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권(The Cycle of Fifths)
모든 키의 Ⅱ-Ⅴ-Ⅰ코드진행을 반복하여 연습하여서 모두 암기하도록 하자. 재즈 음악가는 각 키에서 무엇인가를 배울 때 F2-20에서 볼 수 있는 오도권(the cycle of fifths)을 사용한다.
오도권은 반음계(chromatic scale)를 이루는 12개 음의 배열인데, 각 음은 앞선 음보다 5도가 더 낮다. 원을 돌아보면, 각 음은 하나의 키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게 된다. 키에 대해서는 차후에 연습하게 될 것이다. 원의 맨 위에 위치한 C키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그리고 반시계 방향으로 이동하면 차례대로 F, B♭, E♭등을 거치게 된다.
오도권은 실제 연주에서 잘 사용하기 위해서 연습할 때에 활용해야만 한다. 곡안에서 대부분의 코드 진행은 오도권의 일부를 따르게 된다. 예를 들어서 Ⅱ-Ⅴ-Ⅰ코드 진행의 근음도 오도권을 따르게 된다. C키에서 Ⅱ-Ⅴ-Ⅰ(D-7, G7, CΔ)의 근음은 D, G, C로서 오도권에서 반시계 반향으로 위치해 있다. F키에서도 마찬가지로 Ⅱ-Ⅴ-Ⅰ코드(G-7, C7, FΔ)의 근음인 G, C, F가 오도권의 흐름을 따르게 된다.
F2-21은 제롬 컨(Jerome Kern) "All The Things You Are."의 첫 몇 마디이다. 코드의 근음이 오도권에서 볼 수 있는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눈여겨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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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반적인 코드 진행(Other common Chord Progression)
Ⅱ-Ⅴ-Ⅰ코드진행이 자주 사용되어지는 가장 일반적인 코드진행법이긴 하지만, 그 밖에도 연주에 쓰이는 일반적인 코드진행법이 여러 가지 있다.
◈V of V
“V of V”는 C7에서 F7으로 가는 것처럼, 도미넌트 코드가 다른 형태의 도미넌트 코드로 진행하며 5음을 낮추어 협화음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몇 개의 V코드가 오도권을 따라서 반시계 방향을 따라 줄줄이 서로 나열되어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가장 적절한 예는 조지 거쉰(George Gershwin) “I've Got Rhythm"의 간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F2-22), 네 개의 V코드가 5음을 낮추어 나란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각 코드의 근음이 오도권을 따라 반시계방향으로(D, G, C, F) 진행되는 것에 주의하라.
F2-23을 연주해보고 엘버트 해이그스(Albert Hagues) "Young And Foolish"의 마지막 마디부분에 쓰인 9개의 V코드에서 V코드로의 진행을 세달 왈튼(Cedar Walton)이 어떻게 연주했는지를 들어보자. 모두 9개인 도미넌트 7th 코드(A, D, G, C, F, B♭, E♭, A♭, D♭)은 오행권의 반시계 방향으로 근음이 늘어서게 된다. 세달이 연주한 악보의 아랫부분에 근음이 생략되어있다고 혼란스러워 하지 말자. 이러한 방식을 “근음이 없는” vocing이라 하며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것이다.
◈Ⅰ-Ⅵ-Ⅱ-Ⅴ
Ⅰ-Ⅵ-Ⅱ-Ⅴ는 재즈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코드 진행중 하나이다. 조지 거쉰의 “I've Got Rhythm"원곡에 사용된 처음 네 개 코드가 바로 Ⅰ-Ⅵ-Ⅱ-Ⅴ(C, A-7, D-7, G7)이다(F2-24). Ⅵ코드에 대해선 아직 살펴보지 않았으므로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하자. C키에서, 여섯째 음은 A이다. A에서 A까지 C 메이저 음계를 연주하면 A 에올리안 선법이 나타난다(F2-25). 하나 건너씩 위치한 음에 박스를 씌워놓았는데, 각각은 근음, 마이너3음, 완전5음, 그리고 마이너7음으로 되어있고 하나의 코드를 형성하게 되는데, 바로 A 마이너 7th 코드가 되며 C키의 Ⅵ코드이다.
에올리안 선법에서 나온 Ⅵ코드는 마이너3음, 완전5음, 마이너7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조적으로 Ⅵ코드는 도리안 선법의 Ⅱ코드와 동일하며, 둘 다 마이너7th 코드에 해당한다. 하지만, 앞서 3장에서 배운 각 선법의 모든 7개 음을 살펴보면, 도리안과 에올리안 코드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의 음악가들은 Ⅰ-Ⅵ-Ⅱ-Ⅴ 코드진행에서 Ⅵ코드를 사용할 때 마이너7th 코드보다는 도미넌트7th 코드를 즐겨쓰는 추세이다. 대개 CΔ, A7, D-7, G7과 같은 C키로 Ⅰ-Ⅵ-Ⅱ-Ⅴ를 연주하려고 한다(F2-26). A-7대신에 A7을 연주하게 되면 D-7으로 진행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흐름은 마이너 7th 코드로 변환되기보다는 도미넌트 7th 코드로 대체되려는 기회를 훨씬 더 많이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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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Ⅵ-Ⅱ-Ⅴ
Ⅲ-Ⅵ-Ⅱ-Ⅴ코드진행은 Ⅰ-Ⅵ-Ⅱ-Ⅴ코드진행의 일반적인 변주형태이며, 주로 턴어라운드에서 사용된다. C키에서의 코드진행은 E-7, A-7, D-7, G7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아직까지 Ⅲ코드에 해당하는 세 번째 선법에 대해선 살펴보지 않았는데, 여기 F2-27에서 연구해 보도록 하자.
하나 건너 하나씩 위치한 음에 각각 박스를 씌우면 근음, 마이너3음, 완전5음, 마이너7음으로 이루어진 코드를 만들 수 있게 되며, E-7코드라고 한다. E-7코드는 C키에 사용되는 Ⅲ-Ⅵ-Ⅱ-Ⅴ코드진행의 Ⅲ코드가 된다.
프리지안 선법에서 만들어진 Ⅲ코드는 구조적으로 도리안 선법의 Ⅱ코드와 에올리안 선법의 Ⅵ코드에 동일한 형태가 된다. 이 세 가지 코드는 모두 마이너7th 코드에서 나타난다. 그런데, 3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각 선법의 음을 살펴보면, 프리지안 선법이 그 밖의 다른 코드, 심지어 마이너7th 코드가 아닌 것에서도 매우 자주 사용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Ⅰ-Ⅵ-Ⅱ-Ⅴ코드진행에서처럼, Ⅲ-Ⅵ-Ⅱ-Ⅴ코드진행의 Ⅵ코드 역시 도미넌트 코드로써 보다 자주 연주된다. 그 좋은 예를 F2-28에 있는 지미 반 하우젠(Jimmy Van Heusen)의 곡 “Polka Dots And Moonbeams"의 7마디와 8마디에서 찾을 수 있다.
Ⅲ-Ⅵ-Ⅱ-Ⅴ코드진행의 네 개 코드는 모두 도미넌트 코드로 다시 배음(harmonizing)시킬 수 있다. 케니 바론(Kenny Barron)은 지미 맥휴즈(Jimmy McHugh)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의 첫 8째 마디의 끝부분에 이것을 사용하였다. F2-29는 원곡의 7번째와 8번째 마디를 보여준다. F2-30은 케니가 사용한 재배음된 악보를 보여주는데, 연속적으로 네 개의 도미넌트 코드를 사용하였다. 각 Ⅴ코드를 5음 아래의 Ⅴ코드로 협화음시켰기 때문에, 이와 같은 코드진행을 흔히 ”V of V of V of V"라고 부르게 되었으나 발음하기가 썩 좋지 않다.
◈Ⅰ-Ⅱ-Ⅲ-Ⅳ 코드진행과 리디안 선법 (Ⅰ-Ⅱ-Ⅲ-Ⅳ and the Lydian Mode)
어떤 키를 연주할 때 처음엔 네 개의 온음계 코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드진행이다. F2-31을 연주해보고 존 콜트레인이 연주한 제롬 컨(Jerome Kern)의 곡 “I'm Old Fashioned"의 두 마디를 들어보자. 여기에는 Ⅰ-Ⅱ-Ⅲ-Ⅳ 온음계코드진행이 사용되었다.
Ⅳ코드에 대해선 아직 언급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살펴보도록 하자. C키에서 네 번째 음은 F이다. F에서 F로 진행하는 C 메이저음계로 연주하는 것을 F 리디안 선법(F2-32)이라고 한다. 하나 건너씩 음에 박스를 치면 근음, 메이저3음, 완전5음, 메이저7음으로 이루어진 코드를 이루게 되는데, 이것은 C메이저의 Ⅳ코드에 해당하며 FΔ코드는 “I'm Old Fashioned"에 사용된 Ⅰ-Ⅱ-Ⅲ-Ⅳ 코드진행의 Ⅳ코드가 된다.
F 리디안 선법에 대표적인 대체음인 B음은 FΔ코드의 4음을 반음 올린 것이다. 지금은 잠시 이것을 잊기로 하고, 3장에서 좀더 깊이있게 이 내용을 다루어보도록 하자.
Ⅰ-Ⅱ-Ⅲ-Ⅳ 코드진행은 흔히 피아니스트나 기타리스트가 메이저 7th 코드의 마지막 두 마디를 연주할 때 사용하게 된다. 제롬 컨의 곡 “All The Things You Are"의 7번째와 8번째 마디에서 사용된 코드는 CΔ뿐이다. 곡의 흐름에 진전된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Ⅰ-Ⅱ-Ⅲ-Ⅳ 순으로 코드를 상행시키면 되고, 반대로 반전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Ⅲ-Ⅱ-Ⅰ 순으로 코드를 하행시키면 된다. F2-33의 악보를 연주하면 이와 같은 효과를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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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34를 연주해 보면, 콜트래인이 “Moment's Notice"에서 E♭을 다른 키로 조옮김할 때 교묘하게 Ⅰ-Ⅱ-Ⅲ-Ⅳ 코드진행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Ⅳ코드는 A♭Δ인데, 콜트래인은 대신에 A♭-7을 사용하고, D♭7로 연결시켰다. 이는 G♭의 Ⅱ-Ⅴ코드에 해당한다.
◈Ⅰ-Ⅳ 코드진행
메이저 코드는 보통 4음 위의 코드가 뒤따라오게 된다. 가끔 4음 위의 코드는 메이저 코드가 되기도 하는데(F2-35), 바비 허쳐슨은 빅터 영의 곡 “My Foolish Heart"의 첫 번째 마디에서 B♭Δ 다음에 E♭Δ을 연주한다.
때때로 메이저 코드 다음에 오는 4음 위의 코드는 도미넌트 코드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E♭Δ 다음에 A♭7이 오는 “Stella By Starlight"의 7, 8마디에서 볼 수 있다(F2-36). 윌리어드 로비슨(Willard Robison)의 ”Old Folks"에서 또 다른 예를 찾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B♭Δ 다음에 E♭Δ 가 따라온다(F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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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리안 선법과 반감음코드(The Locrian Mode and the Half-Diminished Chord)
아직 살펴보지 않은 선법이 있는데, 일곱 번째인 로크리안 선법이다. F2-38은 C키의 B 로크리안 선법을 보여준다. 박스를 씌운 하나 건너 하나씩의 음은 우리가 이전에 보았던 다른 코드하고는 사뭇 다르며, 근음과 마이너3음, 그리고 플랫5음(flatted 5th)과 마이너7음으로 구성되었다. 이 코드는 B-7♭5로써 C키의 Ⅶ코드에 해당한다. 다른 여섯 개의 선법에서 나온 선법은 모두 완전5음을 가지고 있는 반면, B 위에 완전5음은 F#으로 C키의 바깥쪽 음에 해당한다. 로크리안 선법은 유일하게 플랫5음을 가지고 있다. B-7♭5는 기호가 아주 길어서 요즘엔 BØ이나 B half-diminished로 표기한다. "Half-diminished"란 “플랫5음을 가진 마이너7th 코드”을 의미한다. half-diminished 코드에 대해선 3장에서 보다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 선법 재즈 (Modal Jazz)
선법 재즈를 적절히 정의하면 “적은 코드, 많은 공간(space)"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용어는 1959년에 발매된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반 "Kind of Blue"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줄곧 사용되었다. 그 음반에서 만날 수 있는 진주와 같은 선법 재즈곡은 단지 두 개의 코드만을 사용한 ”So What"이다(F2-39).
선법재즈곡은 이전의 재즈곡이나 스탠더드에 비해 각 코드 사이의 즉흥연주에 훨씬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한다. 예를 들어 “So What"의 경우에는 처음 16마디와 마지막 8마디를 합해서 총 24마디를 오직 D-7 하나로 채워놓았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음악가들은 코드 그 자체보다도 코드에 이용되는 음계나 선법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So What"에 사용되는 코드는 단지 D-7과 E♭ 두 개뿐이지만, 음악가들은 즉흥연주를 할 때, 두 개의 코드만이 아닌 “D 도리안 선법”과 “E♭ 도리안 선법”을 생각하는 경향이 생겼다. 역사적으로, 이것은 재즈 음악가들 사이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일부는 수직적인 경향, 즉 코드를 중시하는 사람들과 수평적인 접근방법인 음계를 중시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초창기 넘버인 “Milestoned(1958)"은 단지 세 개의 코드로 구성되었다. ”So What"의 변주에 근거한 존 콜트래인의 “Impressions"를 포함해서 리차드 로저스 ”My Favorite Things"의 콜트래인 버전과 프레디 허버드 “Little Sunflower"등이 코드보다도 선법이나 음계에 무게를 두었던 곡들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