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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를 하기 전에 모방이 먼저다. 미국식 정통 바비큐를 해보기 위해 소금, 후추 등 양념 소스도 미국수입품인 "시즈닝"을 샀다. |
통돼지 고기에 "시즈닝"을 뿌리고 향신료가 스며들기를 한 시간 정도 기다린다. |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서 감자 수확할 때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농장으로 손님들을 초대하기로 하였다.
평소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였으면 하는 손님들에게
농장에 와서 잠시 쉬었다 가라는 의미에서 초대를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손님을 초대해놓고 나니 부담이 따르기도 하였다.
농장에 오는 손님들에게 뭔가 인상 깊은 추억을 안겨주여야 할 것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적당한 시기를 고르다 결국 풋고추가 열리고,
감자 캘 때를 택하였던 것이다.
감자 캐기 농사체험을 하면서 농사일도 해보고
또 땀을 흘린 후에 농장에서 나는 푸성귀를 뜯어
점심을 먹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왕 접대를 할 것 같으면
일반 가정에서 맛 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를 대접할 궁리를하게 되었고,
결국 바비큐 요리를 준비해보기로 하였던 것이다.
국산 숯을 사용해도 될 것 같으나 국산 숯은 불씨가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요리책을 따라 호주산 "히트비드 브리켓"이란 숯을 사용하기로 했다. |
바비큐 그릴은 "웨버 원터치골드57 바베큐그릴"로 여기에는 "히트비드 브리켓에 불을 붙여 양쪽에 22개씩 넣었다 |
그런데 정통 바비큐요리는 아직 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바비큐요리는 반으로 잘라진 드럼통에
석쇠를 얹어 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이었는데
이렇게 하는 숯불구이는 고기가 타기 때문에
좋은 방법은 되지 못하였다.
그래서 올해는 직화로 고기를 굽는 방식이 아니라
간접적인 열로 고기를 굽는 바비큐요리를 해보기로 하고
농장에 오면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바비큐그릴과 함께
통돼지 바비큐를 해볼 요량으로 돼지고기도 3kg을 사가지고 왔었다.
그리고 오늘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바비큐그릴을 조립하고, 요리책도 읽어 머리에 정리를 해두었다.
두께가 2.5cm정도 되면 그릴에서 약 40분 정도 되면 익는다고 되어있고
통돼지는 그릴 양쪽에 숯을 22개씩 넣어 1시간 40분 정도 되어야 익는다고 되었다.
처음 해보는 방식이라 책에서 읽고 인터넷에서 배운 대로 따라 하기로 했다.
먼저 통돼지를 꺼내어 앞과 뒤, 그리고 위와 아래 등 육면체에
고루고루 양념이 스며들도록 시즈닝이란 향신료를 뿌렸다.
우리식이라면 그냥 소금이나 뿌려도 될 것 같은데
오늘은 정통 바비큐 방식대로 해보기로 하였던 것이다.
정통 바비큐의 훈연한 맛을 느끼기 위해 훈연칩을 30분에서 1시간 가량 물에 불려 숯 위에 얹는다. |
기름이 떨어지면 숯에 불이 붙어 고기가 타기 때문에 숯을 양쪽에 넣고 기름받이는 가운데 놓는다. |
향신료를 뿌린 후에 양념이 스며들기를 기다려
다음으로 숯불을 피웠다.
숯도 우리들이 숯불구이로 하는 일반 숯이 아니라
하드비트 브리켓이라는 숯을 사용하였다.
모방부터 먼저 하고 응용과 창조는
그 다음이라는 생각에서 바비큐용 숯을 사용하였다.
불이 붙은 숯을 그릴 양쪽에 넣고
숯 위에는 연기가 나도록 물에 불려 놓은
훈연 칩을 양쪽에 각각 2개씩 얹었고
가운데는 기름받이를 얹은 후에 물을 부었다.
기름 받이가 없으면 고기가 익으면서 기름이 숯에 떨어져
불꽃과 연기가 나기 때문이고,
물을 부어주는 것은 고기가 익으면서
건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되어있었다.
그래서 가이드북에 따라 한 것이다.
조리요 석쇠를 얹고 그 위에 향신료를 뿌려둔 고기를 얹는다. |
솥뚜껑을 덮어두고 1시간 40분을 기다린다. 이때의 온도는 140도에서 180정도를 유지한다. 통돼지 바비큐가 아니고 두께 2.5cm정도를 구울 때는 40분 정도면 익는다. |
그렇게 하여 석쇠 위에 고기를 얹어두고
바비큐 그릴 뚜껑을 덮어두었다.
솥안의 온도는 140℃에서 180℃정도가
유지되도록 되어있었는데 이것을 별도로 관리를 하지 않고
수시로 온도계로 재어보니 그정도 온도가 되었다.
그래서 고기가 익을 동안 우리는 마늘과 양파를 뽑으러 갔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고기가
타버리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하였으나
일단은 중간에 뒤집어둘 필요도 없다는 말을 믿고
우리는 일에 전념하였다.
하지만 처음 하는 요리인지라 고기가 잘 익고 있는지
혹 불에 타지는 않는지 궁금해서 뚜껑을 한 번 열어보았다.
책에는 뚜껑을 열지 말도록 하였고
한 번 뚜껑을 열어보면 열이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고기 익는 시간이 약 10분 내지 15분 정도
늦어지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도저히 그냥 기다릴 수가 없어 열어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고기는 누릇누릇하게 잘 익어가고 있었다.
성공적인 요리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육즙이 고기내 고루 스며들기 위해서는 후숙이 필요. 익은 고기를 호일에 싸서 10분내지 30분 정도 후숙을 시켜 먹으면 훨씬 맛이 있다. |
훈제고기를 후숙시키는 동안 소시지를 구워서 입맛을 즐기고... |
무엇이든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은 흥미가 있는 것이다.
전문 음식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훈제바비큐를
우리 손으로 해내었던 것이다.
농장에 오면 보통 요리는 아내와 선경이 엄마가 맡아서 하는데
오늘은 남자들이 맛있는 요리를 했던 것이다.
그것도 아내들이 할 수 없는 독특한 요리를 남자 일꾼들이 했던 것이다.
이러한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있으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우리 농장과 연접해서 주말농장을 하고 있는 친구네 가족들도 불렀다.
먹는 기쁨도 함께 하면 배가 되는 것이고
요리 솜씨를 자랑하면 그 기쁨은 배에 배가 더 하게 되는 것이다.
손님들 역시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같이 시식품평은 아주 좋았다.
손님을 접대하면 좋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쪼록 농장에 놀러오는 손님들이 올 때도
이렇게 맛있는 요리가 되기를 기대해보면서
손님들과 반주를 곁들여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후숙을 시킨 고기를 먹기 썰어서 |
식탁에 올리다. |
농장에 오면 일만 하는 일상을 벗어나
오늘은 아내들도 감히 할 수 없는 바비큐요리를 개발해보았다.
늘 식물만 가꾸는 삶에서
또 다른 새로운 삶의 체험을 즐길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취미로 하는 주말농장은 일만 하는 곳이 아니고
식물만 가꾸는 것이 아니다.
일하면서 땀 흘리고 식물을 가꾸면서 자연과 벗하고,
일을 한 후에 달콤한 휴식도 즐기고 또 시골의 삶을 즐기면서
도회지에서 가져보지 못한 삶을 누리는 곳이
주말농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첫댓글 BBQ에 역시 C1 가
막걸리는 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