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 : 다음카페 "크메르의 세계" 운영자
3. 크메르어의 문장구조
3.1. 주술관계로 본 기본구조
세계의 대부분 언어를 문장 기본구조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크게 4종류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주어(S)와 동사(혹은 술어: V), 그리고 목적어(O)의 순서에 따라 2종류로 갈라진다.
(1형식) 주어(S) --- 동사(V) --- 목적어(O) 예: 영 어
I go to the school
나는 간다 학교(에)
(2형식) 주어(S) --- 목적어(O) --- 동사(V) 예: 한국어
나는 학교(에) 간다
한편, 주어구 혹은 목적어구 내에서 그 서술구조가 또한 2종류가 있다.
(A형식) 서술어(혹은 형용사) --- 서술받는 명사 예: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아름다운 꽃
beautiful flower
이 형식에 맞춘 다소 긴 서술구조의 예 : 크고 빨갛고 아름다운 꽃
[주1] 간혹 영어의 경우 서술어가 뒤쪽에 위치한다고 생각할런지도 모르겠는데, 영어는 기본적으로 앞에서 뒤로 나가면서 서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어에서 서술어가 뒤로 가려면 전치사를 필요로 한다(예: The temple of the king, 왕의 사원). 물론 예외적으로 직접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것은 고도의 문어체적 수사학에 속한다. 굳이 말하면 한국어의 도치법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B형식) 서술받는 명사 --- 서술어(혹은 형용사) 예: 크메르어, 태국어, 티벳어 등
꽃 아름답다
이 형식에 맞춘 다소 긴 서술구조의 예 : 꽃 아름다운 빨강 큼
아마도 이 두번째 언어에 대해 한국인들은 대단히 생소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의외로 이러한 어순을 가진 언어들이 제법 존재한다.
이제 이 (1형식), (2형식)과 (A형식), (B형식)을 조합하면 다음과 같은 4가지 형태의 언어들이 존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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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식
(주어-동사-목적어) |
2형식
(주어-목적어-동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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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식
(수식어-수식받는 명사) |
나는 받았다 아름다운 꽃을
예: 영어 |
나는 아름다운 꽃을 받았다
예: 한국어, 일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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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식
(수식받는 명사-수식어) |
나는 받았다 꽃 아름답다
예: 태국어, 크메르어 |
나는 꽃 아름답다 받았다
예: 티벳어 |
이제 여러분은 4종류의 언어들에 대한 완전한 도표를 이해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저 도표 안에서 한국어와 크메르어의 관계는 마치 수학의 대우관계처럼 가장 다른 언어군에 속해 있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이런 문장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한, 이제 그 한 가지 어려움은 덜었고, 비교적 쉽게 문법적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주2] 세계의 언어 가운데는 저 4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없는 언어도 존재한다. 가령 고전한문이나 산스끄리뜨어(=범어)는 하나의 단어가 하나의 문장 구실을 하기에 문법적으로 유연하다. 또한 범어는 만일 여러 단어의 문장일 경우, 마치 수학의 연산식처럼 단어 순서를 바꾸어도 문법적 의미는 바뀌지 않는다.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가 유연하다는 것으로 보면, 예술적 언어들 역시 한문이나 범어처럼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것이기에 그들과 공통점이 있다. 하나의 단어가 다양한 뜻을 갖는다는 "의미론적 유연성"과 단어들을 섞어놓아도 수학기호처럼 엄밀히 문법적 분석이 된다는 점에서, 산스끄리뜨어는 가장 절묘한 언어 중 하나일 것이다.
3.2. 문장구성성분
이제 남아있는 문제는 소위 언어학자들이 "문장구성성분"(particle)이라 부르는 크메르어의 문법적 어휘가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단순한 설명이 쉽지 않기에 일단 그것이 무엇이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미리 알아두는 것으로 족할 것이다.
언어학자들이 "particle"이라 부르는 것을 본 강의자는 "문장구성성분"이라고 부른다. 아직 과문한 탓인지 한국어로된 크메르학 전공자의 문법사전에서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알 수 없다.
그것은 영어에서 "can", "must", "will"과 같은 조동사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때로는 한국어의 "~습니다"의 "습"이나 "~었었습니다"의 "었었"과 같은 첨사나 접사 같은 것일 수도 있다. 크메르어의 "문장구성성분"은 때로는 "of"나 "in"과 같은 영어의 전치사와 같은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한 단어로 표현하기 쉽지 않다. 대체로 영어권 학자들 역시 딱히 규정을 하지 못한 가운데, "전치사"(preposition), "구성요소"(particle), "접사"(affix: 접두사prefix 접미사sufix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 등 제각각 사용하는 것 같다.
문제는 크메르어의 이러한 "문장구성성분"은 동일한 하나의 단어 혹은 음절이 저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크게는 앞의 3.1.에서 설명한 문장순서만 유의하고, 본문 중에 "문장구성요소"들이 나올 때마다, 유심히 관찰하고 용례를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단 문장순서만 알아도 80% 정도의 문법적 이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고, 상당히 원어민적 어감을 정교하게 구사하려 할 경우에 바로 "문장구성요소"가 난점으로 봉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크메르어는 고립어이면서도 한국어와 같은 교착어적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어느 언어에나 어려움이 있지만, 크메르어의 이 문법요소가 세계 그 어느 언어와 비교해서도 상당히 난해한 것만은 틀림없다.
물론, 어느 언어에서나 고급단계에 가면 어려움이 있다. 한국어 같은 경우는 조사나 어간처럼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 외국인한테 어렵듯이, 어미 변화가 없는 영어의 경우 전치사를 이용한 부사구가 발전했다. 가령 "그러나"를 의미하는 "but"에서 "however"라든가, "in otherwise" 등 마지막엔 보다 고급스런 표현을 하기 위한 부사구에의 적응이 참으로 어려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크메르어 학습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이 "문장구성요소"와의 싸움이 될 것이다.
다음 과에서는 크메르어를 실제로 들어보며 적응해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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