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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회(2011년 8월) 대덕산악회 산행 안내
우리 주변에서 ‘기청제’, ‘강남좌파’, ‘포퓰리즘’, ‘사이드카 발동’ 등을 화두로 하는 단어들이 온통 난무하고 있는 어수선하고 무더운 요즈음 그 동안도 회원 여러분 건강하고 안녕하셨습니까?
이번 산행은 무더위를 식힐 겸 지리산 서쪽 기슭의 깊숙하고 시원한 ‘구룡계곡’에 트래킹산행으로 안내하고자 하오니 많은 참석을 기대하겠습니다.
- 아 래 -
♥일시 ; 2011년 8월 28일(일요일) *매월 넷째 일요일(우천불구)
♥행선지 ; 전북 남원시 소재 지리산 구룡계곡
♥회비 ; 정회원 : 15,000원, 준회원 : 20,000원
♥개인준비물 ; 중식 도시락(조식과 하산주는 본부 제공)
♦ 출발시간 및 승차위치 ♦
☞ 07;00 어린이 대공원 입구 ☞ 07;10 대구은행 본점 대각선 건너편
☞ 07;20 동아쇼핑(구 고려예식장 쪽 100m) ☞ 07;30 광장코아 앞(지하 철 입구) ☞ 07;40 성서 향군회관 앞(신호 건너기 전)
☉ 알아두실 일 ☉
★ 참가희망자는 8월 24일(수)까지 회장에게 신청(☎ 011-9580-5374)
★ 매회 결산과 산행후기는 daum 카페 ‘2009 대덕산악회’ 참조
★ 기타 의문사항은 송지근 부회장에게 문의 바람(☎ 011-829-1833)
[구룡계곡 안내]
이 계곡은 지리산 서쪽 만복대(1,433m)에서 발원한 물이 고리봉(1,244m)에서 흘러오는 물과 합류하여 전북 남원시 주천면 소재지 뒤 육모정(춘향 사당)으로 흘러내리는 심심산골 청정수를 자랑하는 청정계곡이다.
판소리 국악명창들이 득음을 위하여 피를 토하며 연습을 했던 챙이소를 비롯한 구룡폭포 등 남원 7경이 기암괴석과 원시림으로 어우러져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계곡으로, 최근에 피서를 겸한 계곡산행(트래킹)지로 수많은 등산객들을 유혹하고 있어서 명품 피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번 산행 참석자 전원에게는 등산관련 에세이 1편씩을 증정할 것입니다.
2011년 8월
대덕산악회 회장 박 덕 규
산행참가자 명단
강경미 구본훈 김경숙 김영자 김인환
김진수 김천학 김형화 김혜경 도기주
류동성 류발훈 류진환 맹경자 박덕규
박두례 박점수 박중회 박태화 손숙자
류명숙 송지근 심재동 윤창규 이명식
이재호 임봉선 장근택 장기화 전수자
정성찬 지중권 최기환 하정자 한명섭
한용환 홍수영 황정화
- 이상 38명 -
- 산행후기 -
어린이공원을 약간 늦게 출발한 버스가 예의 코스를 따라 진행했으나 한 회원이 자신의 승차지점을 왔다갔다 하면서 잘못 알려주고 갈팡질팡하여 대구은행 앞에서 뜻밖의 시간을 답답하게 허비하는 바람에 성서IC를 빠져나온 시각은 종전보다 약 40분 정도 늦게였다. 오늘 가는 곳이 그리 멀지 않아서 망정이지 먼 곳에 갈 경우였더라면 큰 낭패를 당할 뻔 했다.
옥포IC를 벗어나 시원한 88고속도로를 내달리니 불쾌했던 기분이 다소 가라앉는 듯 했다. 그 동안 날씨가 늘 우중충했던 다음이라서 오랜만에 개인 날씨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렇게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려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장애가 나타난다. 오늘이 산소의 벌초를 하는 절정의 날로 그렇잖아도 우리의 오늘 등산 참여율도 낮던 참인데 바로 이 시간에 벌초하러가는 자동차들의 행렬이 도로를 꽉 메워서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든다.
논공간이휴게소에 채 가기도 전부터 밀리기 시작한 차량정체가 해인사IC를 지나 거창휴게소에 거의 다달을 때에야 비로소 풀릴 정도이다. 그 바람에 늘 조식 후에 했던 산행회의를 미리 당겨서 끝내고 등산관계 에세이 ‘조난등산 삼 세 번’을 배부하여 무료한 시간을 달래도록 하였다.
거창휴게소에 9시 넘어 도착하여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개였다 흐렸다 하는 날씨 속에서 다시 달려서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지리산IC에서 내린다. 잠시 후 인월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서 쪽인 운봉 쪽으로 한참 가다가 운봉에서 다시 남쪽으로 꺾어 지리산으로 향하는 60번 도로를 타고 나가니 길은 어느덧 지리산 산록의 고갯길로 접어들어 경사와 커브가 뒤섞인 산길로 이어진다. 그렇게 한 반 시간을 더 갔을까 드디어 오늘 산행을 할 첫 하차지인 주천면 덕치리 노치마을 입구에 11경 도착한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등산도 3그룹으로 나뉘어서 진행하게 되어 3시간 30분 짜리로 가장 먼 곳으로 갈 17명은 여기서 하차하여 출발하고, 두 번째 그룹은 구룡폭포에 가까운 구룡교 입구에서 하차하여 구룡계곡으로 하산하는 1시간 30분 짜리 코스를 택하며, 나머지 그룹은 최종 도착지까지 가서 자기 능력에 맞게 구룡계곡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오는 길을 택하게 된다.
우리 1그룹은 노치마을 입구에서 출발하여 마을을 마주보고 들판을 가로질러 낸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나아가니 길 양편에는 지금 한창 벼가 잘 익어 농익은 농촌의 풍경과 풋풋한 시골 냄새가 도시에서 찌든 인간들을 정화하는 한 순간인 것 같은 신선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피가 많은 논다랭이를 보고 ‘벼 논이 아니라 피논이다’라고 했더니 한 회원이 받아서 ‘피가 많은 논의 주인은 게으른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자 몰꼬를 보고 오는듯한 마을의 한 촌노가 뒤따라 오다가 ‘맞다’고 맞장구를 쳐준다.
곧 마을 속까지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을 관통하여 마을 뒤란으로 나가니 청정하고 수량이 풍부한 맑은 샘물이 하나 나타난다. ‘노치샘’으로 알려진 유명한 샘이란다. 여느 시골의 샘들과 마찬가지로 샘 뒤에는 반드시 있게 되어있는 뒤틀리고 오랜 연륜이 묻어나는 국산 향나무 한 그루가 여기에도 예외없이 하나 서있다. 속이 후련할 정도로 시원하고 맛이 좋은 물을 한바가지 떠 마시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에 접어들게 된다. 이 산행길이 백두대간의 한 구간과 겹친다고 하니 느낌이 또 다르다.
산행의 초입인 마을 뒷동산으로 오르니 우리 눈을 둥그렇게 뜨게하는 또 한 가지의 전경이 앞에 닥아든다. 이 마을의 당산나무이기도 한 큰 소나무 4그루가 마을을 내려다보고 일렬로 우뚝 서있다. 나무 둥치의 둘레가 족히 한아름은 더 된다. 그 유래를 돌에 새겨놓기도 하였다.
오늘 산행코스 중에서 첫 경사가 가장 힘든 길이라는 안내를 받았기에 17명이 각오를 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쉬엄쉬엄 오르니 중간 봉우리를 몇 개 거쳐서 1시간도 채 안 걸려서 오늘 등행지 중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덕운봉(745m)에 도달한다. 안내 표지석도 없고 특이한 내용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인데, 정상에 삼림 감시자 용인지 송이 감시자 용인지 모를 움막이 하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여기서부터는 하산길인데 오른쪽은 버리고 왼쪽으로 천천히 내려오니 얼마안 있어서 안부인 갈림길이 나오고 다시 왼쪽으로 꺾어 내려오니 739봉이라는 또 한 봉우리가 나오고 다시 더 나아가니 728m인 구룡봉이 나오며, 좀 지루하게 더 내려오니 조그마한 산성인 ‘노치산성’을 통과하게 된다. 다시 더 한참이나 내려오니 김령김씨 산소 하나가 지루하게 걷던 등산객을 반긴다. 하산 길에 구본훈 회원이 우리나라의 과거 명가 가문내력과 현대 군인맥에 관한 내용을 많이 꿰고 있어서 그 내용을 들려준 덕분에 심심치 않게 내려올 수 있었다.
이윽고 지리산 둘레길 1코스와 마주치는 갈림길에 도착하니 거의 1시가 되어간다. 이 곳 넓은 공지에 터를 잡고 모두들 짊어지고 온 도시락을 풀어헤치고 그야말로 꿀맛같은 산속 중식을 즐기다. 각자 가져온 다양한 반찬 덕에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어서 더욱 금상첨화이다.
중식을 반시간 정도 즐긴 후 하산하다. 평탄한 둘레길을 얼마 안가니 구룡사가 나오고 거기를 잠시 들러보고 다시 내려오니 이제 길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 내려온 길이 평지였다면 이제는 산길의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듯이 험하고 미끄럽고 가파른 길이 연속된다. 여기서 등산대장인 한용환씨와 랑데부하여 같이 하산하니 한결 든든하다. 조금 내려오니 보통 구룡계곡의 막바지인 구룡폭포가 나타난다. 연직으로 1단폭포가 떨어진 후에 비스듬히 누운 2단 폭포가 30m정도로 길게 뻗어있다.
잠시 폭포를 감상한 다음에 다시 하산하니 여기서부터의 길이 본격적인 지리산 산길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다. 2그룹도 여기서부터 출발했으니 이 길은 피할 수 없이 통과했을 터인데 어떻게 갔을지 걱정이 좀 될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5년 전에 지리산 종주했을 때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의 험했던 길이 연상되기도 한다. 하기야 여기도 지리산의 한 줄기이니 등산길도 마찬가지이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다시 새삼스럽다.
구룡폭포에서 장군바위를 거쳐서 칼날능선을 지나 계곡 아래 하상까지 내려와서 비폭동까지의 오는 동안의 불과 몇 백미터의 길이 상당히 험하고 까다롭다. 지자체에서 설치해 둔 덱크와 계단과 로프들이 없었다면 일반인들이 등행하기에 무리일 것 같다.
계곡의 아름다움은 까다로움에 비례해서 정말 지금까지 꼭꼭 숨겨두었다가 비로소 이제 개방한 비경임에 틀림없다고 말해도 좋겠다. 발 아래 수십미터나 되는 절벽 저 아래로 올 여름에 내린 비 덕분에 엄청 많은 수량의 개울물이 희디흰 바위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모습은 마치 용이 몸트림하는 형상과 같다고나 할까. 이리저리 굽이쳐 흐르는 양상이 가관이고 금방이라도 신선이나 선녀가 나타나서 우리를 선계로 안내해 줄 것 같은 몽환에 젖어들 것 같은 느낌이다. 선계에 들어가서 흠뻑 빠졌다가 돌아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도 지금 당장 이 좋은 명경지수에 몸을 담글 수조차도 없는 현세가 안타까울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쓴 웃음만 날리고 시간에 쫓기어 하산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특히 이 지리산의 20여개나 되는 큰 계곡들은 모두가 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그 나름데로의 아름다움을 우리들에게 선사하고 있어서 찾는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길은 좀 완만하여 걷기에 좋다. 지주대를 거쳐서 유선대, 챙이소, 구시소를 지나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춘향이의 묘지와 사당이 있는 육모정이 나온다. 하산 약속시간인 오후 4시가 좀 덜 되었다. 챙이소는 그 위 쪽의 너럭바위에서 박초월, 송만갑 등 동편제 국악 명창들이 득음을 위하여 목에서 피를 토하며 판소리를 연습했다는 곳이기도 하단다.
육모정에서 제 2그룹 맴버들과 조우한 후에 위장이 아직까지 편하지 않기도 하고 온몸이 땀에 범벅이 되어 있기에 개울물에 내려가서 윗도리를 벗고 속옷도 씻고 윗몸도 씻으면서 충분한 시간을 보낸 후에 버스 정류소가 있는 곳에 내려가니 하산주 먹는 시간이 거의 끝나있다. 오늘 오후의 이곳 날씨가 엄청 덥기까지 하여 폭염주의보까지 내렸다하니 요 근래에 가장 땀을 많이 뺀 것 같다.
5시 좀 전에 출발하여 귀로길에 오르다. 육모정에서 출발한 버스가 나와서 길을 남원으로 잘 못 들었다가 다시 되돌아나와 운봉으로 향하여 나가다. 운봉과 인월을 거쳐서 다시 지리산IC에서 88고속도로에 올라 일로 귀가길에 오르다. 귀가시에도 벌초차량 행렬에 길이 막혀서 처음에 고속도로로 들어섰던 버스를 다시 후진하여 해인사IC에서 국도로 내려간다. 처음에는 잘 흐르는가 싶었던 국도도 얼마가지 않아서 마찬가지로 막혀버리니 난감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야로를 거쳐 쌍림으로 둘러오니 갑갑하다. 늑대를 피하려다가 호랑이를 만난 형국이 되어버렸다. 매사가 어려울 때일수록 원래의 정통적인 길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한 가지 진리도 터득하게 된다.
고령 오기 전에 도로사정이 풀려서 쌍림, 고령을 거쳐서 새로난 산업도로를 따라오다가 성산에서 다시 고속도로로 올라 내달리니 평소보다 많이 늦지 않게 8시 좀 넘으니 시내에 진입할 수 있다. 마무리 인사를 하고 다음 달의 산행을 기약하며 오늘의 산행도 마무리한다.
첫댓글 수고 많았습니다. 구룡폭포쪽으로 하산길을 택했으니 더운 날씨에 그나마 다행이었겠습니다. 나는 작년에 춘향묘쪽에서 올라가는 코스로 다녀왔거던요. 나도 이날 벌초하느라 무지하게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