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21세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21세기에 한국 교회가 중국선교를 좀더 효율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나님은 13억의 중국인들을 특별히 사랑하신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면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 또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중국 인구 성장률에 비추어 볼 때 2010년에는 중국인구가 15억을 넘을 것으로, 2050년에는 20억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님께서 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추수할 일꾼으로 지리적으로 가깝고, 얼굴 색이 같고,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 교회와 한국 선교사들을 부르셨다.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는 1913년 대한예수교장로회에서 3인의 선교사(박태로, 사병순, 김영훈)를 중국 산동성에 파송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1949년에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해외선교사들을 추방하였는데, 1957년 중국 산동성에서 사역하던 방지일 목사가 귀국하면서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는 끝난 듯 했다. 그러나 1979년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자 미국이나 캐나다 국적을 가진 한인선교사들이 중국에 전문인으로 들어가서 중국 선교를 다시 하기 시작했으며, 한국 선교사들도 1980년대 말부터 조선족 지역으로 들어가 조금씩 선교사역을 시작하였다. 1992년 8월 24일 한중(韓中)수교가 이루어지자 많은 한국 사람들이 자유롭게 중국에 들어가게 되었고, 선교사들도 여러 가지 신분으로 중국에 들어가 사역을 하게 되면서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는 더욱 본격화되었다.
한중수교가 이루어 진지 올해가 8년째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한국 교회가 중국선교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지 8년이 되었다는 말이다. 지금 중국에서 한국선교사들은 어떤 사역을 하고 있으며 21세기 한국 교회의 중국 선교는 어떻게 이루어 질 것인가?
본 고에서 한국선교사들이 중국에서 하고 있는 중국선교의 현황과 선교사들의 어려움과 고충, 그리고 선교사역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21세기에 한국 교회가 중국선교를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 현황
한국선교연구원(KRIM)에서 발간한 『한국선교핸드북』에 의하면, 1998년 6월말을 기준으로 한국 교회가 145개국에 파송한 한국 선교사는 5,948명이다. 그 중 중국에 파송한 선교사는 492명으로 필리핀(512명)다음으로 많은 숫자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2년 미만의 단기선교사 및 유학생선교사와 교단이나 선교회 소속 없이 나간 독립 선교사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실제 한국 교회의 중국 선교사 수는 1천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한 단체는 각 교단, 개 교회, 중국선교단체, 학생선교단체, 국제선교단체 등인데, 교단 중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가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고, 선교단체 가운데서는 대학생 성경읽기선교회(UBF)가 가장 많이 파송했다.. 그리고 개 교회 중 하나님의 성회와 장로교회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다.
한국 선교사들은 주로 대도시와 동북삼성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한국 선교사가 너무 지역적으로 치우쳐 거주하고 있다는 중국선교 전문가들의 질책(?)과 선교사들간의 자성의 소리가 높아지면서 선교사들이 중소도시와 소수민족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대상은 조선족, 중국인, 소수민족, 탈북자, 한국 유학생 등이다.
현재 한국 선교사가 하고 있는 중국선교사역은 국내, 중국, 제삼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역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내에서 하고 있는 중국선교사역은 방송선교, 문서선교, 중국연구 사역, 중국선교사훈련 사역, 중국선교세미나 개최, 중국노동자선교 사역 등이다. 중국에서 하고 있는 선교사역은 개인전도, 제자훈련, 신학교육, 교회개척 및 교회건축지원 사역, 중국교회(삼자, 가정)지원사역, 교회학교 교사양성 사역, 교회음악 교육 사역, 장애자 및 도시 빈민들을 돕는 사회복지 사역, 단기 의료선교와 기타 전문인선교, 단기 선교여행을 통한 선교 등이다. 제삼국의 중국선교는 사이판, 팔라우, 이스라엘, 캐나다. 일본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로 중국 유학생이나 중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사용해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이루어진 가시적인 선교 성과를 보면, 한국 교회가 건립한 크고 작은 교회는 500개 이상 될 것으로 추산하며, 가정 신학교나 가정 성경학교는 40처소 이상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인전도의 열매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약 1만 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자훈련을 받은 사람, 교회학교 교사훈련을 받은 사람, 신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이 있는데 그 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파악 할 수는 없다.
숫자나 통계로 알 수 없는 비가시적인 선교 성과도 많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전도의 열매와 양육하고 있는 제자들 중에는 지식인과 대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이 앞으로 중국 교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들이 될 것이다. 둘째,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 교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역에 주력하고 있어 중국 교회의 당면과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중국 교회를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비전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 교회에서 많은 선교사가 세워져 중국 교회가 세계선교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넷째, 중국의 많은 지식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인재를 예비하였다는 것이다. 다섯째, 전문인 선교와 사회복지 사역을 통해 중국의 필요를 돕고 중국인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는 것이다.
3. 한국 선교사들의 어려움과 고충
어느 나라에서든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중국은 선교사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어려움은 더욱 많다. 중국에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의 어려움과 고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적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중국에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영적 관리인데,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로 어둠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어 선교사가가 영적으로 눌리기 때문이다. 또한 주일에도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예배를 드리면서, 찬양이나 기도도 큰 소리로 할 수 없게 되는 날이 많아지면 선교사는 기도와 말씀생활에 갈증을 느끼게 된다. 사역을 할 때도 영적으로 더 이상 채워짐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나눠주어야 하기 때문에 영적으로 소진할 수도 있다. 평소 한국에서 영적 관리를 어떻게 해 왔는지에 따라 선교지에서의 영적 관리능력 여부가 결정된다.
둘째, 언어능력 부족으로 사역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중국에서 사역하는 한국선교사 중 중국인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사용해 제자훈련이나 신학훈련 등 실제적인 사역을 하고 있는 선교사는 전체 선교사의 8%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대부분의 선교사는 언어를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거나 언어가 되지 않아 조선족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거나 문서전달, 사회복지 등 간접사역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선교사들이 언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어를 배우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40대 이상)에 선교지에 오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파송 교단이나 교회가 언어를 잘 배워 사역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고 성급하게 선교 성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셋째, 자녀교육에 어려움이 많다. 중국에서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보내려면 한 학기 당 학비가 미화 1만 5천불(한화 약 1,600만원)이기 때문에 선교사는 감히 엄두를 낼 수가 없다. 부득이 자녀를 중국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중국학교 측에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학비 외에 인민폐 3천원-5천원(한화 45만원-60만원)의 기부금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학교에서는 학생의 창의력을 계발하는 교육보다는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고, 수업시간에 공산주의 무신론 사상을 가르치고 있어 선교사들은 자녀들이 무신론 교육의 영향을 받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또한 자녀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감과 한국어를 잃어가고 있어 어떤 선교사는 방과 후에 한국어 교육을 별도로 하고 있기도 하다.
넷째, 동료 선교사들간에 어려움이 있다. 어떤 앙케이트 조사에 의하면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가장 힘든 것은 다름 아닌 동료 선교사와의 관계였다고 한다. 중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협력이 잘 되고 있고, 선교사들이 서로 협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동료선교사와의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평신도 선교사와 목사 선교사와의 갈등,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사와 조선족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선교사와의 갈등, 현지에 거주하는 선교사와 비거주 선교사와의 갈등, 사역의 종류가 다른데 서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오는 갈등 등이 있다. 게다가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 때문에 보안문제로 인한 갈등이 있는데, 보안에 얼마나 철저하게 대처하느냐의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부르심과 자신의 사역은 높이 평가하면서 다른 선교사의 부르심과 사역은 인정하지 않고, 세워주지 않기 때문에 선교사들간의 관계에 어려움이 있다.
다섯째, 파송 교단이나 교회가 중국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선교사를 중국에 파송한 교단이나 교회가 선교의 결실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 조급하게 결과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선교사가 나간 후 2-3년 동안은 언어를 습득하는 기간이므로 이 시기에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언어를 습득한 후에도 사역을 비밀스럽게 해야 하고, 문화적 차이와 의식구조의 차이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사역의 열매는 쉽게 맺히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파송 교단이나 교회가 선교 성과를 보고하라고 압력을 주거나 너무 높은 목표를 이루도록 요구하면 선교사는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은 부정직한 선교사가 되기도 한다.
여섯째, 주거문제에 어려움이 있다. 중국은 땅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외국인들의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소를 따로 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은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에 선교사들의 재정형편으로는 살수가 없다. 부득이 외국인 비거주 지역이지만 집세가 저렴한 중국 민간인들의 집을 세 얻어 살아야 하는데, 그 집세 역시 중국 물가에 비하면 굉장히 비싼 값이다. 게다가 가끔씩 공안국에서 검사를 나오는데 이 때 적발이 되면 벌금까지 물어야 한다. 때론 적발되어 집세를 돌려 받지 못한 채 다른 장소로 쫓겨나기도 한다.
일곱째, 신분상에 어려움이 있다. 중국은 아직까지 선교사를 받아 주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로 선교사 신분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따라서 유학생이나 전문인, 기업가 등 정당한 신분의 비자를 받아야만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만일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합법적인 신분과 비자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사역을 하다가 발각되어 선교사라는 것이 알려지면 그 죄(?)의 경중에 따라 구속, 벌금 혹은 추방을 당하게 된다. 실제로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구속되어 조사를 받았고, 많은 액수의 벌금을 물거나 추방당하기도 했다. 중국은 계속해서 각 성별, 시별로 종교법규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이 법규들은 하나같이 외국선교사가 사역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물도록 되어 있는데 그 액수가 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4.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의 문제점
한국 교회가 중국선교를 하면서 많은 부분에 걸쳐 사역의 열매를 거두기도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행착오와 문제점도 많았다. 한국 교회가 중국선교를 하면서 범했던 시행착오와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파주의와 교세 확장의 선교를 하였다. 중국 교회 안에도 여러 가지 신앙의 전통이 있긴 하지만 현재 중국 교회에는 교파가 없다. 그러나 한국 교회가 중국선교를 하면서 자기 교단이나 교회를 이식시키거나 자기 단체의 세력을 확장하는데 주력했다. 한국 교회가 중국 교회의 건축을 지원해 주면, 그 교회가 한국의 자기 교단 소속이라는 의식을 주입하거나 한국 교회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지어주고 그 교회의 지 교회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둘째, 물질공세와 교회건축 위주의 선교를 하였다. 물량주의 선교는 단기적으로 보면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현지 교회의 자생력을 약화시켜 교회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 성장을 막는 요인이 된다. 한국 교회가 조선족 지역에서 물량주의 선교를 했기 때문에 일부 조선족 교회 지도자와 신자들의 신앙이 변질되기도 했다. 또한 교회건축 위주의 선교는 가시적인 선교결과를 추구하는데서 기인한 것으로, 현지인의 희생 없이 지어졌기 때문에 현지인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데 실패했다.
셋째, 선교사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선교사도 있었다. 어떤 선교사는 하나님의 부르심 때문에 선교하러 중국에 간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간 선교사도 있다. 선교는 중국인들을 잘 섬겨야 하는데 일부 한국 선교사들은 섬기기보다는 그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며, 중국인 사역자들을 동역자로 대우하지 않고 선교사의 고용인으로 전락시키기도 했다.
넷째, 성숙하지 못한 선교정신과 방법으로 선교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은 한국이 중국보다 부유하다는 점, 한국 교회가 중국 교회 보다 부흥했다는 점, 한국 교회는 신학적으로 중국 교회보다 우수하다는 등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어 중국 교회에 한국 방식을 주입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중국 교회의 계통을 무시한 채 마음대로 새 교회를 설립하고, 세례를 주고, 신학교육을 시킨 후 목사안수를 주기도 한다.
다섯째, 중국과 중국 교회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부족하다. 한국 교회는 중국선교에 대한 열기는 대단한 반면 중국과 중국 교회에 대한 연구와 정보 없이 선교를 시작했다가 많은 시행착오를 했다. 중국선교를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고, 종교정책과 중국인들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현재 중국 어문선교회와 중국복음선교회가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데 중국선교단체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많은 연구물이 나오고 있지만 그 연구물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여섯째, 조선족 지도자를 한국 신학교에 초청하여 훈련시키는 일에 미숙했다. 많은 조선족 지도자들이 신학 훈련을 받는다는 미명아래 한국 교회를 방문하여 훈련을 받았으나 현재까지의 결과를 두고 볼 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지 지도자를 선정하는데 미숙했고, 이들이 한국에 와서 편리한 생활에 익숙해져 중국에 돌아가 중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또한 그들에게 조선족 교회 실정에 맞는 적절한 신학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이 방면에서 준비가 부족하여 한국 방식의 신학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일곱째, 협력사역이 잘 되지 않고 있다. 한국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사역할 때 다른 교단, 단체의 선교사간에는 물론이고, 같은 교단에서 나간 선교사들끼리도 서로 협력하여 사역을 잘 하지 않는다. 또한 한국 선교사들 중 서양 선교사들이나 해외 중국화교 선교사들과 협력하는 선교사는 거의 없다. 보안상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국 선교사들의 협력정신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5. 21세기 바람직한 중국선교를 위한 제언
중국선교 전문가 조나단 차오 박사는 “21세기의 도전을 향하여”(『중국을 주께로』2000년 1/2월호)란 글에서 “앞으로 25년 내에, 즉 21세기 초반에 중국 국민들은 종교자유와 언론, 출판, 자유에 대해 눈을 뜨게 될 것이고 그에 대한 요구가 보편화 될 것이다. 따라서 종교와 정치에 대한 핍박과 박해가 종결되고, 더욱 자유로운 ‘영적인 공기’를 호흡하게 될 그 날을 우리 모두 목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또한 하워드 A.스나이더는 그의 책 『21세기 교회의 전망』(아가페출판사)에서 21세기 세계 교회의 10가지 주요 동향 가운데 한 가지는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에서 기독교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보다도 공산당 치하에서 보인 중국 교회의 경이적이고도 건실한 성장을 손꼽는다. 그러면서 그는 21세기 중국 교회가 세계 교회에 미칠 영향을 이론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 전망을 하였다.
첫째, 중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세계 교회의 성장률을 결정할 것이며 둘째, 중국 교회는 중국이 새로운 사회질서를 건설하는데 중요한 공헌을 할 것이며 셋째, 중국 교회는 세계 교회의 새로운 활력과 리더쉽, 그리고 조직 구조의 출원지가 될 것이며 넷째, 중국 교회는 세계 교회의 신학과 자기 이해의 주된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중국 교회가 머지 않아 종교자유를 갖게 될 뿐만 아니라 향후 세계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 교회는 중국을 단순히 거대한 선교의 시장으로만 보고 교세 확장을 위한 집단 이기주의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중국 교회의 건실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21세기 한국 교회 중국선교의 바람직한 선교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중국 선교사 후보생들에게 선교훈련을 강화시켜야 한다. 선교는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교사는 지적, 심리적, 정신적, 신체적 면에서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선교사는 선교지에 가기 전에 반드시 영성과 문화적응, 인간관계, 팀사역정신, 내적치유, 선교지 연구 등의 훈련을 받고 떠나야 한다.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선교를 할 때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단 MTI훈련만 의무화 할 것이 아니라 중국어문선교회나 중국복음선교회등 중국선교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선교사훈련을 받고 중국에 들어가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둘째, 젊은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 우리 나라의 선교사들은 다른 나라의 선교사들에 비해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학교 4년, 신대원 3년, 군대 2년 반, 선교사 훈련 혹은 국내에서 목회경력 몇 년을 거치다 보면 선교지로 나가기 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나이가 많이 든 후에 선교지에 가면 현지 적응능력과 언어 습득능력이 저하되어 사역에 어려움이 따른다. 아직 선교 역사가 짧아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선교를 배우고 있는 한국 교회는 이제 젊은이들 가운데 장단기 선교사 후보생을 모집, 체계적인 선교사 훈련을 거쳐 그들을 선교사로 보내야 한다. 젊은이들은 타문화 적응 속도가 빠르고 언어 습득 능력이 좋아 언어를 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선교사들에게 선교성과를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해 놓고 성급하게 선교의 열매를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파송 교단이나 교회가 선교성과 보고를 성급히 요구하면 선교사 역시 마음이 급해져 언어를 배우지 않고 사역을 시작하게 되는데 한 번 사역이 시작되다보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다. 결국 선교보고를 위해 한국 선교사들은 자연히 물질투자와 지원으로 짧은 시간에 선교의 효과를 거두는 사역만을 하게 된다.
넷째, 한국 교회는 선교사의 안식년과 은퇴 후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전에는 선교사가 6년을 사역한 후 안식년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선교사역을 4년으로 규정한 교단이나 선교단체가 많다. 현재 한국 교회의 문제는 선교사가 안식년으로 고국에 돌아왔을 때 거주할 수 있는 선교센터나 기타 다른 거주공간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선교사가 은퇴한 후에는 어떻게 생활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세워진 선교단체나 교단, 교회는 별로 없다. 오랜 선교 역사를 가진 외국 교단이나 국제 선교단체들을 모델 삼아 한국 실정에 맞게 은퇴 후의 선교사 생활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다섯째, 중국 선교를 교파의 교세 확장이나 선교단체의 확장을 위해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 교회를 세우고 성장시키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 교회가 성장하여 세계선교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선교정신을 심어주는 등 중국 교회를 선교하는 교회로 키워야 한다.
여섯째, 중국 선교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협력사역을 해야 한다. 선교단체끼리, 선교단체와 교단, 선교단체와 선교사, 선교현장에서 선교사들끼리, 선교사와 현지인 지도자간에 서로 협력해야 한다. 또한 한국 교회 선교사들과 서양선교사들, 해외 중국화교 선교사들과도 서로 협력해서 사역해야 한다. 협력사역이 활발해 진다면 중국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더욱 확장 될 것이다.
일곱째, 평신도 선교사를 많이 파송해야 한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대학생 선교단체에서 나온 평신도 선교사들과 전문인으로 나온 평신도 선교사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중국에 더욱 많은 평신도 선교사가 필요하다. 앞으로 어린이 사역, 청소년 사역, 교회 음악 사역, 문서 사역, 전문인 사역, 가정사역, 상담사역, 의료 선교, 복지 사역 등에서 많은 평신도 선교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여덟째, 교회건축이나 프로젝트 사역에서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역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중국 교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가 지도자를 세우는 일이다. 중국 교회에 필요한 인재는 말씀과 기도의 사람이며, 영력과 지도력을 갖춘 사람으로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된 자라야 하는데, 이런 지도자를 선교사들이 세워야 한다. 또한 중국 사회와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식인 그리스도인들을 사회지도자로 양성하는 사역도 병행해야 한다.
아홉째, 중국인을 동역자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한국 선교사가 중국인 사역자를 동역자로 인정해 주어야 하고, 실제적으로 사역을 할 때도 동역관계가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중국인 지도자들을 선교사의 종으로 부리지 말고,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열째, 각 사역마다 중국인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준비를 해야 한다. 선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선교사가 필요 없게 되고, 전적으로 현지인에 의해 교회가 이끌어져 가는 것이다. 중국인 지도자가 미숙하더라도 사역을 맡겨서 경험을 쌓도록 해 주어야 하고, 중국인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려는 준비 작업을 지금부터 서서히 시작해야 한다.
6. 맺는 말
중국이 개혁개방 된지가 20년 되었고, 한중 수교가 이루어진지가 8년째이다. 다시 말해 한국 교회가 중국선교를 다시 시작한지 20년이 지났고, 본격적으로 선교가 이루어진지도 8년이 되었다는 말이다. 21세기를 머지않아 맞게 되면서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 현황과 선교사들의 고충, 바람직한 선교 방향을 살펴보았다.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선교사들의 사역 인륜이 쌓이면서 사역의 양적, 질적인 면에서도 큰 진보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구의 선교사들은 간접선교사역 부문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반면, 직접 선교사역에는 한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선교사들은 제자훈련 사역, 신학교육 사역, 주일학교 교사양성 사역 등 직접 사역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해외의 중국선교사들은 단기선교사가 많은 반면 한국 교회의 중국 선교사는 장기사역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에 있어서 질적인 성장이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며, 이렇게 볼 때 중국선교에서 한국 교회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중국 복음화는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게 주신 명령이요, 또한 약속이다. 한국 교회가 중국 교회와 중국인들을 잘 섬기면서 중국 복음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지혜롭게 접근해서 복음을 전한다면 중국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더욱 확장 될 것이다.
중국에 선교사가 필요 없는 날이 속히 와야 하며, 중국 교회에 역량 있는 중국 지도자들이 세워져서 중국인들에 의해 중국 교회가 견고히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한국 교회가 지향해야 할 중국 선교 목표이자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