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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정신 스크랩 중국무협사6-사마령
entropy 추천 0 조회 593 06.04.06 05:2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중국무협사(6) - 사마령  


  


협객(俠客)과 협행(俠行)을 생각했던 사마령(司馬翎)  


  


1.  


옛날, 중국.  


한 소년이 숲 속에서 울고 있었다. 지나가다 이를 본 사내가 사정을 물었다. 소

년은 세도가(勢道家)에 의해 억울하게 부모를 잃었으나 복수할 힘이 없어 분하다

고 했다. 사내는 보수만 적당하다면 복수를 대신해 주겠다고 했다. “가장 적절

한 보수는 네 목이다. 복수는 목을 걸고 해야 하는 것이므로.” 사내는 농담처럼

그렇게 말했다. 소년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소년은

사내가 등에 맨 검을 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검으로 스스로의 목을 치고,

잘려진 자기 머리를 들어 앞으로 내 밀었다. 사내는 소년의 복수심과 효심에 깊

이 감탄했다. 그리고 스스로 한 말에 책임을 져야할 의무를 느꼈다. 사내는 소년

의 머리를 들고 세도가를 찾아가 바치는 자리에서 세도가를 살해했다. 호위병들

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일은 그의 염두에 없었다. 그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소년, 사내, 세도가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지만 중국 역사에 이런 일은 비일비재

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 일도 아닌 것에 목숨까지 바치는 사내를 협객(俠客)이

라 하고, 그가 한 일을 협행(俠行)이라 했다.  


중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인 임어당(林語堂)에 따르면 중국인은 대단

히 노회(老獪)한 민족이다.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민족이기도 하다. ‘흰 고양

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것이 좋은 고양이’라는 백묘흑묘론(白猫黑猫論)

의 배경에 깔린 그 현실주의를 생각하면 중국인이 한 때나마 이상(理想)에 몸이

달아 혁명을 일으키기까지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중국의 역

사에는, 그리고 그들의 전설에는 오로지 이상을 위해 살아가는 부류의 인간들이

있었다. ‘남을 위해 몸을 바쳐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 닳아도 후회하지 않는

’ 묵가(墨家)의 무리다. 이와는 약간 다르지만 ‘다른 사람의 위급함에 앞장서

며, 개인적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도처를 유랑하며 의를 외우고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은(史記, 遊俠列傳 中)’ 협객이 또한 이런 부류다. 그리고 후대에 이르

기까지 협객이라는 단어로 중국의 민중들이 떠올리며 숭상해온 것이 바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현실의 압력이 무거울수록 사람들은 이상을 꿈꾼다. 괴로운 일상이 삶을 짓누르

면 사람들은 이상의 일들 속으로 일탈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인간의 역사가

대개 그러했듯이 중국의 역사 또한 불평등의 역사였고, 그 불평등의 최하층에 있

는 민중들의 고통은 꿈 속에서도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협

객을 꿈꾸었다.  


한비자(韓非子)의 말처럼 ‘무(武)로써 법을 어지럽히는 자들’일지는 몰라도 법

이 민중의 편이 아닐 때, 협객은 억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던 것

이다.  


그러므로 ‘무협(武俠)’의 시초는, 그리고 오랫동안 면면히 전해 내려오는 무협

적 전통, 그 가운데의 중심 생각 하나는 ‘협객의 이상’, 즉 ‘억눌린 현실의

대안으로서 협객의 존재’를 희구하는 민중의 꿈이다. 그리고 이런 전통적인 협

객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중국무협작가가 사마령이다.  


  


2.  


사마령司馬翎의 본명은 오사명吳思明, 1936년 생이고 90년대 초에 사망했다. 대

만대학 국문과를 졸업했고, 재학 중에 <관낙풍운록>이라는 무협소설을 발표하여

명성을 떨쳤다.  


그의 작품은 심리적 변화의 묘사가 교묘하고 문장이 청신유창(淸新流暢)하며 수

준이 높아 문학의 수양이 있는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의 작품목록은 다음과 같다.  


<관낙풍운록關洛風雲錄>, <검기천환록劍氣千幻錄>, <검신전劍神傳>, <선주검은仙

洲劍隱>, <백골령白骨令>, <학고비鶴高飛>, <단장표斷腸?>, <금루의金縷衣>, <팔

표웅풍八表雄風>, <검담금혼기劍膽琴魂記>, <성검비상聖劍飛霜>, <괘검현정기掛

劍懸情記>, <제강쟁웅기帝疆爭雄記>, <철주운기鐵柱雲旗>, <섬수어룡纖手馭龍>,

<음마황하飮馬黃河>, <검해응양劍海鷹揚>, <홍분간과紅粉干戈>, <혈우격血羽檄>,

<단봉침丹鳳針>, <금부도金浮圖>, <분향논검편焚香論劍篇>, <단차협영檀車俠影>,

<호탕강호浩蕩江湖>, <무도武道>, <독행검獨行劍>, <옥구사玉鉤斜>, <정협탕구지

情俠蕩寇志>, <인재강호人在江湖>, <두검랑杜劍娘>, <미무迷霧>, <검우정무劍雨

情霧>, <강천모우검여홍江天暮雨劍如虹>, <강인强人>, <경도驚濤>, <도전挑戰>,

<비우천궐飛羽天關>, <명포심신통전기名捕沈神通傳奇> 등 다수  


  


3.  


<분향논검焚香論劍>은 박영창 번역으로 1994년 태일에서 출간되었다. 과거 <혈룡

전血龍殿>이라는 제목으로 대본소에 나온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구하기 어렵다.

 


  


소림사의 고수 독각용왕 응진은 절친하게 지내던 부부를 죽이고, 그 딸을 겁간하

려 했다는 혐의를 받아 무림의 협객들 앞에서 그 죄를 추궁받게 된다. 소림사 장

문인과 장로들이 도우려 왔지만 모종의 혐의를 발견한 장문인은 응진을 의심해서

소림사 부근 절벽 중턱에 쇠사슬로 묶어 유폐시키는 벌을 준다. 그러나 응진의

무고함을 믿는 협객이 있어서 그에게 약속한다. 곧 아들을 낳는데 그 아들을 곡

창해라 이름 짓고 응진의 누명을 벗기도록 임무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 곡창해는 태어나기 전부터 필생의 목적이 정해지고, 그 것을 위해서

협객으로 키워진 셈이다.  


다행히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어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고, 그는 여덟 살이 되자

소림사로 보내져 응진의 제자가 된다. 그리고 수련을 거쳐 강호로 나와 자신의

임무를 위해 동분서주하게 되는데…….  


마교의 교주인 천마대종사 방각과 여러 마교도들과의 만남, 마도 무림대회, 천하

제일미녀를 사모하여 그녀가 하루 한 번 산책하는 길가에 숨어 몇 년을 사는 사

람들, 여자들만 있는 단체인 적신교로의 잠입과 탈출, 그리고 최강의 적인 천마

서생 당천기와의 최후결투.  


무협적인 재미를 충분히 전하고 있는 이야기 전개와 사건들 속에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하는 것은 주인공 곡창해의 행동방식과 고민이다.  


자신의 연인과 처음 만난 사람, 이 둘 중 하나만을 구출해서 나가야 하는 상황에

서 그는 인간적 고민을 거듭하지만 결국엔 처음 만난 사람을 선택한다. 연인은

이미 ‘나’의 일부분으로 분류되므로 희생할 수 있지만 남은 반드시 구해야 하

는 것이다. 이런 식의 윤리와 행동방식은 현대에 와서는 이해할 수 없는 넌쎈스

로 보일지 몰라도 전통적 협객관을 훌륭히 표현하고 있고, 중국인이 꿈꾸었던 협

객의 이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4.  


<음마황하飮馬黃河>  


  


70년대 말에 <마혈魔血>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었고, 2000년에 뫼에서 <음마황

하>라는 원제목으로 재번역되었다.  


내게는 남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최초로 접한 무협소설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

다. 아마도 1975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는 하드커버의 여덟권 짜리로 나

왔었다.  


지금 내게 있는 것은 1972년 우성출판사 刊으로 저자는 와룡생, 역자는 제갈명諸

葛明이라고 되어 있는 합본판이다. 뫼에서 나온 <음마황하>도 증정본으로 한 부

가지고 있는데, 한국무협작가 금강이 편역한 것이지만 원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에 만화가 황원철씨가 <십오야十五夜의 낭인狼人>이라는 제목으로 만화화 하

기도 했었다.  


년 전에는 홍파의 <고검명古劍鳴>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가 되다가 말았는데,

원작자의 이름을 안 실었으니 분명 번역은 아니고, 초반엔 이름만 바꿔서, 나중

에 논란이 되니까 뒷부분은 스토리도 바꾸어서 리메이크를 하다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원제는 앞에도 말했듯이 <음마황하>, ‘황하 물을 말에게 먹인다’라는 뜻으로

새겨진다.  


  


주인공은 주종잠, 한 여인이 괴한들에게 쫓겨 달아나다가 산위의 한 동굴 앞에서

잡힌다. 그때 한 괴인이 나타나 괴한들을 물리치는데, 그 괴인이 주인공이다.  


이 책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사부인 냉면검객 탁몽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십오야의

낭인 사건, 북해빙궁과 동창의 무림정복 음모 사건, 흑룡두 사건이라는 세 개의

사건으로 구성되는데, 그때문인지 한 두 마디로 줄거리를 말하기 매우 곤란하다.

 


그래도 억지로 말해보자면...  


  


무림에 두 명의 고수가 있었다. 소림사의 금라존자와 무당파의 아선 한창이라는

사람이었다. 후에 또다른 고수가 나타나는데 백삼객 진허기라고 한다. 젊은 무사

중에 용감한 사람이 있어서 금라존자와 아선 한창에게 백삼객 진허기의 무공이

어떠냐고 묻는다. 두 사람은 아마 자기들이 상대가 안될거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세 사람은 무림에서 사라진다. 사실은 백삼객 진허기는 여자로 북해 빙궁의 궁주

였다. 그녀가 두 고수를 납치해 간 것이다.  


후에 또 한 사람의 고수가 나타난다. 그가 바로 주인공의 사부인 냉면검객 탁몽

이다. 그에게는 두 사람의 의형제가 있었는데, 알고보면 둘 다 녹림의 괴수로 그

중 심천기라는 자는 대단히 영리하고 흉악한 자였다. 그의 스승은 강신농이라는

의학에 있어서의 달인이었는데, 그 스승에게 약을 받아 탁몽을 암산한다. 죽이는

게 아니라 보름달만 뜨면 늑대인간으로 변하게 하는 약이었다.  


주종잠은 첫부분에 만난 여자 때문에 은검장이라는 무림단체의 구양공자와 싸우

게 되지만 나중에는 늑대 인간을 잡기 위해 힘을 합치게 된다. 그러나 잡고 보니

늑대인간은 스승이었다.  


그는 이번에는 스승을 암산한 심천기, 일명 흑룡두라는 자를 잡기위해 노력한다.

이래서 주종잠과 심천기가 겨루게 되는데, 당시 무림 십대고수의 앞에서 벌이는

이 두 사람의 무공과 지략 싸움은 대단한 명장면이다. 특히 심천기가 한 대야의

독물로 십대고수를 위협하는 장면은 <분향논검>에서 곡창해와 당천기의 지략싸움

만큼이나 흥미롭다.  


여기까지가 전반부고 후반부에는 빙궁과 동창이 등장해서 무림정복의 음모를 꾸

미고, 주인공이 그것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마령이 쓴 소설 속의 주인공은 와룡생의 그것과 매우 달라서 다들 지혜로운 인

물로 설정이 된 것같다. 앞에서 본 <분향논검>의 곡창해가 그렇고, 여기 <음마황

하>의 주종잠이 그렇고, 뒤에 볼 <검해응양>의 주인공 또한 그렇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중국무협의 특징 중 하나인 무언가 답답한 느낌이라는 게 없다.  


  


5.  


<검해응양劍海應揚>  


  


경운출판사에서 1994년 <중원호협中原豪俠>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선우옥鮮于

玉 번역.  


아마도 예전에도 번역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는 원제목 그대로 나갔다고 들

었다.  


한국무협에서 자주 쓰이는 도군刀君과 검후劍后의 설정, 취화보와 남해 청조각

같은 단어가 여기 이 책에서 처음 나온다.  


그것만이 아니라 읽다보면 한국무협에서 나왔던 장면들을 여럿 보게되는데, 그런

표절의 예를 들자면 한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6.  


그 외에도 <괘검현정기掛劍顯情記>가 <정검지情劍誌>로 번역되었었고, <검기천환

록劍氣千幻錄>이 <곤륜산맥崑崙山脈>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적도 있는데 두 경우

다 60년대의 일이다.  


그 외에 <검신; 나중에 마인이라는 이름으로도 나옴>, <검웅; 풍운검성風雲劍聖

(1993년 경운출판사 刊)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번역됨>, <단봉침(1993년 박우사

간, 여기에는 와룡생이 쓴 것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잘못된 것이다> 등이 번역되

어 있다.  


<무영검;용대운의 무영검이 아니라 중국무협>도 사마령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원제는 모르겠다. 1994년 이덕옥 번역으로 한아름에서 출간된 <비정천하>도 사마

령의 이름으로 나왔는데 진위를 알 수 없다.  


  


또 60년대 후반에 나온 <금혼기琴魂記>도 사마령 것이라고 한다. 원제는 <검담금

혼기劍膽琴魂記>, <마혈>에 늑대인간이 나오는데 여기 <금혼기>에서는 설인雪人

이 등장한다.  


그 서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금 혼 기 (琴 魂 記)  


序  


또 하나의 무협소설을 내놓게 되었다. 사마령(司馬翎)의 삼대 무협명저인 검신

(劍神)전5권, 검웅(劍雄)전5권, 금혼기(琴魂記) 전5권을 완역 출간하게 되었다. 


사마령 무협문학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사마령의 작품은 심리적 변화의 묘사가 교묘하여 인생철학 방면의 해설이

있는가하면 각종 사물의 추리가 있다.  


둘째 사마령의 문장은 청신유창(淸新流暢)하고 수준이 높기 때문에 신문학의 수

양이 있는 독자, 특히 대학생들이 그의 작품을 아주 좋아한다.  


셋째, 사마령의 작품은 일종의 고화표일(高華飄逸)의 기가 있는데 좋은 사람을

묘사할땐 너무 좋게 묘사하지 않고 나쁜 사람을 묘사할 땐 너무 나쁘게 묘사하지

않으며 승,도사를 묘사할 땐 모두 정파의 사람으로 묘사한다.  


넷째,사마령의 다른 특이한 점은 남녀의 정을 묘사할 때 일부일처의 원칙을 유지

하고 이런 애정을 더욱 진지하고 순결하게 묘사한다.  


  


(중략)  


  


금혼기는 원제가 검담금혼기(劍膽琴魂記) 로서, 무협 소설사상 최초로 설인(雪

人) 이야기가 도입됨으로써 전 자유중국을 벌컥 뒤집어 넣은 문제의 이색대작이

며 부록으로 사자후의 저자 반하루주의 단편인 나찰교왜를 실었음을 밝힌다.  


  


1969. 11. 15  


金 修 國  


  


이 <금혼기>는 1994년 경운출판사에서 <패도(覇道)>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었

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몽땅 바꾸어졌다고 한다.  


    




좌백(jwabkr@sigong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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