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에 귀의 하옵고...
지루했던 장마와 찌는듯한 더위도 때가되니 한풀 꺽이어 조석으로 제법 선선함을 느끼는 계절입니다.
봉선사의 빨간 단풍이 그리워지는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어느덧 소납이 본사주지의 소임을 본지 4년이란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느끼게 합니다.
본사주지 소임기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만, 이렇게 본사주지소임을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음을 사부대중께 감사드립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25교구본사인 우리 봉선사는 한국불교사와 역경의 한국사를 거치면서도 굴곡을
이겨낸 유서깊은 도량입니다.
조선왕실의 원찰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교종의 본찰로서 월초대선사께서
대가람을 이루시고, 운허큰스님께서 인재불사와 역경불사의 중심도량으로 이루어 놓았으며,
조실이신 월운스님께서 대장경역경불사를 37년 만에 회향하신 도량입니다.
그 누가 감히 이러한 일들을 이루어 놓을 수 있었겠습니까? 봉선교구내 사부대중의 힘으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이러한 자랑스런 寺格을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여러분에게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2003년 당시 운허 큰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진산식을 간소화하고, 화환대신 축하의
쌀과 김장으로 받아 주변의 어려운 이웃 760여 가구의 어렵고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하였던
일을 시작으로 교구의 화합을 위하여 무던히도 노력했으며, 본사인 봉선사를 선임 주지스님들께서
닦아놓은 바탕으로 말미암아 수도권 불자들의 기도도량으로서의 면모와 본사로서의 格을
갖추기 위해 운하당의 원래모습으로 재복원, 봉향각 복원, 봉선사 사부대중의 염원인
일주문의 건립과 낙성, 지장전과 관음전 단청, 연꽃유치원의 재단장, 게시판을 전통적으로 재단장,
일주문에서 청풍루까지 자작나무숲길조성, 청풍루(설법전) 번와 불사, 운허스님 기념관인 서암 창건,
등 크고 작은 불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처 소납의 임기동안 운허큰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계획하고 진행해온 홍법강원(弘法講院)의
재개원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후임주지께 미뤄야하는 일이 아쉽지만...
원만하게 불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후임 주지스님께도 한결같은 성원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임기동안 그 무엇보다도 봉선교구 성보문화재 일제조사와 ‘봉선교구 성보문화재’도록 편찬을 위해
사진촬영을 하면서 우리는 수백 점의 문화재를 되찾아 왔습니다.
잘 아시는 ‘현등사삼층석탑 진신사리와 사리구’를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되돌려 받은 일,
회암사출토 매장문화재의 소유권 확인소송에서 승소, ‘보물 제388호 회암사지 부도와 석등’의
명칭변경, 일본 도쿄대에서 소장하고 있던 ‘국보 제151호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을 반환받은 일
등은 봉선사의 본말사의 연혁을 정리하여 사지를 편찬해온 전통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사회에도 큰 영향을 주어 ‘문화재 제자리 찾기’운동의 확대를 가져왔으며,
도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또한, 2005년 봉선사 말사인 [내원암]에 친일파 이해창의 후손 21명이 [내원암] 경내지 4만 8천평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송사에 휘말렸던 것을 ‘친일파의 재산권 보호는 위헌’이라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으로 맞서, 친일파 후손이 ‘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 ‘소취하’의 동의를 구했으나
‘항일운동가 이셨던 운허스님의 정신이 서린 봉선사가 친일파 후손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라고 하여 ‘소취하’의 요구를 거부하고, 사회단체와 힘을 합쳐 ’친일청산과 민족정기 확립을 위한
촛불집회‘를 조계사에서 3,000여명의 대중이 동참 하여 열었다. 이로 인해 ’친일파 재산환수특별법‘이
통과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주도하였으며, [내원암]사건 자체도 2005년 12월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승소함으로서 ’친일파 땅찾기‘를 영원히 종식시키는데도 큰 힘을 보태었던 일들은 잊을 수 없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이모든 일들은 종단의 원로대덕 스님들과 문중의 어른스님들의 가르침과 함께 수행 정진했던 제방
도반스님들, 선∙후배스님들, 그리고 말사주지스님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본∙말사 신도회와 많은
신도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이루어 졌다고 생각 합니다.
또한, 본사주지 소임을 맡아보는 동안 교구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경기도지사님! 큰일 작은일 가리지 않고 참석하시어 관심과 협조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역 기관장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성원으로 무사히 본사주지 소임을 회향하게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납이 취임사에서도 말씀드린바와 같이 임기 중에 꼭 이루려 했던 교구 내 수행스님들의
노후복지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많은 어려움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으나,
지난 8월 25일 소납이 4년간 모아두었던 거마비∙간병비∙설법비∙축하금∙사은금 등 사비를 기탁하였으며,
이 일을 기회로 ‘봉선교구 수행스님들을 위한 노후복지기금 마련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여
많은 사부대중의 동참과 후원으로 0천만원이라는 ‘봉선교구 수행스님들을 위한 노후복지기금마련’의
초석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앞으로 후임 본사주지를 비롯하여 사부대중의 뜻을 모아 실질적인 노후복지문제가 풀어 질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어 봉선교구 수행승들이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주시는데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후원과 동참을 바라는 바입니다.
끝으로 소납이 원만하게 본사주지 소임을 회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사부대중께 일일이 찾아뵙고
큰절을 올려야 하겠으나, 우선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점,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부처님의 가호가 함께 하길 기도 하겠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 2551년(2007년) 9월 초하루
대한불교 조계종 25교구 본사 봉선사 주지 설산 철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