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칸디나비아 가구 디자인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올해 상반기에는 덴마크 가구업체의 활발한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프리츠 한센’을 시작으로 ‘보컨셉’이 런칭했으며 기존의 유럽 스타일과 차별되는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 김은진 기자
아시아에서는 중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도 ‘프리츠한센’과 ‘보컨셉’ 등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공식적인 런칭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덴마크 가구를 소개하고 있다. 덴마트 가구에 대한 국내 지지도는 높은 편이나 관련자들은 문화적인 면과 경기상황으로 볼 때 섣부른 전망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터라 그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덴마크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스웨덴, 핀란드와 함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이끌고 있다. 세계적인 이목을 받은 유명 가구 디자이너는 카이레 클린트(K.Klint), 모겐스 코호(M.Koch), 보르게 모겐센(B.Mogensen), 아르네 야곱센(A.Jacobsen) 등이 있다. 그들은 자연소재인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티크 등으로 소형 주택에도 알맞은 안락하고 가벼운 가구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이는 세계 시장의 진출을 용이하게 했고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이유이다.
덴마크는 다른 유럽국가보다 산업혁명이 늦었으나 ‘디자인’을 정치적·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필수적인 요인이라 판단하고 거침없는 투자와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1900년 들어서 그들은 ‘아르누보 스타일’을 발전시켰고 이 세 국가들은 가구, 도자기, 유리, 금속, 직물, 전통공예의 영역에 이를 적용시켰다. 또한 전통공예를 보존할 수 있는 단체와 교육시설을 설립하고 급기야 ‘산업미술’의 일환으로 공예를 산업적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덴마크는 비교적 늦은 산업혁명이 오히려 농업과 산업을 연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는 산업혁명의 시행착오를 겪은 선진국의 장점만을 받아들여 그들의 전통과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또 원자재가 부족한 국가였기 때문에 ‘수공예’가 더욱 발전했으며 그들의 장인정신은 현대에 접어들면서 산업 가구와 접목되었다. 이런 점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디자인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가구 기능의 원리를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전통과 생활,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합리주의’를 조화시켜 ‘스칸디나비아 기능주의’를 이루는 근간이 되었다.
한편 덴마크의 디자인은 1931년에 디자이너 카이 보에센(K.Bojesen)에 의해 ‘덴·페르마넨테(Den Permanente)’라는 디자인 상설 전시장이 세워지면서부터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프리츠 한센 (Fritz Handen)
장인정신과 모더니즘의 결합
지난해부터 황덕기술단과 함께 국내 진출을 준비해온 프리츠 한센은 올해 1월, 황덕기술단 1층에 쇼룸을 개설, 세미나 개최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프리츠 한센은 아르네 야곱슨의 ‘Egg’와 ‘Swan’ ‘Series 7’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혁신적이고 간결, 기능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 또 132년 이라는 뿌리 깊은 전통을 지난 기업으로 수준 있는 품질과 견고성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받아왔다.
그들은 장인정신과 모더니즘의 결합이며 세월이 흘러도 인간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원성과 간결성을 모토로 한다.
‘프리츠 한센 공화국(Republic of Fritz Handen)’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아르네 야곱슨을 시작으로 60년대 팝문화를 선도했던 베르너 펜톤, 철제를 이용해 기능적 라인의 가구를 제작한 폴 키에르홀름, 밀라노 출신의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인 비코 마제스트레티와 젊은 디자이너 카스페르 샬토까지 유명 디자이너들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인 디자이너도 영입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기업의 설립자 프리츠 한센은 1872년 10월 24일 코펜하겐에서 의자 다리, 난간 그리고 철로 만든 프레임 등 가구 부속을 만드는 일을 시작으로 1915년에는 덴마크 최초의 벤트우드(고압 증기로 구부린)를 만들었다. 이 아이템은 승승장구하며 성공을 이끌었고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협력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리츠 한센은 대회의장, 카페 및 레스토랑, 리셉션, 호텔 라운지와 로비 그리고 사무공간과 주거 공간에 가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북유럽가구의 특징인 자연소재가구가 우리나라 가옥 형태와 맞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보컨셉 (BoConcept)
사람이 돋보이는 가구
보컨셉은 아시아 진출 중 24번째로 지난 2월, 경기도 일산의 라페스타에 직영매장을 개설했다.
소비자에게 ‘꿈’을 제공한다는 그들의 모토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들이 말하는 꿈이란, 소비자들이 2,700여 가지의 디자인을 융통성 있게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고 공간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도록 하는 ‘3D 시뮬레이션’을 말한다. 2,700여 가지의 디자인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부분 교체가 가능하고 각 제품마다 조절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또 3D 시뮬레이션은 상상의 공간을 구체화시켜 제품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보컨셉은 특수 계층을 위한 명품 가구보다는 보편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보다 사람이 돋보이며 친환경적인 가구를 추구한다. 그들의 제품은 열대 지방의 나무에 세밀한 공정을 거치고 여기에 사람의 손으로 직접 다듬는 과정이 덧붙여 완성된다. 덴마크 가구의 특성상 사람의 손을 반드시 거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 그러므로 그들의 가구는 더욱 가치를 빛내고 있으며 세계인들로부터 인정 받는 것이다.
보컨셉은 4가지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가구의 선택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Ego & Audience’를 추구 하는 15%의 부류이다. 그들은 캐주얼하면서도 진보적인 가구를 선택하는 성향이 있다. 또 ‘Neighborhood’는 45%를 차지, 30~40대를 주로 일컫는데 다소 형식적이면서도 진보적인 가구를 선택한다. 조심스레 가구를 구입하고 설치하는 25%의 ‘Family’는 일반적인 가격으로 안정적이고 캐주얼한 것을 선호한다. 마지막 15%는 ‘relations’으로 새로운 것을 사거나 유행을 거부하며 안정적이고 형식적인 가구를 선택한다. 그들은 이 4가지 분류를 모두 선택할 수 있는 가구를 매장에 진열하고 있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보컨셉은 12년 전부터 ‘전망좋은방’을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뒤 갤러리아, 롯데 백화점 등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일산을 시작으로 서울 등으로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가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