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시니호가 지난달 말 근접촬영에 성공한 타이탄의 대기. 두겹으로 이뤄진 모양이 선명하다. 위층은 지표면으로부터 400㎞, 아래층은 120㎞ 정도다. 이 사진은 자외선의 여러 가지 스펙트럼에 민감한 필터를 갖고 촬영됐다. |
▶ 오는 성탄절 타이탄의 표면에 도달할 호이겐스호. 낙하산을 펼치면서 대기의 각종 성분과 흐름을 관측한다. 호이겐스호가 관측한 데이터는 카시니호를 통해 지구까지 전송된다. |
▶ 타이탄에 1600km까지 근접하면서 최초로 얻은 표면의 레이더 영상. 밝은 부분은 거친 표면을, 어두운 부분은 부드러운 표면을 말해준다. 이 이미지의 실제 크기는 가로 150km, 세로 250km며 해상도는 약 300m다. 마이크로파가 타이탄의 표면에 부딪혀 돌아오는 반사파를 영상화한 것이다. [NASA 제공] |
NASA가 타이탄에 주목하는 이유는 타이탄이 태양계에서 지구와 함께 대기를 가진 유일한 별이기 때문이다. 타이탄은 태양계 행성인 수성과 명왕성보다 크고 달의 1.5배에 달한다. NASA는 타이탄의 대기를 포함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지구의 생성 초기 모습을 알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타이탄의 대기는 지구의 40억년 전 대기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카시니호는 가장 근접한 지난달 26일 타이탄의 바깥쪽 대기를 초속 6㎞의 속도로 스치며 500장 정도의 가시광선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냈다.
타이탄의 대기는 예상대로 두꺼운 스모그로 뒤덮여 있었다. 메탄과 에탄 등의 탄화수소와 질소로 이뤄져 있다. 질소의 비율은 90%에 달한다. 새롭게 알려진 사실은 대기층이 두겹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위층을 이루고 있는 엷은 막은 400㎞ 높이에서 자외선이 대기의 구성성분인 메탄과 질소 성분을 파괴, 새로운 화학반응을 일으킨 결과물로 과학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엷은 대기막과 떨어진 밑층은 지표면에서 상공으로 120㎞ 정도 두꺼운 것으로 분석됐다.
카시니호는 이와 함께 타이탄의 표면에 관한 레이더 영상을 최초로 선보였다. 타이탄의 표면 온도는 영하 178도 정도여서 각종 탄소화합물이 액체 상태로 얼음이나 바다의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동안 타이탄의 표면을 관측하는 데 희미한 대기가 방해물로 작용해 왔다. 타이탄은 표면이 비교적 평탄했으며, 일부분에서 구불구불한 선형 구조들이 목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영상 자료로 타이탄 표면의 정확한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연구원들은 어떤 별에서도 볼수 없었던 새로운 영상을 해석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국 표면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타이탄 탐사선인 호이겐스호가 직접 타이탄 표면에 내려가게 되면 명확해질 전망이다.
D-데이는 오는 크리스마스다. 유럽우주국(ESA)이 제작한 호이겐스호는 12월 25일 카시니호로부터 분리돼 타이탄 표면으로 향한다. 호이겐스호는 20일 동안 타이탄의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대기의 정확한 성분을 분석한 뒤 내년 1월 14일 낙하산을 펼치며 두 시간 반 동안 과학 관측을 시작할 계획이다.
표면에 도착하면 호이겐스호는 타이탄의 지질을 처음으로 관측하는 탐사선으로 기록된다. 호이겐스호는 대기와 지질을 분석할 수 있는 여섯가지 과학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이 중에는 녹음기도 있다. 타이탄에서 바다를 찾는 것이 호이겐스호의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에 바닷물의 출렁임이나 '메탄 폭포'와 같은 액체의 소리를 찾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