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적 벤처 시대 ‘끝’….거대 자본과 기술력의 시대 도래
<> ‘T3’ ‘한빛소프트’ 인수 신호탄으로 ‘NHN게임즈’ ‘웹젠’, ‘넥슨’ ‘네오플‘인수
<> 해외에선 블리자드 엑티비젼 인수 완료
자고 나면 회사 이름이 바뀐다. 최근 게임업계의 급격한 합종연횡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올해 게임 업계의 화두는 ‘M&A’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게임 업계는 급격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터진 굵직한 M&A만 해도 이미 3건이다.
5월 19일 오디션’ 개발사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한빛소프트 전격 인수, 게임 업계간의 M&A의 신호탄을 쏘았다.
지난해 매출액 317억원을 기록한 T3가 매출액 662억원의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것이다.
이 인수 합병으로 티쓰리는 ‘오디션’만 가지고 있다는 핸디캡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플랫폼을 동시에 갖춘 장기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이로부터 꼭 한달이 지난 6월20일 게임 포탈 NHN게임스가 웹젠 주식 10.5%를 확보 최대주주로 전격 등장했다.
웹젠은 3년 연속 적자에 시달렸으며 지난해 매출이 282억원이다. 현재는 김남주 웹젠 대표와 경영권 인수에 대한 논의중이며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10일 넥슨마저 ‘던전앤파이터’로 유명한 네오플을 인수하며 '판갈이'에 뛰어들었다. 넥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650억원이며 네오플의 지난해 매출은 448억원이다.
넥슨측은 “네오플 인수를 통해 그 동안 국내외 시장에서 쌓아온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노하우와 인프라에 네오플의 게임 개발력을 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 두 번의 실패는 죽음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회심의 역작 ‘그라나도에스파라다’를 시장에 내놨으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어 한빛소프트는 올해 초 사운을 건 최대의 역작 ‘헬게이트 런던’을 내놨으나 이 역시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사운을 걸고 총력을 기울인 회심의 역작들이 잇달아 실패 회사는 기우뚱한 것이다.
웹젠도 한빛소프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뮤’의 성공으로 한때는 엔씨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회사였지만 기대작 ‘썬’의 국내 시장 참패는 회사를 기나긴 적자의 늪에 빠지게 했다.
지난 6월에는 웹젠의 두 번째 회심의 역작 ‘헉슬리’를 내놓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기대만큼 오르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헉슬리’마저도 시장에서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는 지금 웹젠의 NHN게임즈 인수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 치열한 시장 상황이 인수합병 불러
이처럼 최근 들어 국내 게임 업체간의 빅딜이 자주 일어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 그만큼 치열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년 동안 PC방 점유 상위 게임들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블리자드의 ‘와우’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 워크프래스트’ 게임하이의 ‘서든어택’ 드래곤플라이의 ‘스패셜 포스’라는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좋게 이야기 하면 성숙기에 들어선 것이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게임업계도 이제는 더 이상 벤처의 낭만이 통하기 힘든 시대가 온 것임을 알리는 것이다.
즉 이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선 기술력만 가지고는 성공이 힘든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대 자본과의 접목 없이는 성공을 기약하기 힘든 실정이 된 것이다.
게임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과 동시에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엄청난 규모로 늘어났다. 소위 대작이라고 불리는 게임인 경우 개발에만 3년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물론 100억원 대의 개발비가 소요된다.
개발로 모든 것이 끝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개발비 못지 않은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
▶ 게임사간 합종연횡 계속 될 듯
한빛소프트와 웹젠이 지는 해였다면 ‘네오플’은 뜨는 해다.
네오플의 지난해 매출은 448억원이다. 최근엔 중국 시장에서 공개서비스를 시작하며 동접 100만을 가볍게 돌파하며 '오디션'을 잇는 제 2의 게임한류로 주목 받고 있다.
한마디로 잘나가던 회사가 전격적으로 넥슨에 인수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넥슨의 네오플 인수를 계기로 게임 업계는 본격적인 합종연횡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M&A가 게임 시장이 이미 거대 기업들을 중심으로 영향 아래 들어왔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규모가 비슷비슷한 회사간의 합병은 물론, 서로 상반된 기술력을 가진 회사간의 합병도 예상되고 있다.
예컨대, 모바일 게임사와 중견 온라인 게임사의 합병과 같은 것들이 예견되기도 한다.
한편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세계 게임 시장이 규모의 경제 구축을 위해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액티비젼과 블리자드간의 합병이 지난 7월 11일 완료됐다. PC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왕자격인 블리자드와 콘솔 게임의 거물인 액티비젼간의 합병은 온라인 콘솔이라는 새로운 게임사를 탄생시켰다.
이에 EA는 빼앗긴 1위 자리 탈환을 위해 'GTA4'의 판권을 확보하고 있는 테이크투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일본의 세가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출처: 게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