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가리봉동 김병옥
폭력을 용서하는 것은 관용이 아니고 헌법질서 파괴일 수가 있다.
어느 동네를 가나 꼭 한 두 명씩 볼 수 있는 풍경은, 술에 취해서 음식점이나 슈퍼, 혹은 시장의 가게에서 술주정이 아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요즈음 말로 주폭이라 부르는 그들은 대개 홀어머니와 함께 살거나, 가족도 없이 홀몸으로 살면서 입에 술이 들어가만 하면 동네 사람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기 일쑤다.
중요한 점은 주폭들이 음식점에 온 손님들을 내쫒고, 과일 가게에서 돈을 내지 않고 참외며 수박을 제 멋대로 집어 가거나, 거리에서 난동을 부려도 애써 외면만 할 뿐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경찰에 신고를 하면 야박하다는 인상을 받기라도 할 것처럼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하는 생각으로 주폭이 스스로 물러 날 때만 기다리기 일쑤다.
하지만 깨끗하고 정의로운 우리 동네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이상 외면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찰들도 지난 달 20일부터 5대 폭력 범죄 척결을 위해 치안역량을 결집하여 본격적으로 시행에 나서고 있다.
폭력 확산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잘못 된 음주문화를 꼽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착하기만 한 사람이 술을 마셨다 하면 흔히 하는 말로 개가 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또는 멀쩡한 정신일 때는 말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알코올 기운이 몸에 퍼졌다 하면 동네가 떠나가도록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경우도 있다.
잘못 된 음주문화는 흔히 ‘술 마시면 개가 되는 주정꾼’에게 일차적인 문제가 있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는 양반인데, 술을 마시면 사람이 백팔십도 달라진다며 너그러운 표정으로 폭력을 눈감아 주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용이 밑그림이 되고 있다
주정꾼의 폭력 수준이 이르는 주정이나, 사소한 폭력을 당연시 하는 잘못된 음주문화는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도심가나 마을 전체를 무질서로 위협한다.
더 나아가서 상습적 폭력을 일삼게 만들고 이러한 폭력의 확산은 결국 부족한 경찰력을 낭비하게 되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한 연고주의, 학연주의 등에 의한 합의, 처벌불원은 법을 얕잡아 보는 상습 범죄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 인구 10만 명당 폭력 수준을 부끄러울 정도로 높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주민의 한 사람으로 좀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부터라도 5대 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경찰의 방침에 갈채를 보낸다. 무엇보다 캠페인성 단속이 아니고 앞으로 단속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는 점이 반갑기만 하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대낮부터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미국 서부시대의 보안관처럼 제 멋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다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애착이 더욱 높아 질 것이라고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