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고 나온 시각장애男 '대기업 입사' 비결…

[김영래]

•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입력 : 2012.03.16 06:19|조회 : 11816

 

어렸을 때 한쪽 눈을 다쳐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임교훈(26세)씨는 지난 2010년 한국폴리텍Ⅲ대학 춘천캠퍼스 멀티미디어과에 입학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4년만이었다.

임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영상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다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해 이 대학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현장 위주의 커리큘럼이 맘에 들어서다. 입학 후 실제 교육을 받아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본인이 다닌 회사보다 방송 장비와 각종 설비가 우수했던 것. 특히 체계적인 커리큘럼은 미디어 전문가를 꿈꾸는 그에게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 만큼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는 이 대학에서 1년6개월 동안 방송장비와 미디어 설비 관련 공부를 했고, 지난해 가을 수 십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삼성전자 (1,330,000원 10000 0.8%) 공채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지금은 수원에 있는 미디어솔류션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임 씨는 "학교 교육 시스템이 훌륭했다"며 "학벌이나 간판보다 현장 중심으로 실력을 쌓다보니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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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의 현장 중심형 교육이 보여준 취업 성공 사례다. 85%가 넘는 취업률이 말해주듯 이 학교가 취업에 강하기로 유명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졸업생 5604명 중 411명이 연봉 3000만 원 이상의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에 취업했다. 지난해엔 2배 이상 늘어난 979명(졸업생 6207명)의 고액 연봉자를 배출했다.

비결이 뭘까. 폴리텍대학은 국내 대학 최초로 산업 현장과 강의실을 연동시킨 실무위주의 학사제도인 'FL(Factory Learning)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과정을 그대로 강의실로 옮겨와 기업에서 필요한 현장 기술을 중심으로 강의하고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 실습, 소그룹 지도교수제, 실무능력인증제 등 생생한 현장 교육을 하고 있다.

또 교수 1인당 10개 이상의 기업을 전담 관리하는 기업전담제를 실시하면서 학생들의 취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교수들이 챙기고 있는 학교만 1만5000여개에 달한다. 취업자 중 70%가 이 제도 덕분에 취업했다. 내년엔 7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강희상 폴리텍대학 운영지원국장은 "지난해 9개 학과에서 융합형 기술인력 양성과정을 운영하면서 취업률과 연봉에서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올해엔 110개 학과로 대폭 늘렸다"며 "용접 기술과 잠수 기술을 함께 배우는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과와 의료 공학과 기계 제작을 동시에 배우는 원주캠퍼스 의료기기제작과 등 학문 융합을 기술을 배우는 곳은 고액연봉뿐 아니라 해외취업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