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신용 7등급 안되는 서민에게도 대출 문이 활짝
은행권, 연리 10%대로 1,000만~2,000만원 신용대출
고리 부채 쓰는 서민들 위한 ‘갈아타기 대출’ 상품도
《서울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A 씨(45)는 얼마 전까지 한 달에 50만 원 이상을 대출 이자로 냈다.
지난해 운영 자금으로 대부업체에서 연 48.9%의 금리로 목돈을 빌린 게 화근이었다.
경기 침체로 벌이가 시원치 않아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게 된 그는 지난해 12월 도입된 전환대출(환승론)의 문을 두드렸다.
C 씨는 심사를 거쳐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기금의 보증을 받아 연 20%대의 시중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한 달 이자가 20만 원대로 뚝 떨어졌다. C 씨는 “이자 부담이 줄면서 소득을 통해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
다시 설 수 있다는 희망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
불황의 그늘 속에서 고(高)금리 부채에 시달리는 서민들과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저(低)신용 계층을 위한 서민 대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직이나 매출 감소로 소득이 줄면서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를 저금리로
소득은 있지만 고금리 이자를 내고 있다면 환승론을 통해 낮은 금리의 은행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
지난해 9월 이전에 대부업체 등에서 3,000만원 이하의 자금을 연 30% 이상의 고금리로 빌린 저(低) 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는 환승론을 이용하면 20% 내외의 저금리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신용회복기금의 보증을 받아 국민 기업 농협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6곳에서 환승론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신용회복기금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일정한 소득이 있고 최근 6개월간 25일 이상 연체 없이 대출을 정상
상환하고 있다면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대출이 소득보다 지나치게 많으면 심사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은행 신용대출 문턱도 낮아져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은행에서 10%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도 넓어진다.
현재 부산과 전북은행이 지역 내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1,000만원 이하를 연 13.9∼19.9%의 금리로 신용대출해주고 있다.
우리은행도 연 소득 2,000만원 이하의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500만∼2,000만원 신용대출해주는 ‘우리 이웃사랑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앞으로 10%대 금리의 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국민 기업 신한 하나은행 등 14개 은행으로 확대된다.
국민은행은 이달 ‘무보증행복드림론’, 신한은행은 다음 달 ‘신한희망대출’ 등 연 15%의 금리로 1500만 원 이하의 자금을 저신
용자에게 신용대출해주는 상품을 내놓는다.
신협은 노점상 등 무등록 사업자나 신용등급이 9등급 이하의 사업자에 대해 지역신용보증의 보증을 받아 연 7.3%의 금리로 최대 500만 원까지 신용대출해준다.
농협도 생계형 무등록 사업자를 대상으로 500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아일보 경제 | 2009.03.18 (수) 오전 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