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수평선
최지혜(동호초 2)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짝꿍되어 마주보면
예쁜 색종이가 되고요.
아빠와 함께 바라 본 아침은
뜨거운 태양을 나타나게 하는
신기한 마술사가 되지요.
하얀 구름 조각조각 띄워 놓으면
예쁜 내 드레스 걸어놓은
우리 집 빨래줄이 되고요.
고기잡는 아저씨가
배타고 멀리멀리 나가시면
줄지어 집에 가는 개미떼가 되지요.
깜깜한 밤이 되면
저 멀리 반짝반짝
환한 등불 걸어 놓아요.
꿈나라에 들어가면
즐거운 우리 가족
웃는 얼굴 그려야겠다.
-------------------
*고등부
동해바다
한정현(군포고 3)
동해의 바도 소리에 늘 깨어있는
포구의 아침이 어둠을 벗고 일어난다
해안을 따라 드러 누운 모래밭에
진득한 삶의 체취가 눌러붙어 있다
짠물과 부대끼는 모래밭을 지나면
포구 한켠 동해 수산에서
회를 뜨는 그녀가 있다
칼은 바다를 재해석한다
투명하게 잘린 바다의 맛들이
푸른 바다를 이야기한다
동해는 바람도 짜다
비릿한 생명과 싱싱한 죽음이 함께 하는 곳
칼과 함께 산 세월 동안
그녀는 생선의 목을 칠 때
눈 마주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씻어도 씻기지 않는 가난처럼
그녀에게선 비린 내음이 더 짙어진다
붉은 부리갈매기가 까마득한 절벽으로 숨을 실어 나를 때
거친 바람은 조금씩 그녀를 침식시키고 있었다
바다가 풍년인데도 동력을 끊고 한탄만 한 채
출항하지 못한 어선은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힘없이 흔들리고
떠나지 못한 발자국 사이로
더운 날인데도 시린 바람이 분다
----------------------------
*일반부
수평선
유지선(경기 남양주시)
3년만의 휴가. 제2의 고향 강원도 동해로 결정하였다. 설렘 가득 마음에 싣고 3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늦은 시간, 망상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야영을 하기 위해 텐트를 쳤다. 기대를 하고 잠이 들었다.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어, 이러면 안돼.'
머리 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바다에 들어 갈 수 있을까? 텐트는 쓰러지지 않을까? "휴" 한숨이 세어 나왔다. 보슬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마음마저 우울해졌다.
오빠와 함께 우산을 쓰고 해변으로 향했다. 먼 바다를 바라보고 가만히 서 있었다. 갑자기 용기가 났다. 비가 와도 바다에 들어가 보기로 결심했다. 보트에 바람을 넣고 튜브를 들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수평선 저 끝에 배들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어서 들어와 함께 놀아보자.'
'무섭지 않아. 괜찮아.'
비를 맞으며 물놀이를 하고, 바다에 몸을 맡겼다. 신이 났고, 즐거웠다.
시간이 흐른 뒤, 비가 그쳤다.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저 멀리서 뱃머리가 보이더니 배 몸채도 나타났다. 끝도 없이 멀리, 넓게 펼쳐진 바다가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배들은 수평선을 가로 질러 해안가 가까이 들어오는구나'
바다는 엄마 같았다.
그 옛날 사람들에게 먼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낭떠러지가 있어 뚝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란다. 마젤란이 3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세계일주를 성공하기 전까진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때는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무서워 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저 수평선을 바라보며 또다른 바다를 생각하고, 또 다른 세상을 생각하며 배를 타고가는 세계 여행을 꿈꾼다. 언젠가는 용기가 생기고, 여유를 찾게 된다면 수평선 너머로 가보고 싶다.
'내일은 맑아져서 저 너머에서 올라오는 태양을 보고 싶다.'
제2의 고향 동해로 와서 맑고 빛나는 바다도 보고, 여러 체험을 하며 아름답고 끝도 없는 수평선을 보고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일상에서 가져온 무거운 짐들을 동해바다에 내려놓고, 저 멀리 끝없는 수평선 너머에서 오는 넓은 마음과 여유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간다. 최고의 휴가였다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할 수 있다.
비가 와도 아름답고 멋진 동해바다. 드넓은 수평선을 사진 찍어 두 눈에 담아본다.
-------------------------------------------------------------------------------------------
*3행시
수평선
유채영(경기 동두천시)
수평선을, 푸른 바다 저 편에 하늘과 맞닿은 저 수평선을......
평생을 함께 할 인생지기의 벗을 만나, 이곳에서 수평선 너머의 행복을 다짐하였습니다.
선홍빛 세월과 때론 희뿌연 물안개처럼 막막한 날도 있겠지만, 두손 꼭 잡고 서로를 등대삼아 함께 헤쳐나가자고......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