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위키피디아 영문판 (번역) 크메르의 세계
따 쁘롬 사원
Ta Prohm Temple
따 쁘롬(Ta Prohm, ប្រាសាទតាព្រហ្ម)은 캄보디아 앙코르 지역에 위치한 사원이다.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초에 바이욘 양식으로 건축된 이 사원은, 원래 "라자위하라"(Rajavihara, រាជវិហារ[랏 위히어])란 이름으로 불렸다.(역주) 이 사원은 앙코르 톰에서 동쪽으로 1 km 정도 떨어진, 동버러이(East Baray: 동쪽 저수지)의 바로 남쪽에 위치한다. 대승불교도였던 자야와르만 7세(Jayavarman VII)가 건설한 이사원은 사찰인 동시에 대학의 기능도 겸하고 있었다. 앙코르 지역의 다른 사원들과는 달리, 따 쁘롬 사원은 옛 원형을 비교적 많이 간직한 사원이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수목들이 유적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정글이 주위를 감싼 풍광으로 인해, 이 사원은 앙코르 지역 내에서도 가장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사원 중 하나가 되었다.
(역주) 산스뜨리뜨 "라자"는 "왕"을 의미하며, "위하라"는 "절"을 의미한다. 따라서 "라자위하라"는 "왕사"(王寺)로 번역할 수 있다. |
1. 따 쁘롬의 역사
1.1. 창건 및 발전

(사진) 유적 가운데 거대한 수목들이 자라나 신령한 모습을 보여주는 따 쁘롬 사원. [출처: 위키피디아 영문판] ☞ 대형 확대사진보기
1181년에 등극한 자야와르만 7세는 광대한 건설 및 토목공사에 착수한다. 오늘날에 “따 쁘롬”(Ta Prohm: 브라흐만 할아버지 혹은 신령님)이라 불리는 “라자 위하라”(국왕의 사원: 왕사) 사원은 그 건설계획의 첫번째 사업이었다. 창건기념비에는 1186년으로 표시되어 있다.(주1)
자야와르만 7세는 이 사원을 자신의 가족을 위해 헌정했다. 본존불은 반야바라밀다(Prajnaparamita, 般若波羅蜜多) 즉 “[영적] 지혜”를 인격화시킨 붓다였는데, 자야와르만 7세는 자신의 모친을 이 불상의 모델로 해 조성했다. 3번째 담장 안쪽에는 남북으로 각각 작은 사당이 있어, 이곳에는 그의 스승(guru [구루]) 및 자신의 형님을 모셨다. 이렇게 자야와르만 7세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조성한 따 쁘롬 사원은, 마찬가지로 부친의 모습을 모델로 조성한 관세음보살(Lokesvara: 자비의 보살)을 모신 “쁘레아 칸”( Preah Khan) 사원(1191년 창건)과 쌍을 이루도록 배치되어 있다.(주2)
이 사원의 창건 석주를 보면, 18인의 고승과 615명의 무희들을 포함해 이 사원 안에 12,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상주했다고 하며, 노동력과 농산물을 제공해 이 사원의 경제적 기반이 되었던 주변의 마을들에 8만명의 인구가 살았다고 한다. 또한 이 비문은 이 사원이 금, 진주, 비단을 포함한 막대한 재산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주3) 따 쁘롬의 확장 및 증축은 13세기 말의 스린드라와르만(Srindravarman) 왕 시대에까지 이어졌다.
(주1) Glaize, p.143. For the text of the foundational stele and its translation into French, see Coèdes, "La stèle de
Ta-Prohm."
(주2) Freeman and Jacques, p.136.
(주3) Glaize, p.143. |
1.2. 방치와 복원
15세기에 크메르 제국이 멸망한 후 따 쁘롬 사원은 수 세기 동안 방채된 채로 잊혀지고 있었다. 20세기에 들어와 앙코르 지역 사원들의 보존 및 복원이 시작되었을 때, '프랑스 극동학원'(École Française d'Extrême-Orient, 遠東博古院: EFEO)은 “일반인들의 기호에도 잘 맞는 이 그림 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따 쁘롬 사원만큼은 발견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앙코르 연구의 개척자였던 마우리스 글레이즈(Maurice Glaize)에 따르면, “따 쁘롬 사원이 가장 인상적인 사원의 하나로서 정글과도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음에도, [당시만 해도 앙코르의 다른 사원군과는] 독립적인 상태로 남아 있었던 것”이 이러한 결정의 이유가 되었다고 한다.(주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적의 붕괴를 방지하고 접근로를 확보하면서, “이러한 명백히 방치된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한 작업들은 많이 진행되어 왔다.(주2)
2. 유적지
2.1. 사원의 배치
따 쁘롬의 설계는 “평탄형” 크메르 사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이와 반대의 개념이 “사원 산” 개념을 도입해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약간씩 부지를 더 높이는 방식이 있다). 따 쁘롬 사원 중앙의 성소는 다섯 겹의 사각형 담장으로 둘러쳐져 있다. 대부분의 크메르 사원들과 마찬가지로 따 쁘롬 역시 동편을 향해 있어, 동-서 축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점점 더 촘촘해지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가장 바깥의 담장은 가로 x 세로 1,000 m x 650 m에 65만 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감싸고 있는데, 과거에는 상당한 규모의 읍내가 형성됐었을 이 지역이 현재는 대부분 숲으로 덮혀있다.
오늘날에는 동쪽과 서쪽으로만 접근 가능한 상태지만, 원래 이 사원의 동서남북 각 방향으로 고뿌라(서고)를 갖춘 대문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13세기에는 바이욘 사원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전면 탑들이 고뿌라에 덧붙여 설치되었다. 이 중 일부 탑들은 무너졌다. 외곽 담장과 네번째 담장 사이에서는 해자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사원 중심부를 감싸고 있는 세 겹의 내측 담장들은 회랑 구조로 되어 있지만, 첫번째 담장의 모서리 탑들은 중심 성소의 탑과 십자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기본구조는 방문객에는 대단히 복잡하게 여겨지는데, 많은 여타 건물들이 --- 이 중 일부는 후대에 첨가된 것이다 --- 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무너진 유적 때문에도 십자형으로 돌아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타 건물들의 상당수는 첫번째와 세번째 담장의 남동쪽 모서리에 있는 서고들이다. 세번째 담장의 남북으로는 작은 부속사원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세번째와 네번째 담장의 동쪽 고뿌라 사이 공간에는 “무희 전”(Hall of Dancers)이 배치되어 있고, 네번째 담장의 동쪽 고뿌라에는 “불의 집”(House of Fire)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 따 쁘롬 사원의 평면도

2.2. 대표적인 조각품들
따 쁘롬에는 서사적 부조가 새겨진 회랑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한 이론은, 자야와르만 7세 사후에 힌두교도인 훼불론자들이 불교의 이야기들을 표현한 부조들을 파괴했을 것이란 제안을 하였다. 어찌되었든 불교의 설화에서 유래된 장면들이 약간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심하게 손상된 한 부조는 장래에 석가모니 붓다가 될 싯다르타(Siddhartha) 왕자가 부왕의 왕궁을 탈출하여 “위대한 출가”를 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주5) 또한 이 사원의 석조로 된 부조들은 “데워따”(devatas: 천신들)와 명상에 든 승려 혹은 수행자, 그리고 사원의 수호신장들(dvarapalas)도 보여준다.
2.3. 유적들 사이로 뿌리내린 나무들
아마도 유적군에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은 따 쁘롬만의 독특한 풍광일뿐만 아니라, “서술가로 하여금 앙코르 지역의 다른 사원들보다 과장된 묘사를 하도록 부추겼던” 요소기도 하다.(주2) 이 나무들 가운데 특히 2종류가 두드러지는데, 자료들마다 수목의 종을 분류하는 데 차이가 있다. 보다 큰 종류의 나무에 대해서는 “봄박스”(silk-cotton tree: Ceiba pentandra)라는 설도 있고, “스펀지나무(?)”(thitpok Tetrameles nudiflora)라는 설도 있다.(주6) 한편 보다 작은 종류의 나무에 대해서는 “스트랭글러 피그”(교살목[strangler fig]: Ficus gibbosa)라는 설과(주7) “골드 애플”(Gold Apple: Diospyros decandra)이란 설(주6)이 있다. 과히 “과장된 묘사”라고 할만한 도취감 속에서, 앙코르를 연구했던 학자 마우리스 글레이즈(Maurice Glaize)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어느 방향으로 보아도 환상적인 거대한 장면으로, 목면나무의 비단 같은 몸통들이 짙푸른 초록 천개(天蓋: 닷집, 차양) 아래로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고, 그들의 길게 흘러내린 치맛자락은 대지를 뒤덮고, 그 끝없는 뿌리들이 똬리를 튼 모습은 이들이 식물이라기보다 차라리 뱀의 형상에 더 가까운 것이다.”(주8)
3. 대중문화에 나타난 따 쁘롬 사원
따 쁘롬 사원은 영화 <툼 레이더>(Tomb Raider: 무덤의 습격자)의 배경으로 사용됐다. 앙코르 지역의 다른 사원들의 경우, 이 영화는 약간씩 시각적 자유로움을 표방해 변형시켰지만, 그 기괴한 느낌을 잘 살려주면서 따 쁘롬 사원만큼은 사원의 실제 모습에 거의 가까운 형태로 등장한다.
참고자료
- APSARA, 2005-5-17 접속.
- Coèdes, George. "La stèle de Ta-Prohm," in Bulletin de l'École française d'Extrême-Orient, Vol.6, No.1-2 (1906), pp.44-86. This article, written in French by Angkor-scholar Coedes, gives the original text of the foundational stele at Ta Prohm, as well as a French translation of the text. The article is available online at gallica.bnf.fr, the website for the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 Freeman, Michael and Jacques, Claude. Ancient Angkor. River Books, 1999. ISBN 0-8348-0426-3.
- Glaize, Maurice. The Monuments of the Angkor Group. Revised 1993 and published online at theangkorguide.com.
- Rooney, Dawn. Angkor: An Introduction to the Temples. Odyssey Publications 3rd edition 1999. ISBN 962-217-601-1.
외부링크
따 쁘롬 유적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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