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이맘때가 되면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길 다하여라’라는 싯구가 유독 마음에 짠하게 다가온다. ‘그래야지’ 하면서도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늘 부모님에 대한 애정 표현을 뒤로 미루고 살아왔던 이 땅의 많은 자식들이여, 올해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 보자. 부모님만 보내드리는 효도 여행이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계획해 보자. 목적지가 어디든 부모님들은 자식과 함께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기뻐하실 것이다.
글 김수진 기자
10년 전만 하더라도 금강산 땅을 밟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금강산은 노래 속에나 등장하던 꿈 같은 땅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하지만 이제 버스만 타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이 금강산이다. 10년 사이의 이러한 변화가 젊은 사람들에게도 크게 느껴지겠지만 전쟁을 겪은 우리 부모님 세대들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갈 것이다. 그래서 금강산은 부모님 세대들에게 인기 여행지로 꼽혀 왔다.
그런 금강산이기에,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더없이 즐겁지 않겠는가. 부모님의 손을 잡고 금강산을 오르며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고 금강산의 아름다운 정경을 감상하고, 구룡연에서 만물상으로, 삼일포에서 해금강까지 다양한 코스를 둘러보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 보자. 저녁때는 물 좋은 금강산온천에서 휴식을 즐기며 피로를 풀어도 좋다. 특히 노천탕에서 누릴 수 있는 ‘신선 노름’은 절대 빼먹지 말 것.
당일 상품부터, 1박2일, 2박3일 상품까지 준비돼 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인 만큼 빠듯한 당일 상품보다는 여유로운 2박3일 상품을 추천한다. 기본 상품 외, 나이 드신 어른들이 편안하게 금강산을 즐길 수 있도록 쉬운 코스 위주로 구성된 효도 관광, 온천과 휴식 위주로 구성된 온천 관광 등의 맞춤 상품도 준비돼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바다를 끼고 있는 남녘 땅 여수로 떠나 보는 건 어떨지. 여수에 가면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오르는 오동도,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을 가진 향일암, 섬이 주는 매력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거문도 등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흔히 ‘동백섬’ 또는 ‘바다의 꽃섬’이라 불리는 오동도는 동백나무와 이대를 비롯해 참식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쥐똥나무 등 온갖 희귀 수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며 장관을 이루고 있어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 또 최고의 일출 명소로 손꼽히는 향일암은 기암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 ‘이 세상 공간’ 같지 않은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여수의 또 하나 장점은 숨 막힐 듯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기막히게 맛깔스런 먹거리들을 듬뿍 즐길 수 있다는 것. 신선한 회와 해산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돌아오는 길에는 돌산갓김치나 고들빼기김치 등을 사와도 좋다.
개인 차량, 항공, 기차, 고속버스 등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서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일반적으로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용산역에서 탑승 가능하며 새마을호 경우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중교통으로 여수에 도착한 경우 여수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각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
다.
시원한 바다, 웅장한 산, 아기자기한 공원, 그림 같은 풍경, 여유로운 삶의 모습….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매력적인 땅, 캐나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여행을 계획해 볼 수 있다. 산을 좋아하면 산으로, 바다를 좋아하면 바다로 어디든 가볼 수 있다.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부차트 가든,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밴쿠버, 웅장한 매력을 안고 있는 로키 산맥, 풍경과 소리가 보는 이들의 심장을 멎게 만드는 나이아가라 폭포, 캐나다를 대표하는 붉은 단풍의 향연 등…. 드넓은 땅 캐나다에서는 시간이 없어 문제지, 볼 것이 없어 걱정이 되진 않는다.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웅장한 캐나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여유를 부모님께 선물해 보자. 캐나다로의 여행은 부모님에게도, 자식 본인들에게도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장거리 비행이 걱정될 수도 있지만 캐나다 각 지역으로 다양한 직항편이 운항되고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민족 국가인 만큼 양식은 물론, 한식, 일식, 중식 등 전세계 다양한 음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음식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려한 기암괴석과 함께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장자지에는 ‘천하제일경’이라는 표현이 아깝지가 않다. 절세의 예술가가 그려 놓은 한 폭의 산수화가 살아 숨쉬는 듯한 절경을 자랑하는 장자지에는 아름다운 경관을 좋아하는 부모님 세대들에게 딱 안성맞춤이다.
모노레일, 케이블카, 산 속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며 풍광을 감상하기 때문에 나이 드신 어른들도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웅장한 산의 절경을 감상하고 유람선을 타고 그윽한 호수를 누비다 보면 그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많은 얘기들이 절로 쏟아지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아름다운 대자연 장자지에 속에 파묻혀 보내는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나이 많은 부모님들도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 대부분 여행 상품에 한식 일정이 포함돼 있으므로 부모님들도 음식 적응 문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출처: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