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개다
뒤적이거나
구겨져 있었거나
대충 개어졌어도
이불은 개어 진다. 아침이 찾아 오듯
똑바로 앞만 보며 걸어오든
사랑스럽게 바라봐 주든 개의치 않고
이불은 매일 안긴 채 장롱을 향해 들어간다
이불을 개다
개면 갤수록 툭툭 떨어져 나오는 보잘 것 없는 시간
다시 끄집어 내어
차곡차곡 쌓기도
삐뚤어진 채 방치하기도 하지만
이불 위에 고요와 안락함을 알기에
눈 뜨자 마자 이불을 갠다.
20130627
카페 게시글
황인호
이불을 개다
햇빛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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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6
13.07.03 19:59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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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또다시 찾아올 고요와 안락함을 위해
이불을 개야 하는구나
오랫만에 감상 잘하고 갑니다
담번에는
비싼 얼굴 보여주세요^^
불금이라 여러모로 걸리는게 많네요 퇴직하믄 좀 시여울 외에는 다 정리해야겠어요
캔디님 건필하세요
황인호님의 사십대의 열정 여기에 숨겨두셨네요
"불금" 아무나 아는 단어가 아닌데요
여직 불금이시니
충분히 열정적 사십입니당
이불은 저와 참 친숙한 물건입니다.
한여름에도 저는 이불 없이는 못살거든요.
뗄라뗄 수 없는 저와 이불의 관계를 되새기면서...
감상 잘했습니다.
변함없이 이불같은 양시인님 덕에 아직까지 시의 끈을 잡고 있네요 어줍잖게 살다보면 좀 나아지겠지요 늘 건강하세요
올만에 보는 황시인님 신작시 ~~^^
이불과 함께 오셨네요
저도 이불개어야지요~~~~
자꾸 자꾸 친해지고 싶걸랑요 ^.^
좋은글 감상 잘 했습니다 ^ㅡ^
볕 좋은 날 마당에 이불 등 빨래감 널어 놓고 싶을 때가 있네요 맘에도 뽀송 뽀송한 나날이 오기를 바라며
강시인님도 이불 꼭 덮고 주무세요 때아닌 콧물 흘리고 있어요 저는...
이불! 아늑한 단어가 아닐까요
역사는 이불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이죠
이불을 벗어나는 날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죠
역시 철학적인 감성의 소유자이십니다. 늘 건강하시구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이 시를 저는 인간들의 다양한 중독을 표현한 시로 봤습니다.
우리 삶은 무엇인가로 부터 중독되어 살고 있죠. 밥. 술.담배.친구.애인.스포츠.... 수많은 것들이 주는 행복. 기쁨 등의 기분들을 느끼기 위해. 이불은 포근한 휴식과 달콤한사랑의 중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