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포스트>의 문제투성이 편집인
장재형 목사, 어디까지 큰일 벌일까(2)
김성훈 목사/ 객원기자
시리즈 첫 회에서 언급한 대로, 장재형 목사는 성경의 다윗과는 달리 상상을 초월하는 큰일들을 끝도 없이(?) 벌이는 사람인 듯하며, 그래서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의 '문어발'식 확장은, 장 씨의 과거 통일교 전력과, 장 씨의 추종자들이 가르치고 있는 교리가 통일교의 문선명 씨의 교리와 유사한 점을 볼 때, 장 씨도 문선명에게서 배웠는지 모를 일이다. 그가 노리는 것은 세계 교계의 제패(?)인지, 안 그래도 줄기차게 떨쳐지지 않는 이왕의 '재림주' 주장 의혹에다 의혹을 더해 가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장 씨의 '재림주' 의혹에 관하여 그의 수하 언론으로 알려진 크리스천 포스트(크포)는, 최근 크리스채니티 투데이가 장 씨의 재림주 주장 의혹에 관하여 보도한 기사에 반박기사를 낸다는 것이 취재기자 한 명의 사적인 ‘문제’를 이슈로 삼는 비신사적인 편법을 썼다. 그 논리로 하면, 크포 편집팀은 문제가 없어야 한다. 과연 그럴까? 그 점에 관해 향후 수회에 걸쳐 다루어 본다.
랜드 편집인의 문제 발언
올해 상반기에 크포의 현 실무 편집인이자 남침례교의 거물급 인사인 리처드 랜드(Richard Land) 목사/박사가 초점이 되어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은 온 미국 교계에 이미 폭넓게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은 좀 잦아진 듯하지만, 이것은 한때 남침례교는 물론 크포의 '뜨거운 감자'나 마찬가지였다. 이 사태를 줄거리만 간추려 보면, 대강 다음과 같다.
올해 2월 26일, 트레이본 마틴(17, Trayvon Martin)이라는 흑인 소년이 비무장 상태인 채로 (중남미) 백인계 남성 조지 지머만(28, George Zimmerman)의 총에 맞아 죽은 사건이 플로리다 주 샌퍼드에서 일어났다. 뒷머리에 상처를 입어 유혈이 낭자했던 지머만이 "방어"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하자 경찰은 무혐의 처리를 해 주고 그를 석방했다. 그러나 이내 이 문제가 인종차별 이슈로 비화하여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지머만은 뒤늦게 체포되어 2급 살인 혐의를 받았다.
지머만이 아직 체포되기 전, 흑인민권운동가 앨 샤프턴(Al Sharpton) 목사는 살해용의자 체포가 없다는 데 대해 한 마디 잔소리를 했고, 또 다른 민권운동가인 제시 잭슨(Jessie Jackson) 목사도 마틴이 "살해됐고 순교했다"고 표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이 소년을 생각하면 내 자식을 생각하게 된다"며 "내가 아들을 두었으면 트레이본 같았을 것이다"라고 민감한 말을 했다.
바로 이 시점에서, 크포의 편집인 랜드 목사는 자신의 라디오 토크쇼인 '리처드 랜드 라이브'를 통해 샤프턴, 잭슨, 오바마 등이 마틴 사건을 인종갈등 이슈로 몰아간다며 "인종발언 수완가(race hustlers)인 운동가들이 마틴을 이용한다"고 목청 높여 공격했다. 안 그래도 사상 최다 규모인 마틴 가족 지지 서명 운동이 일어나고, 저명인사들이 언론을 통해 흑백 간의 다양한 티격태격 말씨름이 있어왔던 차에 랜드도 편승하고 가세한 것이다. 랜드의 이 문제 발언은 그의 홈 타운 신문인 ‘더 테네시언’(the Tennessian)을 비롯한 전국 일반/기독교 언론에 화염처럼 번져갔다.
그러자, 남침례교의 아프리칸계 목회자이자 교회개척 전문가인 맥시 밀러(Maxie Miller) 목사는 '테네시언' 기자에게 "내가 남침례교인이나 흑인 남침례교인인 사실에 대해 난처해 본 적이 여태 없었다"며 "그런데 그 사람이 한 말 때문에 난감하다"고 불편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닉한 것은 랜드의 이런 급발진 행보가 하필이면 남침례교단 사상 최초로 아프리칸계 목회자인 프레드 루터(Fred Luter) 목사를 총회장으로 세우려는 시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한 언론기자가 루터에게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루터 목사는 "(그 발언은) 도움 되지 않는다. 그건 분명하다."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 다른 아프리칸계 남침례교 목회자인 윌리엄 드와이트 맥키식(William Dwight McKissic) 1세 목사는 "내 생각엔 그(랜드)의 발언이 프렛 루터의 합법적인 피선에서 얻어질 어떤 소득도 다 엎어버릴 것 같다." 맥키식은 또 이번 총회 때 랜드의 발언을 공식 거부하는 발의안을 상정할 생각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백인계의 대흑인종차별이 심하던) 5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일이 이렇게 꼬여가자, 교단 사람들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격이요, 자칫하면 교단이 여태 해온 인종화합 노력에 초가 쳐질 판이었다. 사실 랜드 자신이 인종화합 노력에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워낙 샤프턴/잭슨 식 흑인민권운동에 질리다 보니 생각보다 말이 앞선 모양이었다. 필자도 샤프턴과 잭슨의 유난한 행보는 익히 알고 있다.
맥키식이 예견한 사태는 총회 때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습 전 또는 총회 전까지, 특히 루터가 총회장 되기까지 교단내의 긴장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랜드의 과거 인종화합 공로는 그의 이 발언 탓에 유야무야 되어버리는 느낌이었다.
표절!
그래도 위의 문제는 견해의 차이일 수 있으나, 이제 그에게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 랜드의 문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점입가경,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랜드 목사가 했던 문제의 라디오 평론 내용이 남의 글을 거의 그대로 고스란히 표절한 것임이 드러난 것이다! 랜드는, 그것도 통일교 계열 언론사인 워싱턴 타임스의 보수 평론가, 제프리 커너(Jeffrey Kuhner)의 '오바마가 인종분열을 조장한다'란 칼럼(3월 29일)을 불과 이틀 뒤인 3월 31일의 자기 라디오 쇼에서 문장을 거의 고치지 않고 그대로 카피한 것이다. 그래서 내용은 더더구나 과격했다. 그는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는 출처를 링크했지만, 라디오 토크 때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마치 순수하게 자기 것처럼 돼버린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랜드가 (수많은 미국인들이 경계해온) 통일교 언론도 마다하지 않고 자기 것처럼 옮긴 데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단지 같은 보수파이다 보니 동질 의식이라도 느껴 통일교 언론이라도 상관하지 않았다는 말이며, 그래도 된다는 말인가?]
또 다른 표절!
랜드 목사의 표절 행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월 31일 라디오 쇼에서도 '인베스터 비지니스 데일리(Investers Business Daily IBD)'의 "트레이본 총기살해 사실 대 좌파 인종 스토리 라인"(3월 27일자)이란 사설도 거의 고스란히 표절하고도 웹사이트에만 링크를 했을 뿐,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 또한 랜드의 2월 4일자 쇼는 워싱턴 이그재미너(Washington Examiner)의 사설을 그렇게 한 것이었다. 누가 들어도 감쪽같이 100% 랜드 자신의 것인 줄만 알았을 것이다.
때마침 이 사실을 발견하여 "불어버린" 사람은 하필이면 남침례교 소속인 베일러 대학교의 박사과정생인 애런 위버(Aaron Weaver) 씨였다. 그러니까 랜드처럼 자신도 남침례교인인 위버는 자신의 블로그(thebigdaddyweave.com)에 실린 그 폭로문에서 "이건 몇 줄을 훔친 게 아니라 전체 논평에 걸쳐서 그랬다"면서 "그는 그것을 하는 데 너무나 스무드했다. 과거에도 그가 해온 무엇일 성 싶다."라면서 글 끝에다 "이게 리처드 랜드의 상투적인 습벽이냐?"라고 묻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래리 버리스(Larry Burris) 교수(미들테네시주립대학교/저널리즘)는 랜드는 남의 말들을 갖다가 마치 자기 것처럼 전달했기에 그의 (일련의) 행동들은 표절 행위에 해당한다고 선언했다.
놀랍게도 랜드 목사는 사실 남침례교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의 의장이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이 유급직에 무려 약 24년째 버티고 있으니, 교단에서 입김과 파워가 가장 막강한 인물의 하나인 셈이다. 그런데 윤리에 가장 밝아야 할 '탑 윤리학자(top ethicist)'인 그가 이런 식으로 앞장서 윤리를 까뭉개 버렸으니, 사실은 ERLC 의장직이 무색해진 셈이다. 그래도 교단측은 그를 여전히 윤리의 달인 내지 교단의 '달링'으로 남겨 두었다. 그만큼 그는 저력 있는 존재이다.
랜드의 이런 문제 발언과 표절 행위에 당황하게 된 교단은 곧장 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의한 결과, 2002년부터 해온 랜드의 이 라디오 쇼를 중단시키기로 했다. 랜드는 나름 사과/해명 성명을 냈는데, 끝말은 '고의가 아니었고 여태 그런 적도 없다'고 단언했다.
전술한 맥키식 목사는 랜드가 "교단이 흑인들을 환영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었다"고까지 표현하면서 랜드가 사임하든지 해고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역시 흑인민권운동가인 고 마틴 루터 킹 2세 목사는 그의 아내 스코트(Scott) 여사를 통한 (박사학위) 논문 표절로 퍽 유명하다. 물론, 이 표절 하나로 그의 흑인민권운동 전체를 폄하할 수 없는 없겠지만, 아무리 존경 받는 위인이라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킹의 뒤를 잇는다고 하는 흑인민권운동자들을 비판하는 민감한 입장에서, 랜드 역시 표절을 하다니 그야말로 아이러니다. 그렇지 않은가?
과연 랜드의 표절은 이번뿐일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더 나아가 이런 편집인을 모시고 있는 크포의 기사들은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편집인은 그렇더라도 그의 편집팀이 작성하는 기사는 그렇지 않다고 안심하고 읽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기사일까? 아니면 크포의 기사에도 랜드의 표절 성향이 얼마라도 반영되는 것일까? 반영된다면 얼마나...?
크리스천 포스트에 쉽게 신뢰를 줄 수 없는 이유가 또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이다. 랜드의 이런 문제점에 대해 다른 언론들은 앞뒤를 다투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데 비해(구글링으로 같은 기사를 실은 사이트가 최소 20만에서 최다 30만여 군데였다!), 정작 그가 편집하는 크리스천 포스트 자체는 이에 대하여 일언반구도 없이 침묵을 지켜왔다는 사실이다. 단 한 꼭지의 관련 기사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들이 주장하는바 ‘최고의 기독 정론지’라면, 뭔가를 해도 해야 했다. 하다못해 랜드의 사과 내지는 변증 기사라도 게재했어야 정론지가 아닐까 한다.
랜드의 이런 성향은 그가 편집인을 맡은 크포의 편집정책에 다분히-직접? 또는 간접으로-반영되는 것 같다. 크포는 유달리 독식성 기질이 강하다. 모든 기독교 뉴스들을 되도록 독과점 하겠다는 성향이 엿보인다. 표절한 기사는 아닐지언정 남의 글을 갖다가 크포의 기사로 만드는 데 천재적(?) 소질을 발휘해 왔다. 들어가 보면, 딴 데도 있는 뉴스들이 마치 크포가 최초의 취재원(取材源)인 양 탈바꿈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칫 취재원 자체일 성 싶은 착각을 부르는 이런 기법을 잘 활용한다.
“바로 이런 특유한 편집 정책이 역사가 하 짧은 신생 기독언론인 크리스천 포스트를 자칭 미국 최고의 종교언론으로 올려놓은 지름길이었던 모양”이라고 비아냥거린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그리고 “이런 언론이 크리스채니티 투데이의 기자의, 그것도 두 명 중 한 명 기자의, 그나마 주임 기자도 아닌 객원 기자의, 그것도 친북성향 내지는 아동 포르노 유포자라는 거짓된 기사로 본질을 흐리려는 연막술이 크포의 편집방향인가”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그 답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