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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가 - 이 윤 숙
- 아래 글은 'OhmyNews'가 적은 인터뷰기사와 '발문'의 일부입니다. -
무릇 현호색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기 전 제 손을 꼭 잡고 절대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 집안이 가난해서 미술에 대한 저의 소질을 키워주지 못해 미안해 하셨죠.”...
족두리
...남들보다 조금 늦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미술에 대한 꿈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가자고 다짐했다.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붓을 잡았고 가족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지난해 만학으로 호남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야생화는 우리의 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숙씨는 ‘꽃사모’에서 불리는 ‘구절초’라는 꽃 이름처럼 뜨거운 여름을 견뎌내고 아름답게 피어난 들꽃 같았다. 아니면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기면서 그 시절의 가난과 고통이 곰삭혀져서일까? 내 나이 마흔쯤 그녀의 들꽃 같은 웃음을 닮고 싶어졌다. 저는 그 아름다움을 야생화에서 찾았고 그 꽃들에게서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삶을 긍정하라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실새삼
...참취가 얼마나 이쁜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저 입맛 돋구는 취나물에 관심이 있을 뿐. 탱자나무꽃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촘촘히 박혀있는 탱자나무 가시 사이에서 핀 작은 꽃들은 마치 가시나무에 팝콘이 열린 것 같다. 화려함과 우아함을 뿜어내는 자태를 지니고 있는 여름 꽃도 많다. 그 나름대로 자유로운 구상과 표현으로 보라색 꽃잎을 물고가는 제비로 형상화 시켰고 잎과 줄기를 다 떼고 꽃만 우주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표현했다. ⓒ 2003 OhmyNews
자연의 향기 따라 떠나는 여행
새로운 문인화의 가능성을 생각하기도 했다. 비록 작은 풀꽃에 지나지 않지만 우주가 담긴 자연의 일부를 형상화한 그의 작업은 소박한 대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우리 서단과 화단에서 흔히 문인화라면 4군자니 10군자니 하는 소재주의의 매너리즘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리 저리 구도만 바꾸었을 뿐인 선생의 체본을 베낀 것에 화제는 아예 대필인 것도 부지기수이다. 주제의식은 물론 자기 개성이 담긴 창작작품을 만나기란 정말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이런 정황을 감안한다면 그의 야생화에 대한 꾸준한 형상화작업은 새로운 영역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더러는 작품성에 있어 밀도감이 떨어지는 것도 있고 비슷한 구도의 반복이 있지만 그런 결점을 채워줄 자연을 사랑하는 그 순수성만큼은 가히 인정하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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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 이윤숙, 야생화를 그리는 민중작가 윤진섭(미술평론, 호남대)
화무1
화무2
기상
"그래서 그녀의 작업실이 있는 순천에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야생화 그림은 물론, 시와 수필에 상당한 조예가 있으며, 야생화에 관한 한 거의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게 되었다."
숨결2
사계병풍
여심2
"야생화란 본디 들판이나 산야에 피어 이름이 없었으니, 그 형편이 무명의 민초들의 삶의 처지를 닮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매발톱꽃, 요강나물, 쥐오줌풀, 깽깽이풀, 며느리밥풀꽃, 홀아비꽃대... 이름도 예쁜 무명초와 야생화들은 어려운 학명보다는 민초들이 붙여준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이윤숙은 그런 꽃들에게 한없는 애정을 기울이며 연구하고 그림을 그린다. 그러니 그녀야말로 진정한 민중의 화가가 아니겠는가."
미소2
"또 하나는 장판지에 채색을 올리고 그 위에 진채를 사용하여 야생화를 그린 채색화가 그것이다. ...이 그림들의 특징은 붓으로 여러 번 채색을 하여 꽃들이 실제감이 나도록 묘사한 것이다. 더구나 꽃들이 더욱 돋보이도록 바탕색을 맞추니 현란하지 않으면서도 그림이 예쁘다."
1957 목포생
호묵회전, 그룹아트전, 한국여성태묵전, 한국문인화협회전 대한민국 현대서예문인화대전(우수상), 부산아시아미술대전(예술상)
epilogue
"자잘한 풀꽃들의 뼈를 그리는 데는 역 시 한지에 모필이 제격입니다. 이윤숙님의 활달한 필선과 절제된 여백에서 긴장감이 흐르고, 꽃이 전하는 이미지의 함축이 돋보이군요... '잔대'로 보이는 <화무 2>의 야생미가 넘칩니다. 이윤숙님은 작년 가을에 순천식구들과 앵무산을 함께 오른 분입니다. 때마침 비가 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서둘러 내려왔지요. 농가의 정자를 찾아 점심을 열었는데 지금도 출출하니 그 담근 술이 생각납니다. 크고 푸근하여 한도량 하시는 내공으로 빚은 들꽃주와 김밥을 준비했던 것. 그날 이윤숙님의 아틀리에 방문을 미룬 것이 조금 아쉽군요. '모정' 은 '茅亭' 이신지... -짚이나 억새로 지붕을 이은 정자(亭子)로서 마을의 집회소 구실을 한.- 정자처럼 막힌데 없이 두루 소통하면서 스스로 한 점 순박한 풀꽃과 그 맑은 풍경들 자처 하시길... 2008. 3. 8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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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그림의 소재로, 약재로, 효소로, 글로....
모셔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