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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토) 혼자 대전을 내려가서 대전CBS방송이 주최하는 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이날, 개인 최고기록을 세워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기록은 2시간 12분 57초
<대전하프 공식기록> -------------------- ..... 4155 오영미 1:50:17 ..... ------------------------------------------------------------ 그동안 90kg를 왔다갔다 하는 체중 때문에 마라톤이 힘들기도 하였고, 일 핑계로 연습을 제대로 못하다 보니 진전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준비를 해서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대회 신청을 해 놓고 보니, 마음이 착잡하고 편하지가 않더군요. -------------------------------------------------------------
대회 전날 11시쯤 잠을 청하였으나,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새벽 2시쯤에 겨우 잠이 들었고, 새벽 5시에 기상하여 6시 정각에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잠도 덜 깬 상태에서 꼭 전쟁터에 나가는 듯한 비장한 그 무언가를 느꼈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 겸, 수면부족을 해소하고자 천안 휴게소를 들러서 20분정도 눈을 붙여 보았다. 다시 눈을 뜨니, 어느 정도 수면부족이 해소 되었는지 시야가 상쾌해 짐을 느끼면서 다시 대전한밭운동장을 향하여 달렸다.
대전운동장에 들어서니 서울대회와는 현격한 차이를 느낄 정도로 참가 안원이 적었고, 대회운영면이나 주로에서 느끼는 대전의 모습은 아직도 지방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정도로 약간은 낙후된 느낌을 받았다.
10시 정각에 출발신호가 울리고, 처음 5Km 까지는 수면부족과 2시간 남짓한 운전 후유증인지 상당히 몸이 무거웠고, "오늘도 안되는구나. 아! 아직도 나는 갈 길이 멀구나"하고 자책을 하기 시작하였다. "몸이 허락하는 대로 완주나 하고 서울로 올라가자"하고 위안을 하면서 주자들의 꽁무니를 따라 달렸다.
근데, 10Km를 지난 어느 지점부터, 땀이 조금씩 나면서 다리에 힘이 붙기 시작하였다.
아니 왜 이렇지? 날씨가 더욱 상쾌해면서 몸이 가벼워 짐을 느끼고 주변 경치가 아름답게 보이고 개나리 노란 잎들이 나를 반겨주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아! 달리는 기분! 이것이 러너스 하이! (Runner's High, 달리미의 극치감! ) 숱한 달리미들이 즐기는 기분이 바로 이것인가?
그로 부터 골인할 때까지 신나게, 멋있게, 줄창 달렸다. 88kg의 중량을 끌고 내가 생각해도 고속질주를 한 것 같다. 초반 10km를 1시간 12분 25초에 뛰었는데(키로당 7.2분) 나머지 11.0975km를 1시간 0분 32초(키로당 5.44분)에 뛰었다.
Finish라인에 골인할 때, 삼익전자 시계차에 2시간 12분이라는 노란 글씨가 크게 보였다. 아니, 뭔가 잘 못된 것이 아닌가? 숨을 헐떡이면서 잠시 후에 내 시계를 보았다. 2시간 13분이 막 지나가고 있었다.
야! 드디어 해냈구나! 되는구나를 되뇌이는데, 막상 혼자서 좋아하려니 참 머쓱했었다.(이해하시지요?)
그래도 좋았다. 주최측에서 나눠주는 비타 500 맛이 오늘 가장 시원하고 맛있었다.
지난 3.1절 마라톤 이후 한달만에 15분 가량을 단축한데서 오는,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긍정의 힘이 아니가 생각하면서 근처의 목욕탕을 향하였다. --------------------------------------------------
아! 시원하다! 냉탕에 하체를 담구고 나니 너무 시원했다. 이담에 2시간 벽을 넘어서면 냉탕이 더 시원해질까? 아마, 더 시원하겠지? ㅎㅎㅎ
다시 온탕에 몸을 푹 담그고 앞날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에 잠시 상념에 젖어 본다. 42.195km를 완주한 나의 모습을 비디오로 한번 찍어 본다.
그래,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 체중 많이 나가는 것이 핑계였다면 오늘의 이 기록은 가능성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닌가! 백마가 있는 한 나는 할 수 있다. I Can Do!, We Can Do! 백마 Can Do!
------------------------------------------------ "승자가 모두 가진다."(Winner Takes It All.)라고 하였지만, 내게는 "쟁취하였기 때문에 모든 것을 얻은 듯한 느낌"이었다. ------------------------------------------------ <3.1절 하프마라톤때 한 컷>
오늘 아침 사무실에 나오니, 대전 하프의 기억이 아직 살아있는지라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글을 올려 봅니다.
풀코스 고수분들께서는 이글 읽기가 다소 거북스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인내하시면서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글은 90키로대 몸무게를 가져 보지 않은 분은 이해하기 힘든 일면이 있다는 것을 알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심정을 김성종 총무나 최동석군이 좀 알 것입니다.
마라톤을 시작한지 5년이 다 되어가는데, 2002년 대웅제약에서 마라톤에 입문하여 중앙일보 대회에서 2시간 19분을 기록한 후로 체중이 늘고(99kg까지 간 적 있음.) 건강관리가 안된 탓에 기록은 후퇴 혹은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지난 3월 1일 3.1절기념 하프마라톤에서 2시간 28분 33초를 기록하고 3월 18일 동마에서 하프이상을 뛰어서인지, 상당한 진전을 보여서 많이 흡족한 하루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손기호, 이희찬 두후배의 과외수업과 송태근 선배의 격려와 질책(?)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마감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 <동아마라톤 때 한 컷> 풀코스 첫도전에서 비록 완주는 못했으나, 33키로 지점에서 포기했다가 버스타고 운동장 정문에 왔는데 힘은 남아있고 해서, 골인은 해보자 하고 다시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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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라톤대회를 멀리 대전까지 혼자가셔서 뛰시고, 이젠 완전한 달림이로서 접어드는듯 합니다. 호기록 작성도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턴 날씨가 더워지니 기록단축에 대한 욕심은 조금씩 줄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전마협주최대회는 가급적 안나가는게 좋은데요.
한 발 앞서 가시는 선배님 모습 보기 좋습니다 저도 요즘 노력중입니다 ...... 지방까지 원정하여 달리신 선배님 축하 드립니다
선배님 기록 단축 축하드립니다. 선배님의 여유있는 모습을 뵈니 풀코스도 충분히 뛸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혼자서 대전마라톤 참가한다는 것 대단한 결심 아니면 어려울 터인데 미인이신 부인과 같이 내려 가셨는지요. 체중도 무거운데 수고 하였구요. 무리하지 마시고 자주 자주 조금씩 하면 체중은 75키로 머지않아 갈것으로 생각됩니다. 화이팅!!!!!!!!!!!!!!!!!!!!!!!!!!!!!!!
원래 같이 가기로 하였는데, 집사람 친구 잔치가 있어서 못 갔습니다. 손기호 감독도 같이 가자고 하였으나 일정관계로 못가서 결국 혼자 원정가게 되었습니다. "내가 혼자서 왜 이러나" 싶기도 하였으나, 오히려 독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선배님 관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선배님 따라 달려 가겠습니다. 백마, 힘!
늦게 읽었습니다. 2시간안에 들어보자구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