을 깨워야 하기에 작게 시작해 소리가 커지는데 반해 저녁엔 큰소리로 시작해 해가 지듯 작은 소리로 마무리 된다.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사는 영남알프스의 육중한 운문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서기 560년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운문사는 원래 신라 화랑이 심신을 수련하던 곳이었다. 1천2백년 전에는 원광법사가 세속오계를 전수 했으며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도 주지를 역임 했다.

절집 현판에는 호거산(虎踞山) 운문사(雲門寺)라고 적혀있다. 운문사라는 이름은 고려 태조 왕건이 이곳을 다녀간 뒤 운문선사라 사액해 붙여졌고, 호거산이라는 이름은 절의 북동쪽에 위치한 산의 형세가 호랑이가 의연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비롯됐다한다.

운문사는 차고 앉은 형세부터 다른 사찰과 사뭇 다르다. 보통 절은 산을 등지고 있는데 반해 운문사는 봉우리와 마주앉은 형태다. 실제로 옛 비로전인 대웅보전 앞에 서면 운문산 꼭대기가 올려다 보인다. 또 대웅보전의 터는 행주형(行舟形), 즉 풍수지리로 봐서 전복되기 쉬운 배모양이다. 그래서 그 지세를 누르기 위하여 이미 신라때 대웅보전 양쪽에 삼층석탑을 세웠다는 말이 전해온다.

뭐니뭐니해도 운문사의 자랑은 500년된 처진소나무. 뻗지 못한 가지를 축 늘어뜨리고 있는 처진 소나무는 간혹 야생상태에서 보고된 적이 있거나, 인위적으로 눌려져 뻗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이 소나무는 외관상으로 전혀 눌린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처진 소나무여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높이는 약 6m, 가슴높이의 줄기 둘레가 2.9m이고 무게를 견디지 못해 받쳐놓은 쇠기둥만도 20여개로 멀리서 보면 마치 우산을 펼쳐놓은 듯하다. 가까이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면 사방으로 뻗은 가지 하나하나가 꺾이고 휘어져서 마치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매년 봄 가을이면 열두말의 막걸리 공양을 받는 두주불사(?)이기도 한 처진소나무는  용문사의 은행나무, 송광사의 향나무처럼 한 고승이 소나무 가지를 꺾어 심었다는 구전이 전해 내려온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당연지사.

천년사찰 운문사는 독특한 주변 풍광으로 전국에서 특히 많이 찾는 사찰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푸름이 더해지는 요즘은 특히 그러하다. 이중 입구 솔밭이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절집 입구까지 올라오는 1Km 남짓한 해묵은 노송들은 시원스레 뻗어올라 소나무 터널을 연상시킨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면 밑동이 도끼로 파인 듯 커다란 흠집이 나 있다. 일제 말기 대동아전쟁 때 송진을 공출하기 위해 받아낸 자국이다. 운문사 솔밭의 긴 행렬이 끝나면 이번엔 어른 가슴높이 만한 기와돌담이 절집의 분위를 아늑하게 감싸준다.

뒤꿈치만 살짝 들어도 안이 들여다 보일 정도. 기와돌담을 따라 한쪽으로 길게 뻗은 벚꽃나무와 돌담 밑에 폭 1m 정도로 가지런히 길게 심어놓은 개미취의 절묘한 조화는 그 어느 산책로보다 정감이 넘친다.

운문사 풍경의 아름다움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솔밭과 기와돌담이 친자연적이라면 경내의 나무와 꽃들은 여성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이뤄낸 인공미. 처진 소나무를 중심으로 곳곳에 활짝 핀 장미 모란 백일홍 로벨리아 등과 진한 향기를 연신 발하는 후박나무, 그리고 감로수는 이곳이 수목원인지 성불을 꿈꾸는 부처님 도량인지 착각할 정도다. 경내의 대웅보전 앞 삼층석탑과 금당 앞 석등 등 나라가 정한 당당한 보물에 어쩐지 눈길이 적게 가는 것은 이 때문일까.

운문사 뒷문으로 나가면 왼쪽에 다리가 하나 보인다.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지만 안내를 받아 건너보는 영광을 맛봤다. 학인스님들만 출입하는 후원으로 그들 사이에선 작은 수목원으로 불린다. 다실로 사용되는 누각 경권다로(經捲茶爐)가 서있고 그 앞에 인공연못이 참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 옆으로는 물길을 따라 노란 붓꽃이 길게 늘어서 있다. 돌계단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원두막도 나온다. 감나무 호두나무 배나무 계수나무 처진벚나무 돌단풍 라일락 패랭이꽃 비비추 할미꽃 영산홍 부처꽃 등 나무와 꽃이름이 친절하게 안내판이 붙어 있다. 승가에서 맛보는 작은 놀라움. 다시 다리를 건너오면서 보이는 오른쪽의 큰 고사목. 매달 보름 때면 비구니들은 이곳 다리 위에서 고사목 사이로 보이는 보름달을 보며 기도한다고 한다.

"하루빨리 번뇌를 이겨내고 성불하게 해주소서."라고...

(국제신문)

#운문사 승가대학

운문사는 지난 1958년 불교정화운동 이후 전문강원이 개설됐고 87년 승가대학으로 개칭됐다.

97년엔 승가대학원이 개설돼 명실상부한 비구니 강사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운무사를 비롯 김천 청암사, 대전 동학사, 수원 봉년사에서 비구니 승가대학이 개설돼 있다.

이중 운문사가 전통과 규모 시설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학인스님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교육과정은 4년이며 학년별 60명 내외로 대학원생까지 포함하면 260명 정도이다. 대부분 사미니계를 받은 20대 초반이지만 은사스님의 권유로 비구니계를 받은 30,40대 스님들도 현재 10여명 있다.

한 학인스님은 "평소 생활할 땐 20대 특유의 발랄함과 쾌활함이 묻어 나와 왜 머리를 깎았는지 모를 정도로 착각이 들곤 했지만 기도나 경전공부를 위해 법당에 있을 땐 그 진지함이 도인과 같다"고 전했다.

새벽 3시 예불을 시작으로 정규수업 자율학습 공양 등의 하루일과는 대충 짐작이 갔지만 학년별로 맡고 있는 공동노동인 오후시간대의 울력은 여간 고되지 않다고 호소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백장청규에 따라 1학년인 치문반은 잡초제거 설겆이 등 뒷정리를, 2학년인 사집반은 밭농사를, 3학년인 사교반은 요리와 화초 가꾸기를, 4학년인 화엄반은 회계 도감 서기 등 큰 소임을 맡는다.

특히 농사와 화초가꾸기는 워낙 엄격해 학인들 사이에서는 승가대학이 아니라 농과대학이라 불릴 정도.

재미있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학년별 행동반경. 치문반은 경내를 다닐 때 수직으로 다녀야 하며 서있을 땐 반드시 차수(두 손을 어긋매껴 마주 잡는 것)를 해야 힌다. 상급생으로 올라갈수록 이같은 규율이 완화된다는 것.

또 취침시각인 오후 9시 이후에도 3,4학년은 10시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 있는 점 등은 군대와 너무나 흡사하다.

그래서 흔히 '육군병장을 오성장군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군대의 말처럼 '화엄반을 청도군수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우스갯 소리가 공공연한 비밀로 내려오고 있다.

교양과목으로 서예 꽃꽂이 컴퓨터 요가 외국어 피아노 등도 배우는 학인스님들의 입학금은 30만원이고 학비는 없다.

(국제신문)

<여행쪽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산(삼남)IC에서 빠져나와 언양(35번 국도)방향으로 가다 석남사 혹은 밀양 방면 24번 국도를 탄다. 경주와 갈라지는 궁근정삼거리에서 경주 방향으로 가다 운문사 푯말을 보고 달리면 된다. 당일 코스로 갈 땐 운문사만 둘러보고 1박을 할 경우 운문사 뿐만 아니라 운문사 주변 암자들을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다.

운문산자연휴양림이 길 도중에 위치해 있다. 수목림만을 둘러보는 산책코스와 등산코스 등 시간적 여건에 맞게 택할 수 있다. 4만~5만원으로 이곳에서 묵을 수도 있다. 운문사 주변에는 기도 효험이 있다는 사리암이 특히 유명해 입시철이 다가오면 어머니들의 발길이 잦다. 걸어서 40분 정도 걸린다.

운문사 입구에는 칼국수집이 많다. 촌두부 호박전 감자전 등을 곁들이면 별미다.

흔히들 이곳으로 오면 산내면 불고기센터만을 들르는데 소리소문없이 맛으로 승부하는 고기집을 소개한다. 운문사에서 왔던 길로 가지말고 운문댐을 한바퀴 돌아 언양 방향으로 30여분 가다 보면 산내버스터미널이 나온다. 바로 옆에 원조 일광식육식당(054-751-5757)이 바로 그곳. 부산서 왔다는 50대 한 부부는 10년전부터 이곳에서만 고기를 먹을 정도로 맛이 좋다며 칭친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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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2626]

좋은곳 소개해주셨네요 저두 운문사 들러 사리암도 다녀왔슴다 또 가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