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3시간여 달려간곳은 민주지산 등산코스 4곳중 한곳인
경북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 중미마을 입구였다. 이코스가 삼도봉을 오르는 최단코스라고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길이 꽤 가파랐다. 초여름의 끈적끈적한 땀과 함께 발걸음을 힘들게 했다.
숨이 헉헉 가슴을 치고 있었다. 좁은 오르막을 50분 정도 치고 오르니 이정표가 일행을 반겼다.
삼도봉 정상은 0.5km, 해인산장과 석기봉까지는 1.5km... 그러나 아시다시피 7부능선부터 정상까지가
거리는 짧지만 얼마나 인내와 고뇌의 시간입니까?
출발한지 1시간반정도만에 해발 1176m로 한반도의 등뼈 백두대간의 한 자락을 딛고 선 삼도봉에
도착했다. 조선 태종14년(1414)에 조선을 8도로 분할하면서 삼남의 분기점이었다고 한다.
삼도봉 정상엔 "삼도봉대화합탑"이 자리하고 있었다. 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조성 당시 금릉군),
전북 무주군이 지역 감정을 떨쳐 버리고 인근 주민간의 화합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기단부와 탑신부는 대리석을 이용한 거북과 용 조각이고, 상륜부에는 오석으로 만든 원구를 얹었다.
이 동글동글한 돌덩이는 둥근 해와 달을 상징하는 것을 비롯 전체적으로 영원한 화합과 발전을
나타내고 있다. 1989년 10월 10일 제1회 '만남의 날'개최에 이어, 지금까지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정상도착과 함께 대원들은 자연스레 탑을 돌며(일명 탑돌이) 사진도 찍고 돌에 새긴글을 읽기도
한다. 모두들 나라의 안녕과 가정의 평화, 벽암산악회의 발전을 기원했으리라 믿는다.
정오부터 정성스레 준비해온 점심식사를하고, 12시45분 민주지산의 주능선 산행을 시작했다.
이제부터 길은 제법 편하다. 오전에 한바탕 오르막을 치고 올라선 터라 삼도봉부터 민주지산까지
이어진 4.3km의 능선이 한없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발바닥에 와닿는 흙의 촉감이 좋다.
석기봉으로 이어진 능선 좌우론 상수리나무가 간혹 보일 뿐 키를 세우는 큰나무는 거의 없고 해를
가려주는 나무숲터널은 산행에 매우 안정감을 더했다. 평탄한 오솔길 사이로 물한계곡으로 내려서는
이정표가 보이고 나무로 다음은 계단을 올라서고 팔각정을 지나면 소나무 몇 그루 얹은 석기봉이다.
삼도봉에서 약 40분, 바위덩어리로 만들어진 석기봉은 삼도봉과 민주지산 능선에 무게를 잡는
중심축처럼 솟아 있다. 석기봉 정상으로 이어진 암릉에 밧줄이 드리워져 있지만 발 딛기 편한 곳을
골라 정상에 선다. 해발 1180m다. 이정표 대로라면 삼도봉보다 겨우 4m 높을 뿐이지만 얼추
넘겨보아도 그보단 훨씬 높아보인다. 아마도 밋밋한 삼도봉 정상과는 달리 뾰죽한 돌기둥을 닮아
있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늘은 조금 더 낮아 있었다. 40분 전에 지나온 길이 벌써 흐릿한
시야 속으로 사라진다. 석기봉 이후부터는 중간중간 줄을 잡고 내려서야 할 암릉구간이 있다.
스틱을 던져두고 조심스레 내려선 사람들이 하나 줄 다시 앙상한 숲속으로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다.
숲속을 빠져나온 길은 지루한 계단 내리막으로 이어지다가 곧 흙으로 빚은 오솔길로 연결된다.
무명봉 정상에서 간단히 휴식을 취해보지만 사실 해인동에서 삼도봉을 오르는 50여분을 빼면 그리
힘든 구간은 거의 없는 편이다. 석기봉에서부터 1시간 20분여만에 1242m 민주지산 주봉에 도착
했다. 삼도봉과 석기봉 등의 연봉을 이루며 힘차게 뻗어 그 모습이 자못 진지하고 웅장하다.
거목이 없는 대신 능선을 따르는 등산로는 안정적이고, 중간중간 암릉의 묘미를 건네는 등 조망의
즐거움을 원없이 만끽한것 같다.
민주지산 정상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 400m 를 내려가면 쪽새골 갈림길 좌측의 물한계곡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물한계곡 하산길은 꾸준한 내리막에 바위 너덜이어서 돌을 잘못 디디면 삐끗 발목이
고생이다. 약 600m 정도가 너덜이고 그후로도 자잘한 돌길이 계속된다. 길고 지루함에 도리질 칠
때쯤 물한계곡을로 흐르는 지류를 만난다. 불끈대던 능선과는 이미 한참이나 멀어져 있다.
지류를 만나기전 좌측 계곡에서 땀을 씻고, 발을 담구면 10초도 못견딘다. 수차례 반복하면 다리에
뭉친 피로가 씻은듯이 사라진다. 끝내줘요.. 너른길로 나오면 삼도봉으로 연결된 전나무 숲길이
나오고, 굵은 철망으로 가려진 계곡 물줄기가 이어진다. 총총 황룡사를 뒤로하고 민주지산을 벗어났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박영순 부회장 등 언니들이 닭죽과 생김치,막걸리 등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기위해 지금까지 산행을 한지도 모를 정도였다.
환장하게 맛있었어요..
대원들의 위하여 봉사하여 주신 여러 언니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6월산행은 금년들어 제법 많은대원이 참석한것 같아 , 벽암산악회의 앞날이 밝아 보였다.
다음달에는 2~3대정도 차를 대여할 수 있도록 인원이 홍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산행도중 검은색 등산복을 입은 산행프로언니들이 건네준 과일즙.. 진짜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에 꼭 갚을께요.. 또한 점심식사를 같이한 언니들 맛있게 잘 먹었어..고마웠어요..
다음달에도 변함없는 맛있는 음식 부탁드립니다. ..(농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침을 콜깍 삼키며 단숨에 읽은 글이 얼마나 맛있는지 실로 오랜만에(사춘기때 연애소설처럼) 느껴본 감정입니다. 감칠맛나는 산기 잘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글 저에 한산 사진과 함께 올리기 위해 퍼감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이 더 잘나왔더군요.. 갈수록 사진작가가 되시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