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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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은아 선배님…
녹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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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우리과 동문 선배님을 만나 보는 인터뷰 자리를 기획할 때 우리 녹두꽃 전체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이는 정은아(KBS 아나운서, 본교 한국어교육과 84학번) 선배였다. 물론 최근에 부쩍 높아진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 탓이기도 하지만, 전문직 여성으로서 자신의 영역에서 확고한 자리 매김을 하는 선배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선배임에는 再論의 여지가 없었다. 하늘이 무척이나 높고 청명한 날 KBS 신관 커피숍에서 만난 정은아 선배는 TV에서 보여지던 이미지-주로 주부 대상 프로그램을 많이 맡은 탓인지, 매우 포근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이지적이고, 날카로와 보인다는 것이 첫인상이었다. 우리가 만난 장소인 KBS 로비 커피숍이 자사 드라마 촬영시, 주로 호텔로 이용된다며 주의 깊에 앞으로 드라마를 보면 항상 같은 장소가 커피숍으로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가벼운 이야기와 함께 정은아 선배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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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아침 마당을 통해서 매일 아침 브라운관을 통해 얼굴을 대하고 있긴 하지만, 무척 바쁘시지요? 요즘 근황을 간단히 말해 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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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말씀 하신대로 아침방송을 하나 하고 있구요. 낮 열두시부터하는 KBS 1FM의 국악 프로그램의 진행도 겸하고 있습니다. KBS 아침 마당의 경우, 제 경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고, 애착도 가장 많이 가는 프로그램이지요. 그에 반해서 국악 프로그램의 경우 제가 원래 국악에 대한 이해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공부하는 자세로 조심스럽게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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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히 저희가 선배님의 대학, 과 후배인만큼 선배님의 대학 시절이 궁금한데요, 솔직히 외대 한교과 졸업생으로서의 정은아 선배님의 대학 시절의 모습을 이야기해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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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이 말하기에 겸연쩍지만, 대학 시절의 학점은 좋은 편이었어요. (궁금해진 우리는 정확한 평점을 물었는데 무려... 4.3이었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어찌 보면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기본에서부터 한다는 생각으로 했어요. 또한 대학생으로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교양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철학과 교수님에게 읽어야 할 기본 철학 서적을 물었을 정도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내실 있는 자기 연마를 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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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으로 브라운관을 통해서 비춰지는 정은아 선배님의 모습은 아주 편안한 주부 프로그램에 국한된 이미지로 떠오르는데요, 그러한 자신의 이미지에 불만은 없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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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해보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바로 편안하고 익숙하다는 말인데요, 그건 칭찬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의 생각으로 익숙하다 편안하다 라는 말은 매너리즘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렇게 고정된 이미지가 방송인으로써, 제 자신에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플러스 요인으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방송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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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 방송인들의 자전적인 에세이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혹시 선배님은 그러한 책을 쓰실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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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없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쓸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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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은 누가 보더라도 성공적으로 자신의 케리어를 쌓아 가고 있는 전문 방송이신데요, 아직까지 매우 그 입지가 좁은 여성 전문직에 종사하는 선배로서 특히 우리과 여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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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는 보통의 한국 가정에서 기대하기 힘든 정도로 굉장히 평등하게 성장했고,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거의 남녀 차별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막상 대학을 졸업해서, 사회에 나와보니 그러한 차별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는데, 여성에 대한 차별은 아직도 그 해결의 길이 멀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물론 세대가 급격히 변하고 차별에 관한 것도 그와함께 많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 못하지요. 특히 지금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자 후배들의 경우, 자신이 전문 직업인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사회생활 중의 자기 억제력과 사람들이 여성에게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장기적인 안목, 추진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거기다가 목표를 향한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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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 방송인 KBS에서 몸담고 계시면 물론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겠지만, 한계도 느끼실텐데, 그런 것이 있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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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아요. 전 일단 회사에 속한 몸이고, 선택되어지는 일을 하기 때문에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뜻깊은 일들을 못 할 때가 있지요. 가령 예를 들면, 제가 여성 대상의 주부 프로그램을 오래 해 왔기에 여성계에서 취지가 좋은 그런 행사에 사회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자리에 나가지 못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럴 때는 제가 아끼는 직장이지만, 역시 공영 방송의 아나운서라는 것이 불편한 옷같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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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역시 선배님의 부군님이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분인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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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오다가다 만났어요. 일 학년 이학기 교양을 같이 들었는데, 교양이 끝나고 2학년초쯤에 그쪽에서 먼저 시간이 있냐고 물어 보더군요. 그리고 나서 졸업할 때까지 그야말로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며 대학 시절을 보냈지요. 제가 대학 시절에 나의 조교라고 할 정도로 저보다 생각이 아주 깊고, 큰 남자예요. 10년 지기 친구처럼 느껴지고, 정말이지 편한 사람이구요. 무역업을 하고 있고, 이제 서로의 기호나 취미가 같아지게 된 그런 아주 좋은 친구 같은 부부, 뭐 그런 정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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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분들은 그에 맞게 여가도 짧은 시간이나마 알차게 보내시던데 선배님의 여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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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끝난 뒤, 수영하고 헬스를 규칙적으로 해요. 생방송은 놀라운 체력도 요구하기에 빠질 수 없지요. 또한 유명인들과의 만남에서도 저의 내적 성장을 키울 수 있는 많은 도움을 받기 때문에 그런 만남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요. 그런 점이 저의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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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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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이야기해 줄께요. 세상을 읽는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정확한 세상을 읽는 눈이 필수적이지요. 특히 아나운서는 과시욕보다는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해요. 가까운 접촉을 위해서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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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를 졸업한 후의 외대에 대한 시각의 변화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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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졸업한 후에 외대에 대한 자긍심을 많이 갖게 된 편이고요. 객관적으로 봐도요 충분히 사회진출후의 배경으로 자긍심을 가질 정도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외대인들 자신이 자신의 학교에 대한 프라이드가 부족하다고 봅니다. 외대인 개개인의 생각의 변화도 물론 필요하지만, 학교 당국에서의 보다 정책적인 이미지 재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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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언제나 노력하는 방송인, 그리고 프로 근성을 가진 전문인으로서의 정은아 선배님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바쁘신데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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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인의 사랑으로 자라나는 녹두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