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땅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함양읍내나 기백산, 장안산, 황석산근처나 함양군 마천면 인근의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면 좋다. 왜냐면 그 다음날 아침새벽에 바로 경남 산청으로 넘어가는 길에서 구름바다를 보는 광경을 보는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연스레 경남 산청으로 구름에 달 가듯이 지나가는 것이 좋다. 산청으로 가는 코스로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있는 데 한 겨울을 제외하곤 국도가 좋다. 먼저 함양읍에서 산청으로 국도를 이용해 가려면 우선 수동면과 유림면을 지나야 한다. 함양 유림면을 경계로 경남 산청군 금서면이 나오는 데 함양 유림면은 함양 마천면과 붙어 있어 아무래도 산청군 여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함양 마천에서 숙박하는 것이 곧장 유림면을 통해 산청군으로 나갈 수 있어 마천면 숙박을 권하고 싶다.
함양에서 산청으로 가는 지방도 60번 도로는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로 통하는 데 가장 먼저 왕릉문화를 만나게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서면 화계리에는 가락국 마지막 왕이었던 구형왕의 왕릉(사적214호)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피라미드의 이집트 왕의 무덤이 연상되는 것처럼 돌로만 차곡차곡 올려져 피라미드의 외형과 석탑같기도 한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구형왕릉 근처에는 조선시대 "동의보감"의 편찬자이자 당대최고의 명의사였던 허준선생을 스승이었다고 알려진 유의태 선생의 약수터가 있어 물 한 사발 먹고 가면 좋다.
그렇게 경남 산청으로 지방도 60번 국도를 타고 드라이브하듯이 15분을 가면 금서 농공단지가 나오는데 바로 산청읍내방향과 지리산속으로 들어가는 두 갈래 길과 마주치는 길이다. 그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면 국고 59호선과 이어져 정말 산청군 최고의 절경과 사찰투어를 할 수 있다. 바로 해발 923미터를 자랑하는 왕산 밤머리재에서 아침 구름바다를 볼 수 있고 산청군의 천년사찰인 대원사-내원사-법계사-단속사지를 모두 짧은 시간 내에 그것도 한꺼번에 다 볼 수 있어서 여행하기에는 너무 좋은 코스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눈이 쌓여 이 왕재를 넘지 못하고 고속도로를 통해 함양에서 산청 단성인터체인지를 거쳐 와야 하지만 봄에서 이른 가을까지는 이 왕산 밤머리재로 직통이동이 가능하다.
산청의 개략적인 연혁은 신라시대 3개의 현(지품천현, 궐지현, 적화촌현)으로 나뉘어 있다가 통일신라에 산음현으로, 또 고려시대엔 강성현과 단계현으로 있다가 조선시대에 와서 산청현으로 합병되었으며 1914년에 전국 행정구역 통합당시에 인근 단성군과 합병되었다. 그리고 1979년에는 산청읍으로 승격되어 현재 산청군내에 1개읍 10개면 행정구역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는 지리산문화가 깊숙이 들어 있는 그야말로 산청이라는 말처럼 산수가 너무나 깨끗한 곳이 아닐 수 없다.
금서면과 삼장면의 경계인 왕산 밤머리재를 넘어 산청군 삼장면에 들어오면 삼장면 덕천마을 입구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천년사찰이자 비구니스님(여성스님)만의 전문도량인 대원사를 만날 수 있다. 신라 선덕여왕 15년에 세운 경내 다층석탑(보물1112호)의 고즈넉함이 좋은 사찰이며 사찰을 들어가는 주변풍경이 지리산권역 안에서는 최고라고 하는 사찰이다.
또 근처 2킬로미터 옆에는 내원사(초기에는 덕산사라 칭했다)가 있다. 신라 태조 무열왕 때 무염국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서 작은 경내가 너무나 소박하리 만치 아름답기 그지없다. 또한 산청군 시천면에는 조선시대 최고 실천유학자였던 남명 조식선생의 유적지인 산천재와 남계서원과 세심정 등이 있어 매년 8월 산청군차원의 선비문화축제를 개최하면서 남명 조식선생의 유고를 잇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또한 매년 5월에는 지리산 한방약초축제 등도 시천면 일대에서 성대하게 개최되고 있어 이른바 지리산이 준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산청군자체가 얼마나 매력 있는 여행지인가를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대변해준다. 또 시천면과 삼장면에서 나오는 산청특산품인 "덕산곳감"은 너무나도 달고 맛있어 나오기가 무섭게 품절이 된다. 매년 11월쯤이면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산청군 시천면의 최고여행지는 지리산 최고의 등반전문코스인 중산리-천왕봉 등산로다. 지리산 천왕봉(천왕봉은 산청군 행정구역이다)을 바로 밑에서 가로지르는 이 등산로야말로 지리산 최고의 전문등산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등반코스가 아닐까 한다. 특히 깍아 지른 바위와 그 등산로 틈새로 천왕봉까지 이어진 지리산비경은 진짜 전문 산악인들이 험난하지만 왜 지리산을 오르는가에 대한 의미를 주는 키포인드다. 그게 바로 중산리코스다.
거기다가 덤으로 중산리 근처에는 좋은 여행지도 많이 존재한다. 먼저 중산리 지리산매표소근처에 있는 경남자연학습원과 중산리자연휴양림을 비롯해서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 1400미터에 위치한 천년사찰 법계사도 있어 너무나 좋은 지리산/사찰기행 최적지로서 산청군이 얼마나 인기가 높은 지를 실감한다.
중산리와 시천면 소재지를 다시 나오면 백운계곡-청계계곡-어천계곡이 나오는 웅석봉(해발 1100미터)군립공원과 단속사 터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고 또 단속사터 뒤에 있는 인공호수의 모습도 같이 볼 수 있어 좋다. 웅석봉 군립공원 입구에는 펜션과 고급민박집이 많이 밀집해 있어서 숙박하면서 토종 닭요리와 지리산 흙돼지요리를 맛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단속사 터 뒷편 산 길로 올라가서 고개를 넘어 산청 읍내로 가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유명한 여행지가 많이 있는 산청군 단성면에 들러 반드시 전통고택이 많이 남아 있는 한옥마을인 남사마을도 반드시 거쳐갈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남사마을도 좋지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성철대종사의 생가(겁외사)와 문익점 선생이 처음으로 면화를 재배한 곳으로 유명한 목면 시배유지(사적108호)모두가 인근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동안의 좋은 구경도 하고 역사적으로도 많은 기록이 있는 단성향교에서 전교님(지방향교의 최고 어른이 전교님이다)에게 역사도 배워보는 것도 좋다.
거기다가 또 수상레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단성면소재지에서 산청읍내 방향으로 가다가 산청군을 감싸안고 흐르는 경호강(이 경호강이 진주로 가면 남강이 된다)을 무대로 국도 3호선을 타고 단성면-산청읍 국도변의 중간에 내려 운전기사와 차량은 단성면 소재지까지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서 대기하라해놓고 경호강 래프팅을 주관하는 접수처에 들러 경호강 래프팅을 시작하면 4 킬로미터 정도의 하류에서 지나쳐왔던 단성면까지 보트를 타고 흘러가 다시 만나게 되는 짜릿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경상도 땅인데, 함양과 산청은 문화가 같으면서도 좀 판이하다. 같은 선비문화권이면서도 다른 선비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함양사람과 산청사람의 선비고장에 대한 언쟁을 가끔 목격하기도 한다.
지리산은 흔히 하는 말로 영원한 어머님의 품이고 한다. 왜나면 우리가 돌아갈 최후의 삶의 휴식처요, 피난처가 바로 아무 것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불 속에라도 들어가는 영원한 우리 어머니의 표상을 간직하고 있어서다. 힘들고 지칠 때 편안함으로 활력을 주는 그런 마음의 안식처가 내가 바라보는 지리산이다.
지리산을 둘러둘러 영호남의 화합과 협력이 있고 따뜻한 인심과 생명사랑의 정신을 영원히 간직하게 해주고 먹고 사는 의식주의 생계해결이 가능한 지리산이야말로 과거 역사적으로 하늘과 땅이 만나 서로 통하던 신성구역(소도)이였던 최초역사에서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한 때 깊은 상처를 입은 민족의 영산으로 이제는 상생과 화합과 협력의 친환경적인 지리산통합문화의 출발점으로 다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전국민모두에게 지리산으로의 환경을 살리는 여행을 하길 바란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이 필자는 전국민 모두의 생명경시와 물질만능, 문화차단, 도시의 부정부패, 농촌의 황폐화, 각 종교이기주의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자신도 살리고 지리산권 사람도 살리고 타 종교도 이해하고 좋은 역사적 문화와 그 부산물도 살리는 그런 좋은 여행을 지리산으로 하기를 오늘도 내일도 권면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