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새벽 여섯시 희방사 폭포로 올랐다.
폭포는 별로 높지 않았으나 완전히 얼어 붙어 하나의 거대한 얼음기둥이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희방사에 들려 수통에 물을 채우고 올랐다.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고 예전에 소백산 등정 경험이 있어
무리 하지않고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올랐다.
날씨는 쾌청하였고 소백산은 온통 순백으로 덮혀 있었다.
눈이 부시다. 1383m 고지와 연화봉의 상고대에 넋을 잃는다.
다들 눈부신 소백산의 황홀감에 도취되어 감탄사 연발이다.
아직 아이젠 착용이 서툴러 처음엔 고전 하였으나
차츰 숙달되니 요긴 하기만 하다.
비로봉 정상에 서니 국망봉쪽에서 살인적인 바람이 불어온다.
다들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맨다.
순모 장갑을 착용하였지만 손가락이 얼어붙어 동상이 걸릴것 같다.
내 일생일대에 처음 겪는 추위다.
온도계를 보니 영하20도 체감온도는 30도 도 더 될것같다.
추위는 살을 파고 들어 심장을 얼게 할것같고.
신의 노여움 같은 바람은 모든걸 천길만길 계곡으로 던져버릴것 같은 기세세....
겨우 사진 한장을 찍고 주목단지 관리사무소로 내려왔다.
마침 소형난로가 한 대 있는데 손으로 잡아도 감각이 없다.
단양 천동동굴 쪽으로 하산 하는데 무척 힘들다.
위에는 눈이 무릎까지 빠져들었으나 아랫쪽은 얼어붙은 너덜지대다.
아무런 특색도 없고 지루하며 힘든코스다.
제일 먼저 내려와 천동동굴(입장료990원) 을 관광하다.
우리나라 동굴들은 거의가 비슷하다. 준비한 도시락 과
막걸리 한잔을 해도 아직껏 신탁은행아가씨들이 내려 오지 않는다.
오후 세시 인공도시인 신 단양 시가지를 경유, 원주 영동장여관(107호)에
짐을 풀고 목욕후 해장국으로 저녁을 때우고 감기약을 지어먹고
내일 치악산 산행을 위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