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0일 산사랑
2년전에 가봤던 곳이라 한주일내내 갈까말까를 망설이다가 그때는 한적했던, 그리고 무협영화같은데서 나올만한 비룡대를 뒤로 암마이봉의 절경이 다시 생각이나서 아직은 완전히 회복되지않은 배를 어루만지면서?
금요일날 결국은 산행신청을 한다.
토요일, 전번주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하루종일 맘이 우울해진다.
이럴때는 잠이 최고다. 그냥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로 몸을 날린다.
일요일날 새벽,
계양구청앞에서 어김없이 청송관광버스를 타고 떠난다. 사람들이 많이
예약을 안했다고 불안해 하더니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조금씩은 자리를 잡아가는것같아서 마음속으로는 반갑다.
자리가 없어서 김사장님과 같이 앉아서 간다.
워낙 빨리 걸으시는 분이라 이런 자리가 아니면 산에서는 만나지를 못한다. 산주막님이 약간 몸이 안좋아서 못나오고 홈지기님도 오늘 못나왔다고 하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침 8시경 천안휴게소에 도착을한다. 약 20분정도의 아침 식사시간에 최대장님 친구 분과
인사를 나눈다. 산을 많이 타진않았지만 옛날에 운동을 하셨다고 하더니
인상도 좋으시고 한눈에 건장하시다. 자주 산행에 나오셔서 선두그룹을 형성하셨으면 싶다.
오늘은 몸이 안좋은지 아침식사를 걸른적을 본적이없는 최대장이님이 밥을 반도 못먹는다. 나름대로 산악회를 운영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인지..
마음이 안스럽다.
아침 10시 12분. 산행이 시작된다.
전번에 산행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최대장님이 물어보길래 약 4시간정도 걸렸다고 했는데 그래서 출발하면서 멘트로 산행시간 4시간, 식사시간 한시간을 보태서 오후 3시반에 출발을 한다고한다.
매표소를 거치지 못해서 그런지 입구에는 등산로 폐쇄라고 적혀있다.
혹시라도 걸릴까봐 최대장님이 위에서 빨리가자고 독촉을한다.
나랑 김사장님이 맨뒤에서 출발을한다. 어차피 나는 뒤에서 갈테니까..
등산로입구에서 만발한 벚꽃과 진달래가 완연한봄으로 안내한다.
광대봉까지 3.1km. 편안하게 산행을 했던 옛기억들은 조금 진행을 하니까 산산히 깨어진다. 경상도, 전라도, 서울, 경기도, 각종 산악회가 한꺼번에 광대봉으로 향한다. 마산에 왔다는 넝클산악회 , 성남주민산악회,
고원산악회, 그리고 부천의 한백, 인천의 청송산악회까지...
2년전에 한명도 볼 수없던 이 길을 한줄로 줄지어간다.
11시 33분 광대봉에 도착. 이미 설자리도없이 넝쿨팀들이 이름답게 완전 장악을 했다. 낭떠러지같은 기슭에 물 한잔을 먹으면서 절벽밑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나무를 보면서 2년전 5월5일날에 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허리가 아파서 버벅되고, 광대봉에서 최대장님이
내짐을 빼서 자기베낭에 넣던일... 같이갔던 사람들은 이제 만날길이없다.
10분정도 마냥 내려다보니 마치 다른세상에 온것같다. 그래도 다시 가야지, 일어선다. 내리막길 밧줄 잡는 곳이 나온다. 나도암봉을 무서워하지만 그리심한 경사진곳도아닌데 정체가 심하다. 앞에서 조금만 뛰면 건조한 먼지가 심하게 일어난다. 아! 내가 생각했던 마이산은 이것이 아니었는데.. 마음이 심란해지니 갑자기 다리도 무거워지고 힘이든다.
두번가는 산행길은 쉬운듯하면서 마음가짐이 그런지 생각보다 길고 지치게 만든다. 한참을 가다보니 고금당? 인지 정확한 푯말이없어서 어딘지
잘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전부 모여서 점심식사를 한다. 2년전에는 없던
인조구조물(무슨 단상처럼 만들고 있다 . 왜 저렇게 만들지? 연설을 하려고 그러나?) 그 옆으로 조그마한 약수터가 있었는데 공사로 인해서
없어져버린것같다. 쓸쓸한 기억을 뒤로 하면서 터벅터벅...
후미에 서시는 윤대장님한테서 콜이 온다. 두분이 안나타난다고..
20분을 이상을 기다려도 안나온다고.. 핸드폰 번호를 알아서 연락을 한번 해보라고 최대장님한테 이야기하는소리가 무전기로 들린다.
오늘은 A, B코스가없어서 무조건 다 가야하는데 벌써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니 큰일이다.
멀리서 무슨 중국영화에서나 나올것같은 거대하게 솓아있는 암마이봉을 뒤로두고 비룡대가 서있다.
줄지어올라간다. 오후 1시5분. 비룡대에서 가방을 풀어놓고 쵸콧렛을 하나 꺼내어 먹는다. 오늘은 왜 이렇게 걷기가 싫지?..
그리고 보니 내가 말했던 4시간은 완전히 장담하기 어렵게 되어가고있다. 선두팀들은 비룡대에서 점심을 먹고 후미와 맞추기위해 천천히 출발했다고한다. 나봉암에 있는 비룡대를 뒤로 두고 다시 내려간다.
오후 1시51분 호수같은 것이 내려다보이는 제 2쉼터에서 다시 마지막물을먹는다. 오늘따라 땀도 무쟈게? 나온다.
거대한 암마이봉을 돌아서 탑사에 도착을한다. 앞에서 걸어가시던 자영님과 친구분을 만나서 사진을 찍어준다고 탑사에 기다리고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보이지가 않아서 조금 기다리다가 그냥 탑사 옆으로 은수사를 경유하여 북부주차장으로간다. 다 끝났다고 생각되던 곳이 다시 1.2KM정도 더 걷는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맥빠진다 더구나 시멘트포장도로로.... 이런곳이 몇군데 있다. 백담사에서 용대리로 내려갈때, 치악산에서 주차장까지 ....
봄을 즐기는 상춘객들 틈에서 엄청난 인파들사이로 걸어가는것이 산행보다도 더 지치게 만든다. 자연은 나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긴하지만 ...그래도 조그마한 인내력을 더 요구한다.
오후 2시 44분. 도착. 얼른 화장실에 들러서 대충 씻고나서 경인산악회를 다니면서 맛을 들인 막걸리 한잔과 산채비빔밥을 먹기위해서
식당을 갈려고하는데 그래도 같이 갔던 회원들이 있나 싶어서 봤는데
앞에서 갔던 선두팀과 그리고 김사장님도 찾을수가없어서 혼자서 전주식당에서 동동주 반병과 비빔밥을 맛있게 먹는다.
저혈당에서 이제 조금 제 정신이든다. 핸드폰으로 최대장님이 바로 옆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해서 그리로 자리로 옮겨 다시 몇잔을 더 마신후
차에 오른다. 옆에 벌써 와 있어야할 김사장님이 안오셔서 의아해하고있었는데 선두팀들이 북부로오지않고 남부주차장을 가셨다고한다.
남부주차장으로가서 7명을 픽업해서 오후 4시20분경 인천으로 출발을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잠이든다. 침도 질질?
흘리면서..
도중휴게소에서 최대장님 친구분이 사준 부라보콘을 먹으면서 다시 올라온다. 이리저리 차가 조금막히고...
밤 8시 50분경 계양구청앞으로 도착을한다.
4시간반의 산행. 무슨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랴. 가야할 산이 있고 ,기다려주는 산이 있어서 행복한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