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커다란 두줄기는, 가히 혁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양자론(Quantum Theory)과 상대성이론(Relativity)이다. 이중 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 혼자의 힘으로 세워놓은 것으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운동에 관한 획기적인 이론이다. 이 이론은 양자론과 더불어 당혹스럽고 심오하며 아울러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이때까지의 소중한 개념들을 파괴 시켰다.
시간에 대한 관점은 더욱 그렇다. 시간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의 근본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서투르게 손대려 했다가는 큰 반발과 회의에 부딛친다. 이 주제에 대하여 감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말이 많은 것은 현대물리학의 주장에 대한 반발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과학자들이나 일반인들이 상대성이론의 의식굴절 현상에 깊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소박한 이미지들은 그림과 문학 어디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시간의 화살, 시간의 강물, 시간의 전차, 시간의 행진 등 시간의 흐름을 묘사한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 때로 우리는 지금 또는 우리 의식의 현재순간이 과거로부터 미래로 시간을 통하여 느리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2000년이 지금이 될 것이고, 마찬가지 방식으로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은 지나가 버려 역사 속의 과거가 되어 버릴 것이다.
때로는, 지금이 닻을 내리고 있는 시간 그 자체가 흐르는 것으로 말하기도 한다. 마차 강둑에 관찰자가 앉아 있고 강물이 흘러지나가는 것과 같다. 이러한 생각은 자유의지라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미래는 아직 형성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그것이 도착하기 전에 우리의 행동에 의해서 미래를 형성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생각들이 옳은 것일까?
2. 특수상대성 이론과 시간
1905년에 출판된 소위 특수상대성이론은 물체의 운동과 전자기 교란에서 오는 전파사이의 갈 등을 해소시키려는 시도에서 생겨난 것이다. 특히 빛 신호의 행동방식은 모든 등속운동은 순전히 상대적이라는 오래된 원리를 파괴하는 듯 했는데, 이 논문에서 아인슈타인은 빛 신호가 개입할 경우에도 상대성이론이 유효함을 입중하였다. 그러나 거기에 따른 대가를 치루어야만 했다.
특수상대성이론의 첫 번째 충돌은 시간이 절대적이며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믿음과였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탄력성이 있으며, 운동에 의해서 늘어나거나 즐어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즉 운동하는 물체의 시간 진행은 정지해 있는 물체의 시간 진행에 비해 느리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사람에 있어 동시에 일어난 사건도 운동하고 있는 다른 사람에 있어서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불가사의한 시간크기의 혼란은 우리를 일종의 시간여행으로 데려간다. 어떤의미에서는 우리는 모두가 미래를 향해 여행해가는 시간 속의 여행자들이다. 하지만 시간의 탄력성은 우리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빠르게 그곳에 도착할 수 있게 해준다. 빠른 운동은 여러분이 갖고 있는 시간의 크기를 깨뜨리며, 말하자면 세상을 매우 빠르게 돌진하게 만든다. 이러한 방법으로 여러분은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더욱 빠르게 멀리 떨어진 시간대에 도달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구부러진 시간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초당 수만 km의 속도가 필요하다. 현재의 로케트 속력으로는 단지 정밀한 원자시계만이 몇초의 시간확장을 나타내줄 뿐이다.
운동하는 물체의 시간 지연은 그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 졌을 때 현저히 나타난다. 입자를 가속 시키는 가속기 안에서는 가속되는 입자가 거의 빛의 속도에 다다를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그 입자들의 수명은 100배 또는 1000배에 이르기도 한다. 한가지 예로써 뮤온 입자를 생각해보자. 이 입자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우주선 속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 수명은 100만분의 2초로 빛의 속도로 달린다 하여도 600m 정도 밖에 날 수 없다. 그런데 실제로는 10km 상공에서 이루어진 뮤온이 지상에 까지 날아오는 것이다. 속도가 아주 빨라 뮤온 자신의 시간이 늦어진 결과이다. 다시 말해 뮤온이 보았을 때 공간이 수축된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시간의 비틀림은 공상과학소설에서 즐겨 쓰이는 주제이지만, 위에서 본 바와같이 거기에는 물론 허구적인 요소는 없다. 쌍둥이 효과(twins effect)라는 것을 보자. 쌍동이 중의 한명이 거의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근처의 별에 다녀왔다고 하자. 로케트가 되돌아 왔을 때 지구에 남아 있던 그의 쌍둥이 형제가 스무살을 더먹은 것에 비해 그는 한 살밖에 먹지 않았다. 높은 속도 덕분에 그는 지상에서 20년이 흐를 동안 1년의 시간밖에 체험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우리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로케트를 발명할 수 있다면 인간의 수명을 가지고도 몇십만 몇백만 광년 떨어진 곳에까지 우주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억하라. 분명한 것은 우리의 절대적 수명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3. 시공(space-time)과 일반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 이론에 중력의 효과를 포함시키기위하여 그의 이론을 일반화시켰는데 이것이 곧 일반상대성 이론이다. 앞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대학생이면 누구나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이론이다. 일반물리나 현대물리 시간에 직접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상대성 이론은 그 수학적 어려움 때문에 대학 생활에서 직접 배워 볼 기회는 없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을 하나의 힘으로써가 아니라, 시공간 기하학의 비틀림에 참여 시킨다는 점이다. 이 이론에서 시공간은 학교의 수학시간에서 배우는 일반적인 규칙을 따르는 평평한 것이 아니라, 휘었거나 구부러져 있다. 여기서 구부러진공간(spacewarps)과 구부러진시간(timewarps)이 탄생한다.
시간의 변혁은 1916년에 발표된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그 정점을 달렸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물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해 그 주위의 공간이 휘게 되고 결국 시간의 진행이 느리게 나아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공(space-time)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시간과 공간은 서로 밀접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시공이라고 하는 것은 순간 순간의 공간을 시간에 접하여 늘어 놓은 것이다. 예를들면 행성간 로케트가 태양으로부터 등속도로 떠나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야기를 단순화 하기 위하여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공간으로 이어 1차원의 공간으로 차원을 떨어뜨리자. 이것을 시간의 경과와 함께 늘어 놓은 것이 공간 1차원 경우의 시공간이다. 이러한 시공간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태양의 궤적은 시간축에 평행한 직선이 되고 로케트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공간을 움직이고 있으므로 궤적은 경사면으로 된다. 물체의 궤적을 표시하는 이러한 선을 세계선이라 불리운다.
여기서 일반 상대성 이론의 획기적인 결론은 "시공이란 변하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물체와의 상호작용으로 영향을 받아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물질이 존재하면 그 주위의 시공은 일그러지는데, 시간은 늦어지며 공간은 늘어나는 형태로 된다는 것이다.
이때 시공의 일그러짐 효과는 물체의 질량이 크면 클수록 커진다. 지구 주위에서도 지구가 시공을 일그러지게한 결과 시간이 더디게 간다는 사실이 측정되고 있다. 높이 23m의 빌딩과 지상을 비교해 보면 지상의 경우가 그 빌딩의 옥상보다 0.0000000000001% 정도 시간 경과가 늦어지고 있다.
4. 타임머신과 시간여행
시간을 자유스럽게 여행할 수 있는 타임머신에 대한 이야기들은 종종 영화로도 나오고 있다. 물리학에 있어서도 시간여행은 대단한 연구의 대상이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여러분들은 미래에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즉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을 개발하여 우주여행을 하고서 되돌아 오는 방법이 그것이다. 예를들면 빛의 속도에 비해 99.999%까지 우주선을 가속시키고 왕복 20년의 여행을 하고 돌아 오면 지구에서는 2200년의 시간이 흐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는 이미 인간이 멸망하여 원숭이들의 세상이 되어 있을런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다. 만약 과거로 시간여행이 가능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누군가 과거로 여행하여 여러분의 부모를 살해한다면 여러분의 출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인이 있고 결과가 생긴다는 물리학의 인과율이 깨지기 때문이다.
1988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킵슨 박사 등이 웜홀(벌레먹은 구멍)을 통하여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하다고 발표하여 화제가 된적이 있었다. 1991년에는 프린스턴대학의 리쳐드 굳 박사가 우주끈 이론을 사용하여 과거로의 여행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한가 안한가는 결론이 안난 상태이지만 많은 물리학자 (필자를 포함한)들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호킹 자신도 1991년에 "역사적보존가설"을 제안하면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5. 시간의 시작
시간에 시작이 있을까? 있었다면 그 시작은 곧 우주의 탄생과 함께였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실제로 우주에 기원이 있었다는 근거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그리고 뉴턴 등의 업적으로 탄생한 근대 과학 시대의 대부분 기간동안 숱한 과학자들이 영원한 우주라는 개념을 믿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영원히 계속되는 우주를 믿었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에는 얼마간의 역설적인 측면들이 있었다. "별들은 어떻게 우주 공간속에 영원히 매달려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우주가 시간 뿐 아니라 공간적인 범위에서도 무한하다면 무한히 많은 별들에서 나오는 빛이 하늘에서 지구를 향해 쏟아져 내려올 것이고 그러면 어두운 밤하늘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밤하늘은 어둡다. 왜일까?(Olber's Paradox)".
오늘날 우리는 어떠한 별(항성)들도 영원히 빛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별들은 연료가 다하면 꺼지고 만다. 이 사실은 영원한 우주라는 개념이 불가역의 물리적 과정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양립할 수 없다는 일반 원리를 증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만약 물리계가 한정된 속도로 비가역적인 변화를 수행할 수 있다면, 무한한 과거에 이미 그러한 변화를 완수했을 것이고, 따라서 우리는 오늘날 그러한 변화-별빛의 생성과 방출과 같은- 를 직접목격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생명의 탄생도 없었을 것이고, 그러면 현재의 우리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면에서 우주는 점차 느려지는 시계와도 같다. 시계가 영원히 돌아갈 수 없듯이 우주 또한 태엽을 감지 않고 영원히 운행될 수 없는 것이다.
1920년대 천문학자들은 정적인 우주라는 전통적인 우주의 이미지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실제로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으며,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발견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빅뱅이론(대폭발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 빅뱅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지금부터 약 150억 년 전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갑작스럽게 탄생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관찰되는 팽창은 최초의 폭발이 남긴 흔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면 이와 반대로 과거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우주는 수축되며, 우리가 무한한 수축의 순간 (특이점이라고 함)을 고려할 수 있다면 공간은 무한히 수축될 것이다. 그러나 공간이 무한히 수축된다면, 마치 풍선이 오그라들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듯이 언젠가는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다. 그리고 공간, 시간, 물질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한다면, 언젠가는 시간 역시 사라져 버릴 것임을 암시한다. 공간이 없으면 시간도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물질적 특이점은 한편으로 시공의 특이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빅뱅의 특이점에 대하여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을 이용하여 생각을 더듬은 사람이 영국의 호킹이었다. 호킹은 양자우주론을 이용하여 우주탄생 직후에는 허수시간이 흘렀으며 그다음에 현재까지 실수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허수라고 하는 것은 2제곱하면 마이너스(음)가 되는 수이다. 그렇다면 허수시간이란 도대체 무얼까 ?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밀접하게 연결시켰고 시공간을 만들게 하였다. 이러한 시공간의 두개의 점의 벌어짐은,
(시공의 벌어짐)2 = (공간적거리)2 - (시간경과)2 의 식으로 구할 수 있다. 시공간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공간의 부호는 양으로 시간의 부호는 음으로 엄격히 구별되어 있다.
여기서 시간이 허수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허수는 제곱하면 부호가 음이 되니까 결국 시간의 부호가 양이되어 버리고 만다. 이것은 곧 공간과의 구별이 사라짐을 뜻한다. 호킹이 밝혔듯이 우주탄생 직후에는 허수시간이 흘렀다면 그당시 우주에는 시간과 공간의 구별이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는 우주의 시작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것일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이 미분화 된 상태로부터 어느 시점에서 보통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고 비로소 우주가 시작되었을런지도. 자 다음의 질문들에 답해보기 바란다.
최초에 빅뱅을 일으킨 것은 무엇인가?
빅뱅은 어디에서 일어 났는가?
빅뱅 이전에는 무슨일이 있었나?
6. 시간의 끝과 초끈 이론
자 이제 검은구멍(balck hole)의 중심을 향하여 가보자. 검은구멍의 중심에는 물질이 무한대로 집중되어 있는 이른바 "특이점"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특이점은 우주에서도 가장 이상야릇한 장소이다. 왜냐하면 특이점 앞에서는 시간도 공간도 없는 시공의 끝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검은구멍은 영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검은구멍의 중심에서 시간이 끝났다고 하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 "시간의 끝" 즉 특이점의 모습은 아직 잘 모른다.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시공의 특이점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일반상대성 이론 하나를 갖고서는 안되고 미시적 셰계를 다루는 양자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을 결합한 이론중에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 있는데, 이 이론을 사용하여 시공의 특이점이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시간은 계속하여 잘게 짜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시간, 1분, 1초, 0.1초 등으로 말이다. 그런데 초끈이론에서는 초끈의 길이가 10-33cm (사실상 플랑크 상수의 길이)부터 계산되는 시간의 길이 즉 10-44 초보다 더욱 짧게 짜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시간에는 그 짧음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같은 것을 생각하여 보자. 겉으로는 미끈한 것 같지만 사실상 분자 원자 등으로 이루어진 상당히 거친 것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시공간도 역시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미끈한 것이 아니라 최소단위로 거칠거칠하게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더욱이 초끈이론에는 쌍대성이라고 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지고 있는데, 이것은 상당히 작은 시공과 상당히 큰 시공은 결국 같은 것으로 그 구별이 불가능하다는 그야말로 이해하기 힘든 성질을 말한다.
이제 초끈이론을 사용하여 검은구멍의 특이점, 시간의 끝을 생각하여 보자. 검은구멍에 함몰된 로케트는 중심의 특이점을 즉 시간의 끝을 향하여 치다른다. 그런데 시간에는 짧음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완전한 시간의 끝, 즉 특이점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그 작은 시간의 끝에 도달했다고 했는데 정신차려보니 사실상 미래의 우주로 나와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7.시간의 흐름
이제 여기서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본질에 대하여 잠깐 언급을 해보자. 물리학자들은 상대성효과에 따라 시간을 취급하는데, 이것은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물론 물리학자 자신은 그것에 대하여 생각을 고쳐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시간을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의 연속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대신 모든 과거와 미래는 단순히 거기에 있으며, 그리고 시간은 어떤 주어진 순간으로부터 양쪽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마치 어떤 특정한 장소로부터 공간이 뻗어 나가듯이. 사실 이것은 단순한 비교 이상의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과 공간은 상대성 이론에서는 따로 뗄 수 없는 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그것들을 따로 부르지 않고 시공간이라 합쳐서 부른다.
우리의 심리학적인 시간의 시작은 물리학자의 시간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심지어 많은 물리학자들 까지도 어떤 중요한 요소가 빠져 있지 않은가 의심할 정도이다. 에딩턴(Eddington)은 한때 일종의 검은문(black door)이 있어서 시간이 그 문을 통해 의식 속으로 들어간다고 가정한 적이 있다. 우리의 시간의 지각은 어쨌든 공간의 범위나 물질의 지각보다 더 근본적이다. 특히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이 느낌이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의 체험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을 구성한다. 그것은 우리의 모든 생각들과 행위가 지각되는 기본 배경이다.
그런데 시간의 신비한 흐름을 조사하면서 많은 과학자들은 대단히 혼란스러워진다. 모든 물리학자들은 우주에는 과거-미래의 비대칭이 있음을 깨닫는다. 이것은 열역학 제2법칙의 작용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해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가 대칭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제2법칙의 기반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러한 비대칭이 사라져 버린다.
이 모순은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 밀폐된 방안에 뚜껑이 열린 향수병이 하나 있다 하자. 잠시 후 그 향수는 증발하여 방안 전체에 퍼질 것이며, 누구라도 그 향기를 분명히 맡을 수 있다. 액체였던 향수에서 기체의 향기로 바뀌는 것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옮겨간 것이며, 이것을 거꾸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비가역적이다. 향수가 증발하여 공기중으로 흩어지는 것은 과거와 미래 사이의 비대칭의 전형적인 예이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의 모순이 있다. 향수는 수십억개의 분자들의 폭격속에서 서로 충돌하며 증발하고 흩어 진다. 끊임 없는 열교란 상태에 있는 공기의 분자들은 마구잡이 식으로 향수 분자들을 때려 향수가 공기와 완전히 뒤섞일 때까지 이리 섞고 저리 섞고를 되풀이 할 것이다. 그러나 개별적인 분자 충돌은 완전히 가역적이다. 두 개의 분자가 접근하여 튕겨서 물러간다. 여기에는 시간 비대칭이란 없다. 그것을 거꾸로 돌리는 과정 역시 접근하여 튕겨서 물러간다.
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충돌하는 분자의 운동으로부터 어떻게 과거-미래 비대칭이 생겼는지, 시간의 화살에 대한 미스테리는 많은 뛰어난 물리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어떤 과학자들은 특수한 비물질적인 성분인 시간흐름(time flux)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평범한 분자운동은 시간위에 과거-미래 비대칭을 남길 능력이 없으며, 그래서 이러한 별도의 성분인 시간흐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 시간흐름을 양자역학이나 우주의 팽창에서 그 기원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있어왔다.
그런데, 여기서의 실수는 시간 비대칭이 생명처럼 하나의 통합적인 개념(Holism)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분자들의 속성(reductionism)으로 환원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분자 차원의 대칭성과 거시차원의 비대칭성 사이에는 모순이 없다. 그것은 단순히 서로 다른 두 개의 설명 차원인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은 실제로는 전혀 흐르지 않는 것이며, 모두가 우리의 의식 속에 차있는 것임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