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일) 춘필회(회장 황상무 54회)의 월정사~상원사 트레킹이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서울시 메트로 9호선 구반포역 2번 출구 앞에 회원들이 서서히 모여들었다. 이곳은 트레킹의 1차 집결지다. 강원도 곳곳에서 회원들이 오는 관계로 트레킹 참가자는 이곳에 이어 2차 집결지로 월정사 앞에서 또다시 합류한다.
먼저 1차 집결지에 스포츠평론가로 유명한 최동철(34회) 동문을 비롯해, MBC 사장을 역임했던 엄기영(41회) 동문 등이 형형색색의 등산 채비를 갖추고 밝은 표정으로 함께 했다. 소설가인 이도행(37회) 동문과 외교부의 권세중(56회) 동문 등이 옵저버로 참여해 20명의 참가자가 모두 모였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 원장인 박흥수(27회) 동문과 강원일보 전무인 박진오(50회) 동문, 강원발전연구원 원장인 육동한(50회) 동문 등의 참가자는 2차 집결지에서 합류했다.
구반포에 모인 회원들은 오랜만에 만난 탓에 수인사 등으로 짧게 안부 물은 후 곧바로 오대산으로 출발했다. 트레킹 참가자들을 위한 식사와 간식, 선물 등이 월간 산 출신인 안중국(46회) 동문들의 지원으로 제공돼, 트레킹은 시작 전부터 풍성함으로 가득찼다. 어제까지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 데, 이날 아침은 청명함 그자체였다. 트레킹에 나선 춘필회 회원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났음은 당연하다. 그 밝은 미소가 감동으로 번진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트레킹 일정을 설명하던 황상무 회장이 “우리가 갈 오대산의 월정사와 상원사에는 강원도에 있는 10개의 국보 중 5개가 있다”며 “내 고향이기도 평창에 춘필회 회원 등 동문들을 모시게 되어서 기쁘다”는 인사말을 했다. 이어 “강원도에는 북쪽 끝 철원에 있는 도피안사에 통일신라시대 만들어진 국보 제 63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10개의 국보가 있다”며 “그중 2개가 월정사에 있고 3개가 상원사에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월정사에는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이중 석조보살좌상은 풍화로 훼손이 심해. 성보박물관으로 이전 전시돼 있고 월정사에는 모조품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원사는 동종, 문수동자좌상, 상원사 중창권선문 등 국보 3점이 있다.
황상무 회장의 ‘오대산론’은 백화점 나열식이 아니라 tvN <알고보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 식의 웃음과 감동의 살아있는 해설이 덧붙여졌다. 이 뿐이 아니다. 국보와 보물을 나누는 기준, 각 국보와 보물에 얽힌 이야기, 적멸보궁의 이해 등 다양한 각도 ‘문화 강연’을 이어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춘필회 회장인 황상무 동문을 <알쓸신잡>패널로 빼앗길 판이다.
이렇게 2시간여의 이동 시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월정사에서 박흥수 동문 등이 최종 합류해 26명의 트레킹 참가자는 월정사에서 운영 중인 명상마을을 들러봤다. 월정사와 오대산을 즐길 또다른 베이스캠프이자 쉼터로 명상마을의 역할이 앞으로 기대됐다.
춘필회 트레킹참가자는 명상마을에서 월정사와 상원사를 거쳐 2시간 여의 숲속 트레킹을 벌였다. 자연과 호흡하고 춘필회 회원과의 교감은 물론, 건강까지 덤으로 챙기는 트레킹에는 웃음소리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트레킹 코스는 전날 폭우로 풍부한 수량에 넉넉한 포말을 뿌리며 당당하고 시원한 ‘물줄기기개세’로 피로는 마음의 스트레스까지 씻어낼 정도였다. 트레킹 후 인근 ‘산수명산’이란 산채음식점에서 맛난 저녁과 함께, 막걸리 한 사발을 통해 이번 모임의 대미를 장식했다. 누구랄 것 없이, 이번 트레킹을 통해 ‘춘고 사장’과 ‘동문 사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