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즐거운 하루 되세요?
저에게 '즐거운 하루 되라'는 분이 많으십니다.
싫습니다.
저는 즐거운 하루가 되기 싫습니다.
착한 사람이나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 멋진 사람은 되고 싶어도,
'즐거운 하루'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즐거운 하루'가 사람인가요?
저는 하루를 즐겁게 보내거나, 재밌게 누릴 수는 있지만,
'즐거운 하루' 자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는 영 어색한 말입니다.
굳이 따지면 문법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되세요.'라는 명령형으로 인사를 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이런 것은 아마도 영어 번역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즐거운 하루 되세요.'는
'하루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하루를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하루를 즐겁게 보내세요.'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행복한 여행 되세요,
좋은 시간 되세요,
안전한 귀성길 되세요,
푸근한 한가위 되세요 따위도 모두 틀린 겁니다.
사람이 명절, 여행, 시간, 귀성길, 한가위 따위가 될 수 없잖아요.
사람이 즐겁게 여행하고, 재밌게 보고, 행복하게 보내고, 즐겁게 시장을 보는 겁니다.
좀 삐딱하게 나가볼까요?
저에게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저더러 '하루'가 되라는 말이니까,
어떻게 보면 '하루살이'가 되라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큰 욕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절대 '하루살이'나 '날파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이대로 살게 그냥 놔두세요. ^^*
여러분,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고,
절에 잘 다녀오시고,
석가탄신일을 즐겁고 행복하고 푸근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퍼 와서 편집함>
첫댓글 네! 잘 배우고 갑니다~~전 불자도 아닌데 오늘 산에갔다가 절에서 점심공양 맛있게 하고 왔답니다 담백하니 어찌나 맛있던지 한그릇 더 묵고왔네유 ^*^
햐, 그 절밥 먹으러 가야 하는데... 저는 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흔히 듣다 보니 아닌데 하면서도 저도 그럴 때가 있답니다. 얼른 고쳐야겠습니다.
주이님, 오늘 하루도 푸근하게 잘 지내셨어요? 잘못 된 줄 알면서도 쉽게 고치지 못하는 말이지요. 자꾸만 쉽게 말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겁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들인데 틀린 말이네요. 부끄부끄^^* 저 틀린 말들은 맺음말로 많이 사용합니다. 학교에서 액티브로 공지할 때 많은 선생님들이 사용하지요.
Daum에서도 아이디 아래에 저 말을 썼었는데 내가 메일을 보냈더니 한 마디 말도 없이 그냥 없애고 말더군요.
무심코 썼는데.......확실하게 배웠으니 이젠 바르게 사용하겠습니다...^^
네. 누군가 틀렸다고 지적해줘야 다른 사람들도 바르게 쓰겠지요. 고맙습니다.
아하~~!! 이제야 의문이 풀립니다.. 가끔 댓글에 붙혀쓰는 인사말로 즐거운 하루 되세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라고 쓰면서도 뭔가 어감이 이상해 늘 찜찜하던차 이렇게 맥을 짚어 주시니 삼년묶은 채증이 확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고맙습니다..정선생님~!!
그렇지요. 그런데 댓글에 두 곳 틀렸습니다.^^/ 붙여 쓰는, 삼 년 묵은 /
띄워 쓰기 확실하게 공부합니다.. 이렇게 지적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고맙습니다
'띄워쓰기'가 아니라 '띄어쓰기'입니다.^^
ㅎㅎ 워낙 무심코 많이 쓰는 말이라 찌릿하신 분들이 많을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언젠가 바람재 회장님이 이 말을 지적하신 글을 보고 난 후 글로는 쓰진 않지만 습관이 되어 생각 않고 말하면 "하루 되세요' 하고 말하게 되더군요.
어화둥둥님, 오늘 남은 시간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참 멋진 지적이우, 역시 정선생다운 지적입니다
에구, 왜 이러세요? 관문으로 놀러간다니 무척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