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오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
온갖 종류의 패배를 다 맛본 민족의 이야기
혁명 과정에서 지도자의 패배,
가정에서 아버지의 패배,
조상의 땅에서 당하는 자손들의 패배…
『유산』에서 ‘유산’이란 두 가지의 상징을 지닌다.
첫째는 이야기의 축이 되는 주인공 자이나가 아버지에게 받을 유산이다.
팔레스타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자이나는 미국에서 성공한 여성이 되지만, 언제나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은 욕망과 갈등을 겪는다. 어느 날 아버지의 고향 ‘와부 알 리한’에서 아버지가 임종을 맞으려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또한 자신에게 남겨질 유산이 일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참에 아버지의 고향으로 간다. 아버지는 생각보다 부를 많이 축적하였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유산과 관련된 인물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자신의 뿌리를 찾은 기쁨도 잠시, 자이나는 혼란에 휩싸인다.
유산의 둘째 의미는 형태는 없지만 자신이 아랍인, 팔레스타인이기 물려받은 정체성이다. 미국에서 상당히 부유하고 높은 지위의 삶을 살던 자이나이지만 언제나 무언가 목마름을 느끼는데, 이러한 자이나는 아버지의 고향 와디 알 리한에서 자신이 몰랐던 아버지에 대한 친척들,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간다. 그러나 물질적 유산을 둘러싼 사람들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인 사이의 내부적 고민을 체험적으로 깨달으며 자이나는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지은이 소개
사하르 칼리파 Sahar Khalifeh
1941년 팔레스타인 나블루스에서 태어났다. 요르단 암만의 로사리 칼리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67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직후부터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1973년에 베르자이트 대학교에 입학하고 그 이듬해 첫 장편소설 『우리는 이제 당신들의 하녀가 아니다』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아랍과 팔레스타인의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과 가정적, 사회적 속박을 벗고 자유를 추구하려는 여성이 맞게 되는 비극을 그리고 있으며, 라디오와 TV연속극으로도 제작되었다.
1980년에 풀브라이트 장학생에 선발되어 미국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문학 석사를, 아이오와 대학에서 여성학 및 미국 문학으로 문학 박사를 받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나블루스에 여성문제센터를 개원했다. 2006년 장편 『그림과 아이콘과 구약성서』로 나기브 마푸즈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소개
송경숙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양어 대학 아랍어과 명예교수. 저서로는 『아랍 산문연구』, 『아랍 문학사』(공저), 『팔레스타인 문학의 이해』, 『갓산 카나파니의 삶과 문학』, 『한국어-아랍어 사전』(공저) 등이 있고 『도적과 개들』, 『거울들』, 『가시 선인장』, 『팔레스타인에서 온 연인』등을 번역했다.
차례
제1부 유산은 없다
제2부 이 유산
제3부 그리고 다시 유산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