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35살에 가장으로 조그만 가게를 하고 있었을 때 같은 교회에 다니는 노총각이 놀러왔습니다.
그 총각은 공무원취직시험 준비 중이었으며 허물없는 사이인지라 가끔 밥도 같이 먹고 자고 가기도 했는데 직업만 없지 키가180에 여성들에게 호감이 가는 미남형 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날 고향에서 여동생이 쉬는 날이라고 놀러왔습니다.
뭔가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날!
동생은 백수에게 직업도 묻지 않고 그냥 키 크고 잘생긴 그것 하나만 보고 홀딱 반하여 탁월한 말솜씨로 시험 준비에 피곤한 노총각 마음에 '엔돌핀'이 샘솟게 만들자 노총각은 오랜만에 '푸 하하' 하고 속 시원하게 웃었습니다.
그러자 그 웃음이 마음을 반쯤 연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때를 놓칠세라 150도 안 되는 작은 키로 감히 180에 저돌적으로 파고들어 유창하고 화려한 언어에 마술로 '뒤집기'를 계속 시도하자 직업도 없고 장가도 못간 노총각가슴은 출렁거리는 '휘발유'요 처녀에 립스틱 짙게 바른 입술은 유황을 듬뿍 바른 '딱 성냥'이니 여지없이 불타는 사이가 되지 않겠습니까?
또.
제 아내에 적극적인 도움주기로 만남이 계속되면서 몇 년 동안 미역국만 먹다가 경찰공무원시험에 합격을 하자 동생을 만나 일이 잘~풀려서 합격했다면서'아이구~이 복덩이~ 어디 갔다 인제 왔냐~'하고 결혼에 꼴인 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그만 휘발유는 '경기도'로 발령이 나서 어쩔 수 없이 경기도에 살고, 딱 성냥은 '전주'에 살면서 주말부부로 주말에만 만나 불사르는(?) 운명이 됐는데 4월에 첫날이었습니다.
신혼에 주말부부가 공교롭게 일요일에 두 번이나 비상이 걸려 건너뛰고 만났는데 그날따라 휘발유에 물이 섞였는지(?)딱 성냥이 습기를 먹었는지(?) 하여튼 피곤하여 만사를 제쳐놓고 일찍 잠이 들었다가 딱성냥이 새벽에 일어나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는데 언젠가 잡지에서 본 '설문조사' 가 생각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마음 떠보는 말 1.2.3위가 있는데 1위가 '나 다른 사람 사귀고 있어' 라고 하던데 심심한데 깨워서 그동안 떨어져 있었으니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도 할 겸, 날도 날이니 만큼(?) 장난이나 한번 쳐볼까 하고 곤히 자고 있는 신랑을 깨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나....있쟎아.....고백할게 있는데 좀 심각한 거야....자기가 용서해준다면 말하고...'하며 새벽 선언을 하자 그 말에 깜짝 놀라 졸린 눈을 번쩍 뜨고 '뭐라구? 지금 자다가 무신 봉창 두드리는 소리여 말해봐. 내가 누구여 다 용서해줄게 말해.....'하면서 얼굴이 후끈 달아올라 재촉을 하는데 눈치를 보며 슬쩍 말을 꺼냈지요.
응...나.....실은.....누가 날 자꾸만 따라다녀서.....'하면서 말끝을 흐리자 갑자기 신랑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펄쩍뛰며........
'뭐라구? 어떤 놈이야 엉? 말해 내가 그 자식을 팍 집어넣겠어' 노발대발하며 직업의식이 발동 옆구리에 차고 다니던 금팔찌(수갑)를 찾으며 씩씩거리다가 화를 참지 못해서 그만 마누라 이마를 한 대 딱! 내려 쳤는데 피하지도 못하고 엉겁결에 맞아 불이 '번쩍' 비명을 '아얏!' 질렀습니다.
다혈질 동생은 한 대 맞은 것이 무쟈게 화가 나고 신경질이 나서'에라 이왕에 시작한 것 실컷 골려나주자' 맘먹고 더 쎄게 나갔지요.
'뭐라고 집어넣는다고? 그래 그럼 더 좋지~그 사람을 집어넣으면 날마다 만날 수 있고 더 좋지~자기는 내 직장이 어딘 줄 알지? 교도소야 교도소 더 좋네 넣어봐~' 하고 약을 올리며 '더 때려 봐 때려봐' 이마를 내밀자 차마 때리진 못하고 더욱 화가 나서.
'어우 어느 놈이야 빨리 말해! 어느 놈. 불지 못해 엉' 하고 씩씩거리며 큰 키로 온~방안을 왔다 갔다 하고 취조형사처럼 계속 자백을 강요하는데 그 후로도 한참을 실컷 골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니 화도 좀 가라않고 이 정도면 됐다싶어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끝내려고 동생은 '푸하하하하'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구~이 어리석은 남자야 마누라를 그렇게 못 믿냐 오늘이 무슨 날이냐 무슨 날 ' 하면서 쯧쯧 혀를 차는데 그때까지도 눈치코치도 없는 신랑은 잠옷으로 파닥파닥 부채질을 하면서 '어우 더워. 이 사람아 날은 무슨 날. 지금 내가 무슨 날이 문제여? 그놈이 누군지나 빨리 불어'하고 다그쳤습니다.
그래서 할 수없이 정말로 눈치도 없는 남편에게 달력을 가리키며.
'야 이 사람아 오늘이 만우절이다. 그것도 모르냐? 아니 근데~ 생각할수록 신경질 나 죽겠네~ 장난 좀 치려다 한 대 맞은 것이~ '하고 삐진 척을 하자 그때서야 눈치를 채고.
'뭐라구? 에이 이 사람아 아무리 만우절이라고 농담할게 따로 있지 그런 농담을 혀 새벽부터 에이 성질 자랑한번 더럽게 했네 에이~ 미안 미안..'하고 무척 미안해하는데 남편이 무지무지하게 화를 내는 걸보고 사랑을 확인하고 깔깔대며 좋아 했다나 어쨌다나....
그리고
그 날 아침 작은 전쟁을 끝내고 아침을 먹고 나란히 교회를 가려고 성경책을 들고 나서다가 신랑은 새벽일이 무척 미안했는지, 아니면 예배가 끝나면 곧바로 헤어져야하는 신혼인 주말부부에 짧은 하룻밤이 무척 아쉬웠는지???? 아파트 문을 열고 나서려다가 마누라 얼굴 어느 한 부분에 뽀뽀라도 한번 하려고 확~ 낚아채는 순간 개구쟁이 같은 마누라에 장난기가 발동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빨간 립스틱 짙게 바른.... 아니지. 빨간 유황을 듬뿍 바른 딱 성냥 은 입을 크게 벌리고 30센티를 폴짝 뛰어 남편 입술을 단번에...한 입에.....아움~~~~~하고 립스틱을 넓게 펴 발라 '삐에로'를 만들어버리고 깔깔거리며 달아났습니다.
졸지에 삐에로가 된 남편은 손가락에 침을 발라 삐에로 입술을 지우며 장대만큼 큰 키로 성큼성큼 따라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이~쩝쩝 에이 같이 가~ 같이 가~ 이 사람아~'
지금은 합숙(?)하며 아들딸 셋이나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