義俠小說의 원류에 대해서....
어지로운 사회에 대한 반발은 <홍루몽>이나 <유림외사>처럼 어둡고 우울한 부분을 파헤치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의협적인 인물을 내세워 그 어둡고 우울한 부분을 하나하나 때려부숴보는 방법도 있다. 이 후자의 방법에 의해 쓰여진 소설이 광서(光緖)초기에 나온 문강(文康)의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이다. 이 소설은 본시 53회였으나 지금은 40회만이 전한다. 작가 문강의 성이 비막(費莫), 자는 철선(鐵仙)이며, 만주 사람이다. 처음에는 화려한 귀족 집안에 태어났으나 만년에는 가난한 생활을 하였다니 <홍루몽>의 작가 조점(曺霑)과 비슷한 평생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홍루몽>처럼 예쁘기만 하고 연약하여 끝내는 다같이 몰락해버리는 인물을 그리지 않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나서서 의협적인 일을 일삼는 아름다우면서도 강하고 밝은 하옥봉(何玉鳳)이란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하옥봉은 뒤에 원수를 갚고 나서는 자기가 일찍이 구해준 일이 있는 안기(安驥)라는 남자와 결혼하여 원만한 가정 속에 부귀를 누리게 된다. 이 소설은 문장도 쉽고 유창한 백화로 쓰였고, 소설의 구상도 참신하여 지금까지도 중국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오고 있다.
<아녀영웅전>보다 30년쯤 뒤늦게 비슷한 성격의 소설로 석옥곤(石玉昆)의 <삼협오의(三俠五義)> 120회가 나왔다. 이 는 원명이 <충렬협의전(忠烈俠義傳)>인데, 뒤에는 <대오의(大五義)>라고도 불렀고, 청말의 학자 유월(兪월)이 이것을 읽고는 약간의 정정을 가하여 <칠협오의(七俠五義)>로 바뀌었다.
<삼협오의>는 북송(北宋)의 명판관(名判官)인 포증(包拯)의 덕에 감화를 받은 삼협(三俠)과 오의(五義)로 불리는 여러 도적들이 악한 자들은 처치하고 간악한 자들은 물리쳐 사회를 안정시킨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도적 출신의 협객들은 마침내 <수호전(水滸傳)>에서처럼 조정에 귀순한다. 또 이들의 초인적인 무술은 <평요전(平妖傳)>에서 배워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소설은 완전한 구술식으로 되어 있어 더욱 빛을 발한다.
<아녀영웅전>이나<삼협오의>같은 소설은 내용이 단순하고도 명쾌하며 직접적인 행동으로써 여러가지 사회악을 처치해 준다. 따라서, 사회가 혼란해지고 민심이 각박해진 청말엽의 사람들이 이 소설들을 읽고 무한한 공명과 통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이것들을 뒤이어 <소오의(小五義)>,<속소오의(續小五義)>를 비롯하여, <영경승평(永慶昇平)>,<만년청(萬年靑)>,<영웅대팔의(英雄大八義)>,<영웅소팔의(英雄小八義)>,<유공안(劉公案)>,<이공안(李公案)>,<시공안(施公案)>,<팽공안(彭公案)>등 수많은 의협소설들이 나왔따. 이것들은 실상 무력으로 악을 징계하여 백성들은 편안케 해준다는 이외에는 별다른 사상이나 특징이 없는 것이지만 사회가 어지러운 때에 사람들의 마음을 후련히 긁어 주엇던 것 같다. 최근까지도 중국사회에 무협소설(武俠小說)이 크게 유행하는 것은 같은 이유라고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