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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유학, 성공을 위한 13가지 열쇠" 책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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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문학사 | 지난 2006년 12월 9일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접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407회 "가족해체를 부르는 조기유학 '올인'"이 바로 그것이다. 그 내용은 "조기유학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으며, 그 조기유학으로 가정의 평화와 행복이 깨진다"는 것.
한국인들만큼 교육열이 높은 사람들은 없다고 한다. 그만큼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기에 "망아지를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라는 말도 생기지 않았을까. 이제 자식을 낳으면 외국유학을 보내라는 말로 변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뿐만 아니라 조기유학 열풍 속 기러기 아빠가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 잡았고, 그것이 하나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미국이나 일본으로 향했던, 유학생들의 발걸음이 중국쪽으로 바뀌었다. 교육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2년 유학생 15만9900명 가운데 중국 유학생은 1만8267명이며, 2005년 말 현재 중국 내 한국 유학생은 3만5360명이다. 중국을 찾은 유학생(7만7715명) 2명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중국으로 유학을 가는 대다수의 학생이 '묻지마' 유학을 간다는 데 있다. 그저 중국유학만 가면 성공을 담보 받는 것처럼 무작정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유학원들의 말만 믿고, 중국 학교에 대한 대비도 전혀 없이 갔다가 오도 가도 못하고 고통을 받는 유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주장이다.
유학은 가지 않으면 안 되는가? 세계화 시대에 어쩌면 유학은 필수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준비 없는 결행은 낭패만 가져올 뿐이다. 이런 '묻지마' 유학을 따끔하게 질책하고, 중국 조기유학에 대한 대책을 명쾌하게 내놓은 책이 나왔다. 중국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준봉씨가 어문학사(대표 윤석전)를 통해 낸 <중국유학, 성공을 위한 13가지 열쇠>라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선교사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했기에 이제 그에 보답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연변과학기술대학에 무보수 교수로 자청하여 떠난 것이 중국에 가게 된 계기라고 한다. 이후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여 현재 북경공업대학 교수, 국제온돌학회 회장, 중국연우포럼 회장 등의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그가 유학지침서를 내게 된 데는 까닭이 있었다. 바로 그의 아이들 셋이 중국에 유학을 했고, 그로 인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직접 경험을 했는데 주변에서 유학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책을 쓰게 된 이유였다.
그는 "중국유학이냐, 아니냐?"보다는 어떤 의지를 가지고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에서 어렵게 공부하는 유학생들은 그런 의지라면 중국이 아니라 어디에서라도 성공할 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 학교는 우리와 달리 유학생을 돈으로 본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것인가 보다는 유학생 한 명이면 돈 얼마를 벌 수 있다는 계산을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학교들은 성적이 모자라면 모자라는 만큼 기부금을 내고 입학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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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중 "중국 유학시 입학 가능한 대학 안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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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문학사 |
| 아울러 중국 학교들은 예외 없이 공산당 사상을 가르친다고 한다.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중국의 역사와 마르크스주의, 공산당혁명사를 가르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나중에 아이가 "나는 중국 사람이에요"라거나 공산주의자라고 하면 어쩔 것인가?
또 잊어서 안 되는 건 일부 유학원들의 사탕발림에 속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에 가기만 하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졸업 하게 해준다는 달콤한 말은 유학생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은 다른 나라보다 아이들에게 해로운 환경이 널려 있음도 문제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유학을 갈 사람들이 꼭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고 귀띔한다. 그것은 바로 유학생 자신의 정체성이다. 아무리 중국어를 잘한다 하더라도 전공지식이 모자라거나 한국인으로서 갖춰야 할 한국어 실력과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바탕이 없으면 중국인들에게 멸시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모국어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조기 외국어 공부는 위험할 수 있음도 강조한다.
그러면 중국유학을 포기할 것인가? 지은이는 말한다. 임진왜란 때 율곡의 10만 양병설을 외면해 왜놈들에게 온 나라가 유린당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중국유학도 필요하다고 한다. 인재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는 것이다. 다만,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현지에 한 번만 다녀와도 얼마든지 확실한 답을 얻을 수가 있기에 '묻지마' 유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장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중국유학 알짜배기 정보파일을 충실하게 실어주고 있다는 데에 있다. '중국 유학 시 입학 가능한 대학 안내도'가 있는가 하면 '중국 대학의 유망학과 소개', '외국인이 입학할 수 있는 중국 대학 지역별 리스트', '중국 내 조기유학 학교정보' 등이 실려있다. 거기에 주중 한국대사관 교육부 교육관과 북경시 교육위원회 대외합작교류처장의 글도 실려있다.
경험자의 구체적인 진실을 드러내는 제6장도 큰 도움이 된다. 김준봉 교수의 아내와 아이는 물론 중국 유학생 부모의 생생한 체험기가 실려 있어 중국유학을 이론만이 아닌 실제로도 체득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배려하고 있다. 또 책의 마지막에는 중국어 회화를 잘하는 고갱이를 곁들여 놓은 점도 훌륭하다.
추천사가 많다는 것과 중복되는 글이 눈에 띄어 어색하다는 점이 옥에 티이긴 하지만 중국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는 이보다 더 충실한 교과서가 없을 것이다. 2007년 새롭게 세계로 나를 준비를 하는, 특히 중국으로의 유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나는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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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교육, 학생들 개개인에 관심없는 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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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중국유학, 성공을 위한 13가지 열쇠> 지은이 김준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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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을 하는 “중국유학, 성공을 위한 13가지 열쇠” 지은이 김준봉 |
ⓒ김영조 |
| - 중국유학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중국에 있으면서 절망 상태의 유학생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그에 대해 많은 글을 썼지만 글은 어디에도 제대로 올려지지 않았다. 한 번은 중국유학에 관한 책의 감수를 했는데 내가 얘기한 내용 가운데 주요한 것은 거의 빼버렸다. 그래서 내가 직접 책을 써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원래 나는 중국유학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말려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가지 않도록 설득하고, 그래도 가면 대책을 세워서 가게 해야 한다. 가긴 가되 반대하는 이유를 알고 가도록 해야 하며, 한국의 돈을 낭비하지 말고, 이왕 가면 들인 돈만큼 효과를 얻자는 뜻이다."
- 중국 교육의 특징을 말한다면? "중국대학엔 편입, 부전공, 전과란 것이 없는데 한국 학생들은 공부를 잘해도 적응하기가 어려운 시스템이다. 중국 교육은 잘하거나 못하거나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한다. 그걸 내 식대로 설명하면 산에 있는 나무는 곧게 뻗은 나무도 있고, 구불구불한 나무도 있다. 구불구불한 나무는 그대로 써야지 곧게 피려고 하면 안 된다. 또 이런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뜻도 있다.
중국은 인구가 엄청난 나라이기에 굳이 학생 모두를 엘리트로 만들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우수한 학생들을 골라 낸 다음 나머지는 그 수준에 맞게 일하도록 한다. 씨를 뿌려 잘 자라는 것만 옮겨 심고 나머지는 그냥 놔둔다. 동부를 잘하든 못하든 학교는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이 없는 곳이 중국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중국 내 한국인 전문가들이 모임을 만들어 중국유학을 안내할 생각은 없는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중국유학이 어렵다 해도 조금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기에 그렇다.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직접 한 번만 찾아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조심할 일은 유학원만 믿어서는 안 된다. 유학원이 학생을 학교에 그저 소개만 해도 유학원은 소개비를 챙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직접 현지 확인이 최선이다."
- 정말 중국 유학생들이 모두 그렇게 고통을 받고 있는가? "사실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갔다가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이를 알리고, 더는 그런 유학생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다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일부 유학생은 중국의 유명 대학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 한국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 유학을 가기 전 국내 배낭여행을 보내 모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익혀 가게 하는 것은 어떨까? "크게 공감한다. 중국은 외국이기에 한국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을 배워 가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중국을 배우는데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면 여유가 없으며,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다. 내가 한국인임을 분명히 자각하고,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한국의 문화는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은 외국생활의 기본이다. 국내 배낭여행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중국 교포들에게 나라와 민족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나라와 민족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외국에 나가 있는 한민족에겐 치명적이다. 중국에 사는 조선족들에겐 중국이 자신들의 나라일 것인데 나라를 포기하거나 배치되는 상황을 만들면 되겠는가? 그들은 민족감정은 있지만 국가감정은 없다. 그래서 민족을 아우르기 위한 문화, 언어로 서로 도움이 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대담을 하는 내내 김 교수는 참 소탈했다. 그런 점이 중국인들과의 소통을 잘하고, 그곳에서 자리를 굳히는 비결의 하나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그는 내공이 상당한 사람이었지만 그것을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는 좋은 성품도 가지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이런 책을 내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을 텐데도 고통 받는 많은 유학생과 그 부모들을 위해서라면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 김영조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