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물씬 체감하면서 찾아간 경기도 광주시 탄벌 현대아파트(관리소장 김복순) 단지의 첫 느낌은 정갈함 그 자체였다.
7개 동 545가구가 어린이 놀이터를 둘러싸고 있는 이 아파트에 들어섰을 때 유난히 눈에 띈 것은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 등의 돌출물이 나와 있는 세대가 한 곳도 없었다는 것.
그래도 입주민들의 불만이 조금은 있었을 것 같다는 말에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류연갑 회장은 처음에는 불만 섞인 입주민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관리사무소와 대표회의의 설득으로 입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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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왼쪽부터 진두정 노인회, 류연갑 입주자대표회장, 조봉기 관리과장, 박상복 설비반장 아래 왼쪽부터 김복순 관리소장, 최연희 부녀회 총무, 차영순 부녀회장, 윤영미 경리주임, 이창수 전기주임 |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안전상의 우려도 있는 외부 돌출물에 대해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 것에 비하면 입주민들의 불편을 감수하고서 전 세대가 동참한 것을 보더라도 입주민들의 마음이 읽혀져 화합의 물결이 연상된다.
아줌마들이 무섭다!
매일 저녁 9시부터 1시간 동안 방범복을 착용하고 전자 봉을 들고나와 청소년들의 방범을 책임지고 있는 아파트 부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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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내 탁구장 |
광주시로부터 어머니 자율방범대 시범단지로 지정될 정도로 활발하고 그 효과 또한 상당히 크다. 류연갑 회장이 이들을 ‘무서운 아줌마들’이라고 비유할 정도면 방범효과는 짐작할 만 하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얼마 전 틈을 타 단지에 강도가 들었다는 사건을 꺼낸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합심해서 전과17범을 잡아 뒤늦게 도착한 경찰에 인계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관리직원들에 의해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사건 경위를 설명하는 김복순 관리소장은 범인 현장체포 권한이 없기 때문에 무작정 강도로 추측되는 사람을 잡을 수 없는 어려움이 뒤따랐다며 애로사항을 털어놓는다.
산악회 등 아파트 동호회 활동 활발해
부녀회원들이 중심이 돼 30여명으로 구성된 탄벌현대 산악회는 한 달에 2회에 걸쳐 산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단지 내에 탁구장을 개설해 입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건강유지와 동시에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차영순 부녀회장은 “이 아파트에서 처음 시작된 노래교실은 이제 주변지역으로까지 퍼져나가 지역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면서 “지금은 초청가수로 불리어질 만큼 실력이 늘었다”며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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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전경 |
입주민 주거환경 개선에 기여
단지 앞 도로에 인도 및 가드레일을 설치해달라고 시에 민원을 제기해 입주민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해 아파트 입주민들의 위험을 최소화하는데 열중하고 있는 대표회의.
이 아파트 단지는 인근지역의 문화변경 중심지가 되는데 앞장서고 있다. 다가오는 2007년에는 단지 주변에 광주시청이 들어서고 한편 4차선 도로가 개통되는 한편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유치할 계획이라는 류 회장은 입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 관리소장은 대표회의에서 관리사무소 직원들로 하여금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줘 감사하다는 말을 류 회장에게 정중히 건넨다. 류 회장에게 ‘존경한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말하는 김 관리소장의 모습을 통해 이 아파트에는 진정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배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배웅하러 나온 김 관리소장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