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SBS TV `국정진단, 대통령에게 듣는다-변화와 희망으로' 대담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문제와 관련 '투기는 잡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하지 못한 전산화 통합으로 부동산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해서 세원을 100% 노출시킬 것이며, 특히 '강남불패론'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통령도 이점에 대해서는 '불패'로 갈 것'이라고 밝혀 정부의 부동산투기 근절 의지를 분명히했다.
노 대통령은 28일 밤 SBS TV `국정진단, 대통령에게 듣는다-변화와 희망으로'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현경제상황, 재신임, 특검법 거부, 부안문제, 이라크 추가파병 등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경제문제와 관련 '경제는 내년에 깨어날 것이며, 심리적으로 불안할 뿐이다, 정부가 장기적으로 책임지고 꼭 풀어나갈 것'이라면서 '은행에서 빌린 돈이 들어간 부동산 거품은 잡되, 부동산가격을 현재 상태로 길게 가는 게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만큼 일반물가수준, 금리수준을 넘어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초과소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시중 부동자금과 관련 '100조원 규모의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특히 부동산투자 금융회사를 설립해 건전한 부동산 투자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증권시장 수요를 개방화하며, 그 다음 경기전망이 좋아지면 투자가 일어나 경제가 활성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신임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국민투표 방법이 용납될지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측근비리 수사가 끝나면 국민에게 신임 받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며, 국민이 기대했던 모습에서 달라진 대통령 모습을 수용할지 여부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야 대통령이 나머지 일을 국민 양해 아래 수행할 수 있다'고 재신임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만약 불신임을 받으면 헌법상 다음 대통령을 60일 이내 뽑게돼 있는데 이를 두고 엄청난 혼란이 일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 정도를 갖고 나라가 흔들리지 않으며, 오히려 한국사회의 정치적 도덕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면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안문제, 의견수렴전에 문제 커져
부안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금 부안에 관한 절차는 후보지 선정까지 진행됐으며, 확정지가 되려면 주민설득 작업이 필요한데, 이런 의견수렴 절차가 있기 전에 사태가 커져 대화가 막히고 말았다'면서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정부가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 주민들은 합법적으로 의사를 표해야 한다'면서 '주민 투표도 바로 평온하고 냉정한 상태에서 쌍방이 사실을 토대로 대화하며 사실의 진위를 검증하고, 이런 가운데 투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행정수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내년 상반기 중에 실지조사를 거쳐 여러 변수들을 조사한 뒤 실제검증을 해 가능한 빨리 하반기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이날 SBS TV 대담 중계 내용.
◆얼마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못해먹겠다' 발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조사됐습니다. 대통령직 수행에 있어 취임 전과 차이가 있습니까.
- 아무래도 생각보다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 생각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갖추기도 하고, 상황 짐작도 하고 앞선 대통령이 한 일 하나 하나를 복기하듯 '이랬으면 좋았겠다'는 가정으로 마음의 연습을 하는데 막상 대통령이 돼 부닥치니 생각과는 다른 일들이 많았습니다. 쉽지는 않은 일이었습니다. '대통령 못해먹겠다' 할만큼 그 정도는 아니고, 당시 얘기는 그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지난 9개월은 나에게 어려운 시기였고 나라와 국민에게도 매우 어려운 시기어서 힘들었는데 한편으론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이 많아서 단련할 기회가 된 것 같고,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아도 많이 변했고, 또 변해가고 있고, '이대로 하면 뭔가 나중에 많이 바뀌겠구나'하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가장 고민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일은 무엇입니까.
- 국가적으로는 역시 북핵 문제가 큰 문제이고, 그러나 그건 주어진 것이지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파병 문제를 결정할 때 제일 고민스럽고 어렵습니다. 조금 전에 고민 안한다고 했는데 실제 고민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나 제 주변사람의 허물이 드러날 때 어렵죠. 고민스럽습니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선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 파병에 대해 나중에 세계질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역사적 평가가 부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얼마전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이 독일을 다녀왔는데 빌리 브란트 전 수상의 오랜 전략 보좌관인 에본바르를 만났습니다. 동서냉전질서 해체로 소련의 위협이 줄어 비로소 독일이 미국과 다른 말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라크 문제에 있어서 독일이 다른 말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독일 통일 10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소련의 위협이 없어 미국에 맞서 이제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세계질서 재편따라 파병평가 달라져
우리는 북핵 문제가 있고, 이를 풀어야 하는데 북핵 문제를 풀 때 결국은 미국이 결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미국은 북한을 고립된 상태로 봉쇄하고 상당기간 가도 미국으로선 큰 영향 없습니다. 미국은 얼마든지 긴 시간 봉쇄할 수 있으나, 한국은 굉장히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되므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미국과 자주권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있고 부닥치며 세계여론에 호소하며 싸워나가는 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소위 한미공조를 돈독히 하며 우리 사정과 우리나라의 발전이 미국에 도움된다고 설득하며 한발씩 다가서게 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북핵 문제에 도움이 될까 하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국익 문제를 언급하는데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석유확보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실제 그럴 가능성도 없습니다. ‘북핵 문제 해결에 미국과 어떤 관계를 갖느냐'는 전제에서 파병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게 우리현실입니다.
◆대통령의 솔직한 언행은 취임초부터 화제였으며 이에 대해 비판도 있습니다.
- 몇 달 지나고 보니 ‘좀 지나쳤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인 방향은 옳았던 것 아닌가 싶은데, 그걸 운영하는 과정에서 조금 미숙했거나 주의깊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한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아내에게 지적을 많이 받는데, 저는 회의장에 들어가면서 참모들과 눈이 마주칠 때 꾸벅 절을 합니다. 아내가 '어색하니까 하지 말라. 안그래도 권위없는데 왜 하냐'고 하길래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습니다. 좋다는 사람도 많아서 지금도 절을 한다. 국민에게도 절을 하고 말하는데 국민이 대통령 보다 높다고 생각해 절을 하는 것입니다.
13대 국회 때 강연을 많이 다녔는데 자주 쓴 얘기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한민국은 83년 스웨던 팔메 수상이 경호없이 극장에 갔다가 저격을 당했는데, 그렇게 대중과 친근히 가까이 있는 수상, 수상이 죽어도 계엄을 선포하지 않고 평온하게 장례를 치르고 국가는 흔들림 없이 움직이는 안정된 사회가 좋은 민주주의라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언행 좀 지나쳤구나' 하는 생각들어
실제 대통령이 된 뒤 권위에 대해 스스로 해체하려 한 것은 사람과 대화해 보면 느낀 점입니다. 엄숙하고 권위를 갖고, 근엄한 분위기를 갖고 있으면 같이 앉은 사람이 속을 털어놓고 마음놓고 얘기를 못합니다. 분위기를 풀어놓고 농도 하면 분위기를 봐서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도 직선적으로 얘기합니다, 소위 언로가 막혔다가 뚫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격식이 아니라 사회문화를 바꾸는 일입니다. 그런 대화속에서 검증하고 걸러내는 것입니다.
지금은 목소리를 높이고 발언하는 참모도 있습니다. 이것은 격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문화를 만들려고 하고, 그 정도 하면 좋은데 국민에게 '이렇게 한다'고 화끈하게 보이려고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소리도 나온 것입니다. 지금은 `정말 정교하게 풀어가야겠다'고 싶어요. 근래는 눈에 띄는 게 없죠. 편안하기는 하되 역시 품위에 영향이 있을 만한 일은 주의깊게 하려고 합니다.
◆국내 문제 중 특검법 거부로 국회가 비어 있고 야당대표가 단식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법리논쟁을 떠나 국정파행으로 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이 이를 푸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까.
- 지금 국정이 파행으로 가고 있으나 파탄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파행이라고 하지만 정부는 할 일 또박또박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해소되면 서둘러서라도 대개 회복시킵니다. 과거 여러 차례 이보다 더 심각한 일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습니다. 손실은 있지만 그 손실을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파행을 없애기 위해 대통령이 얼마만큼 양보해야 하느냐, 지킬 가치가 크면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양보하거나 타협하면 되는 것입니다.
국정 또박또박 하고 있어 파탄 안돼
개인적으로는 특검을 받고 싶습니다. 앞으로 특검할 것 예정돼 있어 검찰이 책잡히지 않을까 그 방대한 조직이 까다롭게 수사할 것이고, 특검은 특검대로 뭔가 새로운 것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두번의 고통스런 수사를 제 주변 사람들이 받으니 제가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러나 하나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두고두고 좋지 않은 선례가 남게 됩니다.
과거 검찰의 독립은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했지만 지금 상황은 국회로부터도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당의 정치적 이유로 검찰 수사를 멈추게 할 목적으로 특검해서 사건을 빼앗아가 버리면 수사를 대단히 축소시킬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엔 검찰의 수사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검찰이 열심히 하는 사건을 빼앗아가면 안됩니다. 검찰 수사 끝나면 특검을 내가 요청할테니 원칙갖고 하자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대통령과의 1대 1 TV토론을 제의했는데.
-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어느 한쪽을 채택하는 것은 국민으로서도 대단히 관심이 높고 건설적인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봐도 두 사람이 만나면 싸우지 않겠습니까. 대통령과 야당 당수가 이미 다 나온 논리로 TV에 나와 싸우고 말이 막히면 지난날 허물을 이야기하면 결국 서로 피투성이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준이 돼 건설적 토론이 안될 것입니다.
◆대통령은 어떤 해법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 해법은 시간과 상황이 만들어냅니다. 이 문제에 관해 대통령에게 책임이 많으면 국민이 대통령을 아주 어렵게 만듭니다. 언론도 그렇게 하고. 한나라당의 책임이 많으면 또 한나라당을 어렵게 만듭니다. 풀 수 있는 방법을 어느쪽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이것이 대통령 행위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국회 제1당이고 국회를 세운 것은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이니 스스로 푸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현 사태는 장본인인 제1당이 풀어야
그런 여러 상황들이 어떤 돌파구를 찾게 할 것인데, 일방적으로 정부를 몰아붙이지만 않으면 그에 필요한 명분이나 타협의 주제에 대해 정부도 협조해 줘야 합니다. 정부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지만 지금 요구하는 대로 그대로 들어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냥 들어줄 것이라면 시작하지 말고 김두관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문제에 대해 부당하다 싶으면서도 굴복했듯 굴복하는 게 낫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뭔가 다른 해법이 나와야 합니다.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의 시각과 기업 투명성을 높이는 기회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 마음에 들든 않든, 제가 옳다고 보든 그르다고 보든 이미 수사를 하고 말고는 제가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최초 검찰 인사할 때부터 이미 정해져 버린 현 정부의 성격이다. 그러나 의견을 말한다면 지금처럼 수사해야 한다. 그동안 정치자금 문제점들을 국민이 다 알수 있게 구조적으로 다 조사해 공개하는 게 필요합니다.
경제에 미칠 영향이 걱정돼 여러 사례를 알아봤으나 그동안 한국에서 정치적 대결상이 심했을 때 경제가 위축된 일이 없습니다. 이탈리아의 마니폴리테도 경제와 인과관계가 없었습니다. 4년간 온 나라를 뒤집어질 만큼 수사를 했으나 경제는 나빠지지 않고 투명성과 합리성이 높아져 좋아졌다고 합니다. 이 같은 사건들이 2년 뒤, 4년 뒤 다시 신문에 오르내리면 한국기업들이 정말 신인도에서 손해봅니다. 이번에 정치를 위해 털고 넘어가고, 기업과 투명한 경제를 위해서도 털고 넘어가자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저도 정말 대강하고 넘어갔으면 싶을 만큼 어렵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에서부터 김대중 대통령때까지 집권초엔 부패정치 청산 의욕을 보였으나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돈 정치때문인데 돈 안드는 정치풍토를 만들 복안은 있습니까.
- 이번 수사 하나가 정치를 하루아침에 전부 바꾸어 놓을 것으로 까진 생각하지 않으나 이번 수사가 잘 되면 정말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지난날 사정이다, 수사다 했는데도 또 이러니 국민이 피곤해 하고 지쳐 있는것 같으나 많이 발전했습니다.
당선된 분들 기준으로 보면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보통 수조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때는 수천억 단위가 거론됐고, 김대중 대통령 때는 천억대 넘었느니 수백억대니 논란됐습니다. 지난 대선때는 한나라당도 수백억은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습니까.
부정규모, 과거 수조원이나 우리는 수십억
우리 진영도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합법적인 것 빼고 나면 수십억 규모입니다. 그러고보면 선거한번 할 때마다 10분의 1로 비공식 자금이 축소돼 온 것입니다. 다음 선거에선 지난 대선 보다 줄이기 어렵다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비용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대통령과 검찰의 관계가 아주 달라졌다. 박정희 대통령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고, 김대중 대통령때와도 조금 달라졌기 때문에 이번 수사이후는 훨씬 더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최도술씨 사건을 접하고 '눈 앞이 캄캄했다'며 재신임을 받겠다고 폭탄선언했는데 현재 검찰이 밝혀낸 대로라면 과연 재신임까지 물을 문제였는지, 실제 재신임을 받으려 했는지 의심이 있습니다.
- 사람이 어떤 기준을 가졌느냐에 따라 같은 사건에 부닥쳤을 때라도 느낌이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 정말 `좋은 대통령'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제 기준에 좋은 대통령은 정통성에 시비가 없고 도덕성에 불신이 없고, 지역성을 넘어선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절제하고 그 자산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대통령이 된 뒤 도덕적 신뢰에 심각한 타격이 생겼으니 희망한 대통령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심각한 회의가 생기고, 국민들이 나를 대통령으로 인정할까 생각했습니다. 제가 술수와 권력으로 대통령이 됐다면 국민도 아예 그런 것으로 보고 5년 동안 갔을 것이지만, 내세운 자산이 그런 것이었기에 제가 당당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실제 재신임받을 생각이었나 하는데 저는 선거문화 하나는 바꾸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신뢰받지 못하는 흠결이 있을 때는 차라리 대통령을 바꿔서라도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적, 탈권위적인 시대로 한발짝 빨리 다가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혼자 결정해버릴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제안해 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재신임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입장은.
- 재신임은 해야 합니다. 국민투표 방법이 용납될지는 저도 예측할 수 없으나 측근비리 수사가 끝나면 그것을 토대로 국민에게 신임받는 어떤 방법이든 찾아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기대했던 모습에서 달라진 대통령 모습을 수용할지 선택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야 대통령의 나머지 일을 국민의 양해하에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 없이 넘어가긴 곤란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우리가 잘 살려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런 것을 통해 한국사회의 정치적 도덕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국민적 합의만 오면 그런 것은 감수해야 합니다.
만약에 불신임되면 새 대통령 뽑아야
◆만약에 불신임이 된다면 다음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 헌법에 60일 이내에 다음 대통령 뽑게 돼 있습니다. 이것이 엄청난 혼란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 정도 절차를 가지고 나라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대통령을 재선출한다는 말인가.
- 그렇죠.
◆한나라당은 어제 노 대통령을 포괄적 수뢰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대통령을 직·간접으로 조사하려 한다면 응할 용의가 있습니까.
- 검찰이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묻겠다고 하면 청와대에 와서 조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대통령은 재임중 형사소추를 안받으니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자격이 아니겠습니까.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점에서 대통령도 수사에 협력하는 게 하나의 모범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국회의원이라고 조사 안받고 해서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국가 법질서 훼손되고 있으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파트너로 여당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궁금해 한합니다. 열린우리당에는 입당할 것인지, 한다면 언제 입당할 계획이십니까.
- 열린우리당에 가입하느냐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어느 것이 편리하느냐의 전략의 문제입니다.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려고 합니다. 입당을 하지 않는 것이 국정운영에 편안하다면 안할 수도 있고 입당하는 게 편리하다면 입당하려고 합니다.
◆여당이 없어도 국정수행에 어려움 없다고 보시는 건지.
- 그건 아닙니다. 여당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의 의석수 등 여러 사정으로 봐서 입당이 반드시 도움되는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동반자로서의 여당은 국회와 정부가 손발을 맞춰서 서로 협력하며 힘을 모아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실제 국회 구성으로 봐서는 거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상황에 따라 판단해도 된다고 본다.
예나 지금이나 언론관 변함 없고 건전해
◆참여정부 초반 일부 언론과 과도한 긴장관계를 유지했으나 최근에 대통령 언론관에 변화 조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 언론관에 변화가 있지 않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 언론관은 매우 건강합니다. 지금 언론과의 관계가 점점 좋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좋아진거죠. 처음에 힘들었습니다. 갈등이 심했고, 보는 사람도 불안에 했습니다. 지금은 저와 언론,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가 상당히 많이 달라지고, 달라진 상태에서 안정돼가고 있다고 봅니다. 갈등도 많이 줄어들었고 관계가 그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봅니다.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건강한 관계 위에서 갈등관계를 해소해 나가는 것이죠.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건강한 긴장관계, 적절한 대화를 통해서 나가는 것입니다.
◆부안 핵폐기물 처리장과 관련, 주민들이 투표를 원하는데 해결방안이 있습니까.
- 우선 공청회 또는 의견수렴에 들어가기 전에 그만 사태가 커져 대화가 막혀버렸습니다. 지금 부안에 관한 절차는 후보지 선정까지 진행됐습니다. 후보지로 공모해서 그 결과를 발표했고, 확정지가 되려면 의견수렴하고 주민설득 작업을 하고 공청회에 들어가야죠. 그런데 그 전에 그만 이렇게 막힌 것입니다.
그 절차에 대해 오해가 없기 바립니다. 지금 정부가 하려는 것은 주민 의견을 들어 최종 결론을 내려는 것인데, 궁극적으로 이 일을 성사키느냐 아니냐는 결론도 중요하나, 그 이전에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결정을 하기전에 민주적 프로세스를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도 못하고 물러나면 정부의 신뢰성이 없어지고, 앞으로 정부가 하는 일에 다 일어나서 데모하면 좌절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질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공포분위기입니다.
◆왜 공포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보시는 건지.
- 주민들이 반대하더라도 합법적으로 의사를 표시해야 하는데 거부하고 있습니다. 오늘만 해도 19일인가, 29일인가 시위하겠다는데 합법성을 약속하면 경찰을 철수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대답이 없습니다. 합법성을 보장 못하면 시위를 안해야죠. 합법성 보장 못하고 관공서와 핵폐기장 유치에 찬성한 사람들이 공격당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위하겠다는 것은 경찰 나가지 말라는 뜻입니다. 주민 표는 평온하고 냉정한 상태에서 쌍방이 사실을 토대로 토론하고, 사실의 진위를 검증하고, 이런 가운데 투표해야지 모두 봉쇄해놓고 일방적으로 안 한다는 쪽에서 `기형아 낳는다'는 유언비어 수준의 온갖 얘기를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투표하면 안됩니다.
마땅한 대안 찾으면 그것 채택해야
◆원자력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 검토는 하고 있으나 장·단점이나 미래에 대한 대안문제로 모두들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정치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이고 대안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랜 논란을 해온 동안 원자력 쪽에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안전성의 신뢰가 높아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직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지만, 이대로 가면서 대안을 찾으면 그것을 채택하는 것입니다. 한국이 엄청난 전력 수요를 화력에 의존하고 있는데 엄청난 석유와 가스 수입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해 누구든지 대답하지 못합니다. 풍·수력은 어렵고, 새로운 핵융합, 수소에너지라든지 대안 나오기 전에 쉽사리 폐기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닙니다.
◆새만금, 사패산터널 문제 등 어떤 정책이든지 흔들면 흔들 수 있다는 생각이 비쳐져 과격한 시위가 나온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사패산 터널은 사실 결정해서 진행이 상당히 돼버린 사업인데 막바지에 심각한 저항과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화를 한번 더 해보면 타협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고 공대사를 중단시킬 것을 제기한 것인데 솔직히 선거 와중에 충돌 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정이 결과적으로 아닌가 합니다.
그때 재론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형식적으로 선거 때 중단했다가 끝나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공론에 부쳐 결정해보자고 한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리자는 보고가 있었으나 보류시키고 공론조사로 가고 있습니다. 새로 하던 사업을 다시 거론한 게 아닙니다. 새만금 문제도 상황이 너무 바뀌어 농지 외에도 다른 것을 하는 게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느냐는 점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선 사업한다는 원칙은 그대로 가되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문제에 대해 정치적 결단을 배제할 수 없지만 전문가들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결정 절차에 관해서는 성공 못했으나 절차에 있어 성공하는 방법을 새롭게 도입하고자 합니다. 공론조사와 갈등조정에 관한 사회적 사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고속철도야말로 전문가 판단에 맡겨서 한 것입니다. 결정할 때는 대통령이 함부로 개입하지 않고 합리적 결정의 프로세스를 다양하게 개발해 앞으로 그 방법으로 문제해결의 포맷을 만들어 나가고 결정된 문제는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원칙을 세운다는 전제 아래 강력하게 추진해나가겠습니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내년경제 전망은.
- 경제는 내년에 깨어 날 것입니다. 앞으로 장기적으로 좋아질 거냐.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원칙적으로 경제는 정부가 합니다. 국회가 경제를 풀어주지만 한 두 달 늦어져도 풀어가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할 뿐입니다. 한나라당도 경제 걱정하고 있다. 장단기적으로 책임지고 꼭 풀어가겠습니다. IMF 보다 어렵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는 소비가 위축됐지만 그래도 통장이라도 헐어서 급하게 써야 될 일있으면 썼습니다. 지금은 불경기 초입에 신용불량자 300만명이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다. 수출 열심히 해서 돌아온 돈이 이 사람들 손에 들어가면 소비로 가지않고 은행 빚 갚는데 들어가고 카드사로 들어가서 금융시스템 전체가 불안해집니다. 봄에 카드사 부채가 90조였는데 35조까지 줄었습니다. 부동산 들먹거린 것도 은행에서 빌린 돈이 들어가 거품이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을 잡아야합니다.
◆서민들은 치솟는 아파트 가격 보면 살기 힘듭니다. 수백조원의 부동자금이 갈 곳이 없어 부동산으로 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수백조원의 부동자금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좀 다릅니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유동자금도 거기에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 부동자금은 100조 내외입니다. 100조도 적은 것이 아니죠.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부동산투자 금융회사를 설립해 건전한 부동산투자를 유도하고 증권시장 장기적으로 수요를 개방화하려고 합니다. 그 다음에 경기 전망이 좋아지면 그 돈이 투자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자가 일어나도록 경제를 활성화시키겠습니다. 부동산과 관련해 강남불패 이야기하는데 그 문제에 관해 대통령도 불패로 갑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모든 거래로 인한 소득을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기술이 모자라 안했는지, 저항이 많아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전산망을 통합해 부동산 팔고 사는 실거래가에 대한 세원을 100%노출시키겠습니다.
부동산 투기는 잡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가격을 현재 상태로 가는데 길게 가는 게 경제적으로 안정적입니다. 부동산가격 떨어지면 (부동산투자 돈이)담보로 돼있어 금융시장과 경제에 주름이 생깁니다. 일반물가수준. 금리수준을 넘어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초과소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신행정수도는 어느정도 수준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 부지선정 기준이 연말까지 마련됩니다. 내년 상반기 부지에 대한 실지조사를 통해 기준에 해당되는 지수와 여러가지 변수들을 조사한 뒤 실제 검증을 해 하반기에 결정하려 합니다. 되도록 빨리 하려 합니다. 임시행정수도특별법이 70년대에 제정됐고, 80년대 초반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 의해 추진된 바 있는 등 신행정수도 추진은 공론이기때문에 이대로 가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특별법을 만들려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든지 하는 경우 행정규제를 원활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입법이 한 두달 늦는다고 행정수도 진행에 지장은 없습니다.
◆다음 정권에서나 결실을 볼 행정수도 이전을 전제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수도권 비대 방지라는 발상을 지우는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
- 지금 한 두개 규제를 푸는 것은 법·제도 자체를 풀었다기보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개별적인 임시조치입니다. 앞으로는 수도권 규제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처럼 억압만 하면 용인 난개발과 같은 사태가 발생합니다.
눌러 놓으면 옆으로 퍼지고, 그러면 수도권을 합리적으로 지켜내지 못합니다. 큰 건물을 못 짓게 하면 작은 건물이 퍼져 수도권 전체가 나빠집니다. 수도권에 대해 무조건 억제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방안을 세워나가되 그 방안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개별적으로 하나씩 통제하면서 기존의 그것(규제)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적으로 하나씩 푸는 것은 수도권 억제때문에 지방으로 가지 않고 다른 나라로 가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예외를 인정하면서 합니다.
행정수도를 충청권에 두면 그 상징성 때문에라도 수도권 인구증가가 억제됩니다. 그렇게 되면 수도권은 지금보다 쾌적하고 여유가 있다든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을 가진 품격있고 수준높은 도시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행정수도는 새로운 도시의 모델이랄지, 품격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어 수도권도 좋고 전국 도시도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60~70년대는 먹고 살기 힘들어 한 생계형 이민이라면 요즘 이민열풍은 이 나라에 대한 절망감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 그 문제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무신경하게 대응하지는 않지만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 80년대 초에 저도 이민을 생각해 봤습니다. 부끄러운 이유일지 모르지만 여러 가지 환경때문에 친구가 가는 것을 보고 이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이민을 해봐야 한국에서 변호사로서 누리는 지위를 누릴 수 없을 것 같아 생각을 버렸습니다. 다른 나라는 한국을 경이적인 나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민에 대한 생각은 개인의 차이이고, 그것으로 인해 한국사회가 흔들리거나 무너지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가지 않도록 교육문제나 경제문제 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 9개월이 지나면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적극 지원했던 지지자들도 이반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가장 심각한 것이 이라크 파병문제입니다. 저를 지지하는 사람들 대부분 반대하는 사안입니다. 노동문제에 대한 저의 단호한 대응도 지지자들이 미심쩍어 하는 부분이고 부안 문제도 그렇습니다. 대통령 되기 전 생각과 그것의 현실적 적용이 항상 일치할 수 없는 한계를 감수하면서 의견을 구하려 합니다.
◆취임연설에서 '나를 뽑아주지 않은 사람도 한 데 아울러 가겠다'고 했는데 `코드' 운운하는 등 이유로 `대통령이 불러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합니다.
- 대통령 취임 후 9개월 동안 초청해 만난 사람의 숫자가 역대 대통령중) 아마 제가 제일 많을 것입니다. 관저에서 저녁을 손님없이 먹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저를 지지하고 얘기를 많이 들었던 분들은 무슨 말을 할지 아니까 자연히 조금 소외되고 새로운 얘기할 분들을 찾게 됩니다.
386얘기는 사실과 다르며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지금 인사문제는 인사보좌관을 통해 시스템에 의해 오고, 장관을 만날 때도 독대하지 않는 개방적 의사구조이기때문에 행세할 권한이 없습니다. 다만 제일 신뢰하니까 민심이 어떤지 알아보라고 하고, 그 얘기를 듣는 수준입니다.
◆‘미스터 쓴소리'인 조순형 의원이 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됐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 당선되신 데 대해 우선 축하드립니다. 어느 분이 되셨더라도 똑같은 축하를 드릴 것입니다. 우선 한가지는 민주당이 좋아졌는데 그러나 그것은 분당덕분입니다. 섭섭한 점이 있다면, 대통령 후보시절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겠다는 공약을 하도록 종용한 분이 조순형, 추미애 의원등이었습니다. 당과 정치구조의 개혁을 당정분리 원칙때문에 제 손으로 하지 못하고 내버려 뒀더니 분열된 것입니다. 배신, 배은망덕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니 새롭게 봐주길 바립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악수한 2000년 6월이 까마득할 정도로 남북관계가 교착상입니다. 어떻게 평가하고 풀어갈 생각입니까.
- 남북관계는 북핵문제가 있음에도 상호 성의를 갖고 실속있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북미관계는 최악의 한해였으나 남북관계는 실속있는 해였습니다. 2000년 6월 15일 양 정상의 악수․포옹 사진은 전 세계에 한국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꿨습니다. 수십조원을 뿌려도 거둘 수 없는 효과를 본 이벤트였습니다. 우리 시대에도 일보진전된 뭔가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북핵문제가 1차적 문제고 다음 단계는 상황이 허락하면 추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께 하고 싶은 얘기를 해주십시오.
- 국민 여러분께선 짜증스럽겠지만 시각을 바꿔보면 한국만큼 희망있는 나라도 별로 없습니다. 정치가 제일 짜증스러울 것이나 경제가 잘 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 경제는 100배 성장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가진 나라는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져주십시오. 정치에서도 1945년을 전후해 식민지에서 독립된 나라 중 민주주의를 한국만큼 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소란스럽지만 일보 진전하고 한 단계 성숙하는 단계에서 겪는 진통이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이루는 단계에서 겪는 홍역입니다.
교육문제도 저는 제 아이 유치원 넣을 때부터 온갖 고심 다했지만 우수한 성적은 아니어도 그럭저럭 공부해서 졸업하고 취직도 했습니다. 지금 일하는 것을 보니 그 또래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잘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욕심 많고 더 잘하고 싶기에 불만도 많지만 한국은 최고입니다. 저도 더 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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