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 여행기가 드디어 동유럽으로 들어섰습니다.
오늘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로 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빈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곳...
체코의 "프라하"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곳...
그러나, 부다페스트에서 우리는 동유럽의 모습을 봤습니다.
서양인보다는 동양인과 비슷한 마자르 족의 후손, 순수 헝가리 사람...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다페스트의 건축물들...
유럽을 휘감고, 헝가리를 거쳐서 흑해로 흘러가는 두나(도나우)강의 물줄기...
동유럽 여행을 시작합니다...
6) 여섯째 날 (2003년 9월 4일 - 목)
* 오늘의 일정
부다페스트 / 세체니 다리 – 부다 왕궁 – 국립미술관 – 마챠시 교회
– 어부의 요새 - 국회의사당 – 성 이슈트반 성당
– 마르기트 섬 – 바치 거리 – 야경
* 민박집 유감
부다페스트에서의 첫날 아침,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졌다.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서 주방으로 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소망이 부모님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서 나간 것 같다. 아이들 방학 동안에 머물렀던 여행객 들은
제시간에 식사가 가능했지만, 아이들이 개학을 했기 때문에 기다려야 했다.
결국, 아침식사를 마치고 민박집을 나선 시간은 아침 9시 30분이 지난 시간
이었다. 아들녀석은 모처럼 먹는 한국음식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지 불만이다.
인터넷에 안내된 그대로 쌀밥, 국, 김치, 오이, 계란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소망이 엄마가 환율이 좋은 환전소와 부다페스
트의 첫 날 돌아볼 코스를 잘 안내해 줬기 때문이다. 또한, 저녁 식사를 할 식
당도 추천해 줘서 이용해 보기로 했다.
사실, 부다페스트에서 숙소를 한인 민박집으로 정한 이유는 휴식을 취해
보자는 의미였다. 모처럼 밥도 먹고, 빨래도 하고,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 파일
도 백업 받고, 다른 사람들도 만나 보면서 재충전을 하자는 것이었는데,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민박집에는 세탁기가 없었다. 세탁기가 얼마 전에 고장 나서 소망이 엄마도
모든 빨래를 손빨래로 하고 있었다. 며칠 동안 간단한 빨래를 하면서 버티다가
부다페스트에서 본격적인 세탁을 할 계획이었는데, 아내는 걱정이 태산이다.
다른 문제는 컴퓨터 였다.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을 CD로 구어야 하는데, 컴퓨
터가 없다는 것이다. 소망이네는 민박집을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다른
한 곳에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가 있지만 그 컴퓨터에 CD-Rom Writer가 없는
것 같았다. 난처한 일이었지만, 사진을 찍을 만큼 찍다가 적당한 곳에서 CD를
굽는 방법을 찾아 보기로 했다.
<부다 언덕에서... 가족사진>
* 메트로
민박집에서 메트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오늘은 교통편을 이용할 일이 많이
있어서 1일 교통권을 이용하기로 하였지만, 민박집 근처의 역에서는 1일권을 살
수 없었다. 유인 매표소가 시간제로 운영이 되고 있었는데, 직원이 근무하지 않
는 시간이라고 한다.
결국, Single 표를 사서 메트로를 타고 시내에 있는 역에 가서야 1일 교통권을
구입 할 수 있었다. 한가지 노선만 탈 수 있는 Single 표가 125 Ft, 노선을 갈아
탈 수 있는 Transfer 표가 20 Ft 인데 비해서, 1일권은 975 Ft 로 이용만 잘하면
오히려 절약이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메트로 요금이 서유럽에 비해서 저렴하기는 하지만, 3년 전의 여행책자에 표기
된 금액과 비교하면 요금이 무려 5배나 오른 상태였다. 교통요금 뿐만 아니라 물
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서 심할 때는 한달 단위로 물가가 변할 정도라고
한다.
부다페스트의 지하철인 메트로는 노선이 3개로 운영되며, 각 노선은 색깔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노란색인 1호선은 개통한지 100년도 넘어서 유럽
에서 영국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하철은 오래 됐다는 것은 시설이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호
선은 지상에서 다니는 트램과 비슷한 크기로 폭이 좁고, 열차도 몇 칸 되지 않는
다. 그러나, 현대식 시설의 2호선, 3호선과 비교해서 정감이 있어서 좋았다.
메트로를 이용하면서 몇 가지 놀란 일이 있었다. 1호선 역의 경우 지상에서 1층
만 내려가면 바로 플랫폼이 나온다. 1층이라고 해야 불과 계단이 25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이 정도 깊이에 지하철을 설치해도 안전할 만큼 부다페스트의 지반
이 단단한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그 다음에 놀란 것은 메트로 문이 정말로 박력 있게 열린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열차가 정지하지도 않았는데 문이 “덜커덩” 열린다. 한국사람의 성질에는 잘 맞
는 것 같지만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승차권 문제이다. Section, single, transfer, 1일권, 묶음표 등
다양한 종류의 표가 판매되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1일권(1 Day Ticket)을 샀을
때는 깜짝 놀랐다. 다른 도시에서 사용하는 24시간 교통권과는 완전히 다른 승차
권이다. 1일권은 당일 0시부터 24시 까지만 사용이 가능한데, 1일권을 구입할 때
매표소 직원이 펜으로 티켓에 날짜 표시를 해 주는 것이 황당하면서도 재미 있었
다. 1일권 왼쪽에는 로마숫자로 1-12월이 표시되어 있고, 아래에는 아라비아 숫자
로 1-31일 까지 표시되어 있어서 매표소 직원이 해당 월,일에 펜으로 ‘X’표를
하면 유효 기간이 표시되는 방식이다.
* 환전
부다페스트에는 유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 거리의 노점에서도 물건을
살 때면, 비교적 유리한 환율인 1유로=250 Ft에 계산을 해주기도 할 정도 였다.
그러나, 우리는 환전을 해서 속 편하게 부다페스트의 일정을 즐기기로 하고 환전
소를 찾았다.
민박집에서 알려 준 곳은 메트로 1호선 시내 종점인 ‘Vorosimarty ter’ 역 앞
에 있는 국영 여행사 이부츠(IBUSZ) 였다. 메트로를 내려서 20 여 개 남짓 되는
계단을 올라가자 지상이 나오고 건너편에 있는 이부츠 건물을 쉽게 발견 할 수 있
었다. 이 곳은 여행 안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전업무도 같이 하고 있었는데, 환
율은 부다페스트에서 환전한 것 중에 최고의 환율이었다. (1 유로 = 252.3 Ft)
이부츠 앞 광장은 바치(Vaci) 거리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해서, 부다페스트에
있는 동안에는 수시로 이곳을 지나가게 되어 친숙한 곳이 되었다.
<세체니 다리입구의 석상>
* 세체니 다리(Szecheny lanchid)
환전을 한 곳에서 조금 걸어 가자 부다페스트를 가로지르는 두나강을 만날 수
있었다. 두나강은 오스트리아의 빈 시내를 흐르는 도나우 강의 헝가리식 이름
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고등학교 지리부도를 찾아보니 도나우 강은 독일 남부에서
시작하여 오스트리아, 헝가리, 유고, 불가리아, 루마니아를 거쳐서 흑해로 흘러가
는 강으로 길이만 해도 거의 약 3,000 Km나 되는 유럽에서 제일 긴 강이라고 표시
되어 있었다.
부다페스트라는 도시는 언덕이 있는 ‘부다’ 지역과 평지인 ‘페스트’ 지역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세체니 다리가 개통된 것이 계기가 되어 부다페스트로 통합되
었다고 한다.
세체니 다리는 쇠줄로 다리를 받치는 방식인 현수교이다. 그러나, 다리 입구에
있는 한 쌍의 돌사자 상과 개선문과 비슷한 모양으로 설치된 현수교의 주 기둥 때
문인지 돌을 재료로 건설한 일반 형태의 다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돌사자 상은 다리 반대쪽에도 세워져 있어서 전부 4마리가 된다. 돌사자 상과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멋진 사진이 나온다. 부다 지역보다는 페스트 쪽
다리 입구에서 찍는 사진이 훨씬 경치가 좋은 것 같다. 다리 난간에 설치된 가로
등도 분위기가 잘 어우러지는 훌륭한 소품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다리 위에
서 바라보는 부다 왕궁의 풍경도 일품이다. 언덕 위에 우뚝 서있는 부다 왕궁의
권위 있는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위치가 세체니 다리 인 것이다.
<세체니 다리에서 본 부다 왕궁의 위풍당당한 모습>
* 밤에는 환상적인 야경으로 변한다. -> 밑의 부다왕궁 야경 사진 참조...
* 부다 왕궁(Kiralyi Palota)
세체니 다리를 건너면 부다 왕궁을 올라가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생각보다 높은 부다 언덕을 걸어서 올라 가거나,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 가는 방
법을 택해야 한다. 우리가족은 케이블 카를 택했다. 힘을 절약하자는 의미도 있었
지만, 스위스의 필라투스에서 타 본 등산열차와 비슷한 교통수단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케이블 카의 본래 이름은 ‘Budabari Siklo’라고 한다. 이 것은 공중에 메달려
가는 케이블 카가 아니라 케이블의 힘에 의해서 철로 위를 오르내리는 교통수단으
로 잘츠부르크의 호헨잘츠부르크성을 오르내리는 케이블 카와 비슷한 방식이다.
다른 곳의 케이블 카는 교차지점만 철로가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이 곳은
두개의 선로가 완벽하게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특이했다.
케이블 카의 내부는 등산 열차처럼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서 부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에 두나 강과 페스트지역의 경치를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요금은 어른-500 Ft, 어린이- 300 Ft.
부다 언덕에 올라서서 케이블 카를 내리자 제대로 된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케이블 카 정류장 뒷편에 전망대 같은 곳이 있는데, 이곳은 부다 언덕의 다른 곳
과는 차별화 된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아래에 세체니 다리가 내려다 보
이고 다리 양쪽으로 두나강과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 그리고 평야지역인
페스트 지역의 시내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케이블 카 정류정에서 내려다 본 세체니 다리와 페스트 지역의 모습>
부다 왕궁의 입구는 케이블 카 정류장의 왼쪽에 있었다.
13세기 후반에 처음 지어 졌다는 부다 왕궁은 여러 번의 전쟁으로 많은 부분이 파
괴 되었는데 복구 공사가 완료된 1950년대 이후부터는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왕궁 입구의 멋진 문을 들어서면 계단을 통해서 왕궁의 앞 뜰로 내려 갈 수 있
도록 되어 있는데, 계단 옆에 두나강을 내려다 보면서 날아 오르는 듯한 멋진
독수리 상의 모습이 눈에 띈다. 왕궁 앞 뜰에는 조경에 신경을 쓴 특별한 정원은
없었다. 그러나, 왕궁에서 바라보는 두나강과 그 뒤로 펼쳐진 부다페스트의 모습
은 다른 궁전에 보았던 그 어떤 정원 보다도 더욱 아름다운 정원 역할을 하고 있
는 것 같았다.
<부다 왕궁의 앞 뜰> -> 한쪽에 독수리 상이 보인다.
* 국립 미술관(Magyar Nemzeti Galeria)
부다 왕궁에 있는 국립 미술관은 순수한 헝가리 미술품을 전시한 미술관으로
시대별 미술품을 층별로 전시하고 있었다. 미술관 입구는 부다 왕궁 앞뜰에 있는
데 생각외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입장료는 어른- 700 Ft, 어린이- 300 Ft
국립 미술관을 관람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관람 요령을 몰라서
정말로 난감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행책자에는 간단한 소개가 되어 있을 뿐
다른 정보는 없었다. 단지, 19세기 헝가리 화가들의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보라는
안내만 되어 있을 뿐이다. 유일한 정보는 입장할 대 받은 미술관 안내도 였는데,
층 별로 르네상스, 바로크, 19세기, 20세기 전시관에 대한 구분과 주요 화가들의
이름이 나열된 정도였다.
<국립 미술관의 내부>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미술관 관람을 시작했다. 비록, 이름도 생소한 화가
들의 작품을 보았지만, 서유럽과는 다른 강렬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림 중에 오스만투르크 등의 외세에 맞서 싸우는 헝가리 사람들의 모습
을 보면서 수많은 외세의 침입에 시달려 온 우리나라의 역사가 연상되는 동병상련
의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하였다.
국립 미술관에 특이한 전시물도 있었다. 회화나 조각품이 아니라, 성당 등의
기도소에 설치된 제단그림이 전시된 곳이 있었다. 제단 그림은 제단 자체의 독특
한 조각이나 구조가 그림보다 오히려 더 특이해서 주목을 받게 된다. 기독교적인
색채가 짙은 그림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절에서 볼 수 있는 불화가 연상되는 것
은 우연만은 아닌 것 같았다. 종교는 다르지만 강렬한 색채와 그림이 전하는 메시
지가 유사한 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부다 왕궁 뒤쪽 정원>
국립 미술관을 나와서 왕궁 뒤쪽으로 가면 왕궁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정원과 동상이 있고 정원 바깥 쪽으로는 튼튼한 돌담이 요새
처럼 되어 있는 곳이다. 정원 한쪽 벽면에는 화려한 조각상이 보이는데 가까이 가
서 보면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분수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마챠시의 샘
(Matthias Well)’이라고 한다.
<마챠시의 샘>
* 마챠시 교회(Matyas Templom)
왕궁을 나와서 돌로 된 길을 따라서 마챠시 교회 쪽으로 올라 가노라면 부다
지역이 전형적인 관광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중간에 헝가리 민속 공예품을
전문으로 파는 노점상들을 볼 수 있고, 그 동안 눈에 띄지 않던 단체 관광객들도
무더기로 만날 수 있게 된다.
마챠시 교회 앞에서 슈퍼마켓을 발견하고는 반가웠다. 마침, 점심식사 시간이
되어서 적당한 점심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반가웠다. 슈퍼마켓에서 빵과 음료수
등을 사서 마챠시 교회 옆의 공원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슈퍼마켓의 한쪽
구석에 있는 커피 자동판매기에서 사먹은 커피는 65 Ft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척
맛이 있었다.
<마챠시 교회> * 지붕의 문양이 특이하다.
마챠시 교회에는 패밀리 요금이 있어서 우리를 즐겁게 했다. 패밀리 요금-750Ft
마챠시 교회는 전통 고딕양식의 교회 건물이지만, 갈색 계통의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된 지붕과 실내 장식을 보면 이슬람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150년간 통치를 받던 시기에 회교사원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교회는 헝가리 왕의 대관식이 열렸던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2층 보물실에
가면 대관식 때 사용 되었다는 왕관을 비롯해서 각종 보물들을 볼 수 있다. 왕관
에는 특이한 십자가가 비스듬하게 장식되어 있는데, 이 십자가는 ‘쌍 십자가"의
형태로, 십자가 위에 한 개의 가로 막대가 더 있는 특이한 형태로 되어 있다.
쌍 십자가는 헝가리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헝가리의 수호신인 가브리엘
천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 하다.
마챠시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2층에서 보면 더욱 또렷하게 볼 수 있다. 디
지털 카메라로 스테인드 글라스의 모습을 담아보려 했지만 삼각대가 없어서 선명
한 사진을 얻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 어부의 요새(Halaszbastya)
우리는 어부의 요새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있었다. 어부의 요
새로 통하는 입구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마챠시 교회의 바로
뒤에 보이는 석조 건축물들이 어부의 요새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챠시 교회 옆으로 넓은 광장이 있는데, 그 곳에서 어부의 요새가 시작된다.
광장 중앙에는 헝가리의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의 말탄 모습의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 역시 쌍 십자가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어부의 요새와 이슈트반의 동상이 보이는 광장에서...>
동상 뒤 쪽으로 원추 모양으로 된 돌 건축물 3개가 삼각형을 이루고 서 있고,
이 석조 건축물들은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다. 물론 회랑 2층에 올라 갈 수도 있
도록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곳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입장료는 어른
- 300 Ft, 어린이- 150 Ft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챠시 교회 뒤 쪽에 있는 어부의 요새 쪽으로 가 보았
다. 이쪽 어부의 요새는 마챠시 교회 옆쪽과 별개의 입구를 통해서 요새 쪽으로
올라 갈 수 있는데, 표를 보여 주어야 만 올라 갈 수 있다. 두개의 요새는 입구
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지만, 검표시에 한 장의 표를 가로 또는 세로 모양으로
찢어서 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구분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족은 마챠시 교회 뒤 쪽의 어부의 요새를 먼저 올라 갔다. 어부의 요새에
있는 7개의 탑 중에서 가장 웅장하면서도 특이한 모습의 탑이 있기 때문이다. 이
탑은 두개의 크고 작은 탑이 합쳐진 모습으로 다른 5개의 탑보다 모양이 특이 했
고, 전망대가 훨씬 높은 곳에 있어서 전망하기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부의 요새 중, 가장 높은 곳...>
과연, 이곳에서 내려다 본 경치는 부다 왕궁에서 보는 경치와는 다른 맛이 있었
다. 특히, 두다 강 건너편의 국회의사당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 최고의 전망 장
소였다. 원형의 전망대에서 두나강의 상류쪽을 바라보거나, 마챠시 교회 옆쪽의
어부의 요새를 바라보는 경치도 일품이었다.
마챠시 교회 옆쪽의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서 어부의 요새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
보기도 하고, 다시 한번 두다강과 부다페스트 시내를 내려다 본 후에 아쉬운 마음
을 안고 어부의 요새를 떠났다.
* 국회의사당(Orszaghaz)
마챠시 교회 앞에서 버스를 타고 부다 언덕을 내려오면 모스크바 광장에 이르게
된다. 모스크바 광장은 교통의 요지로 메트로, 버스, 트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갈아 탈 수 있는 곳이다. 부다페스트의 트램은 일부가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색깔이 예쁘다. 기념으로 트램 사진을 한 장 찍고, 메트로 2호선을 타고 강 건너
의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모스크바 광장에서 만난 노란색 트램>
헝가리의 국회의사당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곳은 어부의 요새와 유람선 위라고
한다. 메트로 역에 내려서 찾아가 본 국회 의사당은 규모가 너무 커서 그런지 일
부 밖에 볼 수가 없었다. 이부츠에서 내부 가이드 투어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 가족은 외부만 보기로 했다.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 본 국회의사당>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해서 지어졌다는 국회의사당은 언뜻 보면 궁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랜 세월동안 오스트리아의 통치를 받았지만 국회의사당 만큼은
오스트리아의 국회의사당을 압도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 성 이슈트반 성당(Szent Istvan-Bazilika)
국회의사당에서 성 이슈트반 성당까지는 걸어서 갈 만큼 멀지 않은 거리였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거리에 세워져 있는 건물마다 건축, 미술사적 가치가 뛰
어난 건물로 보였다는 것이다. 건물마다 외벽과 테라스를 장식한 형태와 모양들이
어쩌면 그렇게 독특하고 특이 할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였다. 거리의 건물들을 보
면서 헝가리 1000년 역사의 흔적을 보는 것 같았다.
성 이슈트반은 헝가리의 초대 국왕이기도 하지만 카톨릭 전파에 기여한 점을 인
정 받아서 성인으로 추대됐다고 한다. 이 성당은 성 이슈트반을 기념하는 성당으로
역시 건국 1000년을 기념해서 세워 졌다고 한다. 이슈트반은 영어식 발음으로는 스
테판으로 표기가 되서 안내 책자에 따라서 스테판 성당 또는 스테판 국왕으로 소개
되기도 한다.
<성 이슈트반 성당>
성당의 정면에 보이는 두개의 첨탑은 높이가 96m 나 된다고 하는데, 덕분에 성당
전체 사진을 찍으려면 성당 앞 광장 끝까지 가야만 했다.
성당 내부는 성 이슈트반을 기념하는 성당이라 그런지 특이한 형태를 갖고 있었
다. 제단 중앙에 쌍 십자가를 들고 있는 성 이슈트반의 동상이 배치되어 있어서 다
른 성당과는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성당 보물실에는 성 이슈트반의 오른손 미라가 보관되어 있다. 이 ‘오른손 미
라’는 유리상자에 보관되어 있는데, 동전을 넣으면 일정시간 유리상자의 조명이
켜지면서 관람을 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동전을 넣어야만 관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세속화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기도 하지만,
1000년 전 역사적 인물의 신체 일부를 보면서 경이감을 느끼게 된다.
이 곳에서 만난 헝가리 아줌마 한 분이 성 이슈트반과 그의 오른손 미라에 대해
서 설명을 해 주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청해서 열성적으로 설명을 하는 아
줌마에게서 헝가리의 역사에 대한 자랑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 마르기트 섬(Margit Sziget)
성 이슈트반 성당을 보고 난 후에는 일정이 분명하지 않았다. 저녁때 바치 거리
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야경을 보기 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기 때문이다. 안내
책자를 살펴 보다가 두나강 가운데에 있는 마르기트 섬으로 가기로 했다. 섬 전체
가 시민공원이라고 해서 한바퀴 둘러 보고 싶었던 것이다.
성 이슈트반 성당에서 데악 광장까지 걸어와서는 메트로 3호선(파란색)을 타고
서역(Nyugati pu)으로 향했다. 메트로 3호선은 1호선과 달리 최신시설을 구비한
노선이다.
뉴가티 역(서역)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라서 그런지 패스트 푸드 점과 각
종 쇼핑센터가 발달한 곳이었다. 그런데, 거리가 복잡한 만큼 마르기트 섬으로 가
는 26번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하고 한참을 헤매고 말았다. 오늘도 역시 지도를
잘 못 읽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간 것이다. 길을 잘 못 찾을 때에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고집을 부리다가 고생을 한 것이다. 빈에 이어서 이틀 연속으로
가장의 권위가 실추된 순간이었다.
26번 버스는 강을 반쯤 건너 마르기트 섬으로 진입했다. 마르기트 섬은 각종 체
육시설과 야외극장 등이 있는 곳으로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애용하는 시민공원 인
데, 섬이 너무 넓어서 어느 한 곳에 내려서 구경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버스를 탄 상태에서 한바퀴 돌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 야간열차(Sleeping Car) 예약
버스를 내려서 트램을 갈아타고는 시민공원까지 와서 메트로를 타고 동역(Keleti
pu)으로 향했다. 내일 저녁에 출발하는 폴란드의 크라쿠프행 야간열차를 예약하기
위해서 였다. 이번 여행 일정중에 제일 불확실 했던 부분이 부다페스트에서 크라쿠
프로 가는 야간열차 였다. 이 구간의 야간열차가 쿠셋은 없고 ‘Sleeping Car’ 만
있었던 것이다.
서유럽 기준으로 볼 때, Sleeping Car는 침대차로써 엄청나게 비싼 요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요금이 비싸면 쿠셋이 가능한 바르샤바로 갔다가
크라쿠프로 다시 이동하는 방법 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크라쿠
프까지 가는 슬리핑카의 요금은 1인당 약 15유로 정도로 서유럽의 쿠셋 보다도
오히려 저렴한 비용이었다. 야간열차 예약- 1인당 1,780 Ft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다. 아들녀석이 소시지가 들어 있는 빵을 발
견했다. 독일에 가면 먹고 싶다는 그 빵을 헝가리에서 보자 입맛을 다시는 것이다.
큼직한 소시지가 들어간 빵을 맛있게 먹는 아들녀석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꼈다.
* 바치 거리(Vaci ut.)
메트로 2호선과 1호선을 갈아타고 바치 거리 입구에 도착했다. 거리에 어둠이 내
리고 있었지만, 바치 거리는 중심가 답게 쇼윈도와 화려한 간판의 조명으로 밝은
거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조금은 썰렁한 바치 거리의 모습>
그러나, 부다페스트 시내의 중심가 치고는 너무나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빈의
케른트너 거리와 비교해서 썰렁함을 느낄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여름 성수
기가 지난 부다페스트의 모습은 이렇다고 한다. 사실, 유럽의 어느 도시 못지 않
게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지만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에게 덜 알려진 도시라는 사실
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바치 거리 양쪽에 늘어선 쇼핑가와 식당가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식당
은 손님을 위해서 전용 밴드가 음악을 들려주는 모습이 무척 특이했다. 고객 서비
스이기는 하지만 손님은 좋은 대접을 받은 만큼 팁을 내야만 한다.
<식사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연주해 주는 모습>
기념품 가게에서 부활절 계란 모양의 기념품을 샀다. 단순한 장식품인데 헝가리
를 연상하는 강렬한 색채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깨질 우려가 있는 제품이지만,
포장을 잘 해줘서 집에까지 무사히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오늘 저녁식사를 할 식당을 바치 거리에서 찾기로 했다. 바치 거리 입구의 식당
한 곳이 사진과 함께 메뉴 안내를 해 놓은 데다가, 웨이터 아저씨가 너무 친절해
서 그곳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육개장과 비슷한 맛이 난다는 구야쉬를 비롯해서
닭과 돼지 고기 요리를 하나씩 시키고, 헝가리를 대표하는 "또까이 와인"까지 곁들
여서 저녁 식사를 했다.
<우리가족의 부다페스트 만찬>
구야쉬(Gulyas)는 스프의 일종으로 밥과 김치만 있으면 완벽한 육개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파프리카로 양념한 매콤한 맛이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었다.
우리가족의 저녁 식사로 8,550 Ft라는 거금이 들었지만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저녁 식사 였다.
* 부다페스트의 야경
저녁 9시가 넘어서 두나 강변으로 간 우리가족은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휘황찬란한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노란색 조명의
부다왕궁과 마챠시 교회, 어부의 요새는 흰색 빛이 나는 세체니 다리와 어우러
져서 현란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야경 - 부다 왕궁>
<야경 - 마챠시 교회, 어부의 요새, 세체니 다리>
두나 강변으로 내려가서 강을 따라 걸어가면서 부다 언덕의 야경을 감상했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삼각대가 없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강가의 난간을 이용해서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열심히 찍어 보았지만 나중에 확인
해 보니 제대로 찍힌 사진이 거의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왜 삼각대가 필요한지
를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야경을 감상하다가 사진을 찍다가 하면서 어느덧 세체니 다리 상류에 있는 엘리
자베스 다리까지 가게 되었다. 민박집 아줌마 말에 의하면 겔레르트 언덕에서
부다페스트 야경을 마무리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시계는 벌써 10:30분이
되어 가고, 모두들 너무 피곤해 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 지 출(9/4)
- 메트로(Single) 375 Ft (125x3)
- 1일 교통카드 2,925 Ft (975x3)
- 왕궁 케이블 카 1,300 Ft (500x2+300)
- 국립미술관 입장료 1,750 Ft (700x2+300)
- 국립미술관 그림엽서 300 Ft (100x3)
- 슈퍼마켓(빵,음료수,과자,커피) 1,450 Ft
- 마챠시 성당(패밀리 요금) 750 Ft
- 어부의 요새 750 Ft (300x2+150)
- 어부의 요새 화장실 80 Ft
- 부다페스트->크라쿠프 야간열차 예약 11,340 Ft (3780x3) *Visa Card
- 소시지 빵 399 Ft
- 기념품(계란 모양) 1,600 Ft (800x2)
- 저녁식사(구야쉬, 요리, 와인) 8,550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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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계> 31,569 Ft
* 환전 : 100 유로 x 250.3 Ft = 25,230 Ft (이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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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멋있어요~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